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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안동 라면 할머니, 올해도 이웃사랑 100박스 익명 기증… 6년째 온정

익명의 기부 천사인 일명 ‘안동 라면 할머니’가 올해도 라면 100박스를 편지와 함께 안동시에 전달하며 6년째 이웃사랑을 실천해 화제다.16일 안동시에 따르면 ‘라면 할머니’는 올해 라면 회사를 통해 기부 의사를 전했으며, 기부자의 라면과 편지는 지난 15일 안동시청으로 배달됐다.자신을 ‘안동 라면 할머니’라고 밝힌 편지에는 “시장님께 드립니다. 자식 없는 할아버지 할머니, 엄마 아빠 없는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합니다. 잘 챙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안동 라면할머니”라고 적혀 있다. 얼굴없는 천사 '라면 할머니'의 편지는 추운 겨울 따뜻한 감동과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편지를 읽은 안동시청 담당 공무원들은 "매년 이맘때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라면 할머니'의 정성이 정말 아름답고 얼굴을 꼭 한번 보고싶다"고 말했다.   라면을 기부받은 안동시는 이 훈훈한 미담 사례를 전하며 각 읍·면·동에 라면을 배부해 기부자의 뜻에 따라 관내 소외계층에게 전달할 예정이다.편지를 전달받은 권기창 시장은 “매년 귀한 마음을 담아 소외계층을 위해 선행을 베풀어 주시는 안동 라면할머니께 깊은 존경과 감사를 전한다”며 “전달받은 물품은 할머니의 뜻에 따라 힘든 겨울을 보내고 있을 자식 없는 독거노인, 엄마 아빠 없는 아이들에게 잘 전달해 따뜻한 라면 한 그릇으로 이웃의 온정을 느끼고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4-01-16

경북자치경찰委, 마을 앞 실버안전길 조성 완료

경북자치경찰위원회가 추진한 마을 앞 실버안전길 조성사업이 교통사고 예방에 큰 효과를 있어 어르신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경북자치경찰위원회가 지난해 12월 야간시간대 보행자의 안전 확보와 지역 주민의 교통 불편 해소를 위해  ‘2023년 마을 앞 실버안전길 조성사업’을 실시했다. 이 사업은 2022년 행정안전부 ‘노인 보행 사고예방’ 특별교부세 공모로 선정돼 진행된 것으로 상주시 10곳에서 시범 추진돼 최근 완료됐다. 경북자치경찰위원회는 주민들의 높은 호응도 등 긍정적인 성과에 따라 지난해 제1회 추경예산편성에서 도비 6억 원을 확보해 경북경찰청 및 시·군과 협력해 도내 17곳의 시·군에 약 2만여 개의 표지병을 설치했다. 이번에 설치된 표지병은 마을도로 가장자리 보행구간의 바닥구획선을 따라 약 2~5m 간격으로 설치돼 보행로 식별성을 강화함으로써 교통사고를 사전 예방함과 동시에 야간 보행자의 안전을 확보했다.특히, 경북경찰청, 도로교통공단, 경찰서 협조로 사업 전후 효과성 분석을 시행한 결과, 차량 주행속도는 사업 전 대비 3.61%가 감소했고(55.4→53.4km/h), 구간내 제동률(감속차량수/통행차량수)은 26.9% 증가(50.1%→63.6%)하는 등 교통안전 측면에서 큰 효과를 입증했다.또 주민을 대상으로 한 만족도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98%가 만족한다고 답변했는데, 경북자치경찰위원회는 이러한 긍정적인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참여 시·군을 21곳으로 확대해 3월부터 시·군별 제반사항 준비 등을 거쳐 연말까지 도로 표지병을 설치할 예정이다.이순동 위원장은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를 수렴하고자 지난해 교통정책 소통간담회를 5차례 개최했다”면서 “크고 작은 교통문제를 해결해 도민들의 일상이 더욱 안전하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4-01-16

경북도 ‘CES 2024’서 기술력 입증… 세계 무대 ‘우뚝’

