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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스코, 국민의 기업으로 거듭 나길

포스코 비리수사가 정준양 전 그룹 회장 등 핵심 피의자들을 불구속 상태로 기소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내사 기간까지 포함해 무려 9개월이 걸린 장기 수사였지만 포스코 그룹 전반의 구조적 비리를 도려내겠다는 목표에 미치지 못한 성적을 거뒀다는 평가가 많다. 특히 비리 의혹의 핵심인물인 정동화 전 포스코 건설부회장의 구속영장이 두 차례나 기각되고, 다른 피의자들에 대한 영장이 기각된 일이 수사에 결정적인 타격이었다. 이후 수사는 방향을 잃고 표류하다가 수사 착수 5개월여 만에 정 전 회장과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간의 부적절한 거래가 드러나 이 전 의원의 불구속 기소란 결과로 나타났다. 검찰은 11일 수사결과를 밝히면서 이번 수사로 32명을 기소했으며 이중 17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 중 비리의 몸통으로 지목된 정 전 회장에게는 1천592억 원의 배임혐의가 적용됐다. 검찰은 수사결과 발표에서 “주인없는 포스코에 주인이 너무 많다”면서 “오너가 없는 포스코에서 임기가 한정된 전문경영인이 정치권과 유착하거나 특정 하도급 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선심을 쓰는 사례가 확인됐다”고 했다.검찰이 포스코 수사로 일부 경영진의 부패, 협력사와의 유착혐의를 밝혀냈지만 포스코 수사는 검찰에도 작지 않은 상처를 남겼다. 무엇보다 포스코의 환부를 도려내겠다는 결의로 시작된 수사가 시간이 지나면서 여기저기 찔러 뭐가 나오는지 보겠다는 `먼지떨이식`수사로 변질했다는 비판은 따갑게 받아들여야 한다. 수사를 전광석화같이 해치우지 못하고 오랜 시간 끄는 바람에 기업 신뢰도를 떨어뜨려 기업 경영에 큰 차질을 빚게 만든 것도 문제다. 더구나 계열사나 협력사에서 조성된 비자금이 어디로 어떻게 흘러갔는지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밝혀내지 못했다는 점도 개운치못하다.포스코 비리 수사가 당초 목표와는 다른 방향으로 흐르긴 했지만 소득은 있었다. 소문으로만 떠돌던 유력 정치인의 최고경영진 인사 개입, 이권 거래 등이 확인된 것이다. 정부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사기업인데도 국민기업으로 불리는 포스코에 과거 공기업의 폐해였던 구조적 비리가 있다는 사실이 재확인된 것이다. 포스코의 뼈아픈 자성이 필요한 대목이다.포스코는 11일 “주주를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 그리고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쳐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국민 신뢰를 조기에 회복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전 임직원들의 역량을 총결집해 지난 7월 비상경영쇄신위원회에서 마련한 `혁신 포스코 2.0 추진계획`을 차질 없이 실행하겠다며 재도약의 결의를 다지고 있다. 포스코가 이번 검찰수사를 계기로 대오각성해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국민의 기업으로 거듭나기를 기원한다.

2015-11-12

TPP 가입과 쌀시장 개방 압력

우리나라는 그동안 `국가 대 국가 1대1` FTA를 체결할 때 쌀을 시장 개방 품목에서 빼고 `의무수입`을 택했다. 남아도는 쌀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의 경우에는 사정이 다르다. 1대1이 아니라 `多국가간 협정`이기 때문이다. 태평양 연안 국가들 중에는 `쌀대국`이 많다. 중국, 미국, 호주 외에도 태국, 베트남 등은 `쌀 2모작 국가`들이어서 `쌀시장 개방`을 고집한다. 이런 여러 나라들의 개방압력을 막아낼 수 있겠는가.쌀시장에 관한 한 우리와 사정이 비슷한 일본을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 일본은 TPP가 발효되자 `쌀개방 압력`에서 벗어날 수 없어서 매년 적지 않은 쌀을 수입하고 있다. 한국이 TPP에 가입해서 그렇게 되면, 민란 수준의 농민시위가 벌어질 것이고, 정치권이 크게 요동칠 것이다. 최경환 부총리는 지난달 6일 “TPP 가입을 결정할 때 쌀시장은 지속적으로 보호한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라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일본의 사례도 있지만, TPP 협정 문안에 의하면, 다자 간 협정에서 한국이 그동안 썼던 전략이 먹히지는 않을 것”이라 했다.지금 우리나라 쌀 재고 문제는 `고민` 수준을 넘어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풍년이 무섭고 싫다”란 소리가 농담이 아니라 `실제상황`이다. FTA 체결 국가들로부터 의무적으로 수입하는 쌀은 매년 40만t이나 된다. 쌀 소비는 줄어들고 재고는 늘어나니 그 재고쌀 보관비가 연간 4천300억원이나 된다. 전국 양곡창고 3천900곳에 나눠 보관하는데, 10만t 당 316억원이 든다. 물론 국민혈세다. 쌀소비 촉진을 위해 쌀국수, 누룽지, 쌀건빵 등을 만들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다. 영양학자들을 동원해서 `쌀의 효능`을 선전하고, 애국심에 호소하지만, 그것도 광고비가 드는 일이라, 그리 적극적이지 못하다.대북지원이 그 중 좋은 선택이지만, 북의 계속적인 도발로 인해 5·24조치가 취해지면서 그것도 중단됐다. `달라는대로 주지 않으면 도발하는 그 못된 버릇`과 `주어도 도발하고 안 주어도 도발하는 그 악습`을 그대로 두고는 어떤 지원도 `밑빠진 독에 불 붓기`란 것을 체득한 마당에 `대북 쌀지원`은 나쁜 버릇만 계속 키워 줄 뿐이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생각해낸 것이 `쌀농사를 짓지 않고 농지를 놀리면 휴경지 지원금을 주는`기상천외한 정책까지 쓰기에 이르렀다.쌀재배 면적을 대폭적으로 줄이는 방안도 있지만, 혹시 악성 흉년이 들 경우를 대비해 `안전선`을 지켜야 하니 그것도 온전한 방법이 되지 못한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대북 쌀지원인데, 먼저 북한이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국가`가 돼야 한다. 또한 한국의 TPP 가입은 심사숙고해야 한다.

2015-11-11

대통령의 심판론, 누굴 위한건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나온 박근혜 대통령의 `국민심판론`이 지역 정가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있다. 박 대통령은 10일 노동개혁 법안과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지 않는 국회를 강력히 성토하면서 `국민 심판론`을 제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제 국민 여러분께서도 국회가 진정 민생을 위하고 국민과 직결된 문제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소신있게 일할 수 있도록 나서주시고, 앞으로 그렇게 국민을 위해서 진실한 사람들만이 선택받을 수 있도록 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또한, 박 대통령은 “국회가 이것(민생법안)을 방치해 (19대 국회 임기 만료로) 자동폐기된다면 국민은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통령이 내년 총선을 앞둔 미묘한 시기에 국민을 상대로 직접 `진실한 사람을 선택해달라`고 호소한 셈이다.일부에선 민생을 저버리고 국정화 교과서에 목맨 야당을 겨냥한 것이란 말도 있지만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겨냥해 밝힌 `총선 심판론`의 재판이란 해석이 많다. 박 대통령은 지난 6월 국회법 파동 당시 원내대표였던 유승민 의원(대구 동구을)을 가리켜 “배신의 정치를 국민들께서 심판해 달라”고 말했다. 그 이후 대구서는 현역 국회의원 물갈이설이 부각되고 있다.그래선지 10일 현재 TK지역에 출마할 예정인 친박후보들만 해도 15명 내외에 이른다. 대구는 권은희 의원의 지역구인 북구갑에 김종필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과 전광삼 전 청와대 춘추관장이, 류성걸 의원의 지역구 동구갑은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대구 동구을은 이재만 전 동구청장, 김희국 의원 지역구 중·남구는 곽성문 한국방송광고공사 사장과 이인선 전 경북 경제부지사, 최재경 전 인천지검장이, 김상훈 의원 지역구인 서구는 윤두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 이종진 의원의 달성에는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이 경선 예비후보 등록 또는 전략공천 호명을 받기 위해 대기 중이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의 대구 출마설도 끊이지 않고 있다. 경북 지역은 김재원 의원과 내달 말 국회로 복귀할 최경환 장관외에 무소속 심학봉 의원 지역구인 구미을에는 백승주 전 국방부 차관, 정수성 의원의 경주는 김석기 한국공항공사 사장, 박명재 의원의 지역구인 포항·남울릉에는 서장은 주히로시마 총영사가 출마 채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TK지역이 비박(유승민 의원과 친유승민의원)계와 친박계간 공천경쟁 각축장이 되면서 지역민들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정치권 해석대로 대통령이 같은 당 의원들을 심판해달라는 주문이라면 무엇을 위한 심판인가. 총선은 `대통령을 위한`국회의원을 뽑는 절차가 아니다.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국민의` 선량을 뽑는 축제가 돼야한다.

2015-11-11

위안부 문제에 대한 남북 공조

현 총리 아베는 `동남아 침략의 역사`를 외면하지만, 전직 총리들은 한 목소리로 `일본의 죄`를 인정한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의심할 여지도 없는 역사의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통절한 반성의 뜻을 표한다”했고, 하토야마 전 총리도 최근 서울대의 강연에서 `무라야마 담화`에 대해 “식민지 지배와 침략으로 아시아의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준 것에 대한 반성과 사죄의 뜻을 명확하게 한 담화”라 했다. 그리고 아베의 올해 8월의`종전70주년 담화`에 대해서는 “진정한 애국심은 과거의 역사적 사실을 직시하고 잘못에 대해 사죄하는 용기를 가지는 것”이라고 충고했다. `패전`을 `종전`으로 미화한 것도 비겁하다.제2차세계대전 때 나치의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에 대해 프랑스는 `공범`이라며 외국인 피해자들에게 600여억원을 배상하기로 했다. 당시 프랑스 국영철도는 7만6000여명의 유대인을 화물열차에 실어 나치 수용소로 보냈다. 이 중 3천명만 살았다. 당시 독일에 점령됐던 프랑스로서는 나치의 명령을 따를 수밖에 없었지만 “공범은 공범이다”라며 배상을 결정했다. 국영철도회사도 몇몇 나라에 있는 `홀로코스트 박물관`에 400만 달러를 지원할 계획이다.일본의 `섬나라 소인배 근성`은 구제불능이다. 그들은 `양심의 소리`를 탄압한다. 우에무라 아사히신문 기자는 1991년 8월 고 김학순 할머니 등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증언을 보도했다. 그것은 위안부 문제가 최초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계기가 됐다. 그동안 피해 할머니들은 수치심으로 입을 닫았고, 언론들도 “남의 아픔을 건드리지 말자”며 자제했었다. 이 `약점` 뒤에 숨어 있던 일본정부는 우에무라의 기사에 급소를 맞았다. 그는 신문사에서 해고됐고, 우익들의 집요한 협박을 받으며, 임시직조차 유지하기 어려운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런 `일본의 양심`을 우리 정부와 대학에서 보호·예우해야 한다.일본군 위안부와 강제징용에 대해서는 남북이 공조해야 할 `공통분모`이다. 최근 북한 외무성은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는 남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북에도 있다”면서 “전체 조선민족이 당한 피해를 전조선적으로 해결하지 않는 한 이 문제는 종국적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며 일본의 반인륜적 범죄와 가해에 대해 국가적 책임을 인정하고 배상하라고 촉구했다.일제가 전국적으로 자행한 일이니 남과 북이 다를 리 없다. 2005년 북한 거주 피해자 박영심 할머니의 증언이 있었고, 다른 피해자들은 수치심으로 침묵하고 있을 뿐이다.일본정부가 궤변과 요설로 빠져나가려 하면, 한국·북한·중국은 협력해서`사실 기록`으로 맞서야 한다. 자료집 발간, 다큐멘터리, 영화 등으로 일본의 잔인한 범죄행각을 더 널리 알려야 한다.

