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부터 추진돼온 국가산업단지 블루밸리가 지난 4일 착공됐다. 올해 하반기부터 공장용지 공급을 시작해 2019년 6월 말에 완료될 예정이다. 총 사업비 7천360억원이 투입돼 22조271억원의 생산유발효과를 내고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4조9천796억원이며 고용유발은 9만명에 가까우니 이만큼 남는 장사도 없다. 그동안 주민 이주대책과 서원 등 문화유산 처리 문제로 한때 추진이 중단되기도 했었지만, LH공사측의 성의 있는 조치와 주민들의 대승적 양보에 힘 입어 무난히 해결을 본 것도 특기할 일이다. `대충 눈속임`으로 넘어가려 하거나 `무리한 요구`로 중대 사업에 발목을 거는 일이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 이 블루밸리 사업의 밝은 미래를 기약하게 한다. 이번 포항블루밸리 국가산단 조성사업은 타이밍도 절묘하다. 포항~울산 간 고속도로가 올해 말에 부분 개통되고 내년 6월에 완전 개통되면, 울산의 자동차와 조선에 쓰일 강판의 공급로가 30분거리로 확보되고, 에너지, IT, 통신장비 등이 산단에 유치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철강부품 63.8%, 에너지·IT부품 13.2%, 기계부품 9%, 선박부품 7.4%, 자동차부품 6.6% 등이 입주예정이고, 인근에 주택 2천여 가구가 들어오며, 유치원, 초중고교, 연구시설, 사회복지시설, 종교시설 등이 조성되면 이것은 포항종합제철소 이래 최대 프로젝트로서 `제2의 영일만 기적`이 될 것이다.국가산업단지가 들어설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동해면, 장기면 일원은 실로 상전벽해란 말이 어울릴 듯하다. 이 지역은 조선시대 적 `말 목장`이었다. 이곳이 제주도 다음으로 큰 내륙지방의 국가 관리 말목장이었던 데는 입지적으로 말을 방목하기 적당했기 때문이다. 앞은 바다, 뒤는 천성산성이 있었으니 말이 도망갈 수 없다. 당시 지역 깡패들의 분탕질이 심하자, 흥선대원군의 친형이 목장 책임자로 와서 진압했다는 일화도 있다. 당시 말은 군수물자로 가장 중요했으니, 국가에서 특별관리를 했는데, 오늘날 그 지역이 `국가가 관리하는 공업단지`가 됐다. 제주도의 말은 배에 실어 바다를 건너와야 했지만, 장기면 천성산일대의 군마는 가장 신속히 공급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구룡포, 동해면 일대에는 `영일만종합관광단지`가 들어설 것인데, 국가산단과 함께 엄청난 시너지효과도 기대된다. 이 관광단지는 KTX의 개통으로 더 힘을 받게 됐고, 산업관광 자원으로 크게 부상할 조건도 갖추었다. 이 지역에는 조선시대의 서원(書院)들이 많은데, 건축예술과 정신문화 측면에서 소중한 관광자원이다. 문화와 산업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포항의 명소로 환골탈태할 날이 멀지 않다. 완공때까지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대승적 차원에서 협력해 주기를 기대한다.
2015-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