경북도와 경북경제진흥원이 지난 12일 막을 내린 세계 최대 규모 전자제품박람회 CES 2024에서 최고혁신상 2개를 포함해 총 7개의 혁신상을 수상하면서 경북공동관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이번 CES 2024에서 경북도는 포스코그룹(포스코홀딩스·포스텍) 및 포항시와 공동으로 △경북도관 16개사 △포스코그룹관 25개사 △포항시관 4개사 등 대규모의 부스를 조성·운영함으로써 큰 시너지효과를 발휘했다고 분석하고 있다.특히, 경북도는 지역기업의 글로벌시장 진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해 7월 CES 2024 참가기업 발굴 단계에서부터 경북경제진흥원과 함께 혁신상 신청 컨설팅을 진행하고, 기업당 최대 3건의 혁신상 신청 비용을 지원하는 등 집중적인 혁신상 수상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했다.그 결과 대회 최고의 영예인 CES 최고혁신상(Best of Innovation) 2개를 포함해 총 7개의 혁신상을 수상하는 역대 최고의 성과를 이뤘다. 이는 전년도 CES 2023 경북공동관이 2개의 혁신상을 수상(원소프트다임, 망고슬래브)한 것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경북공동관 참가기업들은 이와 같은 수상 성과를 바탕으로 이번 박람회에서 큰 호평을 받았다. 도내기업체 A사는 첫날부터 바이어로부터 약 100만 달러의 계약을 이끌어내며 분위기를 달궜으며, 행사 기간 많은 관람객과 바이어들이 공동관 부스를 방문하고 상담을 진행함에 따라 후속 투자 및 계약에 대한 기대감도 높였다.김학홍 행정부지사, 김민석 정책실장 등 10여 명으로 구성된 경북도 대표단은 지난 8일 미국 현지 도착 직후부터 참가기업 대표들과 간담회를 통해 의견을 청취하고, 성공적인 부스운영 방안에 대해 논의했으며, 9일부터는 경북공동관 부스를 찾아 기업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국내외 부스들을 방문해 미래 혁신 기술을 살펴보며 세계시장 트렌드를 파악했다. 12일에는 실리콘밸리 유망기업인 엘비스(LVIS), 플러그앤플레이(PLUGPLAY)를 방문해 협력사업 및 경제교류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어 실리콘밸리 컨퍼런스에도 참가해 산타클라라 한인상공회의소, 실리콘밸리 기업 대표, 투자전문가 등과 간담회를 통해 실리콘밸리 기업 및 기관단체와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향후 지역기업이 원활하게 진출할 수 있도록 협력체계를 구축해 나가기로 하는 등 힘을 더하기도 했다.김학홍 행정부지사는 “지역기업이 세계 최대 전자제품박람회 CES에서 큰 성과를 거둬 매우 자랑스럽고,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매출 상승과 글로벌 역량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경북도는 앞으로도 지역기업들이 글로벌시장을 누빌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4-01-16

‘숭문대’, 어제를 담아 내일에 전합니다

경주는 어디를 가나 여기가 경주요 한다. 차를 타고 달리면 둥싯한 능이 곳곳에 엎드렸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카페도 경주에 오면 기와를 머리에 이고서야 제모습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 사계절 언제 방문해도 볼거리가 가득한 곳이다.최근에 문을 열고 실감 나는 미디어아트로 월성의 모습을 재연한 곳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갔다.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에서 2023년 특별기획전시로 마련한 ‘실감월성해자’라는 제목으로 체험할 수 있다. 교촌마을 건너편에 신라월성연구센터 ‘숭문대’가 있다.문을 열고 들어서니 입구에 앉아서 사진을 찍으라고 마련한 코너가 우리를 반겼다. 사진을 찍는 우리에게 해설사가 다가와 코너에 꾸며 놓은 식물의 사연을 들려주었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지 월성 해자 내부 퇴적층에 대한 정밀 조사가 이루어졌는데, 여기에서 나온 흙을 그냥 버리는 것이 아니라 체로 치고 걸러내니 신라시대의 동물 뼈, 식물 씨앗, 목제 유물이 쏟아졌다고 한다. 그것을 바탕으로 가시연꽃, 자라풀꽃, 개연, 부들의 모양을 만들었고 30㎝ 작은 나무배와 토우도 함께 꾸몄다.토우의 모습은 동아시아인의 모습을 본떠 만들었는데 신라가 여러 나라와 교류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기대하며 1전시실의 커튼을 열었다. 들어서자마자 눈이 환하다. 1985년 1월 19일, 그날의 유적을 조사한 일기를 훔쳐보는 것처럼 영상이 흘렀다. 함께 간 지인이 나에게 1985년에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살았느냐고 물었다. 아직은 중학생이던 시절이었다. 일기를 시작으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1천500여 년 전 신라 월성 해자의 건립과 고쳐 만드는 과정, 그 주변의 모습이 지금 내 앞에 펼쳐졌다.가만히 넋을 놓고 보다가 오른쪽에서 물이 쏟아져 해자에 가득 차는 장면에서는 어찌나 실감이 나는지 부모님과 함께 온 어린 여자아이가 ‘꺄악’ 소리를 지르며 반대편으로 도망을 쳤다. 영상이 흐르는 동안 아이들이 한순간도 쉬지 않고 웃으며 돌아다녔다. 이곳에서는 뛰지 마라, 조용히 해라, 하지 않고 부모님도 함께 뛰놀 수 있어서 좋았다. 아이가 달려가니 꽃잎이 발걸음 따라 흩날리고 해자의 물고기를 잡으려 아이들이 달리면 물결이 일었다. 고 퀄리티의 영상에 빠져들었다. 조용히 걸으니 내 뒤로 발자국이 새겨졌다.월성 해자는 1984년 주변 시굴 조사 과정에서 처음으로 확인했다. 이후 2021년까지 간헐적으로 조사하면서 규모와 구조 변화 과정을 밝혀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4세기 후반, 해자가 처음 만들어질 당시에는 땅을 파서 길게 이어진 도랑이었다가 8세기로 넘어갈 무렵에는 가장자리를 돌로 마감한 7개의 연못으로 바뀌었다.2전시실로 가는 통로에도 미디어아트가 있다. 출토된 유물을 현대적 감각으로 새롭게 해석한 영상으로 토우와 배가 둥둥 떠가고, 가시연꽃 씨앗이 꽃으로 피어나고, 곰 뼈가 귀여운 곰으로 변하는 순서로 상영되며 복숭아 씨앗이 꽃으로 변하며 2전시실로 가라고 꽃화살표로 말한다. 2전시실에는 출토된 동물의 뼈가 개, 돼지, 곰, 말이 되어 자유롭게 뛰놀고 식물 씨앗은 나무로 꽃으로 밀밭으로 일렁인다.숭문대에는 전시 말고도 ‘월성이랑발굴교실’이라는 발굴조사 해설(오전 10시)과 체험(오후 4시)을 할 수 있다. 프로그램 예약은 네이버에서 ‘월성이랑’을 검색해서 신청 가능하다. 오전 9시 30분에 문을 열고 오후 5시 30분에 입장 마감한다. 11시 30분~오후 1시까지는 점검 시간이다. 매주 일요일과 월요일, 1월 1일, 설날, 추석 당일에 휴관하며 관람료는 무료다. 아직 덜 알려져서 주말에 가도 조용히 즐길 수 있다. 월성 해자에 달이 뜨는 풍경 앞에서 인생샷을 찍길 바란다./김순희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1-16