2015-11-10

선거구 조정 희생양 된 경북

경북 국회의원들이 경북 선거구 2석을 줄이는 새누리당 선거구획정안에 반대하며, 농어촌·지방 배려 방안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현재 선거구획정 협상안은 서울, 경기, 인천 등 5개 시도에서 12개 선거구를 증가시키는 한편 경북, 강원, 전남북 등 5개 시도에서 6개 선거구를 감소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문제는 선거구 감소지역 중 강원, 전·남북, 광주에서는 각 1석이 줄어드는 반면 경북만 2석이 줄어들게 돼 있다는 점이다.이에 대해 경북 의원들은 헌법재판소의 `인구 편차 2대1 결정`은 인구가 밀집한 수도권은 상한 `2`에 가깝게, 농어촌·지방은 하한 `1`에 가깝게 선거구를 획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취지란 주장이다.여야 원내대표 역시 이런 취지에서 지난 10월 5일 “선거구 획정과 관련하여 농어촌지역의 의석이 줄어드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정개특위가 조속한 시일 내에 강구하도록 한다”고 합의했다는 것.경기도의 경우 현재 인구 1천246만명에 의석이 52석인 데, 선거구당 평균 인구 21만을 기준으로 하면 60석이 돼야하므로 8석이 부족한 것 처럼 보이지만 헌재 결정 취지대로 인구 상한 28만을 기준으로 하면 45석이 된다. 따라서 현 52석은 어느 정도 대표성을 확보하고 있는 의석 수란 것이다. 마찬가지로 경북의 경우 현재 인구 270만명에 15석인데, 평균인구 21만을 기준으로 하면 13석이므로 2석이 많은 듯 보이나 헌재 결정 취지대로 인구 하한 14만을 기준으로 하면 19석이 돼야하므로 현 15석은 결코 과대한 것이 아니라 적정한 의석으로 볼 수 있다.실제로 30만 인구의 수도권 선거구를 인구상한을 초과했다는 이유로 쪼개서 인구 15만명의 소규모 선거구를 만들고, 11만~12만 인구의 농어촌·지방 선거구를 하한에 미달한다는 이유로 통폐합해 22만~23만명의 거대 선거구를 양산하는 것은 도시의원을 늘리고, 농어촌의원을 감소시켜 지역대표성을 약화시킬 뿐이다.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이병석 위원장은 9일 농어촌 대표성 확보를 위해 인구 상한 초과로 분구되는 도시경계에 인구미달로 통폐합되는 농어촌 선거구가 있는 경우, 해당 시도의 정수 변경 없이 농어촌지역 선거구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중재안`으로 제시했다. 이럴 경우 강원 1곳, 충청 1곳, 호남 1곳의 농어촌선거구가 인구 미달로 통폐합되지 않고 선거구를 유지할 수 있게 되며, 경북도 인구미달 선거구 중 한 개 선거구를 현행처럼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 역시 한 방안이 될 수 있다.선거구 획정안 처리시한인 13일을 앞두고 여야 지도부가 10일 만난다니 농어촌·지방을 배려하는 방향으로 선거구 획정안을 전면 재검토해주기를 기대한다.

2015-11-10

노인일자리와 청년일자리

미국 소설 `2030년 그들의 전쟁`에는 한 청년이 버스에서 총기로 노인들을 살해하는 장면이 나온다. “우리가 힘들게 번 돈을 왜 노인들의 진료비로 내야 하나”이것이 이유였다. 생산인구보다 소비 인구가 많아질때 `강제 인구조정`이 행해진 역사가 있다. 일정 나이가 되면 노인을 버리는 `고려장`이 그것이다. 또 에스키모족에는 `자살가출`이라는 풍습이 있다. 식량만 축내는 노인들은 스스로 밖으로 나가 걸어가는데, 곰을 만나 먹히거나 얼어 죽는다. 충효를 최고의 미덕으로 아는 동양사회에서는 그런 일들이 벌어지기 어렵지만, `노인자살`이 유난히 많아지는 것도 `생산인구를 크게 능가하는 소비인구`가 한 원인으로 꼽힌다. `젊은이 1명이 노인 3명을 부양해야 하는` 지금, 동양사회에서도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청년실업이 고질화되는 현실이다. 그래서 정부는 `청년일자리 창출의 기치`를 높이 들고, 기업들을 으르고 달래며, 대통령이 앞장서서 `청년희망펀드`를 조성하는 데, 대기업들은 적지 않은 돈을 기부한다.결국 해법이란 노인일자리를 더 만들고, 청년들이 일할 수 있는 좋은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드는 일인데, 그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일본에는 노인 중심으로 협동조합을 만들거나 소규모 기업 등을 만들어 자립한 사례가 많다. 청소년 상담소, 장애인 도우미, 병원 데려다 주기, 애보기, 장보기 등 맞벌이 부부들이 필요로 하는 일을 노인들이 맡아주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문화유산해설사, 숲해설사, 텃밭농사, 빵제조·판매, 자원봉사 등 다양한 노인일자리를 만들어가고 이미 제자리를 잡은 것도 많다. 유럽에는 80 노인이 바텐더 일을 하며 즐겁게 생활하는 사례도 많다.1996년 캐나다 퀘백은 실업률이 16%에 달했는데, 이 문제를 `사회적 경제`로 풀었다. `공공경제`와 `민간경제` 사이에 양자를 융합한 `틈새경제`가 있는데, 이것이 사회적경제이다. 퀘백시는 `상티에`라는 민·관협력기구를 만들어서 사회적 기업을 만드는 방법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지도·전수하는 일을 한다. 그래서 노인분야, 재활용 서비스 분야, 보육 분야에서 일자리를 많이 창출했다. 우리나라는 노동부가 이 일을 전담하는데, 민과 관이 협력하는 기구를 만드는 것도 연구해볼 필요가 있다.`청년희망펀드`에 대기업들이 적극 호응하고 있고, 청년취업기회 확대, 구직 애로 원인 해소, 민간일자리 창출 지원 등 원론적 방향은 명시하고 있지만, 어떤 사업을 벌일 것인가 하는 `구체적 사업계획`은 보이지 않는데, `청년창업 지원`이 가장 요긴해 보인다.`한 번 실패하면 끝`인 청년창업의 현실에서 `실패해도 재기하도록 지원하는` 일에 희망펀드가 쓰여졌으면 한다.

2015-11-09

정치지망 장관의 말바꾸기 이래도 되나

내년 총선에서 경주 출마설이 끊이지 않았던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8일 장관직 사퇴의사를 공식 표명하자 뒷말이 무성하다. 정 장관은 이날 사퇴 기자회견에서 총선 출마설에 대해 묻자 “그것을 포함해 신중하게 생각해보겠다”고 말해 출마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았다. 정 장관은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행자부의 전신인 안전행정부 장관으로 취임해 근무해왔다. 사실 지역정가에서도 정 장관의 총선출마설은 오래전부터 흘러나왔다. 문제는 정 장관이 그런 얘기들이 나올 때마다 강하게 부인해 왔다는 점이다. 취임 1년을 맞아 지난 7월 가진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출마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소설 같은 이야기 자꾸 한다”고 일축했다. 또 지난 8월 25일 새누리당 의원 연찬회에 참석해 만찬 건배사로 “`총선`이라고 하면 `필승`을 외쳐달라”고 말했다가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에 휩싸인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총선 출마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새정치민주연합은 정 장관이 총선 출마를 시사하며 사의를 표명하자 “건배사 사과 당시에는 총선 출마 생각이 없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어놓고 이제 와서 의견을 듣고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니 어이가 없다”고 비난했다.야당 지적대로 정 장관은 불과 몇 달 지나지 않아 말을 바꾼 셈이 됐다. 장관이 총선 출마 의사를 미리 밝히게 되면 부처 장악력이 떨어져 일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한다 해도 씁쓸한 대목이다. 한 나라의 장관이 거취를 묻는 질문에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꾸는 상황을 자초하지는 말았어야 했다.정치인 출신 장관이 총선을 앞두고 사퇴하는 것은 그리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 지난달 19일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이나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역시 국회의원으로서 장관에 발탁됐다가 사퇴하고 국회로 돌아갔다. 정부에 남아있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도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는 국회로 복귀해 총선 출마를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법대학장을 지낸 학자로서 행정관료 최고봉인 장관직을 수행한 그가 왜 이런 자충수를 뒀는 지 알수없다.통상 정치인 출신 장관은 장점이 적지않다. 유권자의 심판을 받아 검증된 점이나 국가 현안을 정무적으로 판단하는 능력 등이 그것이다. 현행 헌법도 국회의원의 입각을 제한하지 않는다. 그러나 누가 보더라도 차기 선거에 나갈 가능성이 농후한 사람을 장관으로 앉히는 것은 당사자에게 경력 하나 달아주는 결과가 될뿐 국정 전반에는 도움이 되지않을 것이다. 이번 일을 타산지석 삼아 박근혜 정부는 장관직을 마지막 봉사의 기회로 생각하고 몸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을 발탁해 주기를 기대한다.

2015-11-09

`국정 발목잡기` 정말 지겹다

정부와 청와대, 여당은 `역사교과서에 대한 불간섭`을 천명하고, 국회는 한·중 FTA 비준동의안 등 경제·민생현안에 집중하자고 했다. 고위 당·정·청은 “국사편찬위원회는 독립성을 가져야 하며, 이를 위해 정치권은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야당이 국회일정을 거부하고, 민생을 외면하면서 역사교육을 정쟁수단으로 삼는 것은 전형적인 정쟁 정당의 모습”이라고 했다. 상 위에 놓인 음식이 마음에 안 든다고 밥상 뒤집어 엎고 가출하는 `철부지 정당`의 버릇은 여전하다는 비판이다.국회에는 화급한 민생·경제법안이 산적해 있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제정안, 관광진흥법 개정안, 국제의료사업지원법 개정안, 경제활성화 법안, 노동개혁 5대 법안, 한·중FTA 비준안, 2016년도 예산안 등은 미래의 먹거리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지체 없이 처리돼야 한다.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국민이라는 국정 북극성을 향해서 꿋꿋이 정진하고, 한·중 FTA 비준안, 노동개혁 5대법안 등이 조속히 처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새누리당은 야당이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며 의사일정을 거부한 것을 비판하는 결의문을 발표했고, 김무성 대표는 의총에서 “야당은 10·28 재보선에서 국민의 엄혹한 심판을 받고도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며 “정치권에 주어진 제1의 임무는 구태의연한 정쟁이나 소모적 공방이 아니라 민생과 경제 살리기”라고 했다. 야당은 흡사 `역사교과서에 목숨을 건 것처럼` 이것 하나 붙잡고, 국민을 선동하며, 연예인들까지 동원해 국정화를 저지하지만,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고, 루비콘강을 건넜다. 박근혜정부는 호락호락 `반대에 굴복`하지 않는다. 비정상인 것을 정상으로 바꾸는 일을 확고부동한 대전제로 삼기 때문이다.지난해 11월에 타결된 한·중 FTA의 국회 비준을 리커창 중국 총리가 우리측에 특별히 부탁했다. 관세가 철폐되면 양국의 수출업체가 침체에서 벗어나게 된다. 정부는 비준절차가 하루 늦어지면 40억원의 수출증가 기회를 놓치게 된다고 했다. 이 FTA가 발효되면 향후 10년간 GDP 0.96% 추가 성장, 소비자 후생 16조여억원 신장, 무역수지는 20년간 평균 4천2백여억원이나 개선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국가이익을 외면한 채 교과서 하나 붙잡고 국민을 선동하는 모습은 정말 지겹다.김부겸 새정련 전 의원도 “야당의 10·28 재보선 참패는 당내 분열이나 국민의 삶을 외면한 싸움으로 국민이 실망한 결과”라면서 “총선이 5개월 앞으로 다가오고 있어, 당내 여러 세력, 당바깥의 여러 세력과 어떻게 하면 좋을지,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다행히 새정치연합이 다음주부터 `길거리 투쟁`은 그만두고 국회복귀를 하겠다니 민생을 챙기는 정치가 회복되길 기대한다.

