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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미술과 음악이 함께‘MUSEUM & MUSIC

한달에 한 번 열리는 미술관 음악회 ‘MU SEUM MUSIC(뮤지엄 뮤직)’은 미술과 음악이 함께하는 클래식 무대다.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이 포항시립예술단과 함께 지역주민들이 미술과 음악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일석이조의 예술감상의 기회를 통해 예술과 삶의 간격을 좁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기획한 프로그램이다.‘제64회 MUSEUM MUSIC’이 30일 오전 11시 포항시립미술관 로비에서 열린다.이번 공연은 소프라노와 테너의 우리 가곡과 오페라 아리아, 생황과 아코디언 연주 등 우리나라 전통음악과 서양음악의 조화에 맞춰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클래식 애호가는 물론 가족 단위 관객들도 편하게 즐길 수 있다. 소프라노 임다현, 테너 김상권, 생황연주자 서민기, 아코디언 연주자 알렉산더 쉐이킨, 피아니스트 김선옥·김태헌이 무대를 꾸민다.특히 우리 전통 악기인 생황 연주가 7월의 여름을 맞는 싱그러움을 전해준다. 생황은 우리나라의 유일한 전통 화음악기로 국악기 중 유일하게 화음을 낼 수 있는 악기다. 생김새는 관악기처럼 생겼으나 한 번에 여러 음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생황은 화음뿐만 아니라 선율로 연주해도 애잔한 음색을 내며 심금을 울리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공연 레퍼토리는 가요, 클래식, 팝송, 국악 등 다양하다. ‘그네’,‘별 빛같은 나의 사랑아’,‘공원에서’,‘보석의 노래’, ‘헝가리 무곡’, ‘섬집 아기’, ‘You Raise Me Up(유 레이즈 미 업)’등을 만날 수 있다.미술관 음악회 ‘MUSEUM MUSIC’은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에 열리며, 미술관을 찾는 관람객 누구나 무료로 공연을 즐길 수 있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2-06-29

‘몽필생화’ 주제 수묵점묘·지총 새 기법 선보여

독특한 한글 민체 서풍 ‘솔뫼민체’로 잘 알려진 서예가 솔뫼 정현식(63)이 15번째 개인전을 30일부터 7월 13일까지 서울 인사동 백악미술관에서 갖는다. 지난 2019년 서울 백악미술관과 경주예술의전당에서의 전시 이후, 3년만의 15번째 개인전이다. ‘솔뫼민체’와 ‘솔뫼손편지’ ‘광개토대왕비서체’ 등 9가지 독특한 서체를 개발한 정 작가는 전통과 현대 서예작품의 경계를 넘어 끊임없이 새로운 창작을 시도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도 전시 제목을 ‘몽필생화(朦筆生花·흐릿한 붓 끝에 꽃이 피다)’라 짓고 1만6천여 자로 이뤄진 16폭‘임제록’병풍을 비롯한 전통·현대 서예 작품과 수묵점묘(水墨點描), 지총(紙塚) 등 새로운 기법의 1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수묵점묘는 이번 전시를 통해 공개되는 새로운 창작 작품이며, 지총은 버려지는 화선지를 재활용해 환경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시도한 시대정신이 담긴 작업이다. 이와 함께 전통적인 한지와 더불어 옻칠종이, 대마지, 고지 등 다양한 화선지를 활용한 작품도 소개한다. 이밖에도 MZ세대 작가들과 함께 스테인리스, 가구, 의류, 영상 등 서예의 스펙트럼을 확대한 작품도 선보인다. 부대 행사로는 다음달 5일 오후 2시에 ‘작가와의 만남’을 진행하고, ‘푸른 소를 타다’와 ‘불서한담’, ‘제15회 작품집’ 등의 책자를 선보인다. 정현식 작가는 “문자명상, 수행정신, 서예 인문학을 통한 철학적 사유가 밑바탕이 된 작품들”이라며 “한글 민체와 한문 서체의 조화를 이루고 호환성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작품들을 소개할 뿐 아니라 해학적인 글씨의 형상 체계를 통해 추상성과 독창성을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포항을 중심으로 활동하다 지난 2003년부터 경주에서 솔뫼정현식문자예술연구소를 운영하며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정 작가는 대한민국 서예대전 초대작가와 심사위원을 역임하는 등 전국적 명성을 떨치고 있다. 서예문화상, 경상북도문화상, 올해의 서체상 등을 수상했으며 해인사와 팔공산 갓바위, 안동 봉정사, 고운 최치원기념관 등 여러 사찰과 기관의 현판과 주련을 남겼다.‘서예작품으로 만나는 노자도덕경’, ‘솔뫼민체’,‘사자소학’등의 저서가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6-29

젊은 작가들 신선한 융복합 전시 ‘삼각의 발견:파도가 빛나는 곳’展

포항의 관광 명소인 영일대해수욕장, 구룡포, 송도 등을 젊은 작가들의 신선한 감각으로 표현한 융복합 전시가 펼쳐진다. 경북문화재단 ‘2022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으로 진행하는 ‘삼각의 발견:파도가 빛나는 곳’ 전시가 30일까지 포항 꿈틀로에 위치한 퐝플레이스에서 열린다.이번 전시는 포항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 청년예술가 3인의 연합전으로 포항의 대표 바다명소의 소리를 채집해 청각을 시각으로 표현하고 시각을 후각으로 표현하는 등 세가지의 감각을 활용한 다원예술 전시회다.전시에 참여한 캔들아티스트 윤승빈을 비롯해 작곡과 캔들아티스트로 활동하는 허유진, 그래피티 아티스트 김진경 등 3명의 청년예술가는 경북에서 태어나고 자란 청년들로 바다를 보며 꿈꾸던 상상의 세계, 바다를 채우는 시원한 내음과 부서지는 파도소리, 그리고 빛나는 햇빛의 아름다움과 다채로운 감각들을 작품에 담았다.전시장 중심에 자리한 작품인 윤승빈 작가의 ‘청어의 향연’은 400여개의 청어 형상 캔들을 천장에 전시한 캔들 작품으로 포항을 대표하는 물고기의 청어를 본따 파도와 빛을 따라 유유자적 날아다니는 바다청년의 모습을 형상화 했다. 시원한 바다내음을 상상케 하는 향과 색감으로 관람자의 시선과 후각을 사로잡는다.또한 삼방향에 위치한 아침의 송도, 오후의 구룡포, 밤의 영일대를 뒷배경으로 시간과 공간에 따른 그곳의 잡음을 채집해 포항의 바다와 소리를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도록 함께 전시했다.허유진 작가의 캔들 공예품은 시간대별 파도가 넘실거리고 빛을 따라 색감이 바뀌는 바다를 캔들로 표현한 작품으로 행복한 일상을 캔들에 표현하고자 한 작품이다. 24개의 캔들은 하루 24시간을 의미하며 멈추지 않은 시간처럼 작가에게 지친 일상 속 위로가 되는 바다에 비치는 색을 담았다.김진경 작가의 그래피티 작품은 바다의 쏟아낸 고민과 생각을 파도가 휩쓸어 가듯 바다라는 큰 서랍장 속 묻혀있던 우리의 소리를 건져낸다는 의미를 담았다. 500여 개의 아크릴 조각과 폐그물을 활용해 무심코 버리는 플라스틱 오염을 이야기 함으로써 인간의 이상과 현실이라는 양면성을 전하고자 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6-28