천주교 안동교구 50여 년의 발자취

1969년 설정된 천주교 안동교구의 역사와 자취를 담아낸 역사관이 지난 9일 안동시 목성동에 문을 열었다. 이날 권혁구 주교의 주례로 개관식과 축복식이 열렸다. 안동교구 역사관 개관은 교구 설정 50주년을 훌쩍 넘기며 그간의 교회사와 사료를 정리해 시민들에게 공개한 뜻 깊은 ‘종교 아카이브’ 작업이다.안동 시내 목성산 자락에 자리한 목성동성당이 1949년 현재의 위치로 이전하였고, 성당 가는 길 입구에 있는 역사관 건물은 1950년대 세워진 붉은색 2층 벽돌 건물이다. 목성동 51-4번지(현 서동문로 147)에 자리해 파리외방전교회 대목구였다가 첫 안동교구청, 최근까지는 성 바오로딸 서원과 카페 에스포와가 있었다. 시내 중심가에 자리해 근현대사의 물결에 동참하고 불의에 맞서 앞장서고 지역민의 따뜻한 아랫목처럼 항상 그 자리에 있었다.역사관은 옛 건물을 고쳐 외관은 소박하나 전시물의 내용은 그렇지 않다. 교구 설정 전후의 역사와 기록을 담아 확장된 안동교구의 역사를 보여준다. 1, 2층 각 방마다 주제관을 마련해 집중력을 높였다. 1층에는 한국 천주교회가 창립되기 이전에 이미 교리를 받아들여 신앙생활을 시작한 안동교구 신앙의 뿌리인 농은 홍유한을 시작으로 순교역사의 시작, 한국 천주교회 창립, 경북북부지역 본당 설정 등 천주교 역사를 톺아볼 수 있게 했다.2층에는 안동교구 50년사, 교구 사제단, 선교사제와 수도회,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연합회의 역사를 전시했고 특히 첫 안동교구청 2층 교구장 침실이 있던 방에 마련한 두봉 주교의 방이 눈길을 끌었다. 또 검정색 보스톤백과 돌무더기가 전시된 사연이 특별했다. 젊은 나이에 외국인 신분으로 안동교구 초대 교구장이 된 두봉 주교가 전통 유교 사회 속 척박한 농촌 지역의 산책 기도 중 지역 강변에서 주운 돌에 직접 지역명을 새겨 넣은 것이다.돌에는 안동, 진보, 예천, 다인, 영덕 등이 새겨져 있다. 젊은 외국인 교구장은 젊은 사제들과 강가를 거닐며 어떤 생각과 고민, 번뇌를 가졌을까. 자신의 보물 1호인 돌을 역사관에 기증한 전 안동문화회관 이진구 관장은 “걱정거리가 있거든 이 돌의 의미를 새기며 인내와 겸손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길 바라셨던 것 같다”고 했다. 이 돌은 두봉 주교가 첫 안동교구장의 임무를 다하고 떠나기 전 이진구 관장에게 선물한 것이다.역사관 앞 비석에는 교구 사명 선언문인 ‘기쁘고 떳떳하게’가 새겨져 있다. 두봉 주교의 삶의 모토이다. 안동교구 역사관은 근현대 시기 불의를 참지 않고 지역민과 함께한 안동교구의 지역밀착형 발자취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이다. 관람 시간은 매주 수~일요일 오전 10시~오후 4시 30분./백소애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1-16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예술가를 만나다

