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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교사 성범죄가 근절 안되는 이유

여학생들 사이에서는 `교사 블랙리스트`란 것이 있다고 한다. 상습적으로 여학생의 가슴을 손가락으로 찌르고, 브레지어 끈을 잡아당겨 튕기는 짓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교사들을 학생들은 `사이코`라 부른다는 것이다. 20여년 전만해도 이런 일은 `범죄` 취급도 하지 않았다. 교사들은 “귀여워서” “커가는 것이 대견해서”라고 정당화했고, 학생들은 “감히 선생님에게 대들 수 없어서” 참을 수밖에 없었다. 성추행 성희롱이 마침내 `성범죄`로 인식되는 지금에 이르러서도 그에 대한 처벌은 솜방망이고, 학교는 숨기기를 능사로 삼는다. 그럭저럭 `사이코`들은 성범죄를 `죄`로 인식하지 않게 되었다.성범죄로 파면처분을 당한 교사는 으레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재심을 요청한다. 그러면 파면이 해임으로 감형되는 것이 상례다. 파면이 되면 연금 50%를 삭감당하지만, 해임되면 전혀 삭감되지 않는다. 학교 경영자는 쉬쉬하면서 범죄를 키우고, 소청심사위는 팔이 안으로 굽고, 해임돼도 연금 손해를 보지 않으니, 블랙리스트에 오르는 교사의 수는 줄지 않고, 사이코들은 죄의식 없이 여전히 준동한다. 현재 금품 및 향응 수수, 공금 횡령·유용으로 해임된 경우 연금이 25% 삭감된다. 그런데 왜 성범죄 교사에 대해서는 관대한가.국회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한 교원 상당수가 불륜과 음주운전, 도박 등 비위를 저지르고도 정부포상을 받았다고 한다. 33년 이상 근무한 후 퇴직한 모든 공무원은 직위 및 재직연수에 따라 청조·황조·홍조·녹조·옥조 훈장을 받게 되는데, 심각한 비위를 저지른 사람에게까지 퇴직포상을 하는 것은 사회통념에 맞지 않고, 특히 성범죄로 처벌을 받은 교사까지 훈장을 받는 것은 국민적 공감을 얻기 어렵다. 자료에 따르면, 정부포상을 받은 퇴직 교원 9천938명 중 214명이 징계나 형사처벌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경남의 한 학교 교장은 과거 불륜을 저질러 정직 3개월을 받았으나, 퇴직하면서 2등급인 황조근정훈장을 받았고, 폭력으로 20만원의 벌금형을 받은 전남의 한 교사는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다단계 판매를 한 교감이 옥조근정훈장을, 한 대학 교수는 음주운전으로 2차례나 벌금형을 받았으나 200만원 이하여서 녹조근정훈장을 받기도 했다. 그러니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고, 국민을 교육시키는 직분을 가진 교원의 경우 심사규정을 더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어난다.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로 나간다. 교원의 범죄에 관해서는 `학교의 명예`를 위해서 온정주의로 일관했다. 학교 자체나 교육행정 당국의 징계에서도 그렇지만, 법원에도 `남성우월주의`가 없지 않다. 일반인의 성범죄 처벌에 비해 교원에 대해서는 온정주의가 없었는지 되돌아볼 일이다.

2015-08-17

이산가족 6만여명 한 품고 숨졌다

통일부는 남한 이산가족 6만여명의 현황을 파악해 북측에 일괄 전달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제70주년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남북 이산가족 명단교환을 연내에 실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통일부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1988년부터 올해 7월 31일까지 이산가족으로 등록된 국내외 인사는 12만9천698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올해 6월말까지 정부 전산시스템 등을 통해 사망 사실이 드러난 사람은 6만3천406명(48.9%)으로 전체 등록자 수의 절반에 육박하며, 생존자 6만6천292명도 절반 이상(54.3%·3만5천997명)이 80세 이상의 고령자다. 이제까지 남한 이산가족 6만여명 전원을 상대로 한꺼번에 본인 확인을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대한적십자의 도움을 받아 자원봉사자를 동원하면 보름 정도면 전원 확인이 가능하다는 게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정부는 올해 추석 전후 남한 이산가족 명단을 북측에 전달할 예정이란다.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했던 어르신 12만 9천여 명 가운데 벌써 절반가량이 망향의 한을 품은 채 세상을 달리했다니 참으로 가슴아픈 소식이다. 더구나 상봉을 기다리는 생존자도 80세 이상 고령자가 절반을 넘는다니 이산가족문제는 해결이 시급한 민족적 과제다.남북이산가족 상봉은 1971년 8월 12일 대한적십자사 최두선총재가 특별성명을 통해 이산가족 재결합을 주선해주기 위해 남북적십자회담을 개최할 것을 조선적십자회에 제의한 데서 출발했다. 당시 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북한 간에 대화가 시작됐지만 상봉으로는 이어지지 못했으나 이후 남북적십자대표단이 1985년 8월 15일을 기해 `남북이산가족 고향방문 및 예술공연단`의 교환방문을 실시하는 데 합의함으로써 역사적인 첫 남북이산가족 상봉행사가 1985년 9월 20일부터 23일까지 3박 4일에 걸쳐 열렸다.당시 서울과 평양을 교환방문한 남북한 총 100여 명의 고향방문단 중에서 65명이 92명의 가족·친지들과 극적으로 상봉, 재회의 감격을 나누었다.이후 2000년 들어 6.15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면서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재개돼 2000년부터 2010년까지 모두 17회에 걸쳐 이산가족들이 서로 만났다. 그러나 2014년 2월 19차 행사를 마지막으로 남북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중단된 채 1년여 세월이 흘렀다. 금강산 관광 역시 2008년 7월 중단된 지 벌써 7년째다.광복 70주년을 맞아 정부는 인도적인 차원에서라도 이산가족 상봉을 하루빨리 추진해야한다. 살 날이 많지않은 이산가족들에게 더 이상 고통을 줘서야 되겠는가. 다시 한번 정부당국이 이산가족들의 한(恨)을 푸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주길 촉구한다.

2015-08-17

도발에는 강경대응이 약

북한이 통일에서 점점 멀어져간다. 북한은 `평양시간`을 따로 만들었다. 기존에 사용하던 표준시간에서 30분 늦어진 시간을 독자적으로 사용함으로써 국제적 고립과 남북간의 이질성을 심화시켰다. 남북간 시간차이로 인해 발생할 개성공단 출입경 절차 불편 등 남북관계를 더 껄끄럽게 만들었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목함지뢰 도발을 감행, 순찰중이던 우리 하사 2명의 발목이 잘리는 중상을 입혔다. 우리는 대화를 원하지만, 북한은 도발을 계속해왔다. 2010년 3월의 천안함 폭침, 그 해 11월의 연평도 포격, 지난해에는 무인기를 청와대 상공에 띄워 촬영했고, 지난해 10월18일에는 북한군 10여명이 강원도 철원군 MDL 인근에 접근한 적이 있고, 19일에는 파주지역 육군 1사단 인근에서 총격전을 벌였으며, 올해 4월과 7월에는 북한군 10여명이 서부전선과 동부전선 MDL을 넘었는데, 최근에는 파주 인근 DMZ내의 MDL을 440m나 넘어와 목함지뢰 3개를 매설했다.나무상자 속의 지뢰는 그동안 경기도 연천군과 강화도에서 여러 차례 발견됐다. 북측은 이 목함지뢰가 폭우에 떠내려 간 것이라고 주장했다.그러나 이번에 폭발사고를 낸 목함지뢰들은 유실된 것이 아니라 고의로 우리군 순찰로에 파묻은 것이다. 천안함 폭침을 두고도 남한 내의 종북좌파들은 `북한의 주장`에 동조했었는데, 이번에 폭발한 목함지뢰도 `유실된 것`이라 주장할 가능성도 있다. 남남갈등을 유발시킬 수도 있는 것이다.북한은 `실전용 전투훈련`을 강조하고 있다. 저속의 재래식 전투기를 이용해 폭탄을 투하하는 훈련을 하고, 군사분계선 이남으로 넘어와 지뢰탐지기에 잘 걸리지 않는 나무상자 지뢰를 매설하고 돌아간다. 모두가 실전을 겸한 훈련이다. 사고 후 한민구 국방장관은 즉시 현장으로 달려갔고, 대북방송 등 심리전을 재개했다. 대북방송 확성기는 2004년 6월 철거했다가 천안함 폭침 이후 재설치했지만 실제 방송은 자제해왔는데, 이제 이 방송을 재개한 것이다. 이 방송은 수십㎞까지 들린다.북이 두려워하는 것이 방송과 대북전단지 살포이다. 폐쇄·비밀정치로 인해 북한 주민들은 자국의 정보에서 차단돼 있는데, 그것을 방송과 전단이 낱낱이 알려주니 `정권에 대한 불신`과 `민심의 동요`를 촉발하는 `총성 없는 전쟁`이기 때문이다.이번 사태를 보면서, 북에 대해서는 유화정책이 결코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는 것을 재인식하게 됐다. 1979년 판문점 도끼만행사건때도 박정희 당시 대통령은 “미친 개에게는 몽둥이 찜질이 약”이라며 특공대를 조직해 북의 초소 4개를 파괴하는 등 강경대응으로 나가자 김일성은 바로 `유감표명`을 했다. `강자에 약한 것`이 북한이다. 일전불사의 기세로 밀어붙이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다.

2015-08-13

포항제철 청정화력발전설비 교체 왜 안되나

포항제철소가 명운을 걸고 추진중인 청정화력발전설비 교체사업을 위해 포항지역 시민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12일 오전 포항상의 2층 대강당에서는 지역발전협의회, 향토청년회, 여성단체협의회 등 포항지역의 70여개 단체 대표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포항제철 청정화력발전설비 교체투자를 촉구하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투자촉진 추진위원회의`가 열렸다. 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포항제철 청정화력발전설비 교체투자가 시급하다는 데 공감하고, 정부와 중앙부처의 규제완화를 촉구하면서 시민 10만명이 참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기로 했다.포항제철 청정화력발전설비 교체는 전력비용의 지속적인 상승에 따른 향후 경영전망을 고려하면 포항제철소의 존립여부가 걸려있다. 포스코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전력단가가 36% 급등해 포항제철소의 전기료로 지불되는 수전비용은 2014년 6천억원 수준이며, 향후 전기요금 상승폭을 연 7%로 감안하면 2022년에는 수전비용이 1조1천976억원으로 늘어나 같은 해 영업이익은 △53억원으로, 사상초유의 만성 적자로 돌아서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포항제철소의 수전비율은 포항 54%(광양 31%)로, 경쟁사인 중국의 바오산(10%이하), 신일본주금(10%)에 비해 월등히 높다. 즉, 제조공정 효율성은 우위이지만, 수전비율이 월등히 높아 원가경쟁력 하락이 심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포항지역이 대기환경보전법상 `청정연료 사용대상지역`에 묶여있어 발전연료로 석탄사용이 제한된다는 점이다. 환경부 등 정부당국은 법규상 제한을 이유로 어렵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법규상 제한은 `청정연료 사용 예외기준`을 규정한 대기환경보전법 시행령 별표 11의 3조에 따를 경우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여기에서는 `에너지 및 전력수급상의 사유`또는 `이미 허용된 대기오염배출량을 증가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증설`하는 경우 환경부 장관은 청정연료외의 연료를 사용하도록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포항제철은 기존 노후화한 제철소 발전설비(4대, 100MW)를 효율이 높은 친환경적인 최신설비(1대, 500MW)로 교체하려고 하고 있다. 또 새 설비로 교체해도 대기배출량과 CO2발생량 등 제철소 대기배출총량은 현재보다 더 감소할 것이라는 게 포스코측의 설명이다. 청정화력발전설비 교체가 성사될 경우 37개월에 이르는 공사기간 동안 연인원 약 110만명이 투입돼 1조6천800억원의 생산유발효과가 예상되는 등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 역시 지대하다.규제개혁을 소리높여 강조해온 박근혜 정부가 법규상 제한을 이유로 포항제철을 사랑하는 지역민들의 간절한 요청을 외면하지 않기를 바란다.

