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설 `2030년 그들의 전쟁`에는 한 청년이 버스에서 총기로 노인들을 살해하는 장면이 나온다. “우리가 힘들게 번 돈을 왜 노인들의 진료비로 내야 하나”이것이 이유였다. 생산인구보다 소비 인구가 많아질때 `강제 인구조정`이 행해진 역사가 있다. 일정 나이가 되면 노인을 버리는 `고려장`이 그것이다. 또 에스키모족에는 `자살가출`이라는 풍습이 있다. 식량만 축내는 노인들은 스스로 밖으로 나가 걸어가는데, 곰을 만나 먹히거나 얼어 죽는다. 충효를 최고의 미덕으로 아는 동양사회에서는 그런 일들이 벌어지기 어렵지만, `노인자살`이 유난히 많아지는 것도 `생산인구를 크게 능가하는 소비인구`가 한 원인으로 꼽힌다. `젊은이 1명이 노인 3명을 부양해야 하는` 지금, 동양사회에서도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청년실업이 고질화되는 현실이다. 그래서 정부는 `청년일자리 창출의 기치`를 높이 들고, 기업들을 으르고 달래며, 대통령이 앞장서서 `청년희망펀드`를 조성하는 데, 대기업들은 적지 않은 돈을 기부한다.결국 해법이란 노인일자리를 더 만들고, 청년들이 일할 수 있는 좋은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드는 일인데, 그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일본에는 노인 중심으로 협동조합을 만들거나 소규모 기업 등을 만들어 자립한 사례가 많다. 청소년 상담소, 장애인 도우미, 병원 데려다 주기, 애보기, 장보기 등 맞벌이 부부들이 필요로 하는 일을 노인들이 맡아주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문화유산해설사, 숲해설사, 텃밭농사, 빵제조·판매, 자원봉사 등 다양한 노인일자리를 만들어가고 이미 제자리를 잡은 것도 많다. 유럽에는 80 노인이 바텐더 일을 하며 즐겁게 생활하는 사례도 많다.1996년 캐나다 퀘백은 실업률이 16%에 달했는데, 이 문제를 `사회적 경제`로 풀었다. `공공경제`와 `민간경제` 사이에 양자를 융합한 `틈새경제`가 있는데, 이것이 사회적경제이다. 퀘백시는 `상티에`라는 민·관협력기구를 만들어서 사회적 기업을 만드는 방법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지도·전수하는 일을 한다. 그래서 노인분야, 재활용 서비스 분야, 보육 분야에서 일자리를 많이 창출했다. 우리나라는 노동부가 이 일을 전담하는데, 민과 관이 협력하는 기구를 만드는 것도 연구해볼 필요가 있다.`청년희망펀드`에 대기업들이 적극 호응하고 있고, 청년취업기회 확대, 구직 애로 원인 해소, 민간일자리 창출 지원 등 원론적 방향은 명시하고 있지만, 어떤 사업을 벌일 것인가 하는 `구체적 사업계획`은 보이지 않는데, `청년창업 지원`이 가장 요긴해 보인다.`한 번 실패하면 끝`인 청년창업의 현실에서 `실패해도 재기하도록 지원하는` 일에 희망펀드가 쓰여졌으면 한다.
2015-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