2015-11-06

원해연 유치, 패키지로 결정되나

원자력해체기술종합연구센터(원해연)의 도내 유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징후가 있어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배덕광(부산 해운대 기장갑) 의원에 따르면, 지난 4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열린 부산시와 새누리당 부산시당의 당정협의에서 “산업부에서 사용 후 핵연료 저장시설과 원해연을 묶어서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표가 있었다는 것. 이날 발표가 사실이라면, 정부가 고준위 핵폐기물 처리장을 만들기 위해 원해연과 `패키지`로 입지를 결정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고준위 핵폐기물 처분장 부지 선정과 관련된 계획을 올해 연말까지 마련할 예정이다.원해연 유치가 뜨거운 감자가 된 것은 원전 해체 산업이 미래성장동력으로서 엄청난 시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원전 1기를 해체하기 위해서는 6천억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산되며,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세계 원전 해체 시장의 규모가 2030년 500조원, 2050년에는 1천조 원(누적기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그동안 정부는 원해연 입지 선정기준과 관련해 아무런 답을 내놓지 않았다. 원해연의 주무부서인 미래창조과학부는 원해연의 사업성 분석을 위한 예비타당성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데, 당초 지난 6월 결과가 나올 예정이었지만 올 연말로 늦춰진 것. 정치권에서는 원해연을 추진 중인 미래부와 원전을 주관하는 산업부간 의견차이가 큰 데다 유력한 두 지자체의 유치운동이 뜨거워 후폭풍이 우려되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현재 원해연 입지로 가장 유력한 지역은 경북과 부산·울산지역이다. 경북은 국내 전체 원전 23기 가운데 절반 가량인 11기(한울·월성)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과 중·저준위 방폐장이 경주에 있어 연구 과정에서 나오는 방폐물을 처분하기 좋다는 점을 강조한다. 부산·울산은 원해연 공동 유치를 노리고 있는 데, 부산 기장군과 울산 울주군에는 원전 6기 가동 중이며, 4기가 건설 중인 점, 그리고 부산에 첫 해체 원전인 고리 1호기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경북도와 경주시 역시 원해연 유치를 위해 노력을 기울여왔다. 지난 7월에는 경북도-대구시-경주시 간 `원자력해체기술종합연구센터(이하 원해연) 유치를 위한 상호협력 MOU`를 체결했고, 지난 9월에는 원자력해체기술종합연구센터 유치를 위한 `대구·경북 에너지산업 활성화 컨퍼런스`를 열었다. 또 원해연 경주 유치 희망을 담은 20만 명의 서명서도 정부에 전달했다.만약 원해연을 사용후 핵연료저장시설과 묶어 입지를 결정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두 지역 모두 유치 자체를 재검토해야 할것이기 때문이다. 정부도 지자체들간 혼선을 일으키지 않도록 즉각 확인해줘야 마땅하다.

2015-11-06

음식쓰레기 다량배출사업장 기준 바꿔야

포항지역 대형음식점들이 음식물쓰레기처리 비용부담이 커져 볼멘소리다. 포항의 음식물쓰레기 처리수수료는 공동주택 및 단독주택, 면적 200㎡ 미만 음식점을 포함한 소량배출자와 면적 200㎡ 이상 휴게음식점 및 일반음식점 중 다방, 제과점, 커피전문점 등을 제외한 다량배출사업장으로 구분돼 부과되고 있다. 소량배출자의 경우 ㎏당 30원, 또는 ℓ당 22원으로 처리수수료가 설정돼 있고, 판매되는 납부필증을 음식물쓰레기에 부착해 배출하고 있다. 반면 다량배출사업장은 배출자와 음식물쓰레기 운반업자 간의 계약에 의해 수수료를 결정한 뒤 계약을 한 운반업자가 직접 음식물쓰레기를 수거하도록 하고 있다.문제는 다량배출사업장이 ㎏당 100원이 넘는 수수료를 운반업자에 지불하고 있었으나 운반업체들이 지난 9월부터 적게는 50%, 많게는 70%까지 인상해 비용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것.실제로 포항지역 다량배출사업장에서 배출하는 하루 평균 약 40t의 음식물쓰레기를 경주소재 음식물쓰레기 처리업체인 A산업이 포항지역 운반업체 7곳으로부터 배송받아 처리해왔는데, 지난 5월부터 처리수수료가 t당 7만원에서 9만원으로 올랐고, 최근에는 10만원까지 올랐다.얼마전까지 시가 t당 2만원씩 보조금을 지원해 왔으나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일면서 지난 8월부터는 보조금 지원마저 중단됐다.음식물쓰레기처리비용 부담은 늘었는 데, 시가 지원하던 보조금 마저 중단됐으니 다량배출사업자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게 된 것이다.다량배출사업장의 쓰레기처리비용 부담이 커지자 영업장 면적에 따라 다량배출사업장을 구분하고 있는 관련조례 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경북도내 23개 시·군의 경우도 폐기물관리법에 근거한 영업자 모두에게 부과하는 일부 시·군(경산시, 안동시, 영주시, 예천군)을 제외한 19개 지자체에서 125㎡ 이상에서 250㎡ 이상까지 기준점을 설정하고 있다. 인구 42만명의 경북 제2도시인 구미시와 인구 3만명이 채 안되는 군위군이 영업장 면적 250㎡이상의 경우 음식물쓰레기 다량배출사업장으로 구분하고 있다. 도내 제1도시인 포항시와 도내 최소인구 지자체인 영양군이 영업장 면적이 200㎡이상일 경우, 김천시, 봉화군, 청송군은 125㎡이상일 경우, 영덕군은 165㎡이상일 경우, 울릉군은 240㎡이상일 경우 음식물쓰레기 다량배출사업장으로 구분하고 있다.단순히 영업장 면적으로 음식물쓰레기 다량배출사업장을 구분하는 건 문제다. 음식물쓰레기 배출량에 의해 구분한다면 수익자부담원칙에 부합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기술적인 문제가 예상된다. 업체별 배출량 확인을 위한 시스템 없이는 시행이 어렵기 때문이다. 음식물쓰레기를 잘 처리할 묘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2015-11-05

영양군의 `밤하늘 보호공원`

밤하늘도 `보호` 받아야 할 대상이 되었다. 그동안 밤하늘은 천문대나 기상관측소만이 보호했고, 일반 국민들은 잊은지 오래다. 밤이 되면 조명등과 친할 뿐 하늘에 별과 달이 있다는 것조차 망각하고 지낸다. 사람들은 야경(夜景)을 관광상품으로 개발하고, 문화유적지들은 조명으로 밝혀지니 “아, 신라의 달밤”은 흘러간 가요에서나 남아 있을 뿐이다. 전등이 발명된 후 사람들은 점점 밤하늘과 멀어졌고, 야생 동물들만 `야행성 눈`을 가지고 농작물을 해친다. 한적한 농촌 지역에서 야간산행을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산길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깜짝 놀란다. “하늘에 저렇게 많은 별들이 있었구나!”감탄하면서 `우주의 신비` 앞에서 숙연해진다.도시생활만 하는 사람들로서는 상상도 못할 장관이 하늘에 펼쳐지는 것이다. 도시의 전등빛은 하늘의 별빛을 잠식한다. 도무지 별이 보이지 않고, 심지어 보름달조차 가로등의 행렬 속에 묻혀버린다. “인간들에게 밤하늘을 돌려주자”는 취지에서 국제밤하늘협회(IDA)가 창설됐고, 지금까지 미국, 영국, 헝가리, 독일, 네덜란드에 밤하늘보호공원을 지정했다.IDA는 최근 “양양군 일대를 아시아의 첫 국제 밤하늘 보호공원으로 지정했다”고 발표하고, 2일 영양군청에서 공식 지정서를 전달했다. 세계에서 6번째이고, 아시아에서는 첫번째 지정이다. 영양군 수비면 수하 2·3리에는 자연생태공원과 생태숲이 있고, 인공시설은 반딧불이 천문대와 청소년수련원이 있을 뿐이다. 인가도 40가구 뿐이니 `빛공해`와는 거리가 멀다.영천 보현산 천문대와 함께 `전등빛의 방해를 받지 않는 밤하늘`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우주는 본래 `암흑물질로 가득찬 공간`인데, 여기에 `인공빛`이 침범해서 빛공해가 생겼다.현대의 조명기술은 `밤의 문화`를 만들어냈다. 기후가 불순한 유럽은 일찍 야회(夜會)가 발달해서 밤새 즐기다가 낮 12시에 출근하는 예가 많다. 경주 역사유적들은 밤새 조명등 불빛을 받는다. 나무들도 밤에는 쉬어야 하는데 유적지의 나무들과 가로수들은 `밤의 휴식`이 없어 고달프다. 그러나 `신라의 달밤`을 관광상품으로 내놓은 문화단체가 있다. `백등`을 들고 야간 역사투어를 하고, 황룡사지 들판에서 둥근달을 바라보며 음악회를 여는 프로그램인데, 도시의 불빛 때문에 하늘의 별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권영택 영양군수는 그 밤하늘을 제대로 살려냈다. 개발보다 보존을 택한 역발상이었다. 군수는 일찍 국제밤하늘협회를 찾아가 군의 장점을 설명했다.도시인들이 잃어버린 밤하늘을 영양군이 되찾아준다는 자부심도 있으며, 체류형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고, 청정지역 농산물의 인지도도 높아지게 된다. `밤하늘 별 관광`이 투어의 한 종목이 될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