2015-08-13

국고는 여전히 새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최근 `공공재정 부정 청구 등 방지법안`이 조속히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복지보조금, 연구개발비, 보상금 등이 줄줄 새는 재정누수 현상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어린이집이나 복지시설이 보육시간을 조작하거나 퇴소 아동이 계속 시설에 다니고 있는 것처럼 조작해 보조금을 횡령하고, 퇴소 아동에게 지급하는 자립정착금을 주지 않았다. 한 요양병원은 진료기록부를 조작해 진료 횟수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보조금을 가로챘다. 인턴사원을 허위로 채용하거나 근로자의 근로시간과 급여 내역을 부풀린 사례도 있었다. 한 직업학교는 허위로 청년이 취업했다고 신고하거나 위탁 훈련 과정에서 수강생을 허위로 등록해 훈련비를 받아내기도 했다. 한 기업은 수도권에 있는 공장을 지방으로 이전하면서 공장 건물 면적과 기업신용평가 등급을 부풀려 국비와 지방비를 받아냈다.정부지원을 받아 연구과제를 수행하는 교수가 보조연구원의 인건비를 횡령하거나 연구과제 비용을 허위로 정산하는 사례도 많았다. 또 도로공사 과정에서 담당 공무원과 결탁해 과다하게 보상을 받거나 유가보조금을 가로챈 사례도 적발됐고, 운수·제조업체 대표들이 정년규정을 조작해 정년연장 지원금을 받아챙겼다. 범죄자들의 농간에 국민혈세가 새고 있는데, 이를 엄히 처벌할 법안은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경북지역에서는 상식밖의 예산낭비 사례가 있다. 군위군 신성면사무소는 2층 건물인데, 노인들에 편의를 준다며 최신형 엘리베이터를 설치했다. 면사무소 2층에서 한 달에 두번 노인대학이 운영되는데, 주민들은 “웬만한 노인들은 2층 가는 걸 힘들어 하지 않는다. 혈세를 함부로 쓰는 것같다”고 했다. 이런 일은 한 두 군데가 아니다. 군위읍사무소와 부계·소보·우보면 복지회관에서도 엘리베이터 신축공사가 벌어지고 있다. 우보면 복지회관만 3층이고 모두 2층이다. 이들 6곳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비용은 5억원이다.군위군의회 한 의원은 “재정자립도가 11.6%에 불과하고, 무너질 위험이 있는 소하천과 저수지 둑이 재정 부족으로 제때 보수를 못하는데, 2층 건물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것은 이치에 닿지 않는 일”이라고 했다. 의회가 왜 이런 어처구니 없는 사업에 동의했는지 의아하다. 이것 또한 포퓰리즘 행정의 한 단면이다.안동시설관리공단이 운영하는 남후면 단호샌드파크캠핑장은 홍보와는 다르게 “냉장고는 고장났고, 그늘도 없고, 모래사장으로 나가는 문은 잠겨 있었고, 물놀이시설 역시 5~6명이 들어가도 꽉차는 간이풀장이 전부였다. 선전문구만 믿고 왔다가 휴가 망쳤다”는 비난을 듣는다. 지자체가 이런 거짓말로 외지인을 불러들이면, 이런 시설은 고스란히 예산낭비로 이어진다. 상식 이하의 행정에 대한 응징이 반드시 필요하다.

2015-08-12

만인당 부실공사 철저히 보완해야

전국 최대규모의 실내체육관인 포항종합운동장내 `만인당(萬人堂)`이 부실공사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013년 문을 연 만인당은 포항 종합운동장 내 대지면적 2만9천388㎡, 건축 연면적 7천206㎡, 지상 1층 규모로 체육관 안 크기가 가로 120m, 세로 58m로 웬만한 축구장과 맞먹는다. 준공 당시만 해도 포항시는 포항야구장 등과 연계해 날씨와 상관없이 전국 규모 실내스포츠 대회를 유치할 계획이었다. 그랬던 만인당이 준공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지난 2013년 말부터 건물 균열 등 지반침하로 인한 문제가 속속 나타나기 시작했다. 약 2년이 흐른 현재는 실내스포츠 대회 유치는 커녕 동호인들이 사용하기도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현재는 체육관 바닥이 지반침하로 인한 굴곡으로 울퉁불퉁하고, 비가 오는 날에는 천장 곳곳에서 빗물이 쏟아진다고 한다. 냉난방 시설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않아 이용객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샤워실 4곳은 배관문제와 함께 벽면과 바닥에 균열이 생겨 문을 연 뒤로 한 번도 사용되지 않은 채 굳게 잠겨 있다. 정문 반대쪽 출입구는 바닥이 내려앉아 문을 여닫기도 힘든 상황이다.더 큰 걱정은 만인당이 지난 해 대형참사를 빚은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과 같은 PEB공법(pre-engineered metal building systems)으로 건축돼 자칫 붕괴사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는 점이다.지난 해 2월17일 밤 부산외대 신입생 환영회가 열리던 중 체육관 지붕이 무너져 214명의 사상자를 낸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붕괴사고의 원인이 지붕 덮개(패널)와 이를 받치는 중도리의 부실 결합인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포항지역에 호우나 폭설이 내릴 경우 만인당 역시 하중을 이기지못하고 무너져 내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대목이다.이에 대해 포항시는 만인당이 마우나리조트 붕괴 후 정부와 각종 행정기관의 검사를 받았지만, 안전문제로 지적된 것은 단 한 차례도 없어 안전하다는 입장이다. 즉, 장기지반침하로 인해 사용성이 떨어졌지만, 안전성이 떨어진 것은 절대 아니라는 것이다.이와 관련, 포항시는 ㈔지반공학회에 지반안전성검토 용역을 의뢰해 지난달 30일부터 검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다음달 27일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고 했다.포항 만인당에 대한 부실공사 논란은 해묵은 사안이다. 준공 직후부터 지방침하나 건물균열로 시민들의 눈총을 받아왔다. 최근에는 지반침하로 인한 바닥 굴곡이 심해지고, 비까지 샌다니 하루빨리 보수·보완공사를 서둘러야겠다.더구나 대형참사를 일으킨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와 같은 공법이라니 시민들의 근심이 크다. 포항시는 시민들의 걱정을 감안, 철저한 진단과 함께 보강·보완공사를 서둘러주길 바란다.

2015-08-12

선린병원 파국은 막아야

종합병원들이 수난을 겪고 있다. 의료서비스 진흥을 위한 법안이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야당이 발목을 잡고 있으니, `국회선진화법`에 대한 반감도 고조된다. 메르스까지 겹쳐 호된 홍역을 치른 대형병원들이다. 삼성 같은 대재벌이 뒷받침해주지 않는 병원들은 많이 흔들린다. 우리 지역에서도 선린병원과 도립안동의료원이 심각한 상황인데, 두 병원이 각각 다른 모습을 보인다. 선린병원은 생존가능성이 있음에도 법정관리를 위해 부도처리했고, 안동의료원은 자구노력으로 회생의지를 보이고 있다.안동의료원은 그동안 적자가 매년 불어났다. 2012년 27억4천여만원이던 적자가 지난해에는 51억여원으로 늘었다. 수입은 늘지 않았는데, 인건비는 늘었고, 경영 부실까지 겹쳤다. 그래서 특단의 대책을 마련했다. 전임 원장 퇴임후 새 원장을 선임하지 않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도 보건정책과장을 위원장으로 했다. 비대위는 `목표`를 정했다. 월평균 수입을 11억7천만원에서 13억원으로, 외래환자 400명에서 450명으로, 입원환자 140명에서 170명으로, 건강검진 실적도 늘리기로 했다. 이 목표를 향해 전 구성원들이 전력 질주키로 했다.직원들도 `정상화까지 수당 반납`, 의사와 간호사 외에는 신규인력 충원 중단, 전기 절약, 치매클리닉, 인공관절클리닉 신설, 기관 학교 대형마트 등과의 교류 협력을 강화하고,`경쟁력, 신뢰, 소통`등 3대 추진전략 9개 과제를 제시하면서 전직원이 `오뚜기 결의대회`를 가졌다. 이원경 비대위원장은 “새롭게 태어난다는 각오로 지역민에게 최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자구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은 매우 든든하고, 병원이미지를 고양시킴에 큰 도움이 된다. 환자들은 믿음직한 병원을 찾기 마련이다.좋은 병원이미지를 가꾸는 곳이 또 있다. 대구의료원이다. 3천800㎡의 녹지에 62종 1만3천 그루의 나무가 있고, 1㎞에 이르는 나무그늘 산책로와 높이 3m, 길이 10m의 폭포형 분수가 있다. 이는 대구지역 병원중 가장 큰 규모인데, 이를 주민들을 위해 개방했다. 지역친화적 병원경영에 크게 일조를 할 것이다. “병실 밖으로 녹지를 바라보는 환자는 회복속도가 빠르다”는 연구논문도 있다. 이런 좋은 이미지를 가진 의료원이라면 경영난과는 거리가 멀 것이다.포항 선린병원은 자력갱생의 길이 있는데도 `부도 후 법정관리`를 택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회생의 관건`이었던 선린재활요양병원의 의사 간호사들이 오는 14일자로 사퇴할 의사를 밝혀 선린병원으로서는 그날이 `회생의 데드라인`이 될 전망이다. 그 전에 포항시와 재계, 정계 인사들이 다같이 뜻을 모아 한목소리로 중재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어떻게든 파국을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

2015-08-11

포항과 일본의 전향적 교류

포항과 일본은 역사적으로 인연이 깊다. 2세기 신라 8대 아달라왕때 영일현에 살던 연오랑 세오녀가 이즈모로 건너가 왕과 왕비가 됐고, 포항시와 이즈모시가 철강도시라는 점도 같다. 그래서 양 도시는 일찍 자매결연을 맺었다. 20세기 초 일본 해양학원 순시선이 호미곶 부근에 해안 탐사를 왔다가 삼각파도를 맞고 침몰, 승무원 전원이 실종·사망했고, 이를 계기로 호미곶등대가 건설됐으며, 구만리 해변에 추모비가 섰는데, 매년 후손들이 찾아와 제사를 지낸다. 일본인들은 구룡포에 방파제와 부두를 건설해 어업전진기지로 만들었는데, 그 기념공원이 오늘날 일본인거리가 돼 있다. 포항시가 일본인 가옥을 보수해 `근대화거리`를 조성했는데, 일본 관광객들이 지금도 꾸준히 찾아온다. 올해 12회 불빛축제에도 이즈모시 대표자 3명이 포항을 찾았고, 일본인거리를 돌아보며, 이곳에 이즈모시의 특산물과 공예품을 상설 전시할 계획도 밝혔다. 남구 동해면에 연오랑세오녀 테마파크가 조성되면 이곳도 한일교류의 명소가 될 것이다.이즈모시 이와쿠니 데쓴도 전 시장은 `행정은 최대의 서비스산업이다` `변화는 지역에서 시작된다`란 저서를 펴내면서 `지자체의 혁명`을 이끌어냈는데, 포항시도 한국에서 가장 역동적인 도시로 평가된다. 철강일변도에서 산업다각화로 나아가면서 국제 교류 활성화를 위해 가장 활발히 움직인다. 확실히 포항시와 이즈모시는 `변화의 중심`에 서 있고, 특히 한일간에 꼬인 실타래를 풀 `일도양단의 한 수`를 가졌다.아베정부가 `고노담화`와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하는데 인색하다는 것이 지금 양국간의 최대 과제이고, 전범의 위패를 합사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면서 `군국주의에 대한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일본정부의 `야심`을 각 나라들이 성토하고 있다. 특히 태평양전쟁을 일으켜 주변국들에 고통을 준 역사에 대한 반성이 부족하다는 것도 국제적 비난거리가 되고 있다. 특히 일본 극우파들은 노골적으로 반한감정을 불러일으키며 양국간 교류에 찬물을 끼얹고 있으며, 일본의 독도정책은 양국 관계를 더 꼬이게 한다.이런 상황에서 포항과 이즈모 사이의 교류활성화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지금의 시대는 대립 반목의 시대가 아니라 교류 협력의 시대다. 미국과 쿠바, 미국과 일본, 중국과 일본, 중국과 러시아가 `대립보다 협력`의 길로 가고 있는데, 한국과 일본은 `과거사문제`에 발목이 잡혀 있다. 일본에 불었던 `한류열풍`도 숙지고, 재일교포 사회의 상권도 반토막 났다. `조센진을 혐오하는 분위기`가 고조된다. 이것은 한국에 전혀 보탬이 되지 않는다. 지금은 감정보다 실리가 우선하는 시대이다. 이 시대를 포항시와 이즈모시가 선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 기대되는 바가 적지 않다.