섬유예술가 조금진 작가. 섬유예술가 조금진. 태양처럼 붉은 빨강, 한여름의 짙은 초록을 삼킨 그녀의 작품에선 자연의 에너지가 느껴진다. 사회적 기준에 잘 맞는 모범생 딸에서 태양을 품은 작가가 된 그녀의 이야기를 담아보았다.대학 교단에 있던 아버지는 딸이 선생님이 되길 바라셨다. 당시엔 당연하다 여겼다. 그렇게 첫 번째 대학이 정해졌다. 아버지가 퇴임을 하고 병으로 이듬해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는 그랬다. 허무함을 느꼈다. 허무함은 그녀를 바꿔놓았다.더 이상 사회적 기준의 착한 딸이 아닌 ‘조금진’이 기준이 되는 삶을 살기로. 근처 미술학원에 등록했다. 간섭 없이 하루 종일 자유롭게 그림을 그렸다. 1년쯤 지났을 때 원장이 대학원을 권유했다. 친구가 본교 대학원 진학을 추천했고 당시 이화여대 대학원 원장을 찾아갔다. 마침 대학원 원장 전공이 염색이었다. 따뜻하게 맞아주는 모습에서 돌아가신 아버지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퇴임을 앞두고 있던 교수가 작업실을 준비 중이었는데 덕분에 한 학기 동안 배움의 기회를 얻고 대학원으로 진학하게 됐다.대학원 생활은 쉽지 않았다. 다양한 시도를 하기엔 제약이 많았고 그 과정에서 특정 테두리 안에 갇히는 게 두려워졌다. 갇히지 않기 위해 누구와 부딪히는 것이 싫었기에 휴학을 신청했다. 한동안 자유롭게 작업을 하고 학교로 돌아갔다. 일본에 있던 언니로부터 연락이 왔다. 홀로 계신 어머니를 병간호 하고 있던 그녀를 안타까워하던 언니는 기분 전환 겸 일본 방문을 권했다.어학연수로 체류하게 된 일본 생활은 머지않아 대학원 진학으로 이어졌다. 보통 여러 군데 원서를 넣어두고 발표를 기다리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그녀는 단 한 학교에만 원서를 넣었다. 우에노에 있는 학교 캠퍼스 건물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 주변에선 특이하다 여겼다. 그도 그럴 것이 그곳은 일본 유일의 국립 미술대였기 때문에 진학이 쉽지 않았다. 결과는 다행히 합격이었다.한국보다 더 보수적인 시스템과 전체가 다 모인 앞에서 매학기별 1주일씩 이어지는 평가는 힘들었다. 석사를 마치고 아쉬움이 남아 박사 과정으로 넘어갔다. 어려운 선발 과정을 통과했지만 모든 것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박사 과정 중 담당 교수님의 부고는 학과의 존폐 위기로 이어졌다. 그리고 향수병까지 찾아들어 한국으로 잠시 돌아왔을 때 경주의 소나무숲을 만나게 됐다. 소나무의 에너지와 이미지를 작품으로 만들어냈고 박사 과정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다.곧이어 귀국, 결혼, 그리고 남편 직장을 따라 경주로 이주라는 굵직굵직한 일들이 한 해 사이 모두 이뤄졌다. 차례차례 아이들이 태어났다. 셋. 육아만으로도 쉽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청와 갤러리’를 시작했다. 그곳에선 당시 경주에선 쉽게 접하기 힘들었던 인문학 강좌부터 누드 드로잉 수업까지 이뤄졌다. 6여 년간 고군분투한 시간. 작업 또한 놓지 않았다. 실과 바늘 천을 도구로 본인이 생각하는 자연의 모든 생명체에 내재된 생명력을 표현한다. 통상적으로 실크에 프랑스 염료를 사용해 그림을 그리고 수증기로 쪄내는 방식으로 작업이 이뤄진다. 수증기로 찌면 염료가 고착되어 발색되는데 그 전과 후가 완전히 다르다. 그 과정에서 마치 생명이 태어나는 느낌을 받는다. 여기에 바느질 작업이 추가되기도 하는데 예상에서 더해진 우연적인 효과가 겹쳐져 나온다.그녀의 작업엔 강렬한 원색이 두드러지는데 빨강, 초록이 대표적이다. 빨강은 태양과 사람의 피에서 차용했다. 붉은 색이 나무의 기둥이라면 초록은 나무의 윗가지다. 다음 작업은 뿌리를 상징하는 노랑이라며 말하는 그녀의 눈이 반짝였다. 이는 생명의 에너지와도 연결된다. 작품에서 보여주듯 나무를 좋아하는 그녀는 특히 섬세하지 않은 엄나무를 손꼽았다. 잎이 나기 전 예보하는 느낌과 가시에서 생명력을 느낀다.어느덧 세 아이는 이소(離巢)를 준비 중이다. 다시 ‘조금진’만이 오롯이 기준이 될 그녀의 새 봄. 그녀가 피워낼 새순을 기대한다./박선유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1-16