“삶을 업그레이드하고 싶다면 한번쯤…”

포항시 북구 해동로(동빈동)에 문을 연 아트로드동빈 갤러리(관장 서종숙)는 개관 기념전으로 오는 7월 15일까지 최마록, 신인숙, 박경숙, 서종숙 등 4명의 여성 작가가 모여 각자의 색깔을 보여주는 ‘동래, 친구들’ 전을 펼친다.전시 제목은 같을 동(同), 올 래(來)라는 한자어를 붙인 ‘동래’로 ‘함께 미래를 꿈꾸며 살아가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들은 오랫동안 친분을 쌓아온 동국대학교 미술대학 선후배 사이로 포항, 경주, 캐나다에서 활동하고 있다. 캐나다에서 활동하고 있는 최마록 작가는 잠시 귀국해 이제까지 해온 작업의 변화과정을 보여준다. 설치작품 ‘두려운, 고립된, 우울한 그리고 협력하는….’은 코로나 시국에 한국 방문 때 겪은 마스크로 겪는 다양한 감정들을 인터뷰해 찾아낸 단어들을 마스크를 가득 넣은 사각 프레임 안에 명시하고 있다.또한 그녀가 캐나다 생활 10년 동안‘cocoon(누에고치)’으로 느끼는 감정적인 삶의 프레임에서 서서히 벗어나 ‘호접몽’을 자각하던 삶의 조각들도 전시한다. 신인숙 작가는 오랫동안 염색과 옷을 만들면서 갖게 된 생활 속 선의 연결점을 작품 속에서 보여준다. 재료가 가진 재질감과 한땀 한땀 선과 선의 연결이 자연적인 색채감과 함께 어울려 모성적인 이미지를 자아내고 있다. 선을 긋는 과정에서 마음을 바라보며 치유를 경험하게 된다고 작가는 말한다.박경숙 작가는 오랫동안 집중해온 볼펜화를 전시한다. 볼펜을 종이에 선의 반복된 연속성으로 작업하며 무의식의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의도하지 않은 의도성이 작가의 내면 이야기를 보여준다. 서종숙 작가는 자연이 가진 기운 생동감을 색채로 표현하고 그 속에 색다른 재질감의 종이에 꽃을 그리고 열을 가해 단단한 생명감을 더한다. 이질적이라고 생각되던 재료들이 한데 어우러져 함께 섞이면서 서로가 서로를 더하고 고착돼 하나의 화면에 나타난다. 그리고 원이 가진 완전함이 아닌 타원 속에 숨겨진 위로감이 삶을 이끈다.서종숙 아트로드동빈 갤러리 관장은 “우리는 누구나 행복한 삶을 원한다. 하지만 삶의 방식은 모두 다르다. 삶에서 맞고 틀린다고 단정 짓기는 힘들다. 순간순간 스스로가 느끼는 자아 성찰만이 삶을 업그레이드 할 뿐이다. 내 삶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싶다면 ‘동래(同來), 친구들’을 만나러 오시라고 권해드린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6-28

기억의 재현·자유로운 다원적 시점 회복

“그의 작품은 무수한 소실점들이 다양한 방향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실제와 허구에 대한 명확한 구분이 어려워지고 오늘의 우리에게 마치 그리스의 스핑크스처럼 현대라고 하는 공간에 대한 난해한 수수께기를 던진다”-김승곤 사진평론가불가사의한 기하학적 느낌을 주는 건축물들은 개별성과 구체성이 최대한 소거(消去)돼 있다. 타이틀을 제외한다면 우리는 그 사진에서 장소를 특정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정보밖에는 읽어낼 수 없다. 무기질의 건축물은 광각렌즈와 강한 광선에 의해서 극단적으로 심도가 과장되고, 단순화된 면과 형태, 절제된 선들이 예리한 각도를 이루며 위쪽으로 화면을 가로지르고 있다. 포항 갤러리권(관장 라익권)이 올해 첫 초대작가전으로 마련한 전시작가로 사진작가 김정수를 초대했다. 27일부터 7월 11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 ‘空(공), 間(간)-Exercises for Space(공간탐구)’전에 소개되는 작품들은 ‘空(공), 間(간)’ 연작이다.서울 종로 피맛골을 비롯해 부산 광복동과 초량의 차이나타운, 대구 서문시장, 통영 중앙시장 등의 좁은 골목길에 늘어선 건물들을 앙각(仰角)으로 촬영한 사진의 일부를 잘라낸 다음, 그 이미지들을 다시 옆으로 이어 붙여서 공간에 대한 기존 인식을 넓혀 새로운 감각을 일깨우도록 만든 작품이다. 이 작품들에서 기억의 재현과 동시에 중세 이후 우리의 세계관을 지배해온 원근법적 사고를 해체시키고 자유로운 다원적 시점을 회복하려는 작가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잘려진 시공간을 다시 해체하고 재구축하는 인위적인 프로세스를 거쳐 출현한 불가능한 공간은 보는 사람의 지각을 혼란에 빠트리고, 현실에 대한 안정된 인식체계의 기반을 흔들어 놓고 있다.그가 차용하는 딥틱(서로 비슷하거나 의미 있는 두 장의 사진을 병치시키는 기법)이나 트립틱(삼면부조) 같은 표현양식에서 분절(分節)된 이미지들은 독립된 요소로서 분할되지 않고 통일된 전체를 만들어낸다. 현실 대상을 단편(facet)으로 분리해 확고한 조형 의지로 재구축한 그의 작품은 우리의 지금까지의 ‘세계를 바라보는’ 안정된 인지의 체계를 교란시킨다. 무수한 소실점을 갖는 그의 사진을 들여다보는 우리의 시선은 중심을 잃고 방황한다. 다시점에 의한 그의 다면체 구조는 고정된 시점에서 바라보는 원근법적 세계를 송두리째 흔들어 놓고, 현기증과도 같은 원초적인 감각을 유발시키는 것이다.김승곤 사진평론가는 “그의 작품은 무수한 소실점들이 다양한 방향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실제와 허구에 대한 명확한 구분이 어려워지고 오늘의 우리에게 마치 그리스의 스핑크스처럼 현대라고 하는 공간에 대한 난해한 수수께기를 던진다”고 평했다.김정수 작가는 일본 오사카예술대 및 동 대학원에서 각각 사진과 예술학을 전공했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21차례 개인전을 가졌으며 미국, 중국, 대만 등 국내외 여러 기획전에도 참여했다. 현재 대구예술대 사진영상미디어 전공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6-27

