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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출근길 무작정 막으면 어쩌나” 주민반발로 냉천교 공사 중단

경북도가 포항 오천읍 냉천교 재가설 공사를 교통 대책 없이 추진하다, 지역 주민들의 심한 반대에 부딪혀 공사를 중단하는 우여곡절을 겪고 있다.특히 냉천교는 2년전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하천이 범람해 인명피해까지 있었던 곳이다. 당시에도 졸속행정으로 민원이 제기됐던 곳인데, 재가설 공사에 들어가면서 교통체계계획 등의 협의가 미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경북도는 냉천교 재가설 공사에 앞서 지난해 12월부터 하천 준설공사를 진행해 왔다. 태풍 힌남도 당시 ‘냉천교의 간격이 짧은 교각 사이로, 상류에서 떠내려온 나무나 생활쓰레기 등이 쌓인 점이 오천읍 일대 범람의 주원인’으로 지목됐었다.이후 경북도는 총공사비 412억여원을 투입, 기존 냉천교를 철거한 후 그 자리에 교량의 간격을 넓히고 높이를 높인 신 냉천교를 신설키로 했다. 이에 따라 도는 지난해 12월부터 냉천교 재가설에 앞서 포항제철소 앞 냉천교 일대 준설공사를 진행해 왔고 올 상반기 기존 냉천교를 철거한 후 2027년 6월까지 신냉천교를 준공할 계획이었다.하지만 경북도는 최근 ‘냉천교 공사기간인 6월부터 2027년 6월까지 3년간 교량 전 구간을 통제 한다’는 방침을 밝혔다가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현재 모든 공사를 중단한 상태다.오천읍 주민 A(65)씨는 “갑자기 다리를 통제하면, 냉천교를 거쳐 오천·문덕을 매일 출퇴근하는 수많은 주민들은 도대체 어쩌란 말이냐”면서 “임시우회도로 조차 만들지 않은 경북도는, 주민 불편은 안중에 없는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냉천교는 포항철강공단이 밀집해 있는 제철동과 이곳 근로자들의 주거지인 청림동과 오천읍 문덕을 이어주는 왕복 8차선 교량으로, 평소에도 출퇴근시간 교통체증 상습구간이다.또 냉천교는 포항 시내 방면 도로와 맞닿아 있어, 시내∼오천·문덕을 오가는 차량들도 이 교량을 이용하는 등 교통량이 매우 많은 교량이다.교통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냉천교 하루 평균 차량 이용대수는 약 3만대다. 인근 인덕교와 문덕교 하루 평균 이용대수 1만대 보다 무려 3배나 더 많다.게다가 경북도는 냉천교 공사설계 당시부터 포항시 등 지역 기관들로 부터 공문 등을 통해 ‘교통대책 마련 후 냉천교를 통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 받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고 있다. 하지만 경북도는 지역 여론을 무시하고 냉천교 공사를 강행했다는 것. 현재 경북도는 냉천교 임시우회도로 마련을 위해 공사 설계를 수정하고 있다.이로 인해 냉천교 공사는 10월 이후에나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오천읍 주민 B(59)씨는 “이번 여름 냉천교 때문에 테풍 힌남노 같은 또다른 피해를 입을까, 주민들은 항상 불안하다”면서 “무책임한 행정 탓에 신냉천교 완공이 수개월 연기된다니 화가 난다”고 말했다.경북도 관계자는 “수해복구를 위해 긴급히 공사를 하다 보니 설계 기간이 촉박, 주민 민원을 꼼꼼히 챙기지 못했다”면서 “현재 임시우회도로 설치를 위해 재설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구경모기자 gk0906@kbmaeil.com

2024-05-06

“이재명 대구 오면 작업” 협박 60대에 징역형 구형

지난 총선을 앞두고 경찰에 전화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해를 가하겠다고 예고한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로 불구속기소 된 60대 A씨에게 검찰이 징역 4개월을 구형했다.지난 3일 대구지법 서부지원 제3형사단독 문현정 판사 심리로 열린 A씨 첫 재판에서 검찰은 징역 4개월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검찰은 유명인에 대한 정치적 테러를 소재로 한 허위신고로 경찰력에 대한 구체적인 공무집행 방해를 가져온 점을 구형 취지로 들었다.A씨는 지난 1월 5일 오후 4시 49분쯤 대구 달서구 두류동 한 공중전화에서 서울경찰청 112상황실로 전화해 “이번 총선에 이재명 대구 오면 작업합니다”라고 말을 한 뒤 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A씨가 이런 행동을 하기 사흘 전 부산에서는 실제로 ‘이 대표 피습사건’이 발생했던 터라 당시 경찰은 주요 정당 당 대표 등의 신변 보호를 강화한 상태였다.이에 대구경찰청은 서울경찰청 112 상황실에서 A씨 전화 내용을 인계받은 뒤 경찰 120여명을 동원해 공중전화 일대 CCTV 분석 등을 실시했고 3시간여 만인 오후 8시쯤 A씨를 긴급 체포했다.조사 결과 무직인 A씨는 당시 술을 마신 상태로 집으로 돌아가다가 경찰에 범죄 협박 전화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이날 재판에서 검찰이 제출한 주변인 진술 등 증거를 모두 인정했다.A씨에 대한 선고공판은 오는 29일 열릴 예정이다./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2024-05-06