국내외서 인정받은 ‘경북 농특산물 브랜드’ 인기 지속돼야

포항마켓에서 구입한 쌀과 가공품. ‘영일만 친구’라는 브랜드를 달고 있다. 꾸준한 매출 상승이 이어지고 있는 경북 농특산물 장터인 경북 사이소가 2023년에는 최대 매출을 기록하면서 지역의 브랜드를 단 농특산물도 함께 인기를 끌고 있다.이에 브랜드 가치가 중요한 시대에 경북 도내 각 지자체는 저마다 특색을 가진 브랜드로 지역을 알리고 있다.포항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우수 농특산물에 이어 축산과 수산, 임산물에 ‘영일만 친구’라는 브랜드를 달았다.포항 고유의 브랜드가 된 영일만 친구는 이 브랜드로 2023년까지 총 6번의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상을 수상했으며 2012년 1월 30일에 상품 등록을 하고 현재까지 소비자의 관심을 받고 있다.영일만 친구는 고민 많은 소비자들이 망설임 없이 구입할 수 있도록 엄선된 신뢰의 제품들로 이루어져 있다. 영일만 친구라는 이름의 상품들이 여럿인 가운데 특히 겨울철인 지금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과메기에도 영일만 친구라는 브랜드를 붙였다. 강원도에서 과메기를 온라인으로 주문한 정모씨는 “과메기를 20년 전에 남동생이 해병대를 다녀서 포항에서 처음 먹어본 기억이 있다. 포항시 인증 브랜드인 영일만 친구라는 이름의 과메기여서 믿음도 가고 맛이 보장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포항시는 영일만 친구로 지역 생산물의 고급화된 가치를 표현하고 있는데 포항마켓에서도 영일만 친구라는 코너를 따로 두고 있다.경주시의 브랜드는 이사금이다. 이사금은 고품질의 경주농산물공동브랜드로 왕을 뜻하는 말로 임금 농산물이 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특히 경주 이사금 쌀은 2023년 대한민국 쌀페스타에서 K-브랜드 대상을 수상했다. 서울에서 온 한 관광객은 이사금 배와 토마토는 물론 농협에서만 파는 이사금 쌀을 구입하며 “건강한 경주 기념품으로 최고”라며 반겼다.영천은 과일에 스타라는 브랜드명을 붙였다. 복숭아와 포도, 사과 등에 스타를 붙여 과일 하면 영천을 떠올리게 했다. 한우는 별빛이라는 이름이다. 영천시는 매년 여는 영천축제에서 영천별빛명품구이축제와 영천스타과일축제도 함께 열고 있다. 매년 포도가 나오는 시기에는 과일을 판매하는 어디를 가도 영천스타과일을 쉽게 볼 수 있다.문경새재가 있는 문경시는 ‘새재의 아침’이 브랜드명이다. 지난해 말 ‘문경새재의 아침’이라는 쇼핑몰을 오픈했는데 지역의 특산물인 오미자, 사과 등을 비롯해 지역의 특산물에 꾸준한 홍보를 하고 있다.대게의 고장이자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해진 영덕은 그 덕에 ‘그래 그리고 영덕’이라는 특산물 공동브랜드를 가지게 되었다. 먹거리 가득한 영덕의 특산물로는 대개와 복숭아, 송이를 들 수 있다. 대게는 택배로도 현지의 맛을 느낄 수 있어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크다. 특히 대게는 통조림으로도 만들어져 소비자에게 언제나 제철의 맛을 느낄 수 있게 했다. 대게는 김치로도 만들어져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있다.상상주도라는 도시브랜드를 가진 상주는 가공제품 공동브랜드를 ‘자연이 상주’라는 브랜드로 정했다.상주하면 떠오르는 곶감은 한 번 맛보면 계속 손이 가는 겨울 간식으로 온라인이나 마트에서도 쉽게 구입이 가능하다.이처럼 경북 도내는 저마다의 브랜드로 지역의 우수 특산품은 물론 지역의 홍보 효과까지도 함께하고 있다. 고향 장터인 사이소에서는 경북의 다양한 우수 특산물이 온라인에서 생산자와 소비자가 잘 연결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이 이어지기를 바란다./허명화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1-16