신중년 삶 이야기 ‘연극으로’

(재)포항문화재단은 신중년 세대를 위한 ‘2022 경북 생애전환 문화예술학교 지원사업’의 참가자를 27일부터 7월 12일까지 모집한다.‘2022 경북 생애전환 문화예술학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경북도가 주최하고 경북문화재단이 주관하며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협력하는 사업으로, 생애전환기를 맞은 신중년 세대에게 삶을 재해석하는 경험 제공을 통해 주체적인 문화적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포항문화재단에서는 신중년과 예술가의 소통을 기반으로 한 연극을 제작한다. 이번 프로그램은 신중년의 삶의 이야기를 통해 전문가와 함께 연극화 과정을 거치는 1차 교육과 연극을 실현하기 위한 움직임과 장면을 연습하는 2차 교육으로 나뉜다.교육의 결과 만들어지는 창작극은 오는 10월 개최 예정인 ‘2022 포항거리예술축제’와‘2022 경북문화예술축제’에서 실현하게 된다. 교육 일정은 7월 27일부터 10월 29일까지 16회차로 진행된다. 모집대상은 포항시 및 경북도에 거주하는 신중년 세대(만 50∼69세)다. 지원자격은 새로움과 배움을 두려워하지 않는 신중년이라면 문화예술 경험이 없어도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 신청 방법은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신청서를 내려받아 이메일(ksm0421@phcf.or.kr) 또는 방문 제출하면 된다. 신청자는 면접을 통해 최종 선정할 예정이며, 선정된 참가자의 교육비는 전액 무료다. /윤희정기자

2022-06-26

“갈라진 우리 마음들이 정화되는 시간됐으면”

“사람들이 내 그림을 통해 사고의 폭을 확장할 수 있고, 삶을 살아가는 시각을 새롭게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포항에서 활동하고 있는 서양화가 송상헌(54) 작가는 자신의 작가 인생 의미를 이렇게 말했다. 다양한 화가의 화풍 중에 송 작가는 통속적 방식의 묘사를 넘어서 자신의 감각에 적합한 상징을 탐구한 소재들을 예술의 정신성과 장식을 동시에 표현하면서 그림을 그린다.그래서 서울 유나이티드 갤러리 초대전 이름도 ‘Integral-부서진 것들’이라고 이름 지었다. 지난 22일부터 30일까지 열고 있는 송 작가의 14번째 개인전은 전시회 이름처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흩어지고, 갈라진 우리들의 마음이 정화되고 아름다운 추억으로 승화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린 그림을 출품했다고 설명한다. 송 작가를 그의 작업실에서 만났다.-‘Integral-부서진 것들’이라는 독특한 이름의 초대 개인전을 열고 있다. 그 의미가 무엇인가.△부서진 것들은 기후 위기, 코로나 창궐, 전쟁과 증오, 미움과 파괴의 한가운데 서 있으며 절대적 가치와 생명의 고귀함이 사라지고 전쟁으로 수백 년간 이어져 온 소중한 문화재의 파괴를 보면 갈라지고 부서진 파편들이 어지럽게 흩어지고 있었다. 이러한 부서진 마음들을 조각모음 하듯 하나씩 붙이고 치유하고 연결하는 노력을 하다 보면 언젠가 꽃이 피고 열매 맺는 시절이 온다는 믿음을 뜻한다.-Integral은 무슨 말인가.△‘합치다’의 s를 길게 늘어뜨린 적분 기호이다. 즉, 전체를 조화롭게 구성하는 데에 없어서는 안 될 요소로 작은 것들이 모여 완전체를 이룬다는 뜻이다.-오늘의 우리에게 Integral은 왜 필요할까.△지금같이 황폐한 사막 한가운데서 물줄기를 찾듯,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새벽을 기다리듯, 부서지고 작은 존재가치에 대한 탐구를 통해 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주변 많은 사람의 위로와 치유의 시간이 되고자 하는 작가로서의 최소한의 대안이기에 이번 전시 Integral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전시회 대중의 반응이 어땠나.△평소 작가가 활동하는 방향을 봐온 대중들뿐만 아니라 이번 전시를 처음 본 다른 사람들이 색감으로나 전체적인 분위기를 통해 현재의 의미를 담은 이번 전시를 눈여겨봤다고 전해온다. 작가로서 많은 응원에 보람을 느꼈다.-그림은 언제부터 어떻게 시작했나.△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직접 스케치북을 만들어 매일 가지고 다니면서 보이는 모든 것을 그림으로 승화시켰다. 포항제철고등학교 2학년 재학 중, 세상에 지쳐있고 사회에 대한 관심과 진학에 대한 열망이 점점 사라져 갈 때 마음속 잠자고 있던 열정이 되살아나 슬럼프를 극복하고 난 다음 본격적으로 미술 전공을 선택하게 되었다.-그렇게 열심히 한 이유가 무엇인가.△항상 “아빠는 부재중”으로 자라온 두 딸과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미래에 대한 비전과 희망을 보여주기 위해서 작업에 매진했다.-자신의 그림은 어떤 화풍인가.△오브제를 이용한 콜라주, 공간의 채움과 비움, 색채의 조화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현대미술이라고 생각한다.-주로 어떤 방식으로 작업하나.△광목천을 조각내 붙이거나 한지를 조각내 콜라주하여 화면을 구성하고 다른 색으로 여러 번 반복적으로 덧칠한다. 그리고 기존 화면에 만들어진 이미지나 색상을 덮어서 지우거나 흐릿해지거나 일부만 남기거나 하는 방식으로 마무리한다.-송 작가는 한지를 사용해 콜라주 작업한 작품이 많은데 왜 그런 작품을 하나.△결론적으로는 오래된 습관이다. 조각난 것들을 화면에 붙이거나 광목천을 붙이거나 하는 방식으로 화면을 구성하고 사포로 여러 번 갈아내거나 다시 덧입히거나 하는 방식으로 화강암의 표면으로 거친 마티에르를 만들어서 표현해 오던 방식에서 비롯된 것 같다.-사람들이 송 작가에 대해 뭐라고 평가하나.△작업에 있어서 만큼은 고지식하고, 고집불통이고, 바쁜 사람이라고 하더라. 아마도 그림을 그릴 때 고뇌하고 파고드는, 그 지치지 않는 열정을 알아본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요즈음은 주로 어떤 것들을 그리고 있나.△지난 작업은 청각의 시각화였다면 요즈음의 작업은 사라져가는 이미지를 조형화하거나 기억된 형상이 부서지고 조각나고 흐릿해지는 이미지를 조형화하여 빛의 시각화를 표현하고자 하고 있다. 즉, 우리의 자개 공예나 스테인드글라스와 같이 무한한 생명력을 느끼는 작품을 만들고자 한다.-앞으로 해보고 싶은 작품의 방향이 있나.△포항의 풍경, 이야기와 역사가 있는 오래된 건축물을 모티브로 한 연작 시리즈를 작품화하여 포항 지역 정체성을 되돌아보고 향수를 느끼게 하고 싶다.-화가로 어떤 평가를 받기를 원하나.△작가로서 외롭게 묵묵히 자기 길을 걸어가는 사람으로 평가받고 싶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6-26