‘우리들 세상’ 포항·안동·예천 풍성한 행사

지난 주말 ‘제102회 어린이날’을 맞아 포항과 안동, 예천에서 경북매일신문이 주관한 풍성한 기념행사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관련기사 6·7면5일 포항 환호공원 일원에서 경북매일신문이 주관하고 포항시가 주최 한 ‘2024 어린이날 큰 잔치’에는 어린이와 학부모 등 4000여명이 몰렸다.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아이들과 소중한 추억을 만들려는 가족 단위 방문객들로 행사장은 종일 북적였다.백일장과 사생대회의 참가를 위해 행사장을 방문한 아이들은 현장에서 발표된 각각의 주제에 맞춰 평소 갈고 닦은 기량을 선보였다.매년 최고 인기 체험장으로 손꼽히는 페이스페인팅과 달란트 상점, 인생네컷, 퀴즈 대회 등에는 어린이들의 참여가 줄을 이었다.안동에서 진행된 ‘낙동강 7경 문화한마당’과 ‘안동 어린이 백일장’에도 구름 인파가 몰리며 대성황을 이뤘다.먼저 지난 3일 차전장군노국공주 축제 개막식 축하무대로 개최된 ‘안동 낙동강 7경 문화한마당’ 행사에는 1만여 명이 몰려 본격적인 축제의 개막을 알렸다. 이날 무대에는 가수 백지영을 비롯 박서진, 김용빈, 김미영, 단비 등이 대거 출연해 화려한 공연을 선보였다.6일에는 안동에 거주하는 어린이들을 위한 ‘백일장 및 사생대회‘가 안동 탈춤공원 일원에서 개최됐다. 행사에는 어린이들과 학부모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같은 날 예천에서 열린 ‘제11회 낙동7경 문화한마당’ 행사에서는 혼성그룹 스페이스A, 내일은 국민가수 최연소 참가자 김유하, 싱어송라이터 김원준 등 유명 가수들이 대거 출연해 화려한 무대를 연출했다. 낙동7경 문화한마당 행사에 앞서 활축제 연계행사로 지난 4일 예천군문화회관에서 제21회 서하전국백일장도 치러졌다. 또 예천활축제 특설무대에서는 제9회 예천전국가요제, 5일 전국 청소년 댄스 페스티벌 행사가 이어졌다./정안진·피현진·이시라기자

2024-05-06

비의료인 ‘문신 시술’ 국민참여재판 오른다

대구법원이 전국 법원 가운데 처음으로 의료인 이외에 문신 시술이 적법한지를 판단하는 국민참여재판을 연다.대구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어재원)는 오는 13∼14일 의료인 신분이 아님에도 다수 고객에게 눈썹 문신을 시술한 혐의(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 등)로 기소된 A씨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을 진행한다.A씨는 지난 2020년 9월∼2023년 5월 자신이 운영하는 대구 중구의 한 피부미용업소에서 문신 시술용 기기와 색소, 마취 크림 등을 사용해 모두 419차례에 걸쳐 고객에게 눈썹 문신 시술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기간 A씨는 한회당 13만∼14만원의 비용을 책정한 눈썹 문신 시술로 5164만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씨 행위가 의사가 아닌 사람이 의료행위를 하는 것을 금지한 관련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하고 지난 2022년 11월 약식 기소했다. 이후 법원이 A씨에게 벌금형을 명령했으나, A씨는 이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하면서 국민참여재판으로까지 이어지게 됐다.국내에서 1992년 문신 시술을 의료행위로 본 대법원판결 이후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불법으로 처벌해왔다.이와 관련해 헌법재판소 역시 의료인만이 문신 시술을 하도록 허용하더라도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청주·부산지법 등 일부 하급심에서는 문신 시술 행위가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아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문신 시술을 해도 불법이 아니라고 잇따라 판결하고 있다. 21대 국회에서도 문신 시술 행위를 양성화하기 위한 법안들을 발의해 놓은 상황이다.노형미 대구지법 공보판사는 “의료인 또는 문신술사 등 전문가의 의견과 일반국민인 배심원의 의견을 청취해 문신 시술 행위가 의료법 등에서 금지하는 행위에 해당하는지 판단하기 위해 국민참여재판을 열기로 했다”며 “피고인과 변호인, 검찰 간 치열한 논쟁이 오가는 공론의 장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김영태기자

2024-05-06

진드기 매개 감염병 주의

본격적인 농번기와 봄철 야외 활동 증가 시기를 맞아 경북도 곳곳에서 야생 진드기 물림으로 발생하는 감염병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진드기 매개 감염병 중 치명률이 높은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은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데다, 치명률도 18.7%에 달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6일 질병관리청은 지난달부터 SFTS, 라임병, 쯔쯔가무시 등을 매개하는 참진드기 활동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4월 감염병을 전파하는 ‘SFTS 참진드기’의 각 광역시도별 하루 평균 채집 숫자는 38.3마리였다. 이는 질병관리청이 전국에 설치한 16개 채집망 중 하나에 하루 동안 걸린 진드기의 수로, 작년 4월(29.5마리)보다 30% 증가했다.2020년부터 작년까지 4월 기준 일평균 발생 숫자(28.6마리)와 비교하면 33%가 늘었다.보건당국은 “참진드기는 날이 따뜻해지는 3~11월 초까지 활동한다”면서 “공원과 산책로, 산, 밭 등의 풀 속에 숨어 있다가 사람에게 옮겨가 흡혈하는데, 이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사람 몸에 들어가 병을 일으킨다”고 설명했다.이른바 ‘살인진드기’라고도 하는 SFTS는 10명 중 2명이 사망해 치사율이 18.7%에 달하지만, 아직 예방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실정이다.진드기에 물리면 2주 내 고열과 두통, 설사, 구토 등 감기와 유사한 증상이 발생한다. 증상이 심해지면 혈뇨와 혈변, 다발성 장기부전 등이 나타나고 심하면 사망에 이른다.지난해 우리나라에서 100명 이상이 감염됐다. 올해 첫 환자는 지난달 26일 경북 상주의 60대 여성이었다.또 대구 도심 공원 2곳에서도 ‘라임병’을 일으키는 참진드기가 발견됐다.대구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달 북구와 달서구에서 채집한 진드기에서 라임병 병원체를 확인했다. 이는 3∼4월 지역 내 도시공원과 산책로 주변 11개 지점에서 진드기 249마리를 채집해 병원체를 검사한 결과다.라임병은 미국과 유럽의 풍토병으로 알려졌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2011년 국내에서도 매년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환자 발생 건수는 45건으로 2022년(22건)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라임병은 발열, 두통, 피로감과 함께 특징적인 피부병변인 유주성 홍반이 나타난다. 증상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여러 장기로 균이 퍼져 뇌염, 말초신경염, 심근염, 부정맥을 유발하고 근골격계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진드기 매개 감염병의 경우 최고의 예방법은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다.질병청은 “야외활동 시에는 풀밭에 눕거나 옷을 벗어두지 말고, 휴식 시에는 돗자리나 농작업용 방석을 사용해야 한다”면서 “야외활동 후에는 옷을 세탁하고 즉시 샤워를 하는 등 예방수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밝혔다./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4-05-06