‘사드 배치 무효’ 주장, 항소심서도 패소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심각한 절차적 하자가 있다며 경북 성주·김천 주민들이 국방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2심에서도 소가 각하되면서 패소했다.15일 서울고법 행정9-3부(부장판사 조찬영·김무신·김승주)는 지난 11일 성주·김천 주민 396명이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낸 부작위 위법확인소송 항소심에서 “원고들의 항소를 기각한다”고 1심과 같이 소를 각하했다.부작위란 어떤 행위를 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도 하지 않는 것을 뜻하고 각하는 소송이나 청구 요건을 갖추지 못했을 때 본안 심리 없이 재판을 끝내는 것을 말한다.지난 2017년 2월 경북 성주·김천 주민들은 사드 배치 시 국방부가 국방·군사시설사업계획을 공고하지 않고 전략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지 않아 위법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당시 주민들은 “부지교환계약이 법적 요건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한미 합의를 근거로 추진됐다”고 주장했다.그러나 원심 재판부는 6년간의 소송 끝에 ‘각하’ 판결을 내렸다.소송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본안 판단을 받지도 못한 채 마무리된 것이다.원고 측은 변론종결 하루 전인 지난 2022년 11월2일 사업부지 ‘공여 승인요청의 무효확인 청구’를 소송 취지로 추가하겠다고도 신청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주민들은 이에 반발하며 항소했지만, 2심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2심 재판부는 “국방부가 민원에 대해 회신하는 등 무응답 내지 부작위 상태가 이미 해소됐다”며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 소의 원고적격 또는 대상적격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2024-01-15

경주시, 화상피해 고려인 모녀에 도움의 손길

주택화재로 화상피해를 입은 카자흐스탄 고려인 모녀가 경주시민들의 따뜻한 배려로 삶의 희망을 찾고 있다.  카자흐스탄 국적의 신 라이샤(여·42)씨와 김 엘리나(13)양은 지난달 17일 오후 11시 58분께 발생한 성건동 상가주택 화재로 각각 2도와 3도의 화상을 입고 현재 화상전문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당시 화재는 소방당국의 빠른 대처로 불은 1시간 만에 껐졌지만, 엄마 신씨와 딸 김 양은 얼굴과 손, 다리 등에 큰 화상을 입었다.이들은 외국인 탓에 행정 지원은 물론 국민건강보험 혜택도 받을 수 없는 처지여서 주위를 안타깝게 해왔다.특히 화재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은데다, 두 모녀 모두 한국말이 서툰 탓에 건물주와의 소통마저 원활치 않은 상태다. 이들 모녀의 치료비는 현재까지 5천5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모녀의 딱한 사정을 들은 경주시민들의 온정이 이어졌다.  경주시외국인도움센터와 경북고려인통합지원센터는 현제 치료비 지원 차원에서 모금 활동을 벌이고 있다.이우일 성건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장, 손지연 선도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장과 위원, 선도동 통장협의회 회원 및 바이크원 김만석 대표 등 시민들이 적극 참여하기는 했으나 치료비 금액이 커, 아직은 역부족이다.소식을 접한 경주시는 이날, 지난해 행정안전부 주최 ‘제15회 다산목민대상’ 본상에 선정돼 받은 포상금 1천만원을 고려인 모녀에게 성금으로 전달하고 격려했다.주낙영 경주시장은 “너무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해 가슴이 아프다”며 “조속히 상처를 딛고 편안한 일상으로 회복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위로했다.이어 “경북 지역에서 유일하게 받은 ‘다산목민대상’ 본상 포상금이 의미 있는 곳에 잘 쓰이게 됐다”며 “앞으로도 긴급지원이 필요한 곳에 도움의 손길이 전달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진행할 방침이다”고 밝혔다.한편, 행안부 주최 ‘다산목민대상’은 다산 정약용 선생의 목민 정신을 행정 현장에서 실천하는 기초자치단체에게 시상하는 권위 있는 상이다. /황성호기자

2024-01-15

대구시민 60.8% “지역 교통 안전하다”

대구시민 60.8%가 대구의 교통안전도 설문조사에서 ‘안전하다’ 응답했다.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1일에서 25일까지 15일간 시민 맞춤형 교통안전 정책 추진을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설문조사 결과, 전반적인 대구의 교통안전도에 대해 ‘안전하다’ 응답이 60.8%로 ‘위험하다’ 응답 7.4%보다 8배 이상 많았다.반면, 안전 위협 교통수단으로 이륜차(44.6%)와 개인형 이동장치(25.2%) 응답이 높았고 돌발 출현과 위반행위로 시민들에게 불안함을 제공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근절해야 할 법규위반행위로 남녀노소 불문 음주운전(30.8%)이 가장 많았다.교통안전시설 관련 보호구역 시간제 속도제한 운영 필요성에 대해 ‘필요하다’는 응답이 78.9%로 대다수였으며, 초등학생 자녀를 많이 둔 30대에서 76.1%로 가장 낮았다.노인보호구역 지정 개소(64개소) 적정 여부에 대해 ‘적정하다’는 응답이 55.8%로 과반수를 넘었으며, 60대 이상에서도 56.0%로 평균과 비슷했다.고령운전자 운전면허 반납제도 필요성에 대해서는 ‘필요하다’는 응답이 86.0%로 대다수였고, 운전면허 반납제도 대상인 60대 이상에서는 71.1%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운전면허 반납제도 활성화 방안으로 많은 시민들이 ‘금전적 혜택 확대’로 응답했다.이번 설문 조사 참여자는 총 3천422명(남 2천111명, 여 1천311명)이 참여했고, 지역별로는 수성구(710명), 연령대별로는 30대(1천43명)가 가장 많았다.한편 대구경찰청과 대구자치경찰위원회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적극 반영해 2024년 교통정책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김재욱기자