2015-08-11

일회성 엄포 아니기를…

장애 여학생들에 대한 교사들의 성범죄를 다룬 영화 `도가니`는 커다란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여학생에 대한 성폭력·추행 폭로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그 때 정부는 “학원 성범죄를 근절시키겠다”고 했지만, 그것은 엄포에 불과했다. 수년이 지난 지금 서울의 모 공립고등학교에서 사건이 터졌다. 대학 교수도 그렇고 심지어 중학교에서도 그랬으며, 초등학생 대상 성범죄도 있었다. 우리사회에 광범위하게 발생하는 성폭행·추행·희롱은 정부의 `성범죄 근절 약속`이 말 뿐이었음을 증명한다.최근 황교안 총리는 극약처방을 내놓았다. 고의로 은폐하거나 대응하지 않은 학교 경영자는 최고 파면까지, 성범죄 교사는 즉시 직위해제, 징계절차도 종전 60일에서 30일로 줄였다. 군인, 교원, 공무원이 성범죄로 벌금형만 받아도 임용을 제한하고 퇴직시키기로 했고, 성폭력에는 원칙적으로 파면·해임이다.경찰도 성폭력 성추행에 대해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로 즉각 파면 또는 해임, 성희롱에는 정직 이상의 중징계, 또 감찰부서에 여경을 2인 이상 배치해 성범죄를 맡긴다.지난해 모 검찰 고위 간부가 `성도착증 증세`를 보인 적이 있었다. 여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낯 뜨거운 장면`을 연출한 것이다. 사회적 여론은 “정신감정이 필요한 사람”이었다. 공직자들 중에 이런 사람들이 있음이 사실인데, 그동안 방관·방치하거나 온정적 대응으로 일관해 문제를 키웠다. 프로이트의 성콤플렉스 이론을 동원해서라도 이런 정신질환자를 치료하거나 공직사회에서 영구히 추방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그러나 성 관련 문제에 대해서는 그동안 여러번 극약처방이 내려졌지만, `냄비근성`을 벗어나지 못했다. 큼직한 사건이 터졌을 때는 바글바글 끓다가 시간이 지나면 유야무야 잊어버리고 지나다가, 다시 사건이 터지는 악순환이 거듭됐다. 아무리 `엄격한 법`을 만들어 봐야 온정주의 앞에서는 종이호랑이였다. 제대로 구실을 못하는 법이란 `벽에 걸어두는 장식용`일 뿐이다. 이번만은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인사혁신처가 성과급제 개선안을 내놓았다. `개선`인지 `개악`인지는 앞으로 시행실적을 봐야 알겠지만, 일각에서는 “연금 깎인 공무원 달래기 아니냐”하는 말도 나온다. 종전 4단계이던 공무원 실적평가에서 SS등급 하나를 추가시켜 S등급의 1.5배 높은 성과급을 준다는 것이다. 당연히 예산을 더 올려 편성해야 한다. 성과가 낮은 공무원은 재교육시키고, 그래도 안 되면 퇴출시킨다고 한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보장`이라는 헌법규정 때문에 공무원은 `철밥통`으로 불리우고, 퇴직후에도 산하기관 고위간부로 낙하산 타고 내려가니, 공무원 임용시험은 항상 최고경쟁률을 보인다. 무능·부패 공직자까지 철밥통을 차는 일부터 없애야 한다.

2015-08-10

포항공항과 東西 교류

포항공항에 얽힌 모든 문제점이 해결됐다. 비행고도를 위반해 신제강공장 신축을 포기해야 할 위기의 포스코, 공항 폐쇄 장기화 위기에 처했던 포항시, 이착륙이 위험했던 해군6전단, 피해에 몰렸던 주민 등 4가지 문제가 모두 윈-윈하게 된 것이다. 이것은 주민들과 군의 양보와 행정기관의 적극적인 중재노력에 의해 얻어진 결과이다. 지난해 3월 활주로 연장 대신 성토를 통해 4m 높이고, 공항 입구 일대 5천여평에 공원을 조성해 항공기 이륙시 소음을 막기로 했으며, 해군 6전단도 항공기의 안전운항을 위해 계획한 시뮬레이션 용역을 민원이 발생하지 않는 방향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이것은 박근혜정부가 추진해온 `군사규제 개혁`의 대표적 사례가 됐다.포항공항의 문제 해결과 함께 새로운 `선물`도 왔다. 한국항공공사 김석기 사장이 “포항공항에 동서노선을 신설하겠다”고 한 것이다.그는 “기존 남북 위주 노선에서 벗어나 광주공항과 여수공항을 연결하는 동서노선을 포항공항에 신설해 지역화합의 상징으로 삼을 예정”이라 했다. KTX 개통 후 지역공항이 활성화될 길은 저비용 소형항공사 유치가 필수적이다.김 사장은 또 “포항의 수요를 파악한 결과 50인승 이하 소형항공사는 100% 탑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여 오는 2020년 울릉도 공항의 개항에 맞춰 거점공항으로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하고 “소형항공사가 설립되면 인천을 방문한 국제관광객이 포항공항을 통해 인근 경주 등 관광지를 방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종래 김포와 제주 노선만 운항했던 양대 항공사의 재취항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저가소형항공사 유치는 불가피한 선택이다.동서 항공로 개척과 함께 영·호남을 연결하는 고속도로와 철도 신설에 관한 논의도 활발하다. 우리 속담에 “귀신은 경문에 막히고, 사람은 안면에 막힌다”고 했고, “안 본 정은 없다”는 말도 있다. 동서 간 교통로가 부실하니 동서 간에 만날 일도 적어서 자연 관계가 소원해진다. `정치적 지역감정`도 소통 교류의 부실에 의한 결과라 볼 수 있다. 영·호남 간의 교류 활성화를 위한 인위적 노력도 필요하지만, 교통로만 잘 만들어진다면 자연스럽게 지역감정도 사라질 것이다.2010년 무주~대구 간 고속도로와 전주~김천 간 철도 건설사업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지만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진척은 없었다. 이것은 `경제성`을 따질 문제가 아니다.그보다 훨씬 중요한 `동서화합과 지역감정 해소`에 관련된 문제인 것이다. 최근 송하진 전북도지사와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공동건의서를 중앙부처에 제출키로 했다.영호남 SOC 구축으로 환황해권과 환동해권을 연결하는 물류의 전진기지가 되게 하자는 건의다. 동서간에 하늘길과 도로와 철도가 하루빨리 구축되기를 기대한다.

2015-08-10

드론을 이용한 스마트농법

포항시가 항공방제를 시작했다. 북구 6개 읍면과 남구 2개 지역 볏논 5천376ha이 대상이었다. 살충제는 꿀벌에 전혀 피해가 없는 전용농약이고, 농업진흥청에 친환경농자재로 등록된 살균·살충제이다. 항공방제 현장을 찾은 이강덕 포항시장은 “무더위와 농촌의 노동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들의 수고를 덜어드리게 됐다”고 했다. 노인과 부녀자만 남은 농촌이 항상 일손부족에 시달리고, 농업대국들과 가격경쟁에 내몰리는 농업이라, 첨단기술을 이용한 `스마트 농법`은 이 시대의 화두가 됐다.굴뚝 없는 전자공업도시 구미시는 전국 처음으로 드론을 이용한 농약 살포를 선보였다. 신동면 성수들에서 진행된 시연식은 구미농업기술센터, 한국항공대학교, 한국농수산대학이 공동 추진했다. 구미시는 무인헬기로 볍씨를 파종하고, 이식비료를 살포한 경험이 있는데, 최근에는 드론까지 이용하게 된 것이다. 드론은 무인헬기에 비해 가격이 3분의 1 수준이고 사고위험이 낮고 조정이 비교적 쉽다는 장점도 있다. 쌀관세화와 한중FTA와 고령화시대를 헤쳐나갈 스마트농업으로 드론이 대세다.서울시는 각종 화재 등 수난 사고 현장에 드론을 투입하기로 했다.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초고층 빌딩이나 강 위에 드론을 띄워 상황을 파악하고 실종자를 수색한다는 것이다. 시는 이번에 드론 2대를 도입하고 내년부터 시내 각 소방서에 25대를 배치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드론은 중국산 레저용이고 비행시간이 20분에 불과해 재난상황에 쓰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체공시간이 긴 고정익 드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사고현장에서 드론이 소방헬기와 충돌하는 제2의 사고가 발생하는 것도 문제다. 지난달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부산시가 운영하는 항공순찰·인명구조용 드론이 고장을 일으켜 바다에 떨어졌다. 정부가 운영하는 드론과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운영하는 드론이 공중에서 뒤섞여 충돌할 가능성도 많고, 조작미숙으로 불측의 사고를 당할 수도 있다. 훈련과 제도 정비가 철저해야 한다.드론은 유망 미래산업이다. 미국 정부는 드론산업 육성을 위해 제도정비에 나섰다. 상업용 드론지침을 발표했는데, 물류업체, 의료기관, 안전점검기관, 언론사, 농가 등이 나선다. 수많은 드론이 창공을 날고 있으니 `하늘길 교통정리`가 필수적이다. 그래서 하늘을 구간별로 나누자는 의견이 나왔다. 60m이하는 드론이 농지대를 살펴보거나 동영상을 촬영하는 구간으로, 120m까지는 고속구간으로, 그 이상은 비행금지구간으로 구분해서 충돌사고를 막자는 것이다.우리도 이 같은 제도를 활용해서 안전하게 드론이 재난현장이나 농업에 투입될 수 있게 해야 하겠다. 드론을 수입할 것이 아니라, 창조경제 차원에서 우리 자체 기술로 제작해야 한다.