농협은행㈜경주시지부, 대한적십자사 회원유공장 명예대장 수상

적십자 정신을 잘 이어간 단체가 상을 받았다. 농협은행㈜ 경주시지부가 지난 2일 대한적십자사 회원유공장 명예대장을 수상했다.대한적십자사 회원유공장 명예대장은 적십자 사업의 재원조성(누적 1억 원 이상) 및 인도주의 정신 확산에 기여한 개인 및 단체에 수여하는 포장증이다.농협은행㈜ 경주시지부는 2022년 태풍 힌남노로 인해 포항·경주 지역에 큰 수해가 났을 당시 경주 지역민들을 위해 경북적십자사에 1억 원을 지정기탁한 공로를 인정 받아 이번 명예 대장을 수상했다.조현철 지부장은 “농협은행(주)경주시지부는 경주 시민과 함께 나아가는 사회공헌 리딩은행으로서 앞으로도 ESG경영 실천을 통해 지역상생과 나눔문화 확산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한편, 농협은행(주)경주시지부는 2022년 태풍 힌남노 수해 복구에 참여한 50사단 군장병 위문금(500만 원) 지원, 경주시자원봉사센터를 통한 취약계층 지원 사업(6천만 원), 매년 ‘사랑의 온도탑’ 불우이웃돕기 모금 동참 및 지역사회 장학금(300만 원), 지역체육행사 지원, 지역 독거 어르신 대상 사랑잇는전화 ‘말벗서비스‘ 운영 등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 상생과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데 앞장서고 있다./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4-05-06

의사 증원두고 충돌한 대구시장과 대한의사협회장

의대 증원을 둘러싸고 의정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홍준표 대구시장과 임현택대한의사협회(의협)장이 충돌했다.홍 시장은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의사는 개인도 투사도 아니고 공인”이라며 “의료대란은 이제 그만 타협했으면 한다”고 적었다. 또 “국민 80%가 의대 증원을 찬성하는데, 유독 의사분들만 집요하게 증원 반대를 하면서 아예 공론의 장에 들어오는 것조차 거부하고 있는 것은 의사 될 때 하는 히포크라테스 선서와도 맞지 않다”면서 “생명을 다루는 직업답게 경건하게 국민 앞에 서 주시기를 거듭 부탁드린다”고 했다. 그러자 임 회장은 홍 시장의 이 발언 다음날인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돼지 발정제로 성범죄에 가담한 사람이 대통령 후보로 나오고 시장을 하는 것도 기가 찰 노릇”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과거 ‘돼지 발정제 논란’이 포함된 홍 시장의 자서전 일부 내용을 함께 올리기도 했다.  ‘돼지 발정제 논란’은 홍 시장이 지난 2005년 쓴 자서전 ‘나 돌아가고 싶다’에서 불거진 것으로, 대학시절 친구들과 돼지 발정제를 사용해 성폭력 범죄를 모의했다는 내용이 담기면서 대선 후보 당시 논란이 됐었다. 그는 또 “세금 한 푼 안 깎아주는 의사들에게 공인 운운하고 히포크라테스 선서 운운한다”며 “그러니 정치를 수십년 하고도 주변에 따르는 사람이 없는 것”이라고 애둘러 홍시장을 저격했다. /고세리기자

