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새로운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국정운영의 패러다임을 국가 중심에서 국민 중심으로 완전히 바꾸고 정치의 목표를 오로지 국민행복에 두겠다고 강조했다. 선대위에 국민행복추진위원회를 만들어 국민행복시대를 열어가기 위한 구체적인 공약들도 발표했다. `국민 한 분 한 분이 새로운 꿈을 그리고,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나라, 국민과 함께 국민행복시대를 열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제18대 대통령으로 당선될 수 있었던건 무한 경쟁과 양극화, 취업난, 불안한 미래 등 삶을 힘들고 우울하게 하는 문제들을 풀어달라는 여망이 국민행복시대를 약속한 박 당선인을 지지하는 표로 모아졌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미국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세계 148개국의 15세 이상 국민 1천명씩을 대상으로 일상생활에서 느낀 긍정적 감정을 조사한 결과, 한국민의 행복감은 그리스, 몽골, 카자흐스탄, 체코와 함께 세계 97위에 불과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하루 종일 존중받았는지, 많이 웃었는지, 즐겁다고 느꼈는지 등을 물은 이 조사에서 `그렇다`고 답한 비율이 높은 나라는 파나마와 파라과이 등 주로 중남미 국가들이었다. 미국과 중국은 공동 33위, 일본은 59위였고,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아르메니아, 예멘, 싱가포르 등은 국민들의 행복감이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한국은 이제 세계적으로도 잘 사는 나라로 꼽힌다. 경제규모도 세계 10위권에 속하며,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를 훨씬 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이다. 이런 경제적 기준에 비춰보면 세계 97위라는 한국민의 행복감은 낮아도 너무 낮은 수준이다. 경제적으론 잘 살지만 국민들이 행복하다고 느끼지 못하는 이유를 찬찬히 따져봐야 한다. 진정한 국민행복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한국 사회가 직면한 문제가 무엇인지부터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 왜 한국은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인지, 왜 출산율이 가장 낮은 수준인지, 빈부격차는 왜 심화되고 있는지 등 국민을 우울하고 불행하게 만드는 요인들부터 따져봐야 한다.한국사회가 지닌 고질적인 문제들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있어야 국민을 행복하게 할 대책이 나올 수 있다. 이 같은 문제의 진단과 올바른 대책마련은 박 당선인의 다짐처럼 새 정부가 국정운영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국민 중심으로 바꿀 때 비로소 가능하다. 새 정부는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통해 수십년간 쌓여온 과도한 경쟁과 양극화, 불평등, 부정비리 등 한국사회의 난제들을 끊어내는 대변혁을 이뤄내길 바란다. 이를 바탕으로 국민이 행복한 사회, 꿈과 희망이 살아 숨쉬는 새로운 사회로의 전환을 이끌어내주길 고대한다.
2012-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