2015-08-07

노동개혁 어떻게 풀어가나

박근혜 대통령이 6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공공·노동·금융·교육 4개 개혁`을 강조했다. 이날 담화에서는 경제 전반에 대한 대수술이 필요한 데, 그중에서도 노동개혁이 첫 번째 과제라고 제시됐다. 노동개혁은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관건이라는 판단에서다. 박 대통령은 이를 위해 노사정 논의의 조속한 재개와 대타협의 도출을 요청했다. 정부는 근로자를 위한 사회안전망을 튼튼히 하고 비정규직 보호를 한층 강화하면서 노사정 대타협을 적극 뒷받침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 노동개혁을 노사정의 자율적인 협상을 통해서 풀어줄 것을 호소하고, 정부가 이에 필요한 지원에 나서겠다는 것이다.노동개혁은 시급한 과제다. 인구 구조가 크게 바뀐 상황에서 과거의 시스템을 지속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과거부터 내려온 노동 구조는 `정년 고정형 임금체계`로 생산성과 임금이 그대로 반영되는 형태가 아니다. 인구 고령화 추세가 지금 속도로 진행되는 한 유지되기 어려운 시스템이다. 임금과 연령의 상관관계를 재설정할 수밖에 없다. 당장 내년부터 정년 연장이 법률적으로 의무화되는 만큼 노동구조의 개편은 발등에 떨어진 불이됐다. 하지만 이 문제를 다룰 노사정 위원회는 벌써 넉 달째 가동중단된 상태다. 야당이 사회적 대타협 기구를 제안했지만 여당의 호응이 없으니 노사정위원회가 현실적으로 유일한 창구인데도 그렇다.노동개혁을 노사정위를 통해 이뤄내려면 두가지가 해결돼야 한다. 첫 번째는 한국노총을 노사정위에 다시 불러들여 협상을 재개하는 일이다. 한노총은 지난4월 8일 `5대 수용불가론`을 들어 결렬을 선언하고 장외로 나갔다가 최근 일반해고 지침과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요건 완화라는 두 가지 의제만 남기고 전제 조건을 철회했다. 협상의 다른 두 축은 아직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는 상태다. 노사정위 재가동에 초점을 맞추느냐, 아니면 의제 조율에 매달리느냐 어디에 무게중심을 둘지도 결심이 필요한 시점이다.노사정위가 재가동되면 쟁점은 두 가지다. 하나는 노동시장유연화 정책의 핵심이라 할 일반해고 지침을 도입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임금피크제문제다. 이 중 임금피크제는 한노총이 5대 수용불가론을 철회하면서 협상의 문을 열어놨기 때문에 풀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그렇다면 일반해고 지침 도입이 문제다. 기존 징계해고, 정리해고 외에 저 성과자나 근무불량자 등을 해고할 근거를 만드는 게 요점이다. 이 부분에 대해 양보하고 한노총이 협상에 복귀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봐야 한다.그렇다고 마냥 시간을 지체할 수는 없다. 시급한 노동개혁을 진행하려는 이 시점에 필요한 것은 협상당사자들이 모두 수긍하는 방안을 찾아내거나 어느 쪽이든 통 큰 양보를 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2015-08-07

법정관리가 최선 아니다

선린병원 경영진들이 두 편으로 갈라져 다툰다. 법정관리로 가겠다는 편과 다른 정상화 방안이 있다는 편이 나뉘어져 있다. 법인직인을 소지한 주요 이사진은 송국현, 박진우, 전일평 등이고, 조대환 변호사를 신임이사장으로 선임, `부도후 법정관리`로 가고 있는데, 이성희 상임이사와 직원 140여 명은 “요양병원 매각으로 부도를 막고 정상화로 갈 길이 있는데도, 주요이사진이 법정관리를 택했다”고 성토한다.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부채는 동결되고, 기존의 경영진이 그대로 경영권을 가진다. 법정관리제도는 `법이 도와주면 회생할 수 있는 기업을 돕는 제도`이다. 경영환경이 너무 나빠서 기업이 아무리 노력해도 회생 가능성이 없고, 그 기업은 국가경제를 위해 살릴 필요가 있을 때, 법이 부채를 동결해주고, 기존의 경영진이 계속 경영을 맡도록 한다. 그런데 이런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도 없지 않다. 경영권 다툼이 있을 때 법정관리를 선택해서 기존의 경영층이 계속 경영권을 갖는 것이 대표적 악용사례이다.종합병원은 대기업이다. 대기업이 무너지면 연관된 업체들도 무너진다. 그 여파는 엄청나다. 약과 의료기기를 공급하던 거래처들이 줄줄이 문을 닫는다. 병원 직원들이 이용하던 북부시장 식당들도 파리를 날리게 된다. 200여개 거래업체들이 현재 25~26개월 간 거래대금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선린병원이 부도처리되면, 최소 2~3억원에서 최대 20억 원까지 총 100억여원이 체불된다고 한다. 지금 당장 당면해야 할 위기가 이렇다. `법정관리와 부채 동결`은 시간을 두고 천천히 갚겠다는 뜻이다. 병원 수익이 발생하지 않으면 갚을 수도 없다.이것은 최선의 길이 아니다. 양심에 비추어서도 그렇다. 산부인과 의사, 간호사, 치료기사, 행정직원 등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위원장 이대훈)는 “재활요양병원을 340억원에 매각하고, 채정욱 전 이사장의 20억원 출연 등으로 정상화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고의부도 의혹을 제기한다.이성희 상임이사는 “부도와 법정관리를 논의한 7월 24일, 31일의 이사회는 정관에 어긋나 효력이 없고, 고의부도 역시 엄연한 불법”이라며, 형사고소와 법원에 이의 제기로 법정관리를 막을 생각이다.이제이 법인사무장은 “의사 간호사들이 다들 떠나고 있는데, 누가 이 병원에 치료받으러 오겠나. 법정관리로 가는 길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했다. 북부시장 상인들도 `선린병원 살리기 모임`을 만들었다. 1000여명 상인들은 법정관리 반대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포항의 대체적 여론이 이러하다. “고의부도 아니냐” “경영권 지키기 아니냐” “빚 탕감이 목적 아니냐” 선린병원은 그런 의혹부터 벗어야 한다. 법원도 `나쁜 의도가 있는지`살펴서 법정관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2015-08-06

돈과 권력이 재앙이다

조선조 태종 이방원이 형제들을 죽이는 왕권쟁탈전을 `왕자의 난`이라 하는데, 재벌들의 경영권 쟁탈전도 왕자의 난이라 불리운다. 삼성은 형제간에 소송까지 벌였고, 현대의 형제와 아버지는 방송에 나와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재산이 없었으면 형제 간에 사이 좋게 지냈을 것인데, 돈이 재앙이었다. 이번에는 롯데그룹이 그 재앙을 만났다. 한국과 일본에서 기업을 벌이는데, 장남은 모국어조차 못 하고, 차남은 `일본식 발음`으로 한국어가 많이 서툴다.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은 “롯데는 제과 유통 위주의 사업으로 국민 삶에 밀접한 기업인데, 우리 국민들로부터 가장 큰 혜택을 본 기업이 후진적 지배구조, 오너 일가의 정체성과 가풍 모두 우리 국민의 상식과 거리가 멀다”고 성토했다. 새정련 이종걸 원내대표는 “재벌은 국민경제의 성장동력이 아니라 국민경제의 리스크로 전락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재벌의 지배구조를 다루는 국회 정무위원회는 “만일 불법행위가 있었다면 국회 차원에서 엄중한 조치를 할 것”이라 했다.롯데가(家) 형제의 난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도 싸늘하다.새누리당 심학봉 의원(구미 갑)의 보험설계사 성폭행의혹사건은 `권력이 재앙`임을 극명히 보여준다. 권력을 잡으면 자기가 항상 갑(甲)인 줄 착각한다. 자신이 소속된 상임위원회가 열리는 그 시각 대낮에 만취한 상태에서 호텔에 여성을 불렀고, 피해 여성은 성폭행으로 고발했다가 며칠 지난 후 진술을 번복했다. 경찰은 심야시간에 그를 불러 2시간 조사 후 무혐의 의견을 붙여 검찰에 넘겼다.원칙적으로 심야에는 경찰이 조사를 할 수 없는데, 온갖 `편의와 특혜`를 제공해 봐주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래서야 의원과 경찰이 더 많은 욕을 먹는다.권력자들의 성추문 사건은 수시로 일어났다. 박희태 전 의원의 골프장 캐디 성추행, 정형근 전 의원의 호텔 객실에서의 여성 만남, 김형태 전 의원의 제수 성폭행 시도 의혹, 주성영 전 의원의 술집 여주인 성적 폭언 의혹 등이 영남지역 의원들이 관련된 사건이다.이들은 야당의 견제 없이 `여당 깃발만 꽂으면 당선`되는 텃밭에서 `겁`없이 저지른 재앙 때문에 의원직을 잃었다.`갑의 권력`은 또 있다. 교사는 학부모와 학생 위에 군림하는 `권력`이다. 제대로 교육이념을 갖춘 교사들은 사명감에 충실하지만, 일부 덜 된 교사들은 `갑질`에 빠져 여학생을 성추행의 대상으로 삼는다. `지도`란 구실로 여학생의 몸을 만져도 학생은 불이익이 겁나 반항을 못 하고, 참다 못해 신고를 해도 교장은 덮으려고만 하고 행정당국은 알지도 못한다. 이런 성도착증 환자들을 교직에서 내쫓아야 한다. `권력의 재앙`을 알게 해야 한다.

2015-08-06

이희호 여사 남북화해 계기 되길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5일 평양을 방문한다고 한다. 꼬일대로 꼬여있는 현재의 남북관계에서 북한이 이 여사의 방북을 허용한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 여사는 3박4일의 방북 기간 평양신원, 애육원, 아동병원, 묘향산 등을 방문하기로 돼 있는데, 관심의 초점은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과의 면담 성사 여부다. 이 여사의 방북은 김 제1위원장의 친서 초청으로 이뤄졌기 때문에 면담이 이뤄질 가능성은 매우 커 보인다.지금 북한에서는 김 제1위원장의 말 한마디가 모든 정책을 결정짓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하면 김 제1위원장만 설득한다면 현재 남북관계 교착국면을 반전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새정치민주연합 최재천 정책위의장은 “이 여사는 우리가 가진 가장 설득력 있는 남북화해협력의 지렛대”라고 말했다. 역사적인 6·15 남북 정상회담의 주역인 김 전 대통령의 부인이자, 북한이 거부할 수 없는 인물이라는 점에서다.그러나 통일부는 4일 “이 여사의 방북 자체가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기는 하지만 특별히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개인자격의 방문임을 강조했다. 전날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이 여사를 예방했을 때도 박근혜 정부의 대북 정책을 원론적인 수준에서 설명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통일부 측은 밝혔다.우리 정부가 이 여사 방북을 애써 개인자격으로 한정 짓는 것은 현 남북 관계가 갖는 복잡함과 미묘함, 이 여사 방북에 대한 과도한 의미 부여 차단 등 다각적 포석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그렇지만 무려 18명의 방북단을 이끌고 평양을 방문하는 이 여사가 구경삼아 나들이 가는 것으로 생각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어찌됐든 이 여사가 방북해 김 제1위원장을 면담한다면, 그의 입장을 듣고 이에 따라 향후 남북관계를 풀어나갈 방안을 찾을 수 밖에 없다. 두 사람의 대화가 주목되는 이유다.이 여사는 지난달 30일 정의당 심상정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방북하게 되면) 6·15 공동선언의 조항을 남북 양쪽이 다 지키면 좋겠다는 말을 하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선언은 요약하면 평화공존과 통일, 교류 협력을 위한 남북간 합의다. 하지만 지금의 남북관계는 분명 6·15 선언의 정신에서 어긋나도 한참 어긋나 있다.이를 정상화시키자는 이 여사의 호소는 남북 정부 모두를 향한 것이다. 북한도 이 여사의 방북 기회를 헛되이 날려버리지 말아야 한다. 김 제1위원장의 육성으로 우리 정부와 전 세계에 관계 개선의 의지를 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아울러 억류된 남측 인사들에 대한 과감한 석방과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전향적 입장 발표 등 구체적 액션까지 곁들이면 남북화해에 큰 진전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2015-08-05