2024-05-05

대구 동산병원 우려와 달리 ‘셧다운’ 없었다

모두가 우려하던 일은 다행히 일어나지 않았다. 3일 의대 증원 백지화를 요구하는 계대 동산병원 일부 교수가 외래 진료와 수술을 하지 않기로 결의하면서 우려됐던 ‘셧다운’은 발생하지 않았다.이날 오전 병원 내에는 ‘휴진’ 공지문도 없었고 호흡기내과, 감염내과, 내분비대사내과 등에도 교수 이탈이 없어 환자와 보호자로 가득했다.진료가 완전히 중단된 곳이 없어 거의 정상 진료가 이뤄지는 수준이라는 것이 병원 측의 입장이다. 해당 과에서 10명 미만의 교수들이 휴진한 상태지만, 과마다 최소 의료 인력은 남겨뒀다.휴진하지 않은 일부 과에는 초진 환자의 진료 예약을 처음부터 받지 않았기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가 헛걸음하는 환자들도 찾기 어려웠다.이 병원 비대위는 이날 이외에도 지난달 13일을 시작으로 매주 토요일 진료를 중단하겠다고 했지만, 참여 여부를 자율에 맡기면서 별다른 진료 차질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애초에는 계대 동산병원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호흡기내과, 감염내과, 내분비내과 교수들이 휴진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져 자칫 셧다운이 발생할 우려가 컸다.해당 과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등 의료진들도 정상 근무를 이어갔고 환자들도 큰 불편 없이 진료를 받는 모습이었다.병원 관계자는 “휴진한다고 알려진 과를 다 둘러봤지만, 진료 자체가 멈춘 곳은 없었다”며 “사실상 정상 진료가 이뤄지고 있는 수준으로 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한편, 계대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6일 성명을 통해 “2개월 반 동안 과로로 인한 번아웃과 스트레스 상승으로 교수들의 체력이 한계에 도달했다”며 “교수들의 자율적이고 개별적인 선택에 따라 5월 3일 하루 동안 응급·중환자 진료를 제외한 외래, 수술 등의 휴진을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심상선기자 antiphs@kbmaeil.com

2024-05-03

8일 대구지역 74개교서고3 전국연합학력평가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어느 정도에 이르렀는지 점검하게 된다. 대구미래교육연구원은 오는 8일 고3 학생을 대상으로 한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시행한다고 2일 밝혔다.이번 평가는 고3 학생들의 대학수학능력시험 적응력을 높이고, 자기주도학습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지역 내 74곳 고등학교에서 실시한다.시험영역은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탐구(사회·과학) 영역이며, 1교시 국어 영역에서는 공통과목을 응시한 뒤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 등 두 과목 중 한 과목을 선택해 응시한다.2교시 수학 영역도 공통과목을 먼저 응시한 뒤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등 세 과목 중 한 과목을 선택해 응시한다.4교시 탐구 영역은 계열 구분없이 사회 및 과학 탐구 영역의 과목 중 최대 2과목까지 선택해 응시할 수 있다.응시생은 내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체제에 따라 4교시에는 한국사 답안지와 탐구 영역 답안지를 각각 배부하고 회수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안병규 대구미래교육연구원장은 “2024학년도 1학기가 중간을 지나는 시점에서 이번 전국연합학력평가가 모든 응시생들에게 학력 향상도를 점검하고, 실제 수능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는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심상선기자 antiphs@kbmaeil.com

2024-05-02

‘16억’ 포항북구청 미디어 파사드 졸속, 논란 재점화

속보= 포항시가 예산 16억원을 투입한 ‘문화예술팩토리 반응형 미디어파사드 사업’이 졸속이라는 논란지난 2월 23일자 5면 보도이 재점화 되고 있다.최근 포항 북구청에서 가진 시연회 결과 ‘미디어 파사드 영상물이 너무 조잡해 혈세 낭비에다 애물단지로 전락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포항시는 지난달 30일 북구청 도시숲에서 청사 9층 건물 전체 외벽을 스크린으로 사용해 영상물을 선보인 ‘포항 문화예술팩토리 미디어 전면 시연회’를 진행했다.이날 시연회에서는 ‘포항시화인 장미’와 ‘호미곶 상생의 손’, ‘영일대 해상 누각’ 등 지역 주요 랜드마크를 미디어 파사드로 소개한 후 포항시·한동대 협업 영상물과 사계절을 표현한 영상물 콘텐츠 등이 상영됐다. 김남진 국장은 “문화예술팩토리가 빛과 예술로 가득 찬 공연이 됐다”면서 “시민과 학생들이 직접 영상을 제작하고 작품 전시에 참여했다”며 시연회의 수준을 자랑했다.하지만 시연회에 참석한 많은 시민은 ‘수준 이하 영상물’이라는 싸늘한 반응을 나타냈다. 특히 “청사 건립 전에 미디어 파사드 사업을 고려, 초대형 스크린으로 사용할 건물 외벽을 예를 들어 흰색 단색으로, 평평하게 만들어야 했다”는 문제점을 거론했다.현재 북구청 외벽이 울퉁불퉁한데다 벽면 색깔도 흰색·검은색 직사각형이 엇갈리게 교차돼 있어, 영상물의 시각적인 효과는 매우 나쁘다.지역 일각에서는 ‘사업 준비 기간이 너무 짧은 점도, 콘텐츠의 질적 저하를 불러왔다’는 지적도 제기됐다.시는 지난해 4월 13일 포항시 홈페이지 등을 통해 미디어 파사드 ‘긴급 입찰 공고’를 고시했다. 공고기간은 4월 19일부터 5월 1일까지로 단 13일에 불과했다.당시 지역에서는 “공고 기간이 너무 짧으면 사업자가 양질의 콘텐츠를 준비할 수 없다”고 우려했으나 시는 “입찰 기간이 길다고 영상물의 품질이 우수한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결국 이날 시연회에서 선보인 영상물들은 ‘포항의 과거와 현재, 한국 전통 기와지붕과 부채춤 등 기존의 틀에 박힌 평범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향후 유행을 고려, 효과적인 ‘영상물 업그레이드’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포항시가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로, 이내 식상해지는 미디어 파사드 콘텐츠의 단점을 보완하지 않을 경우 시민들의 외면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지난 2018년 35억원을 투입해 설치한 포항 중앙상가 ‘실개천 전망대 LED 미디어 파사드’ 등 최근 수년간 전국에서 설치된 지자체들의 수많은 미디어 파사드들이 애물단지로 방치돼 있다.시연회를 관람한 이모(49)씨는 “색상이 복잡하고 고르지 못한 북구청 외벽에서, 어떤 영상물을 상영하더라도 시각적인 효과는 매우 나쁠 것”이라며 “북구청사 완공 후 졸속으로 미디어 파사드 사업을 추진한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시 관계자는 “시민들이 ‘시인성이 나쁘다’고 느낀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중앙동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이어서 북구청사 미디어파사드 사업을 추진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한편 북구청 미디어파사드는 3·4일 두 차례 시연회를 더 가진 후 13일부터 정식 운영될 예정이다. ‘미디어파사드’는 미디어(Media)와 건물 외벽을 뜻하는 파사드(Facade)의 합성어로, 건물 외벽에 다양한 영상을 투사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시라기자