신라 천년 예술, 과거∼현재∼미래 여행

신라 천년의 예술혼이 살아 숨쉬는 경주 예술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좀 더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는 실감형 체험 전시가 열리고 있다.(재)경주문화재단은 실감 미디어아트 체험전‘The 경주 : The Chronicles of Gyeongju(경주연대기)’상설전시를 경주예술의전당 알천미술관 갤러리스페이스에서 개최하고 있다.‘The 경주 : The Chronicles of Gyeongju(경주연대기)’는 2021년 문화체육관광부 ‘스마트 박물관·미술관 기반 조성’ 사업에 선정돼 실감콘텐츠 체험존을 조성해서 기획한 전시다.전시는 미디어아트를 통해서 경주 예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살펴보는 시간여행을 콘셉트로 한다. 관람객들은 과거 경주 선조들의 예술적 염원이 담긴 ‘예술혼’과 함께 경주 예술의 시간여행을 함께 떠나며 다양한 실감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다.‘경주 8색(적·홍·황·녹·청·자·금·흑)’과 경주 예술의 탄생을 상징하는 8개의 알이 있는 공간에서는 ‘8개의 알’이 연주하는 경주의 색으로 과거를 경험할 수 있다. 알천미술관 소장품이 미디어아트로 재탄생한 이머시브(관객참여형) 공간에서는 경주 예술의 현재를 느낄 수 있다. 경주의 미래를 상징하는 키네틱아트 공간에서는 예술과 기술이 접목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예술 체험 공간에서는 관람객이 동물에 채색해서 상상의 숲으로 직접 전송할 수 있다.전시에 활용된 알천미술관 소장품 중에서 미디어아트로 개발된 작품은 구미라, 김남표, 김락현, 김호연, 박대성, 박성표, 서지연, 손수민, 송해용, 안성호, 최한규 등 작가 11명의 작품 12점이다.체험 공간에 등장하는 동물도안은 김남표, 김정자, 김호연, 서지연, 이희재, 조금진 등 작가 6명의 작품에서 모티브를 삼았다.이번 전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 가능하다. 매월 마지막 수요일,‘문화가 있는 날’은 오후 8시까지 연장운영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6-21

렌즈에 담는 아름다움 ‘포항국제사진제’

(재)포항문화재단은 올해 10월부터 내년 1월까지 문화도시 포항만의 아름다움을 찾아 사진을 통해 전시하는 포항국제사진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이번에 개최될 포항국제사진제는 국내 정상급 사진가부터 해외 유명 사진가들이 포항의 아름다움을 직접 사진으로 담을 예정이다. 이를 통해 국제문화교류를 증진 시키고 환동해 거점도시의 특성을 활용해 인근 국가 및 도시 전시 연계 및 순환 형태로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사진제의 구성으로는 ‘Sustainable City(지속가능한 도시)’라는 주제로 국내외 유명작가들의 시선으로 본 포항의 모습을 담은 ‘주제전’과 포항의 문화와 시민의 삶, 2000년대 포항의 모습, 영상 및 드론으로 표현한 포항 등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공모전’, 마지막으로 지역 기반 청소년 스마트폰 사진을 출품받는 ‘청소년전’, 2000년 이전 옛 사진들을 받아서 구성되는 ‘옛 사진전’ 등이 있다.이번 사진전은 새롭게 건립된 포항문화예술팩토리 개관 기념으로 올해 10월부터 포항문화예술팩토리 4층 갤러리에서 전시할 예정이다.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문화도시 포항은 무궁한 아름다움이 잠재되어 있는 도시”라며“이번 사진제를 통해 포항의 새로운 모습들을 발견하고 시민들이 지역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세부 일정 및 자세한 공모 내용은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 및 포항국제사진제 홈페이지(www.piff.world)를 통해 추후 공지될 예정이다. 추가 문의 사항은 포항문화재단 축제운영팀 사무국(054-289-7852)으로 문의하면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6-20

‘6월, 아트쇼핑하러 간다’

국내 유명화랑과 관객이 직접 만나 합리적인 가격에 거래하는 새로운 미술거래방식을 개척해 나갈 ‘아트페어 대구 2022(Art Fair International DAEGU 2022)’가 오는 23일부터 26일까지 4일간 대구엑스코 서관 1,2홀에서 개최된다. 이번 아트페어는 세계현대미술을 주도하는 국내·외 주요작가 500여 명의 작품 5천여 점을 선보인다. 서울과 경기 등 전국의 대표화랑 100여 곳이 참가해 대표작들을 선보이는 행사로 각 지역 작가들의 특색 있는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아트페어 대구 2022’는 ‘6월, 아트쇼핑하러 간다(June, I’m going to art shopping)’라는 슬로건으로 코로나19 엔데믹에 발맞춰 작품으로 작가와 관객이 소통하고 작품의 해석에 따라 새로운 영감과 아이디어를 얻어 변화하는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가고자 한다.참여하는 국내주요화랑에서는 알렉스 카츠, 데이비드 걸스타인, 데미안 허스트, 베르나르 뷔페 등 해외작가와 김창열, 이우환, 최병소, 김동유, 윤병락 등 국내 주요작품들을 선보인다. 최근 국내 블루칩 작가인 김찬주, 정우범, 최성환, 장기영의 작품도 한자리에서 만나 볼 수 있다.특히 이번 아트페어 대구에서 눈여겨 볼만한 작가로 ‘맨션나인’을 통해 참가하는 지현정 작가와 이예린 작가다. 길게 땋은 머리, 밧줄, 우물, 기묘한 방 등을 콰슈 기법으로 그려 미술 애호가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지현정 작가는 주로 해외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있으며 뉴욕 컬렉터와 미술관 디렉터가 뽑은 작가 7인에 선정되기도 했다.지난해 NFT아티스트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예린 작가는 디지털아트로 한껏 주목받고 있다. 맨션나인과 신세계에서 아티스트콜라보 스폐셜 에디션 라이브방송에서 미술애호가들에게 굉장한 호응을 이끌어 낸 신예작가다.특별전 부스에는 운영위원회에서 선정한 이규경 작가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아트페어 대구 조명결 대표는 “미술시장의 활성화 뿐만 아니라 부동산, 주식, 가상 화폐에 이어 MZ세대의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르는 미술시장의 향후 나아갈 방향을 제공하며, 세계적인 작품과 MZ세대의 다양하고, 신선한 작품들을 함께 감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입장료는 일반 1만2천원, 학생 8천원이며, 20인 이상 단체 관람 시 현장구매 가능하다. 전시관람 및 자세한 사항은 아트페어 대구 홈페이지(www.artfairdaegu.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6-20