선린대·병원, 초심 찾기를

인산 고 김종원 장로가 설립한 선린병원과 김 장로의 사위인 전일평 총장이 경영하던 선린대학교가 지금 심각한 내홍에 휘말려 있다. 병원은 최근 최종부도를 맞아 법정관리에 들어갈 조짐이고, 대학은 8명의 교수를 중징계함으로써 다음 학기를 위한 임시강사를 뽑는다. 병원은 경영진의 배임 및 횡령 의혹이 불거지면서 병원이미지에 치명상을 입었고, 계속된 이권다툼으로 경영은 더 나빠졌다. 환자는 급감하고, 직원 임금은 장기간 체불됐다. 선린대학은 총장의 비자금 조성 혐의로 지금 재판 중이고, 총장퇴진운동을 벌였던 교수들이 `학교 명예 훼손 및 복무규정 위반`으로 해임·정직 처분을 받았다. 인산의료재단과 인산교육재단이 내홍에 휩싸이면서 포항의 사회시민단체들도 관심 있게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는데, “산에서 길을 잃으면 높은 곳으로 올라가 사방을 둘러보라. 그러면 길이 보일 것이다”란 말이 있다. 지금 `선린문제`를 해결할 방안도 이 말 속에 있다. `인산 김종원 정신`을 돌아보며 초심으로 돌아가면 병원이미지와 대학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고, 차츰 경영도 정상화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선린병원 현관에는 큰 글씨로 `하나님이 고치시고, 우리는 치료한다`란 쓴 표어가 붙어 있다. 기독교 신앙심을 바탕으로 치료하겠다는 선언이다. 이 표어는 선린병원의 이미지를 고양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런데 경영진들이 그 정신을 깜빡 잊은 듯하다. 왜 패갈림을 해서 이권다툼을 벌였는지, 그것은 기독교정신이 아닌데, 표어와 행동이 왜 따로 놀았는지, 그저 의아할 뿐이다. 따라서 이 시점에서 `김종원정신`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이북 출신인 인산은 포항에 있던 고모댁에 다니러 왔다가 6·25를 만났다. 추운 겨울날 포탄이 떨어진 구덩이 속에 전쟁고아들이 웅크리고 앉아 해바라기를 하며 간절히 도움을 청하는 눈빛을 보고 “이 아이들을 버릴 수 없다”며 소아과 의원을 차렸고, 수익금으로 고아들을 돌봤다. 그는 김일성 주치의를 지낸 의사였고, 포항에서 금방 명의로 이름을 얻었다. 그렇게 조성한 자산으로 선린병원을 꾸렸으며, 이 병원을 개인소유가 아닌 법인으로 등록했다.인산은 80 고령이 될때까지 `선린병원 협동원장`직함을 가지고 의료활동을 계속하며 병원을 지켰다. 사리사욕은 전혀 없었던 것이 선린병원의 기본정신이었다.그런데, 병원이 이권다툼으로 `부조리 병원`이란 오명을 쓰고, 대학이 총장과 교수 간의 다툼으로 내홍을 겪는 현실을 인산이 천국에서 내려다본다면 어떤 마음일까.해결의 길은 초심(初心)으로 돌아가 김종원정신을 되찾는데에 있다. `아홉 번씩 아흔아홉 번이라도 용서하는` 그런 마음만 잃지 않는다면 무슨 문제인들 풀지 못하겠는가.

2015-08-05

군사법원 존재 이유 있는가

군법무관들이 군법을 마음대로 적용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잣대가 고무줄 잣대란 말이다. 불량 방탄조끼, 부실 잠수함 등 군 비리가 만연한 지금 군법까지 줄였다 늘렸다 한다면, 우리나라 안보는 심각한 위기에 빠진다. 힘 있는 고위직은 큰 잘못에도 유야무야 넘어가고, 힘 없는 사병의 범죄는 무겁게 처벌한다는 것이다.2010년 공군대학 총장이던 C소장은 F-15K 전투기를 처음 탑승했다가 실수로 비상탈출장치를 잡아당겨 10억원 이상의 국고손실을 야기했지만 아무 징계도 받지 않았는데, 지난해 공군의 한 병사는 군용트럭을 운전하다가 사고를 내 110여만원의 피해를 내고 동승한 간부가 다쳤다는 이유로 형사입건돼 250만원의 벌금 판결을 받았다. 이런 사례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군은 으레 그렇다”는 체념의 소리가 나온지 오래다. 이런 비정상을 박근혜정부는 반드시 고쳐놓을 것이라 믿는다.`육군 여군 A중사 사건`은 국민의 공분을 샀다. 선임에게 성추행·성희롱을 당하다가 군 당국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4개월간 아무 반응이 없었다. `국방헬프콜`에도 호소하고, 국방부 조사본부에 전화로 “내가 죽어야 조사를 해주겠느냐”고 절규하자 수사가 시작됐는데, 군검찰은 가해자에 대해 `혐의 없음`처분을 내렸다. 오히려 그 선임은 진급을 했다. 피해 여군은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로 낙인이 찍혔다. A중사의 어머니는 “내 딸이 너무나 원했던 여군인데, 지금 전역을 생각하고 있다”고 절규했다.여군 5명중 1명꼴로 성추행·성희롱을 당했고, 가해자 중에는 사단장 여단장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피해 여군 83%는 “문제아로 찍히고, 인사상 불이익이 두려워 대응을 하지 못한다”고 했다. 피해자가 오히려 전전긍긍해야 하고, 가해자는 떳떳한 이 부조리를 그대로 둘 수는 없다. 여군 1만명 시대다. 자신들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 힘을 모을 때다.군법의 잣대가 고무줄이고, 여군이 성범죄의 대상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네티즌들의 비난이 쏟아진다. “대체 왜 피해자가 몸을 사려야 하느냐, 이게 정의로운 국군의 모습인가” “국방헬프콜은 피해자를 돕는 곳이 아니고, 가해자를 보호해주는 곳이구먼” “국방헬프콜과 군검찰에 대해 철저한 감찰을 해야 한다. 그래야 힘 없는 사람들의 억울함이 없어진다” “군 내부에서만 조사하지 말고 외부기관과 연계 수사해야 한다” “군과 관련 없는 인사들로 구성된 감찰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등의 의견이 올랐다.국회 `군 인권개선 및 병영문화혁신 특위`는 “군사법원을 일반법원으로 환원해 군 사법제도를 폐지하자”는 의견을 냈다. 보안을 이유로 폐쇄적인 군사문화가 모든 문제의 발단이니, 믿을 수 없는 군사법원을 차제에 없애자는 권고안에 공감하는 국민이 많을 것이다.

2015-08-04

고준위방폐장과 원해연

원자력해체기술종합연구센터 유치를 놓고 2파전으로 좁혀진 형국이다. 부산과 울산이 결합하고, 경북과 대구가 연합하고 있다. 원자력발전소는 `건설`과 `해체`에 모두 비슷한 액수의 돈이 든다. 방사능이라는 위험물질을 취급하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원전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폐쇄해야 하는데, 폐쇄하려면 해체해야 한다. 그 해체기술을 연구하는 기관을 세우는데 1천473억원이 투입된다. 이 돈이 지역에 떨어지면 그 파급효과는 막대하다. 유치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난해 3월 신청을 받아보니 8개 지자체가 의향서를 냈다. 그러나 2파전으로 좁혀지자 4개 지자체가 포기상태다. 유치 가망성 높은 곳이 경북 동해안지역과 울산·부산 동해안 지역이다. 국내 원전 23기 중 11기가 경북 동해안지역에 있고, 경주에는 중·저준위방폐장과 원전 6기가 가동중이며, 영덕에는 풍력발전단지가 있고 원전 입지가 예정돼 있다. 울진에는 원전 6기와 신울진원전 4기가 있다. 포항에는 포스텍과 RIST, 제3·4세대가속기 등 연구인프라가 풍부하다.부산 기장군에는 남권 원자력의학원, 중입자가속기, 수출용신형연구로가 있다는 것과 2017년 고리원전1호기를 해체하게 되니, 최적의 연구환경이 만들어져 있다는 점과 고리원전·월성원전 등 원전밀집도가 최상이라는 점을 내세운다. 경주시와 기장군이 팽팽히 맞선 상황인데, 연구인프라 측면에서 보면 경주가 훨씬 윗길이다. 경북 동해안의 전 원전이 지원하고, 대학과 연구소가 많기 때문이고, 원전기술력을 보유한 포스텍ICT 본부가 포항에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원전을 해체하는 기술을 연구하는 원해연은 할 일이 많다. 방사성물질을 제거하는 제염술, 해체, 절단, 철거 등 총 38개의 기술이 투입돼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17개 기술만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기술을 이 원해연에서 연구해야 하고, 그것이 완료되면 우리도 해외 원전해체 사업에 뛰어들 수 있는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해체를 기다리는 원전이 많아서 기술만 있으면 이는 실로 블루오션이다. 빠른 기술력 확보를 위해서는 연구인프라가 잘 구축된 입지를 선정해야 하는데, 경주 중심의 경북동해안지역이 무엇으로 보나 최선이다.그런데 여기에 또 하나의 변수가 있다. 중·저준위 방폐물 처리장은 성사됐지만, 고준위방폐물인 `사용후 핵연료`를 어떻게 하느냐 하는 문제가 남는다. 실로 `엄청 높은 산`이다.정부는 아마 `원해연과 고준위방폐물 처리장`을 패키지로 `끼워팔기`를 할 것이 아닌가 하는 예측도 나온다. 경주에는 이미 방폐장이 있으니, 정부는 경주를 향해 무언의 수담(手談)을 보낼 수도 있겠다.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 문제를 놓고 시민공청회를 열고,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봐야 하겠다.

2015-08-04

자매결연의 실질적 효과

지방자치단체간 자매결연은 상당한 상생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울릉군이다. 비수기에 뱃삯과 관광지 입장료를 할인해 준다. 군은 지난 6월 7일부터 7월 23일까지 6개 자매도시 관광객들에게 선가를 40% 할인해줬고, 관광지 입장료도 울릉 주민과 같이 받았다. 경기도 안양·성남·구리시, 강원도 삼척시, 부산 수영구, 경북 포항시가 자매결연 도시들이다. 울릉도는 육지와 떨어져 있어서 독특한 식물들이 많이 서식하는 신비의 섬이고, 2012년에는 국가 지질공원 1호로 등재돼 지질학적으로 희귀해서 보존가치가 있는 섬이다.또 세계적인 여행잡지인 호주의 `론리 플레닛 매거진`에서 세계 비밀의 섬 5위에 올랐다. 최수일 군수는 “여행사, 숙박, 식당 등에서도 자율적으로 할인제도를 정착시키고, `울릉·독도 스탬프투어`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모든 국민 독도방문 프로젝트”를 정부 차원에서 실천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경북 문경시도 자매도시 주민들을 대상으로 관광시설 이용료를 최대 50% 할인해주고 있다. 서울 광진구 등 자매도시들이 문경새재도립공원과 석탄박물관, 철로자전거 등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문경의 새재는 옛시절 과거보러 한양으로 가던 선비들이 넘던 고갯길이고, `과거급제 경사스러운 소식`을 가장 먼저 듣는 곳이라 해서 마을 이름을 문경(聞慶)이라 지었다고 한다. 전통방식으로 굽는 도자기가 유명하고, 박달나무는 문경새재의 상징식물이다.서울시 송파구는 지난해부터 `롯데월드 자매도시 특별우대`사업을 벌이고 있다. 경북 영덕군과 안동시, 강원도 양양군 등 전국 8개 시군 주민들은 신분증을 제시하면 동반 3명까지 할인을 받을 수 있는데, 롯데월드를 반값에 이용하고, 성수기에는 40% 할인해준다. 강원도 속초시는 해변에 하계휴양소를 설치해 자매도시 주민들이 이용하게 했고, 삼척시도 삼척시민에 준하는 요금감면혜택을 주고 있는데, 해양레일바이크, 해신당공원과 환선굴, 대금굴, 동굴신비관, 동굴체험관 등 6곳이 할인대상 관광지다.글로벌시대 답게 서울시는 아시아 5개국을 대상으로 `원아시아 패스`를 실시하고 있다. 서울에 있는 500여개 문화·관광시설 입장료를 최고 절반까지 할인해준다. 경기도 수원시는 국제자매·우호도시 우수 학생들에게 아주대학교 국제대학원 학비 감면과 생활비 지원을 해주고 있다. 이 지원은 석사과정을 수료할 동안 이어진다.신라, 고구려, 백제로 갈라졌던 옛 삼국시대의 흔적이 아직 남아 있어서 `신삼국시대`란 말까지 나오고, 영남과 호남은 지역감정이라 앙금이 끼어 있고, 북한과는 `세상에서 가장 먼 이웃`이 되고 있다. 동·서 자매결연이 더 활발히 이뤄지고, 남·북 간 자매결연도 이제 논의됐으면 한다.