2024-05-02

“민원 횡포 더 이상 못참아” 법적 대응 칼 빼든 지자체

최근 증가하는 악성민원에 대구 수성구가 기관 차원의 고발 등 법적 대응에 적극 나선다.2일 수성구에 따르면, 한 행정복지센터 민원 담당자인 A팀장은 민원인의 무리한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부서를 옮길 때마다 괴롭힘을 당해오고 있다. A팀장은 “민원 상담을 빌미로 수시로 전화나 방문을 통해 짧게는 30분, 길게는 2시간까지 시달리는 게 다반사”라며 고통을 호소했다.이러한 피해는 비단 공무원만 겪는 일이 아니다. 민원 업무로 구청을 방문한 주민 B씨는 공무원에게 고성과 욕설을 하는 민원인을 보고 말리려다 오히려 위협을 당했다. 청원경찰의 만류에도 계속된 고성은 결국 경찰이 출동하고 나서야 종료됐다.이에 수성구는 민원인의 폭언·폭행 등 위법행위에 적극 대응하고 소속 공무원을 보호하기 위해 악성민원 전담 안전요원 배치, 민원응대공무원 보호위원회 운영 등 악성민원 근절대책을 시행한다.앞서 수성구는 지난해 ‘대구시 수성구 악성민원에 대한 공무원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개정하고 민원응대공무원 보호위원회(이하 위원회) 구성 및 운영 규정을 신설하고 소송비 등 법률지원 예산을 마련했다. 위원회는 앞으로 악성 민원인 고발 등 법적 대응 여부를 심의하고 결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는 민원인의 폭언·폭행 등 위법행위를 기관 차원에서 단호하게 대처하고 악성민원인에게 법률적 책임을 묻기 위함이다. 또 수성구는 구청 홈페이지에서 직원 이름을 비공개로 전환하고, 부서 출입구에 부착된 직원안내도에는 사진을 삭제해 공무원 보호조치를 강화했다. 아울러 비상대응반 편성, 경찰 합동 비상훈련 실시, 특이민원 역량강화 교육, 민원실 폐쇄회로(CC)TV 추가 설치 등 안전한 근무 환경 조성에도 적극 노력하고 있다.김대권 수성구청장은 “악성민원으로 행정력에 누수가 생기면 결국 민원행정서비스 약화로 이어지므로 주민들의 행정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서라도 악성민원에 단호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면서 “민원 공무원 보호를 위해 앞으로도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4-05-02

대구미술관장 내정 취소 정당하다던 1심 판결 취소

대구미술관장 채용 취소통보 무효 확인 소송에서 원고 패소 결정을 내렸던 1심 판결이 취소됐다.대구고법 제2민사부(부장판사 김태현)는 2일 안규식 전 대구미술관장 내정자가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을 상대로 제기한 채용내정 취소 통보 무효 확인 소송의 1심 판결을 취소하고 대구지방법원 행정부로 사건을 이송한다고 밝혔다. 해당 사건은 지난해 11월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제1민사부에서 1심 판결을 내렸다. 과거 징계 이력을 이유로 임용이 취소된 안 내정자가 제기한 민사 소송으로, 재판부는 근로계약 체결 전 이뤄진 취소 통보는 정당하다고 판단하자 안 내정자는 항소심을 제기했다.항소심 재판부인 대구고법 제2민사부는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은 행정청으로 미술관장 내정이 행정처분 또는 공법상 계약관계에 해당하므로 해당 사건은 민사부가 아닌 행정부에서 담당해야 한다고 판단했다.항소심 재판부는 “민사법원인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은 이 사건에 관한 관할권을 갖고 있지 않으므로 민사소송법 제34조 제1항에 따라 이 사건을 관할 법원으로 이송했어야 한다”며 “그럼에도 본안 판단까지 한 1심 판결은 전속 관할을 위반해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또 “이 사건 소를 민사소송으로 잘못 제기한 원고에게 고의 또는 중대 과실이 있다거나 이 사건을 대구지방법원 행정부로 이송했을 때 부적법해 각하될 것이 명백하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대구지법 행정부로 이송사유를 밝혔다. /김영태기자