석재 서병오 특별전

대구 출신의 근대 한국서화계의 거목 석재 서병오(1862~1936) 문인화가를 현창하는 석재기념사업회는 교남시서화회 결성 100주년을 맞아 그 두 번째 시리즈 ‘Works of metaphor, 석재’ 특별전을 개최한다.오는 25일부터 8월 21일까지 칠곡 가산 수피아미술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천재 서화가 서병오 선생을 오마쥬하는 취지로 ‘은유된 이미지의 작업’으로 기획됐다.김진혁(평면회화), 노창환(입체설치), 방준호(입체설치), 정익현(평면회화, 입체), 정태경(평면회화) 작가 등 5명이 전시회에 초대됐다. 이들 작가들은 지역에서 활동하며 개성 있는 작업으로 국내외에 활발하게 역량을 펼치는 40대 후반부터 60대 후반의 중진작가들이다.이번 기획전에는 서병오 서화가를 현대적 미술로서 은유하고 환원시킨 평면회화와 입체설치 작품 70여점을 선보인다.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오랫동안 ‘오리엔탈’시리즈로 미술계에 주목을 받아온 김진혁 작가는 최근에 서병오의 작품을 모티브로 암유시킨 입체작업과 평면작업을 수회 발표했다. 이번 전시에는 동양미술의 본질인 서예의 획과 먹빛을 텍스트로 한 개성 있는 사의적 현대 추상작업 13점을 발표한다.노창환 조각가는 그동안 사회성을 시사하는 작업을 선보여 왔다. 이번 전시의 ‘구름’시리즈는 자유로운 염원을 담은 작가정신의 조형표현물이다. 대형작업인 ‘유혹’은 욕망이라는 부질없는 현대인의 의식을 꼬집는 상징 언어로 나타내고 있다. 대형 입체작업과 서병오를 현창하는 작업 등 10여점이 전시된다.달성현대미술제 감독을 역임한 방준호 작가는 이번 전시를 위해 돌과 나무를 재료로 한 6m 높이의 대형작업들을 선보인다. 그동안 ‘바람’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비가시적 형상을 휘어지는 나무의 매스로 자신의 세계를 구축했다. 이번 전시에는 연장선상으로 숭고한 작가 의지가 담긴 이야기의 작품 10여점을 설치한다. 현대한국화 정익현 작가는 최근 일본과 미국에서의 개인전을 열어 동양정신이 담긴 추상표현주의의 미술을 선보였다. 작가 내면의 깊은 심연을 찾아 빛과 채색이 만나는 입체와 회화는 동양의 수묵화가 가진 또 다른 현대적 계승과 확장이라는 화두를 던지며 관람객에게 질문을 던지는 작품을 선보인다.부산 출신으로 대구에서 40여 년간 왕성하게 활동한 정태경 현대미술가는 대구현대미술가협회를 이끌면서 후배들을 다독이며 열정의 작업을 보여주는 신표현주의 작가다. 일격의 문인화 정신과 뉴페인팅의 신구상적 회화의 대표주자로 그동안 30여회의 개인전을 발표해 지역대표작가로 위상을 가졌다.이번 전시에 서병오를 오마쥬한 채색드로잉 20여 점을 발표한다.전시회 개막 날인 25일엔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5인의 ‘아티스트 토크’를 진행하며 100년 전의 석재 서병오 수묵화의 가치가 미래에 가지는 또 다른 현대미술로서의 확장을 발표한다. 전시기간 동안 ‘스토리가 있는 체험미술실기’로 관람객이 직접 석재 서병오의 대나무 그림과 난초 그림 등을 따라 그리고 소품의 병풍 형태의 작품을 만들어 보는 프로그램도 마련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6-20

한국 1세대 철 조각 선구자 송영수 展

포항시립미술관은 지난 18일 로비에서 ‘2022년 중반기 전시 개막식’ 및 ‘제18회 장두건미술상 수상작가 시상식’을 개최했다. 이번 중반기 전시는 스틸아트미술관으로서 포항시립미술관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지역미술 발전을 위한 전시들로 기획됐다.특히, 추상 철 조각의 선구자 송영수를 조망하는 ‘송영수: 영원한 인간’은 철 조각의 원류를 살펴보고 그 예술적 가치를 정립하고자 마련됐다. 송영수(1930∼1970)는 한국 현대조각사에서 철 용접 조각의 가능성을 모색하며 독창적인 조형 세계를 구축한 1세대 추상 조각가로, 이번 전시는 41세의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 송영수의 생애를 따라 그 예술적 자취를 살피며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이외에도 제17회 장두건미술상 수상작가 심윤의 개인전 ‘모두의 심연’과 포항미술의 초석이자 한국 근현대미술사의 구상주의 대표작가인 장두건(1918∼2015)의 깊고 풍부한 예술세계를 공유하고자 기획된 교육 체험전 ‘장두건의 정물화’를 선보인다.개막식은 이강덕 포항시장을 비롯해 고(故) 송영수 작가의 유가족과 그의 사위 오세훈 서울시장, 장두건미술상 수상작가 손혜경 작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진행됐다.이강덕 포항시장은 “스틸아트뮤지엄으로서 한국 1세대 철 용접 조각의 선구자 송영수 전시를 개최하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이번 전시를 위해 기꺼이 작품을 내어주신 유가족과 개인 소장자 그리고 기관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이어 “장두건미술상 수상작가인 심윤과 손혜경 작가에게도 축하를 전하며, 앞으로도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쳐 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이번 중반기 전시는 오는 9월 12일까지 진행되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전시 관람 문의는 시립미술관(☎270-4700)으로 하면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6-19

“사진을 찍는 작업은 잃어버렸던 나를 찾아가는 과정”

