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호 태풍 `산바`로 전국적인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김천시가 다음 달 개최할 예정이었던 `김천시체육대회`를 전격 취소했다. 시의적절하고 금도있는 결정이란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당초 김천시는 연례행사로 10월달에 김천시민체육대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연례행사라고 해도 모든 일에는`시`와 `때`가 있어야 하는 법이다. 태풍 산바로 주민들이 실의에 빠져 있는데, 시민잔치 성격의 체육대회를 추진하는 것은 후진행정이랄 수 밖에 없다. 태풍 산바는 김천시 중산면에 강우량 386mm라는 물폭탄을 뿌렸고, 이로인해 주택 276동이 침수되고, 축사, 비닐하우스, 농경지 등 1천274ha가 물에 잠기는 등 곳곳이 폐허로 변했다. 잠정집계지만 실제 피해는 이보다 더욱 심각하며, 피해금액만 해도 3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추산돼 경북도내 시·군 가운데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이에 따라 김천시는 지난 20일 김천시 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박보생 시장 주재하에 태풍 피해조사 및 긴급복구 대책 간부회의를 열고, 전 공무원들에게 피해복구 및 피해조사가 정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여달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박 시장은 10월 예정인 김천시민체육대회를 전격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앞서 김천시는 시의회와 시체육회에 지역 현안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절차를 취했다는 것이다.김천시가 연례행사를 과감히 취소한 이유는 체육행사를 통해 시민들의 시름을 달래기보다 피해복구 등 현실적 대응에 나서는 게 피해를 입은 시민들을 돕는 일이란 판단이 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지역 화합차원에서 열리는 체육대회가 실효성이나 성과는 미미하고, 예산만 낭비한다는 지적과 함께 민선 지자체장이나 선출직들의 `광내기 행사`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경북지역 23개 시·군 가운데 태풍 피해로 행사를 취소한 곳은 김천시뿐이다. 김천시는 이번 체육대회에 쓰일 예산 8억원을 전액 태풍 피해복구비용으로 쓸 예정이라고 한다. 지자체가 시민들의 시름을 달래는 일을 최우선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칭찬해주고 싶고, 다른 지자체들이 본받아야 할 대목이다.
2012-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