2015-11-05

북한 인권문제를 다룬 창작집

최근 고건 전 국무총리와 한헌수 숭실대 총장 등 7명이 평양과학기술대학 국제학술대회 참석 차 방북했다. 아시아녹화기구 고건 위원장은 `북한의 산림녹화`사업 지원에 대해, 한 총장은 평양 숭실대 재건 문제를 논의했다. 평양과학기술대는 남·북과 길림성 연변의 과학자들이 공동으로 설립했고, 한국의 첨단 정보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우리가 가르쳐준 기술로 우리 기관을 해킹한다”란 비판도 있지만, 남북 유화에 많이 기여한다.개성 만월대 발굴사업에 한국이 기술적·재정적 협력을 한 일이나, `겨레말큰사전`편찬 작업에 남북의 언어학자들이 머리를 맞대는 일이나, 모두 “학술, 체육, 문화 등 민족동질성을 회복하기 위한 남북교류는 가급적 승인한다”는 통일부의 방침에 따라 남북 민간교류도 많이 활성화되고 있다. 박근혜정부 들어 `통일준비`에 공을 들이는데, 이런 일도 그 노력의 일환이다. 남북간에 `혁명적 변화`를 기대할 수는 없고 `천천히 차근차근` 접근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다.국회 외교통일위원회(위원장 나경원)소속 의원 22명과 수행원 등 58명이 2일 대거 개성 만월대 발굴 현장을 시찰했다. 방북단은 만월대와 함께 고려성균관(경공업 전문가 양성 종합대학)과 민속여관, 왕건릉 등을 돌아보고 당일 돌아왔다. 국회 외통위 차원의 방북은 2013년 10월 개성공단 방문이 처음이었는데, 개성공단 이외의 지역을 돌아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8·25합의에 의해 이산가족 상봉이 성사됐고, 그 유화적 분위기를 타고 이번 외통위의 방북도 이뤄진 것이란 점에서 의미 있다.지난달 국정감사때 외통위는 국감의 일환으로 개성공단 방문을 요청했으나, 북측은 우리 국회의 `북한인권법 추진`을 문제 삼으면서 거부한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북측이 개성공단 뿐 아니라 다른 지역 방문까지 별 다른 이의 없이 수용한 것은 `상당한 변화`라 볼 수 있다. 그러나 `인권문제`에 관한 한 변함 없이 발작적이다. 최근 유엔이 북한 인권문제를 ICC(국제사법재판소)에 회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북은 `초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다.그런데 얼마전 탈북 작가들과 한국 작가들의 단편소설을 묶은 창작집이 발간됐다. 꽃제비들의 이야기, 탈북과정에서 겪은 `상상을 초월한 고초`, `도서수집광`인 남편의 책들을 아내가 몰래 훔쳐내 장마당에 팔고 양식을 사 연명한 이야기, 제주도에 가서 어부가 되고 해녀가 되는 것이 꿈이었던 남녀 꽃제비가 독초를 잘못 먹고 죽는 이야기, 밤마다 발가벗겨 매를 맞는 악몽에 시달리는 탈북민 이야기 등등 남북의 작가들이 `북한 인권을 다룬` 창작집이다.이런 작품집은 물론 북으로 들어갈 것인데, 아무쪼록 이 피맺힌 이야기들이 북을 변화시키는 데 일조가 됐으면 한다.

2015-11-04

헌법가치 충실한 역사교과서 만들어야

정부가 3일 중·고교 역사교과서를 현행 검정에서 국정체제로 바꾼다는 방침을 최종 확정해 고시했다. 야권의 강력한 반대속에서도 역사교과서의 `국정화`를 강행키로 한 것이다. 야권을 비롯한 진보진영은 아직도 반대를 계속하고 있지만, 정부의 확정고시로 이제 국정화는 되돌릴 수 없는 일이 됐다. 현행 검정제도의 보완이나 국정과 검정의 병행 등 몇가지 대안도 제시됐지만 정부는 수용하지 않았다. 정부의 입장은 확고하다. 현행 검정제도로는 올바른 역사교과서가 불가능하며, 검정제는 실패라고 규정했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확정고시 직후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현행 역사교과서의 검정 발행 제도로는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라며 “역사교과서로 인한 사회적 혼란을 막고 역사교육을 정상화해 국민통합을 이루기 위해 국가 책임으로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황 부총리는 “올바른 역사교과서가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는 일은 결단코 있을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이제 관심은 어떻게 객관적 사실에 입각하고 헌법가치에 충실한 역사교과서를 만들것이냐에 쏠리고 있다. 새 교과서를 만들겠다면 보수·진보의 진영 논리를 떠나 자라나는 세대가 나라에 대한 자긍심과 정통성을 배울 수 있고, 미래 지향적인 교과서를 내놓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황 부총리는 특히 △상고사 및 고대사 부분을 보강하고 △일제 수탈과 그에 항거한 독립운동사에 대해 충실히 기술하며 △민주화와 산업화의 성과와 한계를 객관적으로 서술하고 우리나라 역사에 대한 정체성과 자긍심을 심어줄 수 있도록 서술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20~40명의 집필진을 꾸려 이달 말부터 1년간 집필 기간을 거쳐, 내년 12월 감수와 현장 적합성 판단을 한 뒤 2017년 3월부터 학교 현장에 배포할 계획이라고 한다. 주요 대학 역사학과 교수들이 대거 집필 거부를 선언한 상황이어서 필진 구성이 간단치 않지만 필진의 자격 시비가 일 경우 새 교과서의 신뢰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정권의 입맛에 맞게 필진이 꾸려질 것이라는 우려도 불식해야 한다. 또한 집필 과정은 정치적 외압으로부터 자유롭고, 자율성이 보장돼야 한다. 야권은 정부가 주도하는 역사교과서가 친일·독재를 미화하는 편향된 교과서가 될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정부는 “그러한 일은 있을 수 없고, 성숙한 우리 사회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하고있다.새롭게 집필될 역사교과서가 말 그대로 헌법가치에 충실한 역사교과서가 되길 바랄 뿐이다.

2015-11-04

포항 학생들의 인성 담금질

교육에서 지(知) 인(仁) 용(勇)이 무시된지 오래다. 오직 知만 중시하고 仁과 勇은 구색용이다. 교과서 열심히 외워서 시험성적 잘 받으면 되고, 고급공무원 시험에 붙으면 현수막을 내걸지만, 다른 분야에서는 그런 일이 잘 없다.`공부에서 소외된 학생`들은 관심밖으로 밀려나 울분을 쌓게 되고 그것을 해소하기 위해 학교폭력 등 각종 범죄를 생각하게된다. 획일적인 교육시스템에서는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을 수 없다.`말`로 하는 도덕교육만큼 지겨운 것도 없다. 마음에 담기는 것은 없고 졸릴 뿐이다. 그래서 포항지역에서는 `행동·실천`의 인성교육이 나타난다. 청하중학교(교장 박창원)는 포항북부경찰서(서장 오완석)와 함께 `사제동행 힐링 트레킹`을 했다. 이 산행에는 교사와 학부모들도 동참했다. 청하 바닷가에는 `용산`이라는 풍수지리학상의 명산이 있는데, 이 산 정상에서 향토사학자인 박 교장의 `용산의 역사와 유래`에 대한 강의도 들었다. 지역의 역사를 아는 것은 자부심을 기르는 요체가 된다.산행은 호연지기를 길러준다. `친구 중 최고의 친구는 전우(戰友)`란 말도 있는데, 힘든 일을 함께 하는 동안에 우정이 쌓인다는 뜻이다. 땀흘리며 산행을 함께 하는 동안 친구 간의 우정도 더 두터워진다. 힘들게 산정에 올라 친구들과 둘러앉아 도시락을 먹고, 푸른 동해 물결을 바라보는 느낌은 매우 벅찬 것이어서 학교폭력 같은 잡생각이 끼어들 틈이 없다.포항 양학중학교(교장 주응중)는 최근 `참말데이`행사를 가졌다. 욕설이나 남을 비하하거나 모욕하는 말을 종이에 적어 `욕설쓰레기통`에 버리는 이벤트였다. `말`은 인격인데, 욕설을 입에 달고 사는 10대들이 많이 보인다. 험담이 습관화 되면 그게 나쁜 버릇인 줄도 모르게 된다. 험한 말을 일상화하다 보면 행동도 점점 거칠어져서 범죄불감증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바른 언어생활이 인성연마의 기초임을 체득하게 하는 것이 `참말데이 행사`다. 모든 학교들이 실천해볼만한 교육방법이다.포항남부경찰서는 최근 학생과 경찰관이 함께하는 `보경사 템플스테이`를 했다. `법고 두드리기`로 고민과 스트레스를 날리고, 108배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도 가졌다.현광스님의 법문을 통해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방법`을 배우고, 다도(茶道)를 통해 `차를 한 잔 마시는 것도 참선`임을 깨닫는다. 스님들은 `화를 참고 인내하는 수행`을 많이 하는데, 템플스테이는 그런 심성을 도야하는 기회가 된다.포항 장기초등학교(교장 성기봉) 방과후미술교실 학생들은 시리아 난민 어린이 돕기 작품전시회를 열고, 성금을 모아 적십자사에 보냈다. 남의 불행을 보고 그냥 지나치지 않는 심성이 아름답다. 이런 실천적 인성교육이 진정한 교육이다.

2015-11-03

군 위안부 조기타결 합의 지켜야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한일 관계 최대 현안인 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조기 타결을 위한 협의를 가속화 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번 회담은 2012년 5월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노다 요시히코 총리 간 정상회담 이후 3년 5개월여 만에 우여곡절끝에 이뤄진 한일 정상회담이자 두 정상의 첫 양자회담이었다. 그만큼 이번 정상회담에 거는 기대는 컸다. 위안부 문제에 대한 모종의 돌파구가 마련된다면 한일 관계는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했다. 하지만 정상회담 결과는 실망스럽다. 아베 총리는 과거사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진정성 있는 사과의 말 한마디 없었다. 당초 예정됐던 시간을 30분 넘겨 1시간 이상 단독 회담을 가졌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동안 진행해온 한일 국장급 위안부 문제 협의를 계속해 조기에 타결되도록 노력한다는 합의에 그쳤다.아베 총리는 과거사 문제가 나올때 마다 “미래지향의 협력관계를 구축해나가는데 있어 미래 세대에게 장해를 남기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과거사 문제에 연연하지 말고 미래만 보자는 얘기다. 하지만 과거 없는 현재란 있을수 없다. 우리가 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촉구하고, 식민통치에 대한 사과를 언급하는 것 역시 한일간에 과거사 문제를 하루빨리 매듭짓고 새로운 미래 협력을 모색해 가자는 취지다. 그러나 아베 총리가 미래를 언급하는 것은 “왜 자꾸 한국은 과거만 갖고 물고 늘어지느냐”는 뉘앙스가 짙었다. 그러면서도 아베 총리가 끈질기게 한일정상회담을 갖자고 제의한 것은 한미일 안보 동맹을 위해 한일 관계를 잘 풀어가라는 미국측 요구에 부응한 것으로 보인다.또한 일본의 진정성 있는 조치를 정상회 선행조건으로 내걸었던 박 대통령이 일본의 별다른 태도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정상회담을 수용한 것 역시 한미 동맹을 의식한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양쪽 모두 등떠밀려 나온 정상회담이란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성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다.어쨌든 양 정상이 얼굴을 맞대고 위안부 문제를 직접 논의한 사실 자체는 평가할만 하다. 그리고 그간 위안부 문제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완전히 해결됐다고 주장해 온 아베 총리가 `조기 타결`을 언급한 것은 위안부 문제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전제로 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평가다. 이밖에 과거사 문제와 별개로 안보와 경제 분야의 협력을 강화시켜 나가는데 서로 공감한 것은 양국 관계 정상화에 진일보했다고 볼 수 있다.아무쪼록 위안부 문제의 조기 타결을 위한 협상 가속화에 합의한 만큼 공약(空約)이 되지 않도록 양국 정부가 연내 타결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

