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때 보국대(補國隊)가 있었다. 민간인으로서 실탄이나 주먹밥을 전투현장에 나르는 대원이다. 당시는 노약자를 제외한 모든 국민이 전선에 투입돼야 할 상황이었다. 지금은 `메르스 보국대`가 활동하고 있다. 낯선 바이러스와의 싸움이 치열하고, 이제 곧 승전보를 울리겠지만, 그 `전쟁후유증`은 심각하다. 경제가 폭탄을 맞았고, 전장에 투입된 의료인과 그 가족들은 `기피인물`이 됐다. 그러나 경제를 살리고, 의료인들을 격려하는 `보국활동`이 광범하게 전개되고 있어 `환란 속에서도 미담이 있는 한국`을 다시 한번 실증한다.경북도는 경북신용보증재단, 경제진흥원 등 금융기관의 협조를 얻어 900억원의 긴급재원을 마련했다. 관광, 숙박, 운수업, 전통시장, 병의원,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외국 관광객들을 안심시켜줄 한류스타의 CF 제작, 지방재정 조기 집행으로 시중에 돈이 돌게 하며, 온누리상품권 4억원 어치를 추가로 사들여 전통시장 장보기에 쓸 계획이다. 또 포항해병대 제1사단은 예년처럼 농번기 농촌일손 돕기에 나서고, 병영내 식당 대신 민간 식당을 이용, 오천 문덕지역 식당들이 웃음을 지을 수 있게 됐다.한국은행 포항본부는 다음달 1일부터 130억원 규모의 금융중개지원대출을 실시, 경북동해안의 관광, 외식업, 소매점, 병의원, 학원 등 서비스업을 돕고, 한국은행의 은행에 대한 대출금리는 연 0.75%으로 한다. 또 메르스 진행상황을 모니터링해서 상황에 따라 지원규모와 지원대상을 조정할 계획이다.영천시(시장 김영석)는 메르스환자가 없지만, 간접피해를 입은 경제를 되살릴 대책을 마련할 TF팀을 구성, 격리가구 긴급생계비 지원, 의료비, 재난구호품 전달, 정부지원 대책을 공유하고 있다. 또 공무원 연가보상금 선지급분 중에서 일정액을 온누리상품권으로 받아 전통시장에서 사용하며, 공무원들은 매월 1회 전통시장 장보기의 날로 정하고, 구내식당의 휴무일을 늘리고, 3개 전통시장에서 점심 먹기도 한다. 영천은 예로부터 교통의 요지여서 “잘가는 말도 영천장, 못가는 말도 영천장”이란 말을 남겼고, 지금도 영천장 소머리곰탕은 유명하다.대구에서는 메르스와 싸우는 의료인들을 응원하는 편지, 성품, 현수막 행렬이 이어진다. 학생들은 정성 어린 손편지를 써보내고, 기업인들은 성품을 보내며 단체들은 응원의 현수막을 내건다. 익명의 한 시민은 100만원 상당의 홍삼액을 보냈고, 안상규씨는 500만원 상당의 벌꿀을 보냈다. CJ제일제당은 의료진들을 위해 한 달 치 식료품을 지원했다. 외부출입이 자유롭지 못한 의료진들이 편히 식사하라는 뜻이었다. 바이러스와의 전쟁에 투입된 의료인들을 위한 `보국활동`이 더 가열되어서 또 하나의 신화를 쓰는 한국이 됐으면 한다.
2015-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