2024-05-02

선비문화 즐기고, 산나물 맛보고, 불꽃 추억 만들고

선비정신과 고풍스러움을 간직한 역사 유물과 유적은 경북의 자랑이 아날 수 없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축제가 경북의 곳곳에서 이어진다.경북의 축제는 4일부터 6일까지 ‘2024 영주 한국선비문화축제’로 시작된다. ‘신바람 난 선비의 화려한 외출’을 주제로, 영주시 문정 둔치와 순흥면 선비촌 일대에서 열린다.첫날에는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선비 복장을 하고 어울림 행진을 하며 축제분위기를 띄운 뒤 개막식이 진행된다. 개막식은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드론 쇼와 교지 전달 퍼포먼스, 선비 대상 시상식까지 이어진다.이번 축제에서는 장소를 문정 둔치와 선비촌 일원으로 이원화됐다. 선비촌에는 선비의 정신과 풍류를 체험하는 야행 프로그램과 선비문화 글로벌 캠퍼스, 선비의 숲 등 홍보관과 선비 전시관 등 다양한 콘텐츠가 준비된다. 9일부터 12일까지는 건강한 축제 ‘제19회 영양 산나물축제’가 개최된다. 청정 자연에서 채취한 신선한 산나물을 저렴한 가격으로 맛볼 수 있어 매년 전국에서 많은 방문객들이 찾고 있다.산나물 판매 장터와 산나물 고기굼터가 마련되고, 일월산 높이 1219m의 의미를 담은 1219인분 산나물 비빔밥 만들기, 산나물 채취체험 등 보고 즐기고 맛볼 수 있는 등 다채롭다.‘2024 성주 참외생명문화축제’는 16일부터 4일간 성밖숲 일원에서 개최된다. 올해는 축제장 입구에 오픈 종합안내소를 설치하고, 참외 시식존도 전방에 배치한다.첫날인 16일 축제 주인공인 군민 500여 명이 참여해 군민 길놀이 잔치를 시작한다. 다음날 개막식에는 드론 쇼와 김수찬, 김종국, 육중완밴드, 레강평 등이 출연해 축하공연 무대를 꾸민다. 이 밖에도 태교 음악회, 참외가요제, 청소년들이 참여하는 드림 페스티벌이 펼쳐진다.5월 마지막날인 31일에는 국내 최대규모 ‘2024포항국제불빛축제’가 막을 올린다. 올해는 영일대 해수욕장으로 자리를 옮겼다.기존 불꽃 위주의 프로그램에서 불과 빛으로 콘텐츠를 강화해 불빛 드론, LED활용 불빛 테마존 전시, 레이저·공중공연, 불서커스 등 특화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안전요원을 대폭 확충하고 실시간 문자중계 시스템 도입 등 안전 시스템도 강화된다.31일에는 국내 정상급 파이어 퍼포먼스팀이 선보이는 고난도 아크로바틱 쇼 프로그램인 파이어 드림시어터가 진행된다. 6월 2일에는 젊은 층에 인기가 많은 뮤지션과 함께하는 불빛 낭만콘서트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축제를 가득 채운다.특히 6월1일 오후 9시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국제 불꽃 경연대회가 열린다. 경연대회에서는 포항의 과거, 현재, 미래가 한 곳에서 만나 세계를 향해 빛을 쏘는 의미를 담은 대규모 카운트다운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영국, 호주, 중국, 한국 대표팀이 영일대 해수욕장을 환상적인 불꽃쇼로 장식한다.김상철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 행사의 달로 가족끼리 경북에서 좋은 추억거리를 만들기를 적극 추천한다”고 말했다. /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2024-05-02

세상 사랑 중 가장 크고 높은 어버이의 사랑

어떤 오해로 인해 가슴이 터질 것 같은 날이 있었다. 내가 전혀 의도하지 않은 일이었지만 세상은 너무나 매몰찼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다는 표현이 이때 필요하구나 싶었다. 밥도 안 먹히고 물도 안 먹히고 그저 멍하니 앉아서 초점 없는 눈으로 벽만 쳐다보고 있었다. 이 세상에 아무도 내 편은 없는 것 같은 상실감으로 움직이기도 힘들었다. 시체처럼 널부러져 있다가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집 앞 공원으로 나갔다. 키가 훤칠한 소나무 숲 아래쪽에 있는 단풍나무 두어 그루 아래에 섰다. 전날 내린 비로 단풍잎은 더욱 생생한 초록빛이었고 아이 손가락 같은 잎 사이로 햇살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바람이 살랑살랑 단풍나무 가지를 흔들다 가고는 했다.그 풍경 아래에 아득히 서 있다가 문득 아버지가 떠올랐다. 십여 년 전에 하늘로 가신 아버지. 돌아가시기 전 중환자실에 입원해 계실 때 의사는 가족을 몰라볼 거라 했지만 몸이 굳고 혀가 굳어 말을 잃었어도 아버지는 눈빛으로 분명 나를 알아보셨었다.사람의 눈빛이 얼마나 간절한 말을 할 수 있는지 그때 알았다. 죽음 가까이에서도 그렇게 애절하게 딸을 바라보던 아버지를 잊고 있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세상에 나 혼자인 것처럼 괴로워한 내가 갑자기 바보 같이 생각이 됐다. 그러자 말할 수 없는 위로가 찾아왔다. ‘아! 내게도 언제나 지켜봐 주며 걱정해 주는 아버지가 있었지’ 비록 보이지 않는 시공간으로 경계지어 있지만 이어진 인연의 끈을 통해 아파하는 딸을 어루만져 주는 아버지의 손길이 느껴졌다. 갑자기 힘이 불끈 솟았다.“아버지가 가마솥에 불을 지피셨다/ 잘 마른 나뭇가지에 불이 붙으면/ 아궁이는 뒤뜰 감나무 홍시 빛깔보다 더 환해졌다/ 지난 계절 내내 가지에 묻은 바람들이 깨어나/ 너울너울 불꽃이 되어 흔들렸다// 나는 아궁이 앞에 쪼그리고 앉아/ 나무의 생이 타들어가는 냄새를 맡았다/ 비릿한 듯 은근한 듯/ 얻어먹은 술밥에 취한 것처럼 혼곤한 그 냄새가/ 삭정이 같이 구멍 숭숭한 처마를 지나고/ 뒤란 꽁무니에 매달린 굴뚝까지 돌아나가야/ 가마솥의 여물은 질긴 가난처럼 익었다// 여덟 아이들 중 서넛은/ 기슭에 떨어진 도토리처럼 집을 떠났고/ 남은 아이들이 복닥거리는 작은 방에/ 서서히 온기가 감돌기 시작했다/ 저녁이면 어김없이 냄새가 피어올랐다/ 여위어 가던 아버지가 한 줌의 재가 되기 전까지는/ 아직도 아버지는 이승의 아궁이로 불을 지피시고/ 익숙한 나무 타는 냄새와 구들장을 번져가는 온기로/ 나는 오늘도 저물어가는 이 저녁을 살아낸다” (엄다경 시 ‘아버지의 아궁이’)다시 오월이다. 새봄이 오고 새잎은 찬란하지만 한번 떠난 부모님은 돌아오지 않는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그 사랑의 끈이 끊어졌다고 여기며 아파하지는 말자. 살아가는 데는 보이지 않는 깊은 사랑이 우리를 받쳐주고 있다. 그 힘이 있어 살 수 있음을 잊지 않아야 한다. 세상의 사랑 중 가장 크고 높은 사랑은 어버이의 사랑이리라. 그 사랑 덕에 우리는 오늘을 잘 살아낼 수가 있다. 카네이션 곱게 들고 사랑의 온기를 가슴으로 느끼는 오월이 되자. /엄다경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5-02