2015-11-03

4대강 사업을 발목잡은 책임

“소나무와 잣나무의 가치는 설한풍이 불어야 안다”란 말이 실감난다. 가뭄과 홍수가 닥쳐봐야 4대강의 가치를 알 수 있다. 4대강 16개 보(洑)는 홍수때 물을 가두고, 가뭄때 물을 공급한다. 아직 4대강사업을 헐뜯고 비난하는 세력이 있지만, 근래에 들어 중부지방의 가뭄은 `심각`수준이다. 남부지방도 비 다운 비가 오지 않으면 내년 봄농사가 걱정이다. 불가사의한 잉카 유적 마추픽추를 지은 그 찬란한 마야문명이 순식간에 몰락한 이유에 대해 인류학자들은 전염병설과 가뭄설을 내놓는다. 잉카족들은 산위에 성(城)을 지었지만, 대가뭄에 대비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 가뭄이 장기화되면 살아남을 생명체가 없다. `불안한 조짐`이 보이면 영화계가 이를 소재로 한 작품을 만드는데, 영화 `인터스텔라`는 대가뭄이 계속돼 인간이 더 이상 지구에 살 수 없어 `물 있는` 행성으로 이주하는 이야기다. 기후변화로 악성 홍수와 가뭄이 닥칠 가능성이 점점 높아가는 지금이다.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국가 수자원의 효율적 사용이라는 측면에서 지천(支川)사업이 정쟁의 대상이 돼선 안 된다”면서 “정치권이 4대강물을 활용하는 예산 수립 방안을 심도 있게 검토해 달라”고 했다. 지천사업은 4대강 16개 보에서 각 지역의 저수지로 도수로를 연결해 농업·생활용수를 끌어오는 사업인데, 야당과 환경단체가 발목을 잡는 바람에 사업이 중단됐고, 2013년 이후에는 관련 예산이 국회에서 전액 삭감됐다. 정권이 바뀌니 감사원조차 4대강을 비판했다. 그 결과가 지금 어떻게 나타났는가. 보에는 물이 넘치는데, 도수로가 없어서 저수지는 거북등이 돼 있고, 중부지방은 식수마저 제한하게 됐다.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연 소속 안희정 충남지사가 최근 충남 보령의 예당저수지에서 만났다. 김대표는 “가뭄극복은 국비가 아니면 지자체 예산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어서 당에서 구체적 방안을 강구하도록 하겠다”면서 “4대강 사업이 정치공방에 휘말려 2차사업이 중단된 것이 안타깝다”고 했고, 도수로 건설, 노후 상수도관 교체, 저수지 준설 등을 약속했다. 생사가 걸린 가뭄앞에 여야가 없다는 뜻이다. 지금 금강 백제보에서 보령댐까지의 도수로 건설공사에 착수했는데, 빨라야 내년 3월에나 완공될 것이고, 그동안을 어떻게 버틸지 걱정이다.2012년에 이 공사의 필요성이 제기됐으나, 야당과 환경단체들이 트집을 잡는 바람에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하더니, 이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반대실명제`가 필요하다. 언제 누가 무슨 이유로 반대를 했는지를 자세한 기록으로 남겨서 후에 `역사의 심판`을 받게 해야 무책임한 반대와 정쟁도 줄어들 것이다. 국가발전을 가로막는 자들은 바로 이런 부류들이다.

2015-11-02

김무성 대표의 회한(悔恨)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최근 포항 영흥초등학교를 방문해 선친의 흉상앞에서 회한의 한 마디를 했다. “요새 좌파들에 의해 아버지가 친일로 매도되고 있다. 내가 정치를 안했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인데, 자식된 도리로서 마음이 아프다” 정치하는 자식 때문에 조상이 욕을 본다는 자책이다. 우리나라의 체질속에는 공자의 가르침이 깊숙이 스며 있다. “부모에게서 받은 몸을 다치게 하지 않는 것이 효도의 시작이고, 이름을 드높여 부모를 현창하는 것이 효도의 마침”이라는 교훈이 우리의 정신속에 배어 있는데, `자식이 부모를 욕되게 하는 것은 불효`라는 자탄이다.일제때 일부 인사들은 북간도나 상해로 망명했고, 대다수는 국내에 남아 `위장친일`을 하며 몰래 독립운동을 지원했다. 일반 서민들은 `시키면 시키는 대로` 복종할 뿐이었고, 지식인이나 기업인들은 `드러나지 않은 저항`으로 버티어나갔다. 일제는 유명인사들을 내세워 선전·선동에 이용했는데, 춘원 이광수나 해촌 김용주 같은 이들이 많이 이용을 당했다. 여기에 동원된 언론이 `일본 기관지`였는데 `매일신보`가 대표적이었다. 그 신문은 “해촌이 황군에게 위문편지를 보내자 제안했고, 전투기 기증운동을 주도했다”고 썼지만, 그것에 대해 김 대표는 “본인의 의사에 관계 없이 기사와 광고가 많이 나갔다” 면서, 민족지인 동아·조선의 기사를 보라고 했다.독립운동자금을 대준 일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야 할 일이므로 `증거`가 없다. `영수증`을 받고 지원금을 건네주는 일은 절대 있을 수 없으니, 겉으로 드러난 `친일행각`만 신문에 보도될 뿐이었다. 그러나 `사립학교`를 설립하는 일만은 `민족정신 계몽`과 `일제의 문화정책`에 다 부합하므로, 재산을 가진 우국지사들은 학교를 지었다.해촌의 애국행보는 뚜렷한 것이 많다. 야학을 지도하다가 직장에서 쫓겨난 일, 사업을 벌이면서 상호를 `삼일상회`로 한 일, 돈을 벌어 그 절반을 떼내 영흥초등학교를 설립한 일, 6·25때 문화재를 포격으로부터 살려낸 일, 일제에 비협조적이란 이유로 `총살1호`가 된 일 등등인데, 이번 역사교과서 논쟁에서 난데 없이 김 대표 조상까지 정쟁에 휘말리게 됐다. `족보캐기`에 돌입하면 어느 누가 무사하겠는가. 공(功)은 감춰지고 과(過)만 부각시키면, 성인군자가 아닌 한 비난거리는 있기 마련이다. 여당에서는 문재인 새정연 대표의 조상을 캐고 있는데, 친북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정치판이 아무리 추잡스러워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은 있다. `족보를 들추어 조상을 욕보이는 일`만은 하지 말아야 한다. 정쟁이 그 선까지 넘어가면 국민은 등을 돌린다. 야당이 이번 10·28 재보선에서 참패한 이유를 돌아봐야 한다.

2015-11-02

수출행보 발목 잡는 행정

지자체들이 외자 유치와 수출 증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FTA시대에 경제영토를 넓히려는 노력이고, 눈을 밖으로 돌리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영주시는 특산물을 베트남에 수출하기 위한 MOU를 체결하고, 포항시는 중국의 유통기업과 건강식품업체들을 대상으로 투자설명회를 가졌다. “인적·물적 교류에는 국경선이 없는 시대”임을 실감한다. 그런데 칠곡군의 `농기계수출단지`조성사업은 지지부진이다.베트남 호치민시 경제사절단이 최근 영주시(시장 장욱현)를 방문했다. 교육, 문화, 경제 등 다방면의 교류를 위함이다. 베트남의 화광그룹은 풍기인삼과 인견 등을 5년간 5억 달러의 수출계약을 맺었다. 사절단 일행은 인삼 수경재배 등 재배기술의 기술이전을 논의했고, 홍삼가공식품업체와 수출상담을 했으며, 풍기인견에도 관심을 보였다. 그리고 영주시 거주 베트남 결혼이주 가정을 찾아 문화교류에 대한 의견도 나눴다.또 경제사절단은 경북전문대학교를 방문해 호치민NTT대학교 및 베트남 여러 대학들과의 글로벌 교육사업 및 문화사업 진출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호치민시는 근래 들어 신흥경제도시로 급부상하는 중인데, `승전국의 아량`으로, 과거 월남전의 구원(舊怨)을 씻고 개혁개방으로 나선 결과이다. 베트남은 한국의 새마을정신을 열심히 배우는 국가이고, 이번 방문에서도 민·관·학을 두루 망라해서 교류협력을 하려 했다.포항시에 대한 중국 기업들의 관심이 매우 높다. 항만과 육로 교통이 잘 갖춰져 있고, 포항공항에 국제선이 개설되면 `포항~중국 간 하늘길`이 가장 먼저 열릴 것이므로 최적의 교통환경이 된다.이번에 포항에 온 중국 업체들은 여러 성(省)에서 왔는데, 주로 유통업체와 건강식품업체 대표들이다. 국제 물류에서 가장 핵심되는 것이 항공로이다. 중국이라는 거대시장을 가까이 끌어들일 방법은 포항공항에 국제선을 개설하는 일이다. 한국공항공사가 이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주었으면 한다.이런 경제교류 노력과는 달리 칠곡군의 농기계수출단지 조성사업은 장기간 파행하고 있다. 군에서 미는 업체와 관련 업체들이 지지하는 업체를 놓고 갈등을 빚기 때문이다. 당초 2016년 5월께 업체들이 입주를 할 계획이었는데, 아직 착공도 못하고 있을 뿐아니라, 국토교통부의 산업단지 지정계획 검토 대상에도 포함되지 못했다. 공단이 조성되면 전문적인 정보입수와 수출상담으로 업체는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인데, 칠곡군의 납득할 수 없는 행정이 답답할 뿐이다.중국 대부분의 농촌은 아직 기계화가 안 돼 있어 중국 농기계 시장은 실로 블루오션이다. 이 거대 시장을 두고 사소한 문제로 발목이 잡혀 있다. 무엇이 문제인지, 감사를 통해 밝혀내고, 상위 기관의 중재노력이 필요하다.

2015-10-30

10·28재보선 여야의 희비 쌍곡선

10·28재보선이 여당의 승리로 결론나자 여야가 희비쌍곡선을 그리고 있다. 먼저 새누리당은 내년 총선의 `풍향계`로 인식됐던 10·28 재·보궐선거에서 승리를 거두자 내부적으로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로 여야가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내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실시된 마지막 선거에서 승리를 거둬 사기가 오른 모양새다. 특히 작년 7·30 재보선과 10·29 재보선, 올해 10·28 재보선까지 김무성 대표가 들어선 이후 치른 세 번의 선거에서 3전승이란 성적을 거뒀으니 자축할 만한 성과다. 이들 선거는 세월호 참사와 성완종 리스트 사건, 역사교과서 국정화 등 새누리당에 절대적으로 불리한 정국에서 치러졌지만 여당이 승리를 거뒀다. 당 내부적으로는 새누리당의 민생 행보를 적극 강조한 전략이 악재를 돌파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4·29 재보궐선거 때도 새누리당은 `현장에서 답을 찾겠다`는 메시지와 함께 민생을 살뜰히 챙기겠다는 의미로 `새줌마`(새누리+아줌마) 콘셉트를 내세워 민심을 모은 바 있다. 이번 선거 결과 역시 국민이 민생에 집중한 새누리당을 선택하고, 정쟁에만 몰두하는 새정치민주연합을 심판한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반면에 10·28 재보선에 참패한 새정치민주연합은 내부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새정치연합은 총 24곳(기초자치단체 1곳, 광역의원 9곳, 기초의원 15곳)에서 치러진 선거에서 광역 2곳을 건지는데 그쳤다. 텃밭인 호남 3곳에서 함평 1곳만 당선자를 냈으며, 수도권 강세 지역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열세지역이긴 하지만 여권 성향 후보 난립구도로 선전 여부에 기대가 모아졌던 고성군수 선거에서도 득표율 20% 문턱을 넘지 못했다. 국회의원 선거가 포함되지 않은 `미니선거`라는 점에서 지도부와 주류측은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며 평가절하했지만, 당장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문재인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등 후폭풍이 불고있다.당내에서는 이번 재보선의 특성상 선거결과만으로 문 대표의 전면적 책임론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지만 잠시 소강상태에 있던 계파 갈등이 재점화할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그런 상황을 반영하듯 야당 일각에서는 이번 선거 결과를 계기로 대여투쟁의 출구를 마련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고개를 들고 있다. 교과서 전쟁에 올인하지 말고 민생과 경제를 챙기는 모습으로 선회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얘기인 데, 주류측은 국정교과서 싸움에 당력을 총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강경한 입장이다.이제라도 여야가 대화와 타협으로 정국을 이끌어나갈 해법마련에 나서주길 바랄 뿐이다.