2015-08-03

보건부, 복지부 분리를

보건과 복지는 별로 상관이 없는데 이상하게 `동거`하고 있다. 찔레넝쿨에 장미를 접붙이고, 게암나무에 감나무를 접붙이는데, 보건복지부는 마치 `찔레넝쿨에 감나무를 접붙인 꼴`이다. 그런 접목(接木)은 반드시 부작용을 일으키는데 그것이 바로 메르스사태였다. 장관은 연금전문가이고, 차관도 행정가이니 보건·의료 지식이 없는 장차관이 우왕좌왕하다가 `세계적인 망신`을 샀고, 나라 경제에 엄청난 흠집을 냈다. 이제 사후약방문이라도 내야 할 시점이다.국회가 특위를 구성해 대안을 만들고 이를 정부에 권고했다. 특위는 보건부 신설을 최우선 순위로 하고, 차선책으로 질병관리본부를 `청`으로 격상시키는 방안, 차관을 복수제로 해서 복지차관과 보건차관을 두는 방안을 함께 권고했다. 지금 세계는 `전염병과의 전쟁`중이다. 새로운 변형바이러스가 끊임없이 재생산되는 상황에서 “바이러스와의 전쟁은 제3차세계대전”이란 말까지 나온다. 구제역같은 가축전염병과 메르스 같은 가축·인간 공유전염병, 이 두 가지 전염병이 인간세계를 위협한다. 어설프게 대응할 문제가 아니다.국회 특위는 400여 쪽에 달하는 활동보고서를 냈는데, 대한의협과 대한의학회가 낸 의견을 참고했다. 가장 바람직한 방안은 `보건부 분리 신설`이다. 특위는 8월에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 상정, 국회 차원에서 공식 채택하는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메르스 확산의 원인은 방역당국의 지식 부족과 오판, 정부의 비밀주의, 위기 대응 컨트롤타워의 부재와 혼선 등인데, 이를 해결할 최선의 방안은 보건부 독립이다. 그동안 복지만 외치면서 보건을 소홀히 했고, 그 합병증이 바로 메르스사태였다. 그리스 등이 겪는 `복지의 저주`를 상기하더라도 이제 복지타령은 그만하고, 전염병과의 전쟁에 나서야 한다.OECD 34개 회원국 중에서 보건과 복지가 한 부처에 있는 나라는 7개국뿐이다. 스웨덴은 2006년 보건복지부를 3개로 나눠서 사회보장부, 복지부, 보건부로 분리시켰다. 서로 업무연관성도 낮을 뿐 아니라, 전문성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지낸 전병률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보건부-질병관리청-보건소로 이어지는 체계를 짜야 신종 전염병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했다.또 여러 부처에 흩어져 있는 보건 관련 업무를 보건부에 옮겨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려면 `업무조정 시간`이 많이 걸리므로, 그 중간 단계로 복수 차관제도와 질병관리본부를 독립청으로 격상하자는 의견을 국회가 제시했다. 이번에 국회가 내놓은 `권고안`은 국민여론도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가축전염병과 인·수공동전염병이 `잊혀질만 하면` 발생하는 현실에서 어정쩡한 대응은 국민정서상 용납되지 않는다. 국회와 정부가 현명한 결론을 내야 하겠다.

2015-08-03

폭염 속 우울한 소식들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는 맞지 않았다. 대구 경북지역에는 구름만 낄뿐 폭염이 계속되었다. 그동안 잘 맞는다 싶던 예보가 근래 들어서는 짜증만 가중시킨다. 설상가상으로 들려오는 소식도 우울하다. 대구 경북이 전국에서 매우 안전하지 못한 지역으로 꼽히고, 포항항의 물동량이 10% 이상 줄었다는 소식이다. 안전이야 우리가 노력하면 향상되겠지만, 국내외적 경기를 반영하는 물동량은 지역의 힘만으로는 어려우니 더 우울하다. 지난 29일 국민안전처가 발표한 전국 안전지수에서 대구경북은 하위권이었다. 이번에 발표된 안전지수는 2013년도에 발생한 화재와 교통사고의 발생 건수를 기준으로 산출한 것인데, 38개의 지표로 구성돼 있고, 가장 비중이 높은 지표는 인구 1만명 당 사망자 수이다. 등급은 1등급에서 5등급까지 매겼는데, 대구·경북의 경우 1등급은 매우 적고 4, 5등급이 많았다. 2013년도의 통계를 바탕으로 산출한 것이어서 올해의 것과는 다르겠지만, 우리지역의 안전지수가 낮다는 사실만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고, 안전관리에 대한 반성의 자료로 삼아야 하겠다.안전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도 보여진다. 경북도교육정보센터(관장 김광곤)는 초등학교생들을 대상으로 여름독서교실을 열고 있는데 그 주제가 `안전`이다. Safety first 영어 토론, 우리집 안전책 만들기, 안전캠페인 문고리 만들기, 안전토론회, 소방서 안전교육 등의 내용으로 진행하고, 교육정보센터 1층 상설갤러리에서는 안전교실 참여 학생들이 만든 작품을 전시한다. 학생들은 여기서 배운 안전교육을 실생활에 적용함으로써 안전의식을 강화하게 된다.이번에 발표된 안전지수에서 화재분야는 대구 중구가, 교통사고분야에는 대구 달성군과 울릉군이 1등급에 올랐을 뿐이고, 대구시는 화재와 교통에서 각각 3등급이었으며, 경북도는 화재에서 2등급, 교통에서 4등급이었다.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이 화재와 교통에서 다 1등급이고 전남과 세종시는 대구 경북보다 낮은 등급인데, 그것은 국회의원 수가 많은 대도시에 예산을 많이 끌어간 결과로 보인다. 울릉군과 대구시 달성군은 교통량이 적어서 교통사고 사망률이 낮아 1등급을 받았을 뿐이다.지난 28일 해양수산부의 발표가 우리를 우울하게 한다. 상반기 포항항 물동량이 지난해보다 10.6% 줄었다고 한다. 컨테이너 화물은 35.9% 줄고 일반화물은 10.1% 감소했다는데, 이는 전국 9개 항만중 가장 큰 폭의 하락이라 한다. 수년간의 세계 철강경기 침체, 포스코 용광로 보수, 파이넥스 1공장 가동중단, 공단내 기업들의 경영위기로 원자재 수입량이 감소한 탓이다. 포항의 산업다양화가 긴요한데, 영일만항 인입철도 부설, 배후단지 조성 등에 정부가 더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한다.

2015-07-31

포스코 수사 너무 끈다

포스코 수사는 지난 3월 13일 포스코건설 사옥을 압수수색하면서 시작됐다. 베트남 등 포스코건설의 해외 건설현장에서 빼돌린 회사 돈의 이동경로를 추적했고, 토목환경사업본부를 거쳐간 임원과 협력사 대표 등 10여명이 횡령혐의로 구속됐다. 검찰은 지난 5월 정동화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을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이 이를 기각했다. 그는 “비자금 조성을 지시하거나 묵인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고, 법원도 “범죄혐의 소명이 충분치 않다”고 판단했다. 검찰 수사는 포스코 본사 쪽으로 비화됐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 재임시 포스코가 부실기업인 성진지오텍 지분을 시세보다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으로 인수해 이 회사 주식을 갖고 있던 이명박정부 실세 등에게 특혜를 주었다는 의혹을 파헤치기 시작했고, 전정도 전 성진지오텍 회장을 구속했으며, 이 회사 지분을 포스코에 매각하는 과정을 주관한 산업은행 송재용 전 부행장을 구속했다.그리고 지난 3일에는 서울 포스코센터와 포항의 동양종합건설 사옥을 압수수색하자 “정준양 전 회장을 겨냥한 수사”란 말을 들었다.그러나 포스코 수사는 연이어 난관을 만났다. 정동화 전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두번 연속 기각된 것이다. 법원은 영장실질심사를 한 뒤 “추가된 범죄 혐의의 소명 정도, 영장 1차 기각 이후 보완 수사 내용 및 심문결과 등을 종합하면 구속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 사유를 밝혔다. 검찰의 자존심에 흠집이 났고, 명예회복을 벼르게 됐다. 포스코건설의 토목본부의 국내외 건설현장에 이어 주택건설 과정에서의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수사가 번져갔고, 조경업체들로부터 각각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임원 3명이 구속됐거나 구속영장이 청구됐다.포스코 수사가 벌써 5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청년일자리 창출과 기업투자 촉진과 창조경제 확산이 박근혜정부는 최대 국정과제가 돼 있는 지금이고, 세계 철강경기 침체 속에서 악전고투하는 포스코 등 철강업계의 애환이 겹친 상황에서 포스코 수사 장기화에 대한 여론은 결코 좋지 않다. 두 차례에 걸친 구속영장 기각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김인호 무역협회장도 “의심했던 부분이 없으면 나와야지, 한번 들어가면 다른 걸 뒤져서라도 꼭 결과를 봐야겠다는 수사관행은 이제 그만둬야 한다”고 꼬집었다. “장기간 여기저기 찌르고 잘라보고 해서야 환자가 살아남겠는가”란 말도 나온다.정권이 바뀔때 마다 포스코는 수사대상이 됐었는데, 이것은 자칫 정치보복처럼 보일 수 있다. 검찰은 수사 장기화에 대해 “국민기업 포스코의 정상화가 우선”이라 했지만, 과거의 포스코 수사에서 이렇다 할 결과가 나온 적이 별로 없었다. 검찰도 경제살리기에 동참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2015-07-31

덜 성숙된 시민의식

여름철마다 반복되는 불미스러운 일들이 올해도 이어진다. `메뚜기 유월 한철`이라 하지만, 바가지요금은 여전하고, 계곡을 찾는 피서인파는 쓰레기를 그냥 버린다. 바다와 강과 계곡이 몸살을 앓는데, 자치단체 공무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이 폭염 속에서 계몽활동에 나서지만, 시민의식은 여전히 낙제 수준이다. 도심의 피서지인 영일대해수욕장에는 여전히 무질서가 난무한다. 장애인주차장에 차를 대고, 2중주차를 자행한다. 쓰레기 투기는 고질적이다. 술병과 음식쓰레기들이 함부로 버려져 쌓이고, 텐트 취사 야영은 따로 장소가 정해져 있는데, 이를 무시하고 금지구역에 텐트를 치는 피서객들이 많아 시비가 잦다.불빛축제가 벌어지는 영일대해수욕장 인근 숙박시설은 바가지요금으로 포항의 이미지를 훼손시킨다. 평소 5만원 하던 1박 방값이 15만원으로 뛰고, 바다가 보이는 방은 20만원이다. 방에 앉아서 불빛축제를 보는 가격 치고는 너무 심하다며, 포항행을 포기하는 외지 손님도 많다고 한다. 포항은 그래도 `자릿세`가 없지만, 부산 불빛축제가 벌어지는 광안리해수욕장에서는 인근 숙박업소, 커피숍, 식당, 미용실 등에서 자릿세를 받는데, 적게는 1, 2만원에서 많게는 10만원이다.청도지역의 강과 계곡은 여름철 마다 된몸살을 앓는다. 강물이 맑고 계곡의 경치가 좋아서 피서객들이 많이 몰리는 고장인데, 이를 틈탄 상인들의 불법행위가 극성이다. 특히 운문면 삼계계곡 일대 음식점들은 강에 평상을 설치하고, 물줄기를 막고 물을 가두어 물놀이장을 만들고, 하천부지를 무단 점유해 자릿세를 요구하고, 불법공작물을 설치하고, 오물투기 오폐수 무단방류, 민박·펜션의 불법 구조물변경등이 기승을 부린다. 청정지역 청도의 이미지를 결정적으로 훼손하는 일이어서 군은 철저한 단속을 벌이고 있다.열대야가 시작되고 불쾌지수가 높은 지금이라 짜증 날 일도 많지만, 공무원들의 임무 수행 과정에서 시민에 불편을 준다며 항의를 하는 일은 너무나 저급한 시민의식의 발로이다. 26일 저녁시간대에 포항의 한 아파트 20층에서 40대 남성이 투신자살 소동을 벌인 적이 있는데, 경찰관과 소방대원들이 출동해서 3시간 가까이 설득작업을 벌였다. 그런데 일부 아파트 주민들이 “소란스러워서 안면을 방해한다” “대형 매트리스에 바람 넣는 모터 소리가 시끄럽다” “아파트 전기를 누구 허락받고 쓰느냐” “언론에 보도되면 집값이 떨어지니 보도진 나가라” 등등 항의때문에 출동한 공무원들이 근무의욕을 잃을 정도였다. 이 폭염에 궂은 일 하는 공무원의 고충을 헤아리지 못하고, 자신들의 작은 불편을 못 참는 이 저급한 시민의식과 극단적 이기주의는 분명 문제다. 외지 손님을 많이 맞이하는 포항의 시민들은 특히 성숙된 시민의식을 배양해야 한다.