이경진 사진작가 “사진을 찍는 작업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는 과정입니다. 진짜 나를 찾아가는 벅찰 만큼 소중한 일이죠.”이경진(43·포항시 북구 흥해읍) 사진작가. 그녀는 사진작가로 살아온 지 5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동시대 여성이 가지고 있는 상실과 혼돈이라는 공동의 과제를 사진 모임 ‘베란다’를 통해 즐겁게 풀어가고 있다. 우리 시대의 여성들이 가지고 있는 자아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사진예술 활동으로 풀어간다. 지난 18일 이경진 사진작가를 만나 작가로서의 삶과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사진작가가 된 계기는.△사진 작업으로 나 자신과 주변 일상과의 소통을 통해 자아를 찾아가고 있는 주부이면서 네일샵을 운영하는 사회인이자 사진가다. 사진예술 활동을 통해 일상에서의 상실과 혼돈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시간이 있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활동 중인 사진 모임 ‘베란다 2022’를 소개한다면.△사진을 배우고 싶은 여자 셋과 사진을 가르쳐주고 싶은, 엄마이면서 전문 직업을 가지고 있는 여자 한 명이 모였다. 한달에 한번 사진스터디를 하고 한번은 게스트를 초대해 사진적 소통을 통해 전문성을 키워가고 있다. 모임의 목적은 사진을 통한 내면의 성장이다. 베란다 2022는 거창하지도 않으며, 포부가 방대하지도 않다. 사진예술의 진정한 매력을 일상과 삶에 접목할 뿐이다.-사진을 하게 된 동기는?△대부분의 대한민국 여성들이 그러하듯 결혼 후 가족 위주의 삶이 지속되었다. 그러던 어느 순간부터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되었고, 잃어버렸던 나를 찾아가는 한 과정으로 선택했던 것이 바로 사진과 독서였다. 사진 작업을 진지하게 하면 할수록 독서는 중요한 과정이 되어버린 듯하다. 함께 사진 작업을 하던 친구의 소개로 사진공간 ‘비움’이라는 사진 모임에 들게 되었고, 사진을 찍는 행위에 대한 의미에 관심이 늘었다. 추구하는 사진 작업에도 근접해지는 듯했고 깊이도 깊어져 가는 듯하다. 뭐라고 단정 지을 수 없는 그 무엇 자체가 항상 긴장하게 하고 노력하게 하는 요인이 된다.-사진은 작가에게 어떤 의미인가.△대부분의 사진 작가들에게 사진의 의미는 유동적일 것이다. 지금 당장 나에게 사진 작업의 의미는 ‘사람이 왜 살아야 하나?’ ‘잘 사는 것은 무엇인가?’ ‘인간 상호 간의 이상적인 관계란 어떤 것인가?’라는 인문학적 의미를 찾는 것과 비슷하다. 보이는 것 너머의 의미를 찾아 나 자신과 연결하고 그로 인해 나를 드러내어 표출하는 수단이 사진이다. 나와 다른 그 무엇을 인정하고 수용하며, 나의 내면을 형상화한 이미지를 신뢰하는 것이 사진이다. 더 나아가 다른 이의 성장을 응원하고 선한 영향력을 조금이나마 공동체에 돌려주는 것이 사진이다.-사진을 하면서 좋은 점이 있는지.△나의 언어에서 나는 사진적 언어 하나를 더 구사하고 있는 셈이다. 많은 사람이 이런 사진적 언어를 배우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사진을 하는 과정에서 스스로에 대한 반성과 알아차림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누구보다 자유를 갈망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과정 안에서 진정한 자유와 사랑을 충분히 느낀다.-본인이 지향하는 사진 작업은.△일상의 공간과 사물을 주로 작업한다. 공간과 사물을 대하면 사람의 흔적이 보인다. 대상이 되는 사물은 분명 인간의 어떠한 물리적인 반응이 함께했고, 그 공간은 인간의 심상적 흔적이 함께 묻어 있다. 일상의 공간과 사물은 나의 사유와 만나 수많은 이야기가 되고 때론 나 자신이 되기도 한다.-카메라를 이용해 만든 그림 같은 사진 작업이 관심을 끌고 있는데.△카메라를 붓과 물감처럼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도구로 인식하고 사용한다. 일상에서 접하는 모든 대상을 그때그때 촬영하고 디지털 후보정하는 섬세한 과정을 거친다. 다양한 심상의 변화를 추상으로 이미지화하거나, 몽환적인 느낌으로 이미지화한다. 내 작품은 익숙하면서도 낯설고, 낯설면서도 익숙하다.-앞으로의 계획은.△내가 속해 있는 사진 모임인 사진공간 ‘비움’을 통해 사진예술의 매력을 더 깊게 느끼고 싶다. 그리고 사진 모임 베란다를 지속적으로 운영하여 많은 지인이 사진예술을 통해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즐거운 인생 여정이 되도록 돕고 싶다. 진행 중인 개인 사진 작업이 마무리될 즈음 기존의 형식에서 벗어난 방식의 개인전을 열고 싶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6-19

‘3㎝ 금박’에 ‘0.04㎜ 붓질’ 신의 솜씨로 그린 꽃과 새

종이처럼 얇게 편 손가락 두 마디 크기 금박에 머리카락 굵기의 절반 정도 되는 매우 가느다란 선을 무수히 그어 새 한 쌍과 만개한 꽃들을 표현한 정교하고 섬세한 신라 유물이 공개됐다.육안으로는 거의 식별이 불가능해 현미경을 이용해야만 문양을 살필 수 있는 이유물은 현대 장인도 쉽게 제작할 수 없는 불가사의한 작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양에는 서역과 교류 흔적이 있어 금속공예는 물론 회화사와 문화사 측면에서도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16일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언론 공개회를 열어 2016년 11월 경주 동궁과 월지에서 발견한 8세기 신라 ‘화조도’(花鳥圖) 금박 유물을 선보였다.실제로 금박 유물을 살펴보니 문양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100원짜리 동전 크기와 비슷한 유물에는 생채기 같은 선들만 언뜻 비쳤다.문양은 10∼50배로 확대할 수있는 현미경으로 관찰했을 때 비로소 또렷하게 드러났다.2점으로 구성된 유물 출토 지점은 동궁과 월지 ‘나’지구 북편이다. 한 점은 건물터와 담장터 사이에서 모습을 드러냈고, 다른 한 점은 회랑 건물터에서 확인됐다.두 지점 사이 거리는 약 20m이며, 유물들은 발견 당시 원래 형체를 알기 어려울 정도로 구겨진 상태였다.어창선 국립경주박물관 학예연구관은 “처음 수습했을 때는 팥알처럼 작고 진흙이 묻어 있어서 문양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보존처리를 통해 두 유물이 하나의 개체라는 사실을 알아냈고, 다양한 연구 작업을 거쳐 성과를 발표하게 됐다”고 말했다.금박 유물은 가로 3.6㎝, 세로 1.17㎝, 두께 0.04㎜다. 순도 99.99%의 순금 0.3g이 사용됐다. 그림을 그린 선 두께는 머리카락 굵기인 0.08㎜보다 얇은 0.05㎜ 이하로 조사됐다. 이보다 미세한 그림이 있는 유물은 국내에 없다고 조사단은 강조했다.사다리꼴 단면에 좌우 대칭으로 새 두 마리를 배치했고, 중앙부와 새 주변에는 단화(團華) 문양을 철필(鐵筆·끝부분이 철로 된 펜) 같은 도구로 빼곡하게 새겼다.단화는 꽃을 위에서 본 듯한 문양으로, 상상의 꽃이다.조사단은 “새 문양은 멧비둘기로 짐작된다”며 “단화는 경주 구황동 원지의 금동제 경통장식, 황룡사 서편 절터에서 출토된 금동제 봉황장식 등에도 있는 통일신라시대 장식 문양”이라고 짚었다.조각 기법과 문양을 바탕으로 유물을 ‘선각단화쌍조문금박’(線刻團華雙鳥文金箔)으로 명명한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문양에서 서역 문화가 신라화한 양상이 확인된다고 설명했다.신라 금박 유물은 17일부터 10월 31일까지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천존고에서 열리는 ‘3㎝에 담긴 금빛 화조도’ 전시를 통해 볼 수 있다. 연구소 누리집에 접속하면 온라인으로도 유물을 감상할 수 있다.경주/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2022-06-16