문화해설사와 함께한 성주 문학기행

황사가 도시를 뒤덮던 날이 계속되던 지난달 21일, 반갑게 봄비가 내렸다. 여행을 앞둔 날, 비는 반갑지 않은 불청객이지만 눈앞을 가로막는 최악의 미세먼지에 비가 오히려 고마웠다.온 세상을 깨끗하게 씻어주던 보슬비가 간간이 뿌리던 일요일, 한국수필문학관 관장님을 포함한 수필 아카데미 회원 27명이 성주로 문학기행을 떠났다. 첫 번째 목적지는 한개마을이었다. 큰 하천가에 있는 마을이라는 뜻의 한개마을, 뒤로는 영취산, 앞으로는 백천이 흐르는 전형적인 배산임수의 지형으로 성산 이씨의 집성촌이다. 마을의 전통 한옥과 이를 둘러싸고 있는 토석담이 잘 어우러져 있는 마을 초입의 골목길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로 선정되었다. 과거시험을 보기 위해 한양으로 가는 길목이었는데 마을의 기운이 좋아 37명의 과거 급제자를 배출했으며, 선비들이 이 길을 통과하기를 좋아했다고 한다.진사댁, 조선 시대 마지막 과거시험에서 진사가 된 이국희의 집이다. 초가를 이었으나 서까래와 기둥은 든든한 사랑채에는 주인장의 ‘검이불루 화이불치’ 철학이 담겨있다고 해설사는 말했다. 김부식의 삼국사기에 등장하는 고사로 검소하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나 사치스럽지 않다는 이야기다. 대문 밖에 대성학당이 있는, 집안 곳곳에 이야기가 풍성한 교리댁은 마을 고택 중에서 백미였다. 마당 한쪽에 버티고 선 ‘남귤북지’ 고사가 스민 탱자나무가 있고, 사랑채 뒤쪽에는 사당이 있다. 거대한 소나무가 어우러진 풍경에서 자연을 그대로 살린 건축물인 우리 한옥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해설사의 설명이 없었다면 무심코 지나쳐 버렸을 마구간 앞 하마비에 새겨진 ‘운서영원대’라는 문구에서 벗이 더 오래 머물기를 바라는 주인장의 따뜻한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사도세자의 호위 무관이었던 이성문이 낙향해 은거하며 지냈던 북비고택에도 들었다. 충신의 툇마루에 쭉 앉아 단체 사진을 찍었다. 응와종택으로도 불리는데 인심 좋은 주인장이 모처럼 안채까지 활짝 열어주었다. 덕분에 잘 정돈된 정원과 당시 상류층 양반 한옥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었다. 이런 호사는 문화관광해설사와 동행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산책로를 따라 최상단 전망대에 올라 마을 전체를 보았다. 드라마 ‘연인’의 촬영지였던 한주정사가 있는 한주종택에도 들렀다. 마을의 혈 자리에 있는 고택의 사랑채에는 대대로 성리학을 받드는 집이라는 뜻의 ‘주리세가’란 편액이 걸려 있었다. 또한 이 댁의 주인인 이석문과 두 아들, 삼부자의 독립운동을 인정받아 국가보훈처에서 세운 안내판이 하나 더 세워져 있다.월항면 인촌리 태봉에 있는 세종대왕자 태실과 성산동 고분군도 담당 문화해설사가 동행하며 안내를 해주었다. 문화관광해설사와 동행한 여행을 통해서 성주의 역사적 위치와 문화적 가치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었다. 세 곳에 각각 배치된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지역의 문화와 그 장소에 담긴 생활상과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 역사 속의 성주에 대해 다시 보는 계기가 되었다. /손정희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5-02