2024-01-15

경북소방 “불나면 살펴서 대피” 아파트 화재 대피 캠페인 진행

지난 12일 구미시 옥계동 소재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7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함에 따라 경북소방본부가 아파트 등 공동주택 화재 시 대피요령을 알려주는 캠페인을 진행했다.15일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2일 발생한 화재를 포함해 지난해 연말부터 현재까지 경북 관내 공동주택에서 총 3건의 화재가 발생해 사망자 1명과 부상자 14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이에 경북소방본부는 계속되는 공동주택 화재에 대비해 지난 12일 박근오 소방본부장과 경산소방서 관계자, 의용소방대가 참여한 가운데 경산시에 있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서 ‘우리 가족 대피계획 세우기 캠페인’을 펼쳤다.이날 캠페인의 주요 내용은 ‘자신의 환경에 맞는 대피계획 스스로 정립하기’와 ‘불나면 살펴서 대피하기’였으며 아파트 입주민들에게 화재 발생 시 피난의 중요성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자 실시했다.또한, 캠페인에 앞서 아파트 입주민과 관리자를 대상으로 ‘불나면 대피 먼저’에서 ‘불나면 살펴서 대피’로 바뀐 대피 원칙과 자기 집에서 화재가 발생한 경우와 다른 곳에서 화재가 발생한 경우 등 상황별로 다른 대피요령을 교육했다.캠페인 후에는 아파트 입주민과 관계인, 소방기관이 합동으로 화재 발생 전파 및 초동 진화 활동과 입주민들의 대피, 소방기관의 현장 대응을 내용으로 하는 입주민 참여형 소방 훈련을 진행했다.박근오 소방본부장은 “최근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명피해가 증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경북소방본부는 지속적인 교육과 홍보를 통해 아파트 등 공동주택 화재 발생 시 도민들이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피현진 기자

2024-01-15

영재학교 고1 44% ‘월 150만원 이상’ 사교육

영재학교에 다니는 학생 중 월평균 150만원 이상의 ‘고액 사교육’을 받는 학생의 비율이 일반고 학생보다 6배 이상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15일 교육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결과를 발표했다.조사는 지난해 12월 전국 중3 학생 2천91명, 고1 학생 3천503명, 중·고교 교사1천742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조사 결과 영재학교에 다니는 고1 학생의 43.8%가 월 150만원 이상의 사교육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일반고(7.1%)의 6.1배에 해당하는 비율이다. 과학고는 38.5%로 일반고의 5.4배, 자율형사립고는 29%로 4배, 외고·국제고는 21.7%로 3배였다.고입을 준비하는 중3 학생들의 사교육 지출 비용도 특목고 지망생 등이 더 많았다.중3 학생 중 월 150만원 이상 사교육비를 지출하는 비율은 과학고 지망생에서 42.9%로 가장 높게 나왔다.이는 일반고(7.2%) 지망생 대비 5.9배 높은 비율이다.이 외에는 영재학교(25.0%), 외고·국제고(19.5%), 자사고(15.7%) 등으로 나타났다.아울러 과학고 진학을 희망하는 중3 학생의 57.1%는 밤 10시 이후에도 사교육을받고 있었다.이는 일반고(20.5%)의 2.7배에 달했다.입시 압박도 상당했는데 영재학교 학생의 60.3%는 고입 준비 시절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답했다. 설문에 참여한 교사 65.7%는 고교 서열화에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고세리기자