2015-07-30

통계청 구조조정 옳은가

정부가 올 하반기 정부부처 중 처음으로 통계청을 구조조정한다. 행정자치부는 지난 3월 각 부처 일선 집행기관의 비효율적인 서비스 전달 체계를 개선하겠다는 내용의 `정부조직관리지침`을 발표했다. 기능이 유사하거나 중복 혹은 사각지대에 놓이지 않도록 구조와 인력을 최적화하겠다는 것으로, 집행체계를 간소화 하겠다는 게 주 골자였다. 이를 위해 지방청과 사무소 등 일선 기관은 기능을 분석하고 진단하겠다고 했다. 통계청은 이 지침을 통해 당시 조직개편 대상에 포함됐고, 이 개편안이 오는 8월 중 개최되는 국무회의에서 통과될 경우 조직 효율화라는 명목으로 각 지역별 일부 사무소가 폐지·흡수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 49개 사무소에서 15개 사무소를 감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감축되는 사무소는 분소로 격하돼 인근 지방청 혹은 사무소로 통합될 전망이다. 대구·경북지역에는 현재 포항, 안동, 구미, 상주, 경산, 청송사무소가 있는데, 물론 이중 일부 사무소도 통합 물망에 올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구조조정 대상에 들어가는 행정부처들을 보면 대체로 `힘 없는 기관`이 첫순위인 경우가 많다. 통계청이 제일 먼저 대상에 올랐는데, 2009년에도 구조조정을 당했고, 이번에도 “역시 힘 없는 기관이다”란 동정의 소리를 듣게 됐다. 통계청은 당시 광역화, 슬림화 추세를 반영한다며 지방통계청과 4개 사무소, 65개 출장소로 구성된 지방조직을 5개 지방통계청과 49개 사무소로 통폐합한 바 있다.`통계청 딜레마`라는 말이 있다. 국민과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 가장 멀게 느껴지는 부서란 말이다. 소비자 물가동향, 고용동향, 산업활동 등 58종의 국가통계 중 대부분은 지방통계청에서 근무하는 통계조사관들에 의해 수집된 자료를 기초로 삼고, 통계조사관들은 주민들을 일일히 찾아다니며 면접조사를 한다. 통계조사관은 고도의 전문지식과 경험을 가진 전문직이다. 응답자를 설득하는 능력, 전산기기 조작능력, 숙련된 조사 기법 등 전문성이 필요하다. 조사통계의 80% 이상이 현장 방문 면접 청취로 얻은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된다. 그러니 통계조사관의 능력과 성실성이 `정확한 통계`의 관건이고, 통계가 정확해야 국가정책의 방향도 바르게 잡혀진다. 이와 같은 특수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획일화된 관점으로 타 행정기관과 비슷하게 규모, 부피만 줄이게 되면 결국 통계 품질을 떨어트리는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고 직원들은 우려하고 있다.통계청 직원들은 그야 말로 `음지에서 일하는` 공무원들이다. `권력`은 없고 `의무`만 있는 별로 인기 없는 공직자들이다. 그래서 그런지 정부구조조정 하면 늘 통계청을 동네북으로 삼는다. 힘이 없어서 맥 없이 휘둘리는 정부부처를 국민들이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통계청을 관심 있게 바라보고 협력하는 것이 그 첫걸음이다.

2015-07-30

의원수 절대 못 늘린다

중국 청나라때의 인문학자 이종오는 후흑학(厚黑學)이란 책을 냈다. “얼굴 두껍고 속 검은 자들이 정권 쟁탈에 승리하더라”란 내용이다. 이 책은 지금까지 스테디셀러가 되고 있을 정도로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세월이 아무리 지나도 그런 정치속성은 변하지 않더라는 `경험척(經驗尺)`이다.새정연 혁신위가 국회의원 수를 69명 더 늘리자 한다. 299명이던 의원수를 1명 늘려 300명으로 할 때도 국민은 분노했다. 안철수 의원이 200명으로 하자 했을 때 그의 지지도는 충천했는데, 오히려 1명 더 늘리자 국민들은 배신감에 몸을 떨었다. “정말 얼굴 두껍고 속 검구나”했다. 69명 더 늘릴 이유는 일견 그럴듯해 보인다. 핑계 없는 무덤은 없다. 전국을 6개의 권역으로 나누고 인구비례로 의석수(지역구+비례대표)를 정한 뒤 정당 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하는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해야 영남당 호남당 같은 지역정당이 사라진다는 논리다.지금 지역정당 구조는 깨지는 중이다. 정치인들이 만들어놓은 지역감정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국민들이 “이것은 잘못됐다”는 자각을 하면서,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을 호남이 당선시켰다. 법으로 강제하는 것보다 `국민의 자각과 시간`에 맡기는 것이 백번 낫다. 일부 정치학자들이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찬성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정치학자들은 “국회의원 수 늘리는 것은 절대 안 된다”는 국민정서가 최우선이라 생각할 것이다.국회의원 한 명에 들어가는 국민혈세가 얼마냐? 억대의 세비에 사무실 운영비, 보좌관 비서관 월급에 각종 수당까지, 하는 일 없이 싸움만 하면서 국민혈세 더 쓸 일만 만들겠다? 심지어 일부 국민들은 “국회를 없애버리면 속이 시원하겠다”고 말한다. 밤낮 `의혹`이나 제기하면서 허송세월하고, 행정력이나 낭비하고, 사사건건 대립하고 발목잡다가 `국회의원 주머니 채우는 일`에는 여야가 신통하게 잘 합의하는 이런 국회가 나라발전을 가로막는다는 쓴소리도 나온다. “히틀러가 인종청소를 한 것은 잘못이지만 국회를 무력화시켜 정책을 일사천리로 추진해나간 것은 잘 했다”는 말도 나온다.국회의원 수를 늘리더라도 세비를 깎아 총예산을 동결하면 된다는 꼬리표도 달았는데, 이것이야 말로 허황한 논리다. 국회의원들이 제 수입 깎이는 일을 용인할 듯한가? 천만의 말씀이다. 무슨 핑계를 대더라도 슬금슬금 다시 올릴 것이다. 법을 만드는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무슨 법인들 못 만들겠는가.또 인구수와 의원수 비교에서 한국은 OECD국가중 4번째로 의원수가 적다고 하는데, 문제는 `의원수`보다 `의원 질`이다. 거수기 노릇이나 하면서 시정잡배 수준의 막말이나 내놓는 의원들이 아닌가. 천하 없는 이유를 내세우더라도 국회의원 수를 늘릴 수는 없다.

2015-07-29

폭염 식힐 반가운 소식들

연일 폭염이 계속되고 밤에도 30도 열대야가 겹친 지금, 그래도 `여름, 여름, 즐거운 여름`을 노래할만한 소식들도 들린다. 메르스가 사실상 종결됐다. 더 이상 환자가 나오지 않는다. 곧 공식 종식선언이 나올 것이다. 동해안 해수욕장, 산림휴양림, 계곡 등으로 피서인파가 몰리고, 지역경제가 모처럼 활기를 띤다. 지자체들은 피서지의 안전을 위해 각별히 배려하고, 좋은 이미지 심기에 주력하는데, 일부 피서지 상인들의 바가지요금이 걱정이다. 메뚜기 유월 한철이라고, 바가지요금에 대한 유혹을 떨쳐내기 어렵겠지만, 지역 이미지 훼손이라는 값비싼 대가를 지불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하겠다.근래 들리는 소식 중 가장 반가운 것이 `창수령` 터널화 사업이 착수될 시점에 왔다는 것이다. 영덕군 영해면과 영양군 영양읍 사이를 잇는 속칭 `자라목재`에 터널이 뚫리게 됐다. 태백산 끝자락인 이 곳은 조선시대 보부상들이 영해장터에서 해산물을 사다가 영양 등 내륙지역으로 반출하던 그 `보부상길`이었다. 해발 300m의 산악지대여서 “굽이굽이 멀고 먼 눈물길”인데, 특히 겨울철에는 폭설이 두껍게 덮이고 얼음이 얼어 사람도 다니기 어렵고 차량통행이 불가능해지는 때가 많았다. 교통오지에는 기업들도 투자를 외면해 지역발전도 매우 더딘 편이었다.그러나 이희진 영덕군수는 이 지방도 918호선에 터널을 뚫어 전천후 교통을 가능케 하는 일에 주력했다. 열심히 경북도를 찾아가 설득했고, 마침내 지방도로 터널화 사업 총 31곳 중 우선순위 2위에 오르게 됐다. 국토교통위 소속 강석호 새누리당 의원의 지역구이기도 한 곳이라, 강 의원의 지원이 큰 힘이 되었다. 총 사업비 316억원 중 4억원을 우선 배정받아 기본·실시설계 용역을 2016까지 완료하고, 그 다음해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이 사업이 차질 없이 계획대로 추진되도록 영양 영덕 군민들이 힘껏 성원해주어야 하겠다.영덕군 달산면사무소 직원들과 이장 등 30여명은 3일 간 관내 전통시장을 돌며 상품권을 사용하고, 지역 명승과 특산물을 홍보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옥계계곡은 `하늘이 감춘 땅`이라 불리우는 명승이고, 팔각산은 등산객들이 많은 찾는 명산이고, 영덕대게 등 해산물과 영덕복숭아는 지역 특산물이다. 이같은 지역자랑은 `자라목재 터널`공사를 차질 없이 추진되게 하는 힘이 된다.근래에 들어 자연휴양림이 인기를 끈다. 숲과 계곡이 있고 새소리가 들리는 곳은 심신이 지친 도시인들의 힐링에 최적이다. 경산시는 2017년까지 용성면 송림리 산 4번지 일원에 자연휴양림을 조성한다. 이곳은 영천, 청도, 대구, 포항 등지에서 1시간 거리에 있어서 접근성도 좋다. 자연휴양림은 더 많이 생길 수록 좋다. 산주들이 잘 협조해주었으면 한다.