최태성의 역사서 ‘역사의 쓸모’를 읽고

역사는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겐 삶이 되고, 후대에게는 지나간 과거사가 된다. 시민기자에게 박정희 대통령은 ‘독재’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다. 그러나 1960년대를 지내온 어머니에게는 한강의 기적을 이룬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루어낸 존경스러운 인물로 인식되어있다. 그 시대를 직접 경험한 사람과 책에서 지나간 역사로 배운 사람의 차이는 크다. ‘역사의 쓸모’의 저자 최태성은 우리가 배운 역사 속 인물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것을 제안한다. 그 인물이 동시대를 살았던 수많은 사람들에게는 개별화된 대상이 아닌, 그 시대를 함께 겪어온 대표자로 인식되어 자신이 느꼈던 감정을 공유하는 존재라 여긴다고 이야기한다.우리가 이해하기 어려운 하나의 사건 중 하나는 1994년 김일성의 죽음에 대한 북한 사람들의 대성통곡이다. 북한은 6·25전쟁 이후 아무것도 남지 않은 황폐한 대지에서 시작하여 지도자 김일성과 함께 다시 일구어나간 나라와 그 나라 국민이라는 공통된 경험이 슬픔이라는 감정으로 하나 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다. 저자는 이렇게 다른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 사이에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 서로에게 나타남으로 인해 세대간 갈등이 시작된다고 지적했다.이처럼 역사를 배우고 그것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 또는 방향을 제시해주는 책이 최태성의 ‘역사의 쓸모’이다. 저자는 결정할 상황에 놓이거나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할 때 자신은 역사를 되돌아보고 답을 찾는다고 전한다. 역사 속 인물로부터 배워야할 점과 그들의 실수를 통해 고쳐야할 점을 사전에 학습하여 자신의 길을 선택하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박정희 대통령에 대해 저자는 유신 헌법으로 영구 집권까지 노리지 않았더라면 우리나라 경제 성장에 큰 획을 그은 훌륭한 업적만을 우리가 기억했을 것이라고 언급하며 ‘잘 내려오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또, 고려시대 거란 장군 소손녕이 80만 병사를 이끌고 고려에게 항복할 것을 요구했으나, 서희는 그들의 숨겨진 진짜 의도를 알아차리고 오히려 압록강 동쪽의 강동 6주를 얻어냈다. 이처럼 역사적 사실을 하나의 사건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사건 속에서 인물 간의 관계와 사건에 대한 인물의 선택에 대한 탐구를 통해 오늘날 우리가 거울과 경계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 진정한 역사의 쓸모라는 것을 알려준다. /김소라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5-02

DGIST, 반영구적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충전 없이 수십 년 사용 가능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에너지공학과 인수일 교수팀사진이 충전이 필요 없는 반영구적 차세대 배터리인 ‘양방향 탄소동위원소 염료감응 베타전지’를 개발했다.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이 우주, 심해, 의료, 전기차, 드론 등 다양한 방면에서 미래 시장 선도를 위한 관련 소재, 부품, 장비의 주도권 확보로 국가 미래 먹거리의 핵심기술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현재 상용화 중인 배터리 기술은 한계가 존재해 차세대 배터리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이에 인 교수팀은 가격 경쟁력과 높은 효율을 갖는 베타전지 개발을 위한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팀은 베타전지에서 방사선흡수체로 활용되는 값비싼 반도체 물질 대신 루테늄(Ruthenium; Ru) 계열의 ‘N719 염료’와 ‘방사선동위원소 시트르산(14-Citric acid; 14CA)’, 그리고 ‘이산화타이타늄(Titanium dioxide; TiO2)’을 활용했다.시트르산을 탄소동위원소 나노입자로 합성해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N719 염료와 이산화타이타늄 사이에 시트르산을 추가해 강한 결합을 형성해 높은 에너지 전환과 안정성을 확보했다.연구팀은 새로 개발한 ‘양방향 탄소동위원소 염료감응 베타전지’에 대한 성능 분석을 진행했다. 분석 결과, 방출하는 전자 대비 6만5850배의 전자를 생성하며, 100시간 동안 안정적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것으로 확인했다. 2020년에 연구팀에서 개발한 베타전지와 비교하면, 전력변환효율이 6배, 안정성이 10배 상승했다.DGIST 인수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값싼 염료를 적용한 새로운 형태의 베타전지를 개발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며 “향후 기술 상용화를 위해 원자력전지의 양산설계 및 대량생산 관련 후속 연구를 하겠다”고 밝혔다./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4-05-02

경북경찰청 어린이날 맞아 다채로운 행사 진행

아이들이 환한 웃음을 가질 수 있는 환경 조성에 경찰도 적극 힘을 보태고 있어 주목된다. 경북경찰청이 5월 가정의 달과 어린이 날을 맞아 어린이들의 경찰청 방문과 실종 예방을 위한 지문 사전등록 포토존 등 다채로운 행사를 개최한다.경북경찰청은 어린이날을 앞두고 지난 1일 예천군 은풍초등학교 전교생 38명을 경찰청에 초청해 112상황실 견학 및 시뮬레이션 사격, 독도VR, 경찰 드론, 지문감식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 및 학교폭력 예방 교육을 했다.또한, 경찰특공대가 학교 운동장에서 개최된 체육대회 현장을 직접 방문해 쉽게 접할 수 없는 장갑차량 등 특수차량과 대테러장비를 전시하고, 이를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탐지견과 함께하는 보물찾기 등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선물했다.학생들과 함께 경북청 견학 프로그램에 참여한 김영준 교장은 “개교기념일에 경북경찰청으로 초대받아 더욱 즐겁고 뜻깊은 행사였다”며 “견학을 통해 장래희망을 경찰관으로 바꾼 학생들이 많을 것 같다”고 감사의 마을을 전했다.김철문 청장은 “즐거워하는 어린이들의 얼굴을 보며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경찰의 손길이 미처 닿지 않았던 것은 아닌가 되돌아보는 기회가 됐다”며 “주민과 어린이들의 목소리에 더욱 귀기울이고 이에 진심 어린 응답을 할 수 있는 경북경찰청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4-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