2015-10-30

한중일 정상회의로 3국협력 모색해야

다음 달 1일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참석하는 한일중 정상회의 개최를 계기로 3국협력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번에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는 지난 2012년 5월을 마지막으로 중단됐던 3국간 정상차원의 협의채널이 복원됐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동북아 핵심 당사국인 한국과 일본, 중국간 3자 차원의 정상외교가 오랜만에 기지개를 켠 것이다. 이번이 여섯 번째가 될 한일중 정상회의와 맞물려 이달 31일에는 한중 정상회담이, 다음 달 2일에는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 간의 취임 후 첫 한일 정상회담이 열린다. 특히 한일 정상회담은 이명박 정부 때인 2012년 5월 이후 3년 반만에 열린다.한일중 정상회의는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미국 군함이 중국의 인공섬 12해리 이내로 진입하고, 중국 군함이 자국 군함을 보내 쫓는 등 미 중간에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열리는 것이어서 어느 때보다 주목받고 있다. 미중간 패권다툼과 과거사·영토 문제를 둘러싼 한일, 일중 갈등 등 동북아에 갈등과 협력이 교차하는 상황에서 한일중 간의 정상외교 활성화는 큰 의미를 갖게된다. 이번 정상회의 복원은 3국 간에 여전히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과거사 문제와 영토 분쟁 등 갈등 요소가 상존한 상황에서도 3국 협력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행동에 옮겼다는 점에서 평가받을 만하다.한일중 3국은 세계 인구와 GDP(국내총생산)의 5분의 1, 교역량의 6분의 1을 차지하는 세계 3대 경제권으로서 협력의 중요성이 매우 크다. 구체적으로 공통분모가 큰 경제협력, 문화 및 인적교류, 환경문제 등에서의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가면서 장차 안보문제로까지 협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청와대도 이번 한일중 정상회의에 대해 상당한 기대감을 내보였다.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28일 브리핑을 통해 한일중 정상회의에 대해 “경제, 사회, 지속가능한 개발, 인적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3국간 실질협력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면서 “동북아 지역의 협력과 주요지역 및 국제문제에 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한국과 중국은 과거사 문제 등으로 일본과 갈등을 빚고 있고, 미중간 패권갈등 속에서 미일과 중국간 대립구도가 뚜렷해지고 있는 상황이기에 3국 협력은 국가간 완충공간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어쨌든 박근혜 정부의 핵심 외교 기조인 동북아평화협력구상 측면에서도 3국협력은 중요한 주춧돌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한일중 정상회의 복원을 계기로 한 3국협력이 적극 추진되기를 기대한다.

2015-10-29

역사유적 투어와 첨단과학 투어

현 정부 들면서 신라 왕경 발굴·복원사업이 활기를 띤다. 총 9천450억원이 들어가는 프로젝트다. 향후 10년간 이어지겠지만, 지금 경주시는 8개 발굴현장을 일반에 공개, 관광상품화할 생각이다. `발굴돼 보존처리된 유물`이 아니라 `발굴과정`도 훌륭한 볼거리가 된다.최근 개성 만월대 발굴현장과 유적·유물도 공개 전시됐다. 답사코스는 월성에서 출발해서 인근의 월정교~동궁과 월지(안압지)~황룡사지~쪽샘지구(대능원 옆의 대형고분) 등을 돌아보는 코스다. 월정교에는 원효대사와 요석공주의 일화가 있고, 동궁·월지는 통일 후 문무대왕이 태자궁과 사신접대처로 조성했고, 황룡사지는 9층목탑이 있었던 곳이니, 문화유산 해설사들이 스토리텔링을 곁들여 관광객들에게 즐거움을 줄 것이다. 왕궁 존속기간은 길어야 5백년인데, 월성은 무려 1천년간이나 정궁이었다는 점에서 세계적으로 유래가 드물다. 그런데도 발굴 복원사업이 너무 늦었다.`천년왕궁`의 유적 유물은 분명 특별할 것인데, 이 귀중한 역사유산을 우리는 `가난과 국력 쇠잔`때문에 오래 방치했지만, 지금이라도 발굴작업이 진행되니, “천년왕궁에는 무엇이 있을까”해서 고고학계와 외국 인문학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그러니 이번 `발굴현장 투어`는 호응도가 높을 것이다.경주에는 역사유적 투어가 있고, 대구에는 첨단 과학기술 투어가 있다. 제4회 대한민국 물산업전이 28일부터 4일간 열리고, 물산업 분야 최신 기술과 제품이 소개되며, 80여 기업이 250개 부스를 운영한다. 또 6개국 15개 기업 대표를 초청, 수출상담과 상·하수시설 구매 담당 공무원과 기업을 연결시키는 구매상담회도 연다. 또 대구시는 29일부터 30일 간 대구 수돗물 체험, 시설투어를 진행하는데, 문산정수장과 신천하수처리장을 돌아보며 물의 생성소멸을 체험할 기회를 제공한다.권영진 대구시장은 “대구 세계물포럼을 계기로 대한민국 물산업을 내년에 대구경북국제물주간으로 확대 발전시킬 것”이라 했다.경주에서는 `남자탑과 여자탑의 결혼식`이 있었다. 엑스포공원에는 황룡사 9층탑을 모티브로 한 두 건물이 있는데, `경주타워`는 음각화한 것이고, 최근 완공된 `중도타워`는 양각한 건물이다. 이렇게 음양이 만났으니 당연히 `결혼식`을 올려야 한다고 최양식 시장이 제안했고, `신라 고취대`의 연주가 이 행사를 더 맛깔지게 했다.이 두 탑은 경주의 랜드마크가 될 뿐 아니라, 혼인예식이 거행된 10월 16일을 `세계 연인의 날`로 정해 국내외 관광객의 관심을 이끌어낼 생각이다.관광상품 개발은 아이디어가 관건이다. 경주와 대구에서 참신한 발상으로 참신한 투어와 이벤트를 개발하는 모습은 매우 바람직하다. 다른 지역 시민들도 다투어 지혜를 모아주었으면 한다.

2015-10-29

교과서 편찬은 정부 고유권한

정부 여당의 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의지는 확고하다. “국정화가 아니면 역사교과서를 바로잡지 못한다” 고 했다. 야당은 이를 `친일·독재`에 결부시켜 “대통령과 집권당 대표가 친일과 독재의 가족사 때문에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집착한다”고 했다. 몇 좌파 매체가 “해촌 김용주의 친일행각”을 보도하면서, 교과서 문제가 `친일`과 `친북` 간의 이념전쟁으로 비화한다.김무성 대표는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겠느냐”며, 노무현정권때 펴낸 `친일인명사전`에 3명의 김용주가 있는데, 자신의 부친은 없다고 했다. 만주에서 군인으로 독립운동가들을 탄압한 15살 아래의 김용주가 있을 뿐이라 했다. 김대표의 부친은 부산상고를 나와 조선식산은행 포항지점에 근무했고, 그 때 야학을 열어 문맹퇴치운동을 벌였는데, 당시의 야학은 조선어와 조선역사를 몰래 가르치는 `계몽운동`의 거점이어서, 해촌은 3년만에 직장에서 쫓겨났다. 그후 그는 해산물을 취급하는 기업을 차렸는데, 그 상호가 `삼일상회`였다.이 명칭은 당장 3·1운동을 연상시키므로 일제는 “상호 고쳐라” 수차례 명령했지만, 해촌은 “三一상회가 아니고, 작심삼일의 三日상회”라며 끝끝내 버티었다. 이렇게 미운털이 박힌 해촌은 “만약 태평양전쟁에서 지면, 쏴죽일 자들이 많은데, 그 중 제1호가 김용주다”란 말을 들었다. 일본의 패색이 짙어지자 해촌은 산속으로 숨어들었고, 해방소식도 얼마 뒤 산속에서 들었다. 그리고 그는 재산 상당 부분을 던져 영흥초등학교를 설립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나온 학교다.일제때는 “낮에는 친일파, 밤에는 독립운동가”란 말이 유행했었다. 위장친일·무늬만의 친일을 하면서 실제로는 독립운동자금을 대준 재산가가 적지 않았다. 경주중학교를 설립한 수봉재단이 대표적이다. 해촌도 몇가지 `친일발언`으로 `위장`했지만, 그의 본심은 애국자였고, 교육자이며 정치가였다. 6·25동란때 그는 맥아더 장군을 찾아가 서울의 5대 궁궐과 4대문을 표시한 지도를 주며, 이 문화재를 폭격하지 말아달라고 간청해 살려냈다.야당은 친일논쟁과 인신공격으로까지 몰아가면서 국사교과서 국정화를 사생결단 저지하니, 교과서 논쟁이 친일·친북논쟁으로 비화됐고, 국사전쟁이 난데 없이 정치싸움으로 번졌다. 야당으로서는 내년 총선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한 공세이고, 여론조사에서 유리하게 나오자 기세가 올랐다. 그러나 학생과 학부모들은 “교과서 아무리 바꿔봐야 교사가 가르치기에 달렸고, 암기과목의 고통을 벗어날 길은 없다”며 역사전쟁에는 관심도 없고, 시끄러운 것이 귀찮을 뿐이다. 야당은 역사논쟁이 총선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을 기대하지만, 그것은 희망사항일 뿐이다. 교과서 편찬은 행정부에 맡겨둘 일이다.