2024-01-15

경북 첫 해상교량 ‘영일만대교’, 턴키로 2026년 첫삽

지역의 숙원사업인 ‘포항 영일만 횡단구간 고속도로(이하 영일만대교)’가 이르면 2026년부터 턴키 방식으로 공사에 착공할 예정이다.정부와 포항시 등에 따르면 올해 실시설계비 등 정부 예산 1천350억원을 확보한 이 사업은 향후 사업계획 적정성 재검토, 정부와의 총 사업비 협의, 기본설계 여부 검토 등의 절차를 거쳐 이르면 3월 발주를 시작해 2026년에는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국토부 관계자는 “사업은 현재 ‘턴키(Turn key)’방식이 유력하다”면서 “수조원 규모의 대형 SOC 기반 사업인 만큼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이 수주할 것”이라고 말했다.영일만대교 공사와 관련, 현재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가 협의중이다.‘턴키’는 ‘열쇠를 넘긴다’는 뜻으로 발주자가 건설업체에게 설계와 시공을 일괄적으로 맡기는 계약방식이다.모든 공사 과정을 건설업체에 일임하는 만큼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공기를 앞당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포항시는 “영일만대교가 완공되면 지역에 5조7천여억원의 경제 파급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영일만대교’는 포항시 남구 동해면 약전리∼북구 흥해읍 남송리 연결 해상교량 9㎞·터널 2.9㎞·육로 6.1㎞ 등 모두 18㎞ 구간으로 이뤄진다.지난 2015년 개통한 포항-울산고속도로와 내년 개통 예정인 포항-영덕 고속도로 연결 동해안고속도로의 마지막 퍼즐이다. 지난 2008년 중앙정부의 광역경제권 발전 선도프로젝트에 영일만대교가 선정됐으나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보류돼 오다 내년도 정부 예산 540억원이 확정됐고, 도로공사가 810억원을 추가로 투입해 조만간 실시설계가 시작될 예정이다.현재 영일만대교의 예상 총 사업비는 국비 1조2천800억원, 한국도로공사 1조9천200억원 등 모두 3조2천억원이다. 예상 사업 기간은 설계·해저 지반조사 4년, 공사 10년 등 모두 14년이다. 영일만대교가 준공될 경우 내년 개통 예정인 포항~영덕 고속도로 26㎞구간의 육로가 18㎞ 해상 횡단로로 대체, 통행 시간이 5분 가량 단축될 예정이다.여기에다 우회도로가 생기면서 하루 평균 1만6천619대의 차량을 분산, 현재 포항 서쪽 내륙에 집중된 교통량을 크게 완화 시키면서 연간 물류비용 808억원 가량을 절감시킬 전망이다.포항의 A건설업체는 “향후 어떤 기업이 대규모 영일만대교 공사를 수주할 지에 대해, 벌써부터 지역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면서 “흔치 않은 대규모 공사에, 지역 중소 건설업체 대부분이 하청형태로 참여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경북도 한 관계자는 “경북의 첫 해상교량이 될 영일만대교는 향후 포항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며 “형태와 디자인 등 교량 설계도 건설업체를 선정하는 중요 포인트가 된다”고 전했다. /구경모기자 gk0906@kbmaeil.com

2024-01-15

동해안 오징어·대게 어획량 ‘뚝’… 어민들 어쩌나

최근 경북 동해안에서 기후 온난화와 중국 어선들의 남획 때문에 대표 수산물인 오징어·대게·홍게 어획량이 급감, 어민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경북수협은 14일 “지난해 경북 동해안 오징어의 어획량은 2천696t에 그쳐 2022년 9천627t에 비해 무려 72%나 급감했다”면서 “위판 금액도 2022년 1천1억1천만원에서 지난해 355억5천400만원으로 65%나 줄었다”고 밝혔다.또 동해안의 대표 특산물인 ‘대게’ 경우에도 2022년 어획량 2천953t에서 지난해 1천73t으로 64% 급감했고, 홍게 역시 2022년 어뢱량 8천193t에서 지난해 6천561t으로 20% 줄었다.구룡포수협 중매인 A씨는 “지난 수십년간 수산물 산업에 종사했지만 지난해 같은 흉년은 없었다”면서 “조업을 나가도 인건비는 커녕 배 수리비나 기름값도 벌지 못해 출항을 포기하는 어민이 수두룩 하다”고 고충을 털어왔다.지역 수산전문가들은 최근 경북 동해안의 고부가치 어종인 오징어와 대게 등이 사라진 이유를 ‘기후 변화에 따른 수온 상승’과 ‘중국 어선들의 무분별한 남획’때문으로 보고 있다.국립수산과학원이 발표한 ‘2023 수산분야 기후변화 영향 및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1968∼2022년까지 55년간 우리나라 바다 수온은 무려 1.36℃나 상승, 세계 평균 0.52℃ 상승 보다 무려 2.5배나 높았다.특히 동해안 수온 상승폭은 국내 평균보다도 높은 1.82℃로 나타났다.동해안 바다 수온이 높아지면 한류성 어종인 오징어와 대게 등의 생존률과 번식률이 낮아져 어획량이 급감할 수 밖에 없다.여기에다 수백척씩 무리를 지은 중국어선들이 동해안 북한수역과 울릉도 인근 바다에서 싹쓸이 조업을 벌이면서 오징어 등의 씨를 말리고 있다.반면 경북동해안에서 지난해 난류성 어종인 삼치와 방어 등의 위판량은 늘어났으나 낮은 판매가 때문에 어민들의 수익에는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삼치 어획량은 9천193t을 기록, 2022년 4천371t 보다 110% 늘어 났다. 또 2022년에 비해 지난해 방어는 69%, 청어는 30%, 가자미는 23%가 더 잡혔다.포항수협 관계자는 “지난해 전체 어획량 위판실적은 1.8% 소폭 증가한 반면 위판금액은 14%나 감소했다”면서 “특히 오징어·대게잡이 어민들이 힘든다”고 지적했다.경북도 관계자는 “어업인들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 방안을 모색하는 중”이라고 말했다./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4-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