2015-07-29

보완해야 할 법규가 많다

농수산물 원산지 표시 위반에 대한 처벌이 기관마다 다르다. 외국산 농수산물을 국내산으로 속여 팔거나, 국내산과 외국산을 섞어 파는 사업자를 정부는 수시로 단속하는데, 주요 단속기관은 농식품부 산하 농관원, 식품의약품안전처, 관세청 등이다. 그런데 농관원은 두 가지 처벌 잣대를, 관세청은 한 가지 잣대만 가지고 있다. 허위표시 혹은 표시 손상 또는 변경한 경우 농관원은 형사처벌할 수 있고, 미표시에는 과태료를 부과한다. 그러나 관세청은 허위표시나 미표시 모두 형사처벌을 할 수 있다.또 기관에 따라 처벌 수위도 차이가 난다. 농관원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는데, 관세청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범죄내용은 한 가지인데 처벌내용은 다른 이런 이중잣대는 분명 비정상이다. 국회가 이런 불합리부터 바로 잡아야 할 것인데, 발목잡기와 정쟁과 정치공세로 허송세월만 하니, 이것이 과연 나랏일을 하자는 국회인지 의문이 든다.해양수산부는 수산자원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했다. 종전까지는 체장 기준으로 31종, 어획금지 기간 기준으로 33종에 대한 치어포획금지 규정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이 규정에는 고등어, 참조기, 살오징어, 낙지, 주꾸미 등 15종은 포함되지 않아서 치어를 잡아도 된다. 그러니 이런 어종들이 점점 씨가 말라가게 됐다.어획량이 해마다 줄어드는 현상을 보이자, 정부는 이번에 개정안을 만들어 15종을 추가한 것이다. 불필요한 규제는 혁파해야 하겠지만, 필요한 규제는 더 만들 필요가 있다. 해수부가 이번에 불비한 법규 시행령을 개정해 어자원 보호에 나선 것은 시의적절한 조치다.국무위원 인사에는 국회 청문회 과정을 거친다. 공직자로서의 도덕성과 직무수행능력을 검증하려는 취지이지만, 지금의 국회청문회는 그 취지에서 한참 빗나간다.“내 편 아닌 자에게는 무자비한 망신주기. 내 편에게는 파도파도 미담만 나오는 인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정파적이다. `국회청문회가 더러워서` 장관직을 사양하는 인재들이 많다.지방자치단체에서는 그나마의 청문회 절차도 없는 경우가 많다. 광주, 인천, 대전, 전남 등에서는 청문회제도를 도입했고, 전북과 제주는 청문회관련 조례를 만들었고, 서울과 부산은 도입을 논의중이다. 그런데 권영진 대구시장은 취임식때 “산하기관장 인사청문회제를 도입해 관피아란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 고 약속했지만 “상위법에 근거가 없다”는 구실로 지금까지 미루고 있는데, 이에 대해 김원구 대구시의원이 문제 제기를 했다. `달콤한 권한 행사`에 빠져서 대의(大義)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산하 기관장 자리가 `선거 보은용`으로 전락하는 한 경영합리화는 물건너 간다.

2015-07-28

문화예술이 있는 피서지

청정해역 경북 동해안 해수욕장 26개가 개장됐다. 메르스와 태풍, 경기 침체 등으로 피서경기가 지금까지는 별로 좋지 않았으나, 앞으로 최선을 다해 `메르스 상흔`을 치유하려 애쓴다. 포항시는 `6년 연속 무사고 해수욕장`을 내걸며, 올해는 더 안전한 피서지를 만든다.작년에는 3~4명의 안전요원이 오후 6시까지 근무했으나, 올해는 5~6명의 안전요원이 오후 10시까지 일하고, 다음날 9시까지 2명의 안전요원, 상가번영회원 1명, 해경과 경찰관의 합동순찰로 야간 취객들의 난동을 막는다.포항시 수산진흥과, 해양항만과, 농식품유통과, 관광협의회 관련 인사들이 주축이 돼 대구에서 불빛축제 홍보전을 펼쳤다. 개그맨 김원효씨가 홍보대사로 나서 시민들과 셀카를 찍고, 자신이 서명한 티셔츠를 선물하며, 동대구역과 동성로 일대를 돌았다.대구 피서객을 유치하려는 안간힘이다. 한편 포항시새마을문고(회장 박연옥)는 8월 7일까지 15일간 `피서지 문고`를 연다. 2천여권의 도서를 비치, 1일 3명의 회원이 봉사하고 있다. 오후 1시부터 9시까지 문을 여는데, 집에 있는 책 2권을 가져오면 신간 1권을 교환해주는 `알뜰 도서 교환전`도 한다. 건전한 피서지 독서문화를 형성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피서철이 겹친 이번 7월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는 특별한 문화예술행사가 많이 준비됐다. 포항 중앙아트홀에서는 `여러번 봐도 지겹지 않은 영화`로 알려진 `쇼생크탈출`을 상영한다. 악덕 부패 교도소장과 교도관들의 살인행위 등 악행을 통쾌하게 복수하는 내용으로 노령의 흑인과 백인 청년 간의 끈끈한 우정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 명화이다.포항시 시설관리공단과 포항예총은 28일 오후 7시 육거리 중앙상가 우체국 앞에서 `문화가 있는 날` 기념 `차향이 있는 음악회`를 연다. 중견가수들을 초청하고, 차인회 회원들도 동참해서 관객들에게 차를 대접한다.포항불빛축제와 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은 절묘하게 잘 어울린다. 불빛축제가 열리는 영일대해수욕장이 바로 지척에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미술관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피서철에는 미술관 관람시간을 2시간 늘려 오후 9시까지로 했으니, 예술도 감상하면서 불빛쇼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미술관은 현재 4개의 전시실을 열고 있는데, `지금, 여기` `사진과 비디오`전으로 `Love1` 초헌 장두건미술상 수상작가 송상헌의 `아버지의 정원` 그리고 포항 출신으로 한국 근·현대 미술사에 큰 족적을 남긴 초헌의 상설전이 열리고 있다.피서객 유치에 다들 이렇게 노력하고 있는데, 시민들도 힘을 보태야 하겠다. 외지 친인척들을 초대하고 여기저기 안내도 하면서, 지역경제 회생에 시민의 역량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2015-07-28

너무 흔들리는 사회기강

병원에 입원중인 환자가 보호자나 면회객들과 어울려 술판을 벌이는 일이 잦다. 술김에 난동을 부리는 일도 없지 않지만, 병원에서 술을 마시면 안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대부분 조용히 마신다. 나일론환자들은 상습적으로 술판을 벌인다. 병원에 금연구역은 있지만 금주구역은 없으니 의료인들도 제지할 방법이 없고, 소란만 피우지 않으면 못 본 척 넘어가기도 한다. 술을 반입하는 방법도 교묘하다. 식당에 음식을 주문할때 소주를 부탁하면 생수병에 부어 배달하기도 하고, 보온병에 담아 오거나, 종이 우유팩을 이용하기도 한다. 병실생활이 답답하고 퇴원이 가까운 환자들끼리 모이면 한잔 생각이 날 수도 있겠으나, 술냄새 풍기면 다른 환자들에게 불쾌감을 주고, 병원이미지에도 좋지 않으니 병원음주 금지에 관한 규칙을 만들어야 하겠다. 특히 응급실에는 주취자들이 난동을 부리는 일이 많은데, 이에 대한 법규도 제정하는 것이 좋겠다.변질된 계란을 버리지 않고 학교급식이나 제빵공장에 납품한 업자들이 검찰에 적발됐다. 오염된 계란을 싼값에 납품받아 계란찜, 계란탕, 계란말이, 만둣국 등으로 만들어 대구시 수성구 동구 남구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납품한 급식업체 대표와 이런 계란으로 롤케익을 만들어 예식장에 공급하거나 흑미빵을 만들어 패밀리 레스토랑에 판 제빵업체 대표들이 검거됐다. 이 빵에는 식중독을 일으키는 살모넬라균과 대장균이 기준치의 37배이상 검출됐다. 이런 자들은 국격을 크게 훼손한다. `가짜계란` 때문에 중국의 위신이 어찌됐는가.포항지역 곳곳에서 공공시설의 난간 펜스 등 금속구조물들이 도난당하고 있다. 스테인리스 등 값비싼 고급철제물들이 도적질을 당한 예는 전에도 있었지만, 경제가 나빠질 수록 이런 범죄는 더 기승을 부린다. 형산강에서 송도해수욕장 간 산책로 부근의 한 육교에는 30여개의 난간 장식이 도난당했다. 송도해수욕장 입구 평화의 여신상 주변의 펜스도 난간이 사라진지 오래다. CCTV를 서둘러 설치해야 하고, 이런 철구조물을 사들이는 고철수집상에 대한 조사도 강화해야 하겠다. 과거에는 하수도 뚜껑 등 쇠붙이를 훔쳐가는 자들이 많았는데, 이제는 단속이 느슨한 틈을 타 과감한 범행을 자행한다.민간인들의 기강해이도 문제지만, 행정기관의 `생각없는 건설사업`도 감사의 대상이 된다. 울릉도는 `녹색의 섬`으로 가꾸어야 할 것인데, 최근 울릉군이 유명 등산로 갓쪽의 절개지를 시멘트 석축으로 쌓아 삭막한 담벼락으로 만들어버렸다. 식생블록으로 쌓으면 틈새로 식물들이 자라 자연스러운 녹색의 길이 될 것인데, 이를 굳이 시멘트 석축으로 만든 이유가 무엇인가. 군 관계자는 담쟁이 덩쿨을 심을 것이라 하는데, 왜 그런 이중 예산을 들이는가. 상급기관이 감사를 벌여야 할 사항이다.

2015-07-27

대기업 귀족노조는 안된다

박근혜정부는 4가지 국정과제를 던져놓고 있다. 공적연금·규제 개혁, 교육개혁, 금융개혁, 노동개혁, 이 4가지는 역대 어느 정권도 해내지 못한 과제였다. `하는 척` 흉내만 내다가 반대에 부딪히면 유야무야 타협하고 말았다. 조용히 임기나 채우고 떠나면 그만이란 생각이었다. 그러나 박대통령은 비정상을 그대로 두고 보지 못한다. 잘못된 것을 그냥 덮고 넘어가면 그것은 `병을 더 키우는 일`이다. 그래서 규제개혁을 강력히 밀고 나가고, 공무원연금 개혁에 고삐를 죄고, 마침내 노동개혁에 착수했다.좌파정권 시절부터 우리나라 대기업 노조는 권력이 됐다. 사실상 기업총수보다 노조위원장의 `끗발`이 더 세다는 말까지 나왔다. 대기업이나 공기업의 노조는 그래서 귀족노조니 황제노조니 하는 말을 들었다. 그들의 보수와 복지 후생은 계속적으로 향상됐고, 회비로 막대한 노조운영자금을 만들어 노동운동을 펴나갔고, 법의 심판을 받아 해고된 근로자가 있으면 그 기금으로 생계비를 대주었다. 세상에 겁날 것 없는 노조는 CEO를 `쥐고 흔드는` 지경에 왔다. 그러나 정작 노동운동이 필요한 중소기업의 노조는 `기금`이 없어서 제대로 된 운동을 할 수 없었고, 보수도 대기업의 절반이다.귀족노조는 마침내 경영을 간섭하기 시작했고, 노조간부가 퇴직하면 아들에게 자리를 세습하게 됐고, 회사의 인사에 `노조와 상의`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파업`이라는 핵무기를 휘둘렀다. 공기업 노조는 신임 CEO에 대해 “낙하산을 받을 수 없다”며 출근저지운동을 벌이고, 수당 인상 등 요구조건을 들어주는 선에서 `타협`했다. 그래서 억대연봉자가 적지 않은 공기업의 방만경영이 시작됐다.현 정부는 마침내 노동시장 부조리에 칼을 댔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표가 떨어지는 한이 있어도 반드시 해내겠다” 했고, 일선실무를 맡은 이인제 최고위원은 YS시절 노동부장관을 지냈고, 평소 노동개혁의 필요성을 자주 언급했다. 그는 `합리적인 노동시장의 모습`을 열심히 공부했고, 한번 한다면 해내는 기질도 있어서 이번에 `노동시장선진화특위` 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짊어져야 할 짐이라면 십자가를 질 것”이라 했다. 새누리당 중진의원이고 경제통인 이한구 의원은 “노동개혁의 필요성은 절박한 상황에 왔다”고 했다.공무원연금개혁은 공무원 100만명과 겨루는 싸움이지만, 노동개혁은 근로자 2천만명과의 전쟁이다. 20대 총선이 눈앞인 시점에서 정치적으로 너무나 위험한 선택이지만, 우리나라가 제대로 갈길을 가게 하려면 노동개혁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지금이야 말로 이순신 장군의 “살고자 하면 죽고, 죽기를 각오하면 산다”는 말을 상기해야 한다. 국민의 절대적 지지와 호응이 필요한 사항이다.

2015-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