2015-10-28

영덕 원전사태 해결 나선 경북도

민간주도로 원전건설 찬반투표가 추진되고있는 영덕 원전사태 해결을 위해 경북도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경북도가 일부 주민에 의한 원전건설 찬반 투표가 추진되면서 영덕지역 주민간의 갈등이 가시화됨에 따라 구체적인 지원을 정부에 건의키로 한 것이다. 경북도는 먼저 지난 20일 정부에서 제안한 10대 사업에 대해 세부적으로 사업규모와 내용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줄 것과 영덕군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정홍원 전 총리의 약속사항에 대한 조속 추진, 지역지원 근거 마련을 위한 신규원전 유치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 등을 건의키로 했다. 또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지역개발 사업으로 △성장동력산업 유치 △낙후지역 거점개발사업 △산업기반강화 및 일자리 창출 △의료ㆍ복지ㆍ문화 기반 강화사업 등을 발굴해 추가 건의할 계획이다.경북도는 특히 현장중심의 행정을 하기위해 최근 권영길 전 성주부군수를 단장으로 하는 동해안에너지클러스터추진단을 구성해 현장에서 주민과 정부간의 소통채널을 확보하고 협력을 강화해왔다.영덕 원전 건설을 둘러싼 논란은 주민들로 구성된 `영덕 핵발전소 찬반 주민투표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가 다음달 11~12일 이틀간 영덕읍 덕곡1리 등 20여 곳 투표소에서 전 군민을 대상으로 주민투표를 실시하기로 하면서 크게 불거지고 있다. 추진위는 지난 2010년 영덕원전 유치를 신청하는 과정에서 4만 군민의 의사를 확인하는 과정이 전혀 없었기에 주민투표를 통해 군민의 목소리를 직접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펴왔다.그러나 국책사업 결정에 있어서 주민투표는 아무런 법적 효력을 갖지 못한다. 따라서 민간주도의 주민투표가 강행될 경우 원전건설에 대해 찬반으로 나뉘는 주민간 상처만 남길 뿐 지역발전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말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그런 차원에서 경북도가 소통과 화합이 지역경제 발전을 이루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정부와 군민간 중재에 나선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 최근 영덕군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영덕원전 관련 설문조사에서 영덕군민의 61.7%가 유치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난 상황에서 이대로 주민투표가 실시되면 자칫 삼척시처럼 진퇴양난에 처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삼척시는 지난 해 10월 원전건설 찬반투표에서 85%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정부가 원전건설 예정지 고시를 철회하지 않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이제라도 경북도가 나서서 영덕군과 의회가 주민들을 설득할 수 있을 만한 지역발전 청사진을 마련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도의 중재노력으로 원전테마랜드나 원자력안전기술원, 원전해체연구센터 등의 지역유치나 포항-영덕KTX연장 등 획기적인 지역발전 대안이 마련돼 사태를 해결할 해법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15-10-28

지역이 당면한 몇가지 문제점

`실크로드 경주 2015`에 대한 반성의 소리가 나온다. 관람객 수는 목표치를 웃돌았으나, 무료입장객이 60%에 달해 수익은 적고, 내용도 그저 그렇고, 바자르도 홍보와는 달리 야시장 수준이었다고 한다. 결국 조직위는 `관람객 수`를 채우기에 급급해 `무료입장객`을 늘린 꼴이 됐다. `실크로드`란 중국 시안(西安)이 유럽에 명주를 교역하던 무역로였는데, 별 상관 없는 경북도가 `편승`한 것부터 “억지스럽다”는 소리를 들었다.개통 6개월째를 맞는 대구도시철도 3호선 모노레일 승객이 당초의 예상에서 많이 빗나갔다. 한국교통연구원이 제시한 예상 승객은 1일 15만명이었지만 실제 그 절반 정도에 그쳤다. 줄곧 이런식이면 모노레일 적자는 연간 150억원에 이를 것이다. 그러나 적자를 `누적`시키지 않고 즉시 허리띠 졸라매기를 하니 다행이다. 업무추진비·사무관리비 등을 최고 20% 줄이고, 사업확장이나 충원을 자제하며, 전동차 외부 광고를 유치해 수익을 올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삼는 지혜를 더 발휘해야 하겠다.포항시 장기면 일대는 고려 말부터 유배지였는데, 조선조에는 62명이 유배왔다는 기록이 있고, 지역 역사학계는 105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영해·영덕·장기 등 경북 동해안과 강원도 동해안 일대는 `한 면은 산으로, 한 면은 바다로` 막혀 있어서 예로부터 유배지로 유명했고, 그 곳에는 학문과 문학이 크게 일어나면서 `앙반고을`이 되었다. 강원도에서는 송강의 가사문학 `관동별곡`등이 나왔고, 경북 장기에는 우암과 다산 등 천재들이 끼친 학문적 영향이 지대했다.오늘날 유배지는 수치스러운 곳이 아니라 자랑스러운 고장이 돼 있다. 귀양살이했던 인물들은 대체로 꼬장꼬장한 선비정신을 갖춘 `존경할만한 인재` 들이었기 때문이다. 장기면 `유배지 체험촌`을 구상한 것도 이같은 선비정신을 재현해 관광자원화하려는 목적이었다.그러나 그 일이 4년째 겉돌고 있다. 입지문제가 해결되니 이번에는 토지보상가 문제에 걸렸다. `사업의 목적`이 훌륭하다면 이것은 돈으로 따질 문제가 아니다. 그 고장의 격(格)이 올라가는 일이니, 선비의 고장 주민 답게, 양보의 정신을 발휘한다면 그 품격이 한층 돋보일 것이다.농협에 대한 말썽은 잊혀질만 하면 재발한다. 농산물 매일 물량을 부풀려 과대한 금액을 지급한 후 차명계좌로 돌려받은 농협중앙회, 지역농협 유통센터 구매담당 직원들이 무더기로 검찰에 구속됐다.최근 대구지검 안동지청은 사과 등 농산물을 대형마트에 납품하게 해주는 대가로 지역 농협 등 매입처로부터 수억 원대의 금품을 챙긴 협의로 7명을 구속기소하고 6명을 불구속기소했다.“농협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란 비난의 소리를 언제까지 들어야 하는가.

2015-10-27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서둘러야

분단 이후 스무 번째인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 역시 눈물바다를 재연하며 마무리됐다. 지금까지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통해 가족을 만난 이산가족은 2천명을 조금 넘는다. 오죽하면 이산가족을 만날 수 있는 상봉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것은 로또 당첨보다 어렵다는 한탄까지 흘러 나올까. 지금과 같은 방식의 이산가족 상봉 행사로는 전체 이산가족에게 상봉의 기회를 주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현재까지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한 인원은 13만명 가량이다. 이중 절반에 가까운 6만3천명 이상의 신청자들이 상봉을 못한 채 세상을 등지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이제 남은 신청자는 6만6천명가량이다. 지금처럼 100명 단위로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진다면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앞으로 660회 이상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해야한다. 이산가족들의 응어리진 한을 풀기 위해서는 이산가족 상봉은 정례화돼야 한다. 무엇보다 이산가족들이 점점 고령화 돼가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연령 때문에 가족상봉에서 부모자식과 부부간 상봉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를 더 이상 지체해서는 안될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다.이번 이산가족 상봉 행사의 특징중 하나는 예년에 비해 고령자들이 크게 늘어나 휠체어나 구급차 의존도가 높아진 것이었다. 이산가족 생존자들의 절반 이상이 80세 이상의 고령자여서 이대로 몇년 더 지나면 이산가족 상봉 행사의 필요성이 없어진다. 이산가족 당사자들이 모두 숨지고 나면 서로 얼굴도 모르는 후손들끼리 만나본들 혈육의 정을 느낄 수 있을리 없기 때문이다.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8·15 경축사에서 이산가족들이 금강산에서 상시적으로 면회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북한 이산가족 상봉단장인 리충복 적십자중앙위원회 위원장도 이번 상봉 행사가 끝나면 상시 접촉과 편지교환 등의 문제를 우리 측과 협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북한도 이산가족의 아픔과 고통을 덜어주고 남북관계를 개선해 나가자는 것이 일관된 입장이라는 뜻을 거듭 반복하고 있다. 화상상봉이나 자유로운 서신 교환, 성묘 방북 등 다양한 방법을 택할 수 있다. 이제 이산가족 상봉 행사도 마무리 되었으니 정부는 남북 당국회담을 다시 제의해 이산가족의 한을 풀어줄 방법을 진지하게 논의할 때가 됐다.북한도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행사가 끝났으니 더 이상 바쁘다는 핑계로 `8·25`합의를 거부해선 안 된다. 이는 지난 8월 고위 당국자 접촉 당시 합의 사항이다. 당국회담을 하루빨리 열어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문제부터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 그 자리에서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나 5·24 대북제재 조치 해제 문제 등도 자연스럽게 논의해 이산가족의 한을 풀어줄 통큰 합의가 도출되길 기대한다.

2015-10-27

댐과 `물길`이 필요하다

중부지방의 가뭄은 심각한 수준이고, 그 외의 지역도 `물부족 국가`임을 실감한다. 40년만의 악성 가뭄이다. 남부지역은 식수걱정이 아직 없지만, 중부지역은 이미 제한급수를 하는 중이다. “물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두고 얼마 전에 대구시에서 세계물포럼을 개최했다. 그때 세계 정상급 인사들이 `물시계` 줄을 당기다가 통째로 넘어져 국제망신을 사는 바람에 `심각한 물문제`가 `싱거운 문제`로 인상지어 지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 물문제가 `발등에 떨어진 현존하는 위기`로 나타나자 나라 전체가 바싹 긴장하고, 반정부 단체들이 그렇게 악을 쓰며 헐뜯던 4대강 사업이 이제 `명예회복`을 하게 됐다. 가뭄을 해결하려면 저수지나 댐을 충분히 만드는 것이 기본이지만, 그 가두어 둔 물을 널리 공급하는 수로(水路)도 필수적이다. 수로는 인체의 혈관과 같다. 물류(物流)를 위한 수송로와 이동시간 단축을 위한 교통로 개설에는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데, 수로 개설에는 상대적으로 등한하다. 도로 철도 항공로 건설은 `잘 보이는 일`인데, 수로 개설은 별로 `빛`이 안 나는 일이라 그런 모양이지만, 가뭄을 계속 겪다 보면 수로도 `눈에 잘 보이는 업적`이 될 것이다.올 봄의 가뭄때 대통령은 `저수지 준설`을 지시했다. 더 많은 물을 가두기 위함이었는데, 그 일이 지금 얼마나 진척 되었는지 궁금하다. 4대강은 보(洑)를 많이 만들어 많은 물을 가두었는데, 홍수 피해를 줄이고, 가뭄때 요긴하게 물을 공급하게 된다. 그런데 이 일이 `반쪽`에 그쳤다. `4대강 사업 비판`에 부딪혀 후속사업을 진행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가두어 둔 물을 멀리까지 보내는 수로가 없어 지금 이 심각한 가뭄에도 4대강의 물을 활용할 수 없게 되었다. 정부가 하는 일에는 무조건 반대하고 비판하고 헐뜯는 세력들을 어떻게 해야 하나.일본 도쿄 인근을 흐르는 도네가와강에는 중규모의 보가 있는데, 가뭄때는 85㎞나 흘러가 논에 물을 댄다. 우리의 4대강의 경우, 지난 여름 10여㎞ 떨어진 논에도 물을 보낼 수 없었다. 수로가 개설되지 않고 기존의 양수장 체제로 돼 있기 때문이다. 최근의 가뭄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보에 물은 있으나 활용할 수 없는 물`이 돼 버렸다. 지금부터라도 `수리봇도랑` 개설사업을 벌여 `혈액`을 가정과 논에 흘러가게 해야 한다.그동안 댐 건설을 두고 찬반 양론이 팽팽했다. 그러나 만성적인 가뭄사태 앞에서 반대론은 설득력을 잃는다. 국토교통부 댐 건설 장기계획(댐 14개 건설)에 영양군의 영양댐이 포함돼 있지만 현재 보류상태에 있다. 그러나 적극적으로 댐 건설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댐문제로 갈등을 겪는 지자체가 많은데, 지금은 물문제 해결이 무엇보다 화급하다.