‘차이’의 철학자 질 들뢰즈의 마지막 유고집

해체주의 철학의 대표자라 할 ‘차이’의 철학자 질 들뢰즈(1925∼1995)의 마지막 유고집 ‘들뢰즈 다양체(Lettres et Autres Textes)’(갈무리)가 번역·출간됐다.책은 질 들뢰즈 서거 20주년을 기리며 프랑스에서 2015년 출판된 그의 세 번째이자 마지막 유고집이다.이 책에는 동시대를 살아갔던 미셸 푸코, 피에르 클로소프스키, 프랑수아 샤틀레, 클레망 로세 등에게 보낸 편지가 포함돼 있다. 이 중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펠릭스 과타리에게 보낸 편지들이다. 이 편지들은 정치철학서 ‘안티 오이디푸스’에서 ‘철학이란 무엇인가?’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공동 작업에 대한 대체 불가능한 설명을 제공해 준다. 이후의 편지들은 학생들의 질문에 답한 것으로서 그의 작업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공해 준다. 이 책에는 또한 미출간됐거나 지금까지 구하기 힘들었던 들뢰즈의 글들도 포함돼 있다. 들뢰즈 청년기의 글 몇 편, 독특한 그림 몇 점, 그리고 ‘안티 오이디푸스’에 대해 1973년 레이몽 벨루가 들뢰즈, 과타리와 장시간 나눴던 인터뷰가 실려 있다.갈무리 측은 “편지를 보면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들뢰즈의 인간적인 면모를 알 수 있다”며 “이 책은 들뢰즈 철학을 시작할 수 있는 훌륭한 진입로가 되어 줄 것”이라고 했다. /윤희정기자

2022-06-16

“文정권의 사학 규제와 간섭, 도를 넘어”

신간 ‘문재인 정권의 사학 죽이기’(글마당)는 현직 사학법인 이사장인 저자 홍택정 씨가 문재인 정부가 172명의 거대 야당을 앞세워 백년대계인 교육을 어떻게 말살하고 있는지 전 국민에게 고발한 책이다. 사립경북법인협의회 회장과 국사문제연구소 이사로 활동 중인 홍 씨는 지금 사학에는 등록금 책정권에서부터 학생 모집권, 교과 편성권, 교사 채용권 등이 사라지고 없다고 말한다. 이에 따라 국가가 주도하는 획일적인 교육정책, 평준화라는 이름 아래 사학의 건학이념 구현이란 헛구호라고 지적한다.홍 씨는 지난 2017년 전국 5천566곳의 중·고등학교 가운데 유일하게 국정 역사교과서 연구학교 신청을 계기로 전교조를 비롯한 민노총, 민변, 정의당, 일부 진보성향의 학부모회 등 전국에서 몰려든 좌파·진보 교육, 시민단체 세력들의 총공격을 받는 신(新)대한민국 역사전쟁 현장에서 당당하게 맞섰던 주인공이다. 그는 마치 거대한 골리앗 앞에 물맷돌을 든 용감한 소년 다윗이었다.그는 △사학의 사명감 △사학의 가치와 현실 △경북형 사립학교 교사임용 공동전형 △개혁의 필요성 △교육정책 제안 △대학입시의 수시·정시전형 적정 선발비율에 대하여 등 5개의 장으로 나눠 사학에 대한 견해를 담아냈다.저자는 정치권과 교육부의 사학에 대한 규제와 간섭이 도를 넘어 사학 말살 정책에 혈안이 됐다고 주장한다. 사학 대표는 한 명도 없는 국가 교육위원회의 신설이 대표적인 사례라는 것. 이 나라 초중고 교육의 절반이 사학일진대, 위원으로 참여가 없다는 일방적 주행은 부당함을 넘어선 수준이라는 것이 저자의 입장이다.책에는 ‘학생인권 폐기하자’(조전혁·서울시 혁신공정교육위원회 위원장), ‘대국민 호소문’(박선영·21세기 교육포럼 대표), ‘사립학교 정체성 확립을 위한 제언’(이경균·사학중앙회 사무총장), 부록 ‘좌파교육감에 점령된 교육의 현주소’(함진홍·창의교육연구회 회장) 등의 글도 실려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6-16

나의 내면, 즉 자아는 색안경이자 거울상

‘마침내, 고유한 나를 만나다’(21세기북스)는 한국 대표 교수진이 참여한 ‘인생명강’ 시리즈의 여덟 번째 책이다. 프랑스철학회 부회장, 한국현대정신분석학회 회장 등으로 활동하는 김석 건국대 철학과 교수가 저자로 참여했다.최초의 철학자 탈레스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바로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이라고 말했으며,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를 철학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도대체 왜 현인들은 나 자신을 아는 일이 어렵다고 말했을까? 나의 내면, 즉 자아는 무의식과 욕구, 욕망, 충동 그리고 나를 둘러싼 주위 환경과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주변의 타자들,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형성된다. 결국 나를 안다는 것은 나 자신과의 관계를 포함해 나를 둘러싼 모든 관계를 인식하고 그 관계를 내 정체성의 중요한 부분으로 수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수많은 고정관념과 선입견, 편견은 나 자신을 직시하기 힘들게 만든다. 국내 정신분석학계 권위자이자 철학자이기도 한 저자는 바로 이러한 상황에 기인해서 자아를 색안경이자 거울상이라고 말한다.책은 나에 대해 질문하는 생경한 순간을 통해 관계의 문제를 풀어가는 심리 처방을 담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6-16