2015-10-26

재개항 앞둔 포항공항 차별화해야

활주로 재포장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 재개항을 앞둔 포항공항이 향후 경쟁력을 갖추려면 KTX 열차와 차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포항공항의 차별화 전략 가운데는 포항공항에서 동서를 잇는 노선개설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의 포항, 군산 등 동서 도시 간에는 육상교통이 불편해 최소 4시간 이상 걸리는 등 인적·물적 교류가 상당히 어렵고, 지역화합에도 장애가 되고 있다.따라서 포항공항을 활용해 동과 서를 잇는 항공노선을 개설할 경우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게 공항공사측의 판단이다. 신설될 동서노선에는 소형기 운항이 바람직하므로 소형항공기에 대해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공용카운터 사용 지원은 물론 항공사의 원가절감 방안을 적극 강구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포항공항을 근거지로 한 소형항공사 설립도 돌파구가 될 수 있다. 포항시가 50인승 지역항공사 설립을 추진 중인 만큼 지자체와 공항공사가 MOU 체결을 통해 힘을 합쳐 소형항공사를 설립한다면 포항공항 역시 지역항공사를 기반으로 노선확대를 통한 공항활성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포항공항에 민간노선이 재취항을 꺼리고 있는 것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복항할 경우 인센티브를 적극 지원하는 방안 등을 포함해 기존 항공사 재취항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또 하나 염두에 둬야 할 것은 울산~포항고속도로가 개통되면 1시간 내의 거리에 울산공항과 포항공항 두 곳이 생기는 셈이어서 두 공항이 보완적 관계로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포항공항은 울릉공항의 거점공항으로 육성하는 한편 인근에 천년고도 경주와 영일만 복합관광단지 조성에 따른 관광수요를 활용한 활성화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즉 인천공항-포항공항을 연결하는 소형항공 노선을 만들면 세계인들이 인천 공항에 도착해 1시간이면 포항공항을 통해 천년고도 경주까지 올 수 있으므로 경주의 외국인 관광객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고, 포항공항의 활성화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반면 울산공항은 현재 현대자동차 등 산업단지가 조성돼 있으므로 상용노선 위주로 특화시켜 공항활성화를 추진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끝으로 KTX 및 고속도로 확충으로 내륙 항공노선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KTX보다 빠른 항공편 수요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항공교통의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 내륙노선 항공운임 할인 이벤트를 활성화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실제로 운임할인 이벤트를 통해 김포-김해, 김포-울산의 경우 KTX 개통 이후 최초로 전년대비 항공여객이 증가하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교통약자를 배려하는 서비스 제공, 검색대 확대 등 시설의 확충, 최적의 항공스케줄 구성 등 항공서비스 경쟁력 강화는 기본적인 숙제다.

2015-10-26

정부 평가제도의 평가가 필요하다

정부의 지방자치단체 합동평가 결과 경북이 충북과 함께 전국 도(道) 가운데 성적이 가장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대구시 역시 4개 분야에서 `가`등급을 받았으나 지역경제·지역개발·문화여성 분양 등 3개 분야에서 `다`등급을 받아 경북에 비해서는 다소 낮은 평가를 받았다. 정부합동평가는 행정자치부가 지방자치단체에서 수행하는 국가위임사무, 국고보조사업, 국가주요시책 등을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함께 평가하는 제도인 데, 올해 평가는 지난해 실적을 대상으로 28개 부처 9개 분야 26개 시책에 대해 가·나·다 등급으로 평가했다. 특별·광역시에서는 대전이 5개 분야에서 `가`등급을 받았고, 도에서는 경북과 충북이 4개 분야에서 `가`등급을 받았다.특히 지난 해 `가` 등급이 1개 밖에 없었던 경북은 1년만에 3개나 늘어났는 데, 지역개발, 문화여성, 안전관리 분야에서 지난해 보다 좋은 등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합동평가 `가`등급은 각 분야에 대한 종합성적의 최고 평가일 뿐만 아니라 `가`등급 수에 따라 해당 시ㆍ도에 인센티브인 특별교부세를 지급하고 있다. 반면 `다`등급은 특별·광역시 가운데서는 광주가 5개로 가장 많았고, 인천(3), 대구(3), 세종(2)이 뒤를 이었다. 도에서는 강원, 전북, 제주가 5개의 `다`등급을 받았다.자치단체 합동평가에서 경북도와 대구시가 다른 시도에 비해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것은 축하할 일이다. 하지만 평가제도 자체에 대한 개선 요구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문제다. 즉, 자치단체에 대한 합동평가가 대체로 시·도의 특성을 무시한 채 천편일률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고, 평가과정도 객관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적지않은 것이다.또 합동평가가 본래의 취지인 정책발전이나 주민편익 도모보다는 자치단체간의 평가경쟁으로 치달아 좋은 평가를 받은 경우 단체장들의 치적 선전용으로 이용될 우려도 있다.특히 합동평가 외에 중앙정부 개별평가도 날로 늘어나고 있어 평가중복으로 인한 부담도 크다. 실제로 모 광역단체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27개 중앙부처에서 실시한 개별 평가 사무는 모두 114개로 집계됐다. 이를 자체 분석해보니 지표가 객관성이나 형평성이 떨어져 개선이 필요한 사무가 12개, 정부합동평가 지표와 중복돼 지자체에 부담을 주는 사무가 11개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 가운데 기재부 등 6개 중앙부처가 평가하는 `지방규제개혁 추진실적 평가`는 평가지표가 일자리 창출 및 투자기반확대 등 경제 활성화에 집중되고 있어 지역 특성을 고려치 않은 중앙정부의 획일적 잣대가 적용되고 있다는 지적까지 받았다.평가제도 근본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개별평가를 줄이는 평가제도의 평가가 필요한 시점이다.

2015-10-23

대구시의 관광자원 개발

지방자치 시대 개막 이후 가장 많은 변화를 보인 곳이 대구광역시가 아닌가 한다. `여름무더위`로 악명 높았지만, 녹지 조성 등으로 그 오명을 벗었다. 수목과 사람이 공존하는 도시로 변모된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관광자원 개발 아이디어`가 탁월했다. `골목투어` 아이디어를 처음 낸 대구인데, 골목에 스며 있는 역사를 드러내 관광객을 불러 모았다. 이것은 `대구출신의 역사적 인물들`과 연관지어 개발한 것이다. 대구시가 가진 관광자원으로는 팔공산·비슬산 등 자연자원과 고찰 등이 고작이지만, 인적자원은 만만치 않다. 문학인, 음악가, 화가, 서예가, 독립운동가 등이 적지 않고, 6·25때 피난왔던 저명인사들도 많았는데, 이들이 `역사`를 만들었고, 그 역사가 서려 있는 골목을 관광자원으로 승화시킨 것이다. 이것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만든` 아이디어의 개가였다.대구시는 최근 `종교관광`상품을 내놓았다. 대구에는 가톨릭 성당도 많고, 고찰도 많다. 그 모습은 화가들의 그림속에 나타나 있고, 문인들의 글속에도 녹아 있고, 음악에도 담겨 있다. 신자들은 신앙심 배양 차원에서 돌아볼 가치가 있는 유적들이고, 일반인들도 그 속에 스민 문화사에 흥미를 가질 수 있다. 특히 중구 남산동에는 1900년대 초에 조성된`가톨릭 타운`이 있다. 프랑스 루르드 성모동굴을 본떠 만든 성모당, 외국인 수녀원과 신학교도 있다. 인근에 있는 순교기념관과 1902년에 세워진 계산성당은 `대구의 랜드마크` 이다. 그래서 “남산동은 천주교 박해의 흔적을 간직한 성지”라 한다.팔공산에는 유서 깊은 사찰이 많다. 동화사·파계사, 고려시대 처음으로 새겨진 초조대장경이 보관됐던 부인사도 있다. 대장경은 전화(戰禍)를 입어 불탔지만, 신라 선덕여왕의 어진을 봉안한 사찰로 유명하다. 특히 `갓바위 부처`는 전국적인 기도처로 유명해서 연중 신도와 관광객들이 몰려든다. 신라 후기 조정에서는 “통일도 됐으니, 도읍지를 넓은 곳으로 옮겨야 한다. 달구벌이 적당하다”는 논의가 있었으나, 고루한 기득권자들의 반대로 무산된 것은 큰 실책이다. 그렇게 됐더라면 대구시는 오늘날 수많은 유물·유산·문화재를 가진 도시가 됐을 것이다.그러나 대구시는 꾸준히 관광자원을 개발하고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가을 도심 단풍길`이다. `앞산공원 큰골 등산로`를 비롯, `미술관로` `느티나무·왕벚나무 수목터널`, 그리고 `망우당공원`은 곽재우동상 등 역사유적도 있다. 팔공로, 팔공산 순환도로 등도 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단풍명소들이다. 관광자원은 `이미 있는 것`과 `사람 머리가 발굴한 것`두 가지가 있는데, 대구시는 `머리를 잘 쓴` 관광지가 많은 도시다. 다른 지역들이 배워둘만한 지혜이다.

2015-10-23

포스코 좌고우면 말고 내실다져야

우리나라의 철강 대표기업인 포스코가 3분기에 연결 기준으로 6천58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포스코는 1968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지난해 4분기(2천102억원)에 순손실을 봤으며, 이번이 두 번째다. 좀더 내용을 들여다보면 해외 투자법인의 차입금에 대한 환차손, 광산 투자지분의 평가 손실, 신일철주금(옛 신일본제철)과의 소송 합의금 등 영업외손실 1조2천160억원을 반영한 영향이 컸지만 이런 일회성 비용을 빼더라도 실적이 나빠진 것은 사실이다. 매출은 작년 동기보다 2조원 이상 감소한 13조9천960억원, 영업이익은 2천억원 이상 줄어든 6천520억원이다.포스코의 실적 악화는 공급 과잉에 근본 원인이 있다는 게 철강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3년 세계 철강수요는 16억4천800만t이었는데 명목설비는 5억1천600만t이나 많은 21억6천400만t이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요는 별로 늘지 않는데 명목 설비는 2017년 23억6천100만t까지 증가할 예정이라니 수급 불균형은 불을 보듯 뻔하다. 특히 중국 철강업계가 내수 침체로 물량을 해외로 밀어내면서 아시아 지역의 철강 가격은 1년 전에 비해 40%나 폭락했다. 세계 최고의 기술을 자랑하는 포스코로서도 실적 악화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다.더구나 포스코는 이명박 정부의 실세들이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의 회장 선임을 돕는 대가로 각종 이권과 인사에 개입했다는 혐의와 관련, 8개월째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대일청구권 자금으로 설립된 `국민기업`이고, 지난 2000년 정부 지분 매각을 통해 민영화한 사기업인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정치권이 포스코를 `선거 전리품` 정도로 인식하는가 하면 포스코 일부 간부들도 정치권 줄대기로 맞장구를 치는 바람에 생긴 일들이란 비판도 나오고 있다.포스코의 경영위기는 포스코만의 위기가 아니라 `대한민국 호(號)`가 직면한 도전을 보여준다. 철강, 석유, 전자, 조선, 자동차 등 우리나라의 5대 주력산업은 공급 과잉, 중국의 저성장, 엔화 약세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지금까지는 한쪽이 나빠지면 다른 쪽이 보완하는 식이었는데 지금은 5대 산업이 한꺼번에 어려움에 처했다. 이런 동시다발적 위기는 처음이라고 한다.기술전문가 출신인 현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취임 이후 예전 경영진이 기형적으로 불려놓은 몸집을 줄이고 내실을 다지는 쪽으로 개혁 작업을 벌여 포스코 정상화에 나서고 있다.이제라도 포스코는 좌고우면하지 말고 `제철보국`이란 초심으로 돌아가 더욱 내실을 다져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도 포스코 임직원이 외부의 눈치를 보지 않고 경영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자제하고 협조해야 한다.

2015-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