어른이 되는 순간 맞은 이들의 이야기

‘어른이’라는 말이 있다. 어른이 됐지만 어른스럽지 못한 정서를 지닌 사람을 일컫는다. 우리 사회에서 나이도 들고 돈도 벌고 ‘어른 구실’을 하면서도 사람들이 스스로 어른이 됐다고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전 세대가 너무 많은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안겨줬기 때문일 수 있다. 그동안 부모가 너무 많은 문제를 대신 해결해 줬기 때문일 수도 있고, 스스로 갈등을 마주하고 해결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환경에서 태어났고 자랐든, 우리는 지금부터 우리의 인생을 살아가야 한다.그 시작은 ‘실망시킬 용기’다. 신간 ‘어른의 시간’(온워드)에는 여러 사람이 등장한다. 10대에 가장이 된 카일은 어린 동생을 뒤로하고 더 나은 삶을 위해 대학에서 교육받기를 선택했다. 명문대를 다니던 한국인 2세 짐은 치과 의사가 되라는 어머니의 말을 어기고 여러 직업을 거쳐 회사를 경영 중이다. 이슬람교도인 이르샤드 만지는 이슬람의 반유대주의, 성차별에 대한 책을 썼다. 그들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한 걸음 나아가기 위해 ‘실망시키기’를 무릅쓴다.가까운 사람을 실망시키는 건 힘든 일이다. 하지만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은 필연적으로 내게 기대를 걸고, 그게 실망으로 이어지기 쉽다.이 책의 저자 줄리 리스콧-헤임스는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신입생학부 학장을 지내며 수백 명의 20대를 만났다. 이 책에는 저자 자신을 포함해 어른이 되는 순간을 맞이한 많은 사람의 이야기가 있다. 저마다 다른 상황과 문제에 부딪혔지만 공통점이 있다. 안정적인 진로와 하고 싶은 일 사이에서, 주변의 기대와 자기의 욕망 사이에서, 스스로 세워둔 계획과 예측하지 못했던 상황 사이에서 방황하고 괴로워하는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다. 그러다 각자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노하우를 배우고, 자기 삶을 책임지는 사람으로 거듭난다.수백 명의 20대를 만나본 그는 일방적으로 조언을 건네기보다 먼저 자신의 모습을 숨김없이 보여준다. 그가 상담해준 수많은 학생, 동료, 이웃, 친구들과의 이야기는 이 책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그는 무엇보다 취업, 독립, 결혼, 출산처럼 성인기를 정의하는 전통적인 지표들이 오늘날에는 들어맞지 않으며, 오히려 자립, 열정, 선택한 가족 같은 새로운 개념이 진정한 성인기를 이룬다고 말한다. 어른이 된다는 것을 체크리스트가 아니라 방법을 배우는 즐거운 과정으로 바라보는 이유다.이 책에는 현명한 직장 생활, 영리한 자산 관리, 상호보완적인 대인관계 등 인생을 살아가며 일찍 알아둘수록 좋은 팁도 빠짐없이 담겨 있다.저자는 상대의 실망이 두려워 자신이 원하는 바를 솔직하게 말하지 못하고, 마음이 이끄는 선택을 하지 못한다면 원망에 사로잡혀 과거에 갇히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어른이 된다는 건 결국 남의 판단을 신경 쓰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다.어린 시절에는 나를 돌봐주는 사람이 있고, 그 울타리 안에서 보호받는다. 생의 마지막에 가까워지면 어떨까? 역시 우리는 우리를 돌봐주는 사람을 필요로 한다. 저자는 그사이의 시기가 바로 온전한 어른의 시간이라고 말한다. 이 책에는 이 시간을 최대한 누리기 위해 필요한 팁들이 가득하다.저자가 특히 강조하는 것은 완벽주의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자신이 얼마나 완벽한지에만 집중하면 도전을 꺼리게 되지만, 자신의 단점을 인정하면 나아지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고 다음 단계를 고민할 수 있다면 관계도 더 잘 맺을 수 있으며, 위기가 찾아왔을 때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이 책에는 이외에도 현명한 직장 생활, 영리한 자산 관리, 충만한 관계 등 인생을 살아가며 일찍 알아둘수록 좋은 팁도 빠짐없이 담았다. 이 팁들을 실천하기 시작하면 어른이 되는 것은 가장 복잡하지만, 또한 가장 풍부하고 보람 있고 자연스러운 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2-06-16

추상 철 용접 조각 선구자 ‘송영수 작가’ 조망전

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이 오는 9월 12일까지 1, 3, 4전시실에서 한국 추상 철 용접 조각의 선구자 송영수(1930∼1970) 작가의 조망전 ‘송영수: 영원한 인간’을 열고 있다. 스틸아트뮤지엄으로서 철 조각의 원류를 살펴보고 그 예술적 가치를 정립하고자 추진한 기획 전시회다.‘송영수: 영원한 인간’전은 송영수의 생애를 따라 그 예술적 자취를 살피며 작품을 감상하도록 마련했다. 그가 조각을 시작한 서울대학교 재학시절 작품부터 1970년 4월 1일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제작했던 주요 작품 40여 점과 그가 항상 손에서 놓지 않았던 스케치북에 남긴 드로잉들을 총망라해 소개한다. 또한 그의 일대기와 작가 노트를 바탕으로 조형 형식의 연구내용을 시기별로 주제를 나눠 전시를 구성했다. 송영수 조각가는 한국 철조 추상 조각의 제1세대로 알려진 조각가다.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한국전쟁이 나던 1950년 서울대 미대 조형과에 입학, 한국 1세대 현대 조각가인 김종영에게서 조각을 배웠다.송씨는 앵포르멜 경향의 추상 철조를 개척한 조각가로 평가된다. 그밖에 테라코타와 목조, 석조에도 관심이 깊었다.추상 조각에 대한 이해가 거의 전무했던 시절, 그는 이 분야를 개척한 선구자로 평가받고 있다.그는 이들 재료로 새나 여성의 형상을 조형화 해 실존적 고뇌를 표현했다. 주로 철, 스테인리스 스틸 같은 금속 소재를 썼지만 물성을 뛰어넘어 인간적 관점에서 해석하고 구성하려 했다.송영수는 1957년 최연소 국전 추천작가로 등극하면서 미술계에 이름을 알린다. 특히 1960년대 그가 발표한 작품들은 전후 시대의 아픔과 희망을 품어내며, 추상 용접 조각의 지평을 열었다. 송영수 조각가. /포항시립미술관 제공 더불어 조각의 공간 개념을 국내에 알리며 석고, 나무, 동판, 테라코타 등 다양한 재료와 방식을 거침없이 활용한 작품들도 발표했다.국전 추천작가와 심사위원을 지낸 송 작가는 1968년 서울대 전임교수가 됐으나 2년 뒤 심장마비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송영수 작가의 예술 활동은 20년에 불과하다. 하지만 마치 예정이라도 한 듯이 송영수는 치열한 자기 고뇌와 조형적 탐구를 끝없이 이어가며 불멸의 작품들을 남겼다.대표 조형물로는 ‘경부고속도로 준공기념탑’‘이준 열사 동상’ ‘육군사관학교 화랑천 쌍사자’ 등이 있다.포항시립미술관은 오는 18일 오후 2시 1층 로비에서 송영수 작가의 사위인 오세훈 서울시장과 이강덕 포항시장 등 인사를 초청해 ‘송영수: 영원한 인간’전 개막식을 갖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