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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지자체 의원들 앞다퉈 관광연수… 이러려고 위드 코로나?

일상 회복을 위한 ‘위드 코로나’가 전국적으로 시행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경북 도내 기초자치단체 의원들이 전국 주요 관광지로 관광성 연수를 계획하거나 실행에 나서 논란이 되고 있다.구미시의회는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제주도에서 전체 시의원 연수를 떠났다. 이번 연수에는 전체 시의원 22명 중 절반 가량인 12명과 의회사무국 직원 10명이 참여했다.칠곡군의회의 경우는 상임위에 상관없이 두 팀으로 나눠 연수를 진행했다.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군의원 3명이 부산으로, 지난달 27일부터 29일까지 5명의 군의원이 제주도로 연수를 다녀왔다.김천시의회 역시 지난달 20일부터 22일까지 전체 시의원 연수를 실행했고, 시의원 12명과 사무국 직원 11명이 참가했다.경주시의회도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시의원 19명과 사무국 직원 10명이 제주도 연수를 다녀왔다. 포항시의회도 이달 중에 상임위원회 별로 나눠 연수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의원 연수는 의원들의 전문성을 높이고 선진지 벤치마킹을 통해 지역 현안의 해법을 찾는 데 목적을 두고 있는 만큼 연수 자체가 잘못됐다고 하기는 힘들다.하지만, ‘위드 코로나’가 시행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연일 수십명의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어 대부분의 시민들은 여전히 모임을 자제하며 감염 확산에 조심하고 있는데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관광지 연수를 떠난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또 각 지역마다 청년일자리, 원도심 활성화 등 해묵은 과제들이 산적해 있음에도 관광지로 연수를 진행한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지적과 함께 일률적인 연수 프로그램도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다.각 지역 의원들의 연수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2박 3일 일정 동안 지방자치법 전면개정, 재정집행 진단과 예산안 심사과정 등 2∼3개 특강과 강의가 전부이고, 나머지 일정은 관광지 탐방과 견학으로만 이뤄져 있어 교육 목적이 아닌 관광 목적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여기에 의회 사무국 직원들이 상당수 포함된 것은 다소 지나치다는 지적이다.이에 대해 한 의회사무국 직원은 “그동안 코로나19로 연수를 진행하지 못했고, 개정된 지방자치법 시행을 앞두고 교육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연수를 진행한 것”이라며 “사무국 직원이 다수 포함된 것은 직원들도 내년에 시행되는 지방자치법에 대한 교육을 받기 위한 것이다”고 해명했다.하지만, 전국 많은 지자체 의회가 지방자치법 개정과 관련한 교육을 의회나 해당도시 연수원 등에서 외부강사를 초청해 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의 연수는 사실상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이 지역 여론이다.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코로나19로 2년 동안 전 국민이 힘들어 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을 뒤로 하고 관광지 연수를 떠날 생각을 한다는게 상식이 없는 행태”라며 “최소한 지금의 어려운 지역 경제를 조금이나마 생각을 했다면 연수 장소를 경북 도내로 선택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1-11-11

100세시대 뇌혈관 전문병원의 역할은…

에스포항병원은 최근 서울 더케이 호텔 그랜드 볼룸에서 열린 ‘2021년 대한신경외과병원협의회 제7회 학술대회’에서 발표를 진행했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이후 진행된 이번 학술대회는 전국 신경외과 전문의와 병원 임직원 백신접종완료자만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문의 세션과 임직원 세션으로 나눠 다양한 구성으로 진행됐다.2020년 우리나라 평균수명이 81세를 넘는 고령 국가의 반열로 들어서고 머지않아 최빈사망연령이 90세를 넘기는 백세시대가 도래되고 있는 시점에 고령 환자의 척추질환, 뇌혈관 질환을 가지고 전국의 유능한 의료진들이 ‘클래식과 함께하는 행복한 100세 시대’라는 주제로 연구 결과와 척추 수술의 주류로 떠오른 내시경적 접근법을 최신기법과 발전 가능성 부분으로 나눠 발표하는 전문의 세션 시간을 가졌다.전문의 세션에 에스포항병원 대표로 발표에 나선 진선탁 진료과장은 고령 환자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뇌혈관 질환’이란 주제로 다양한 뇌혈관 질환을 병원의 수술 케이스와 함께 발표하며 고령 환자의 치료 방향성과 뇌혈관 전문병원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진선탁 에스포항병원 진료과장은 “전국의 유능한 신경외과 의료진들이 모인 자리에 발표 연좌로 나설 기회가 되어 영광이다”며 “앞으로도 환자를 위한 최적의 치료 방법을 찾기 위해 지속적인 연구를 펼쳐 방법을 찾고 나아가 연구를 활용 방안 등을 논의하는 자리가 자주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2021-11-11

뒤처진 인프라에 외면받는 안동 아파트

800만원대 분양 아파트로 관심을 모았던 ‘안동역 영무예다음 포레스트’가 기대와 달리 전체 분양률이 60% 초반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11일 안동시 등에 따르면 영무예다음은 지난달 10일 견본주택 오픈에 이어 같은 달 23일 본격적인 분양에 들어갔지만, 4가지 타입에서 모두 미달 사태를 겪고 있다. 이는 아파트 선택의 기준이 가격이 전부가 아니라 인프라 등의 요인도 중요해졌기 때문이다.‘안동역 영무예다음 포레스트’ 전체 분양률은 61.5%로, 84㎡ A형이 225가구 중 216가구가 분양돼 96%의 분양률을 보인 반면 75㎡ A형과 75㎡ B형은 각각 252가구와 247가구 중 122가구·206가구만 분양됐다. 84㎡ B형도 26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시민 김모(50)씨는 “이 아파트의 경우 인프라 부족으로 많은 부분에서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데 단지 가격이 다른 신규 아파트에 비해서 싸다고 분양을 받기에는 부담이 있다”며 “아파트가 들어설 안동시 풍산읍 막곡리 일대는 안동에서 도청신도시로 가기 위해 시가지를 완전히 빠져나온 후 접할 수 있는 외진 곳”이라고 지적했다.실제로 영무예다음 포레스트가 들어서는 주변지역은 최근 이전한 안동역과 안동시외버스터미널 외엔 이렇다 할 인프라가 없다. 또한, 경북도청 신도시 2단계 사업부지 등에 들어설 대형 브랜드 아파트와 부지 내 송전탑, 부지 인근에 위치한 가축 축사 등도 분양에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지역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영무예다음이 대대적인 홍보에도 분양 실적이 저조한 것은 시 외곽에 위치한 탓에 아직 각종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이는 당초 저렴한 분양가 등으로 인해 수요가 많을 것이라는 예상을 벗어나는 것으로 가격 외적인 측면 이외에 크게 눈길을 끌만 한 매력이 없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피현진기자

2021-11-11

포항시 주소이전 지원금 지급 ‘집중포화’

포항시의회 자치행정위원회가 포항시 주소이전 지원금 지급사업의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집중적으로 질타했다.제288회 포항시의회 2일차인 9일 자치행정위원회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손정호 포항시 정책기획관은 ‘주소이전지원금 지원사업 추진효과 분석 보고’를 진행했다. 그는 주소이전 지원금 지원사업이 시행된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포항시로 주소를 이전한 1만5천969명에 대해 주소이전 지원금 47억5천200만원을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지원사업을 시작한 지난 1월 50만2천736명이었던 포항시 인구는 지난 10월 50만3천179명으로 443명 증가하는 효과를 얻었다고 밝혔다.손 기획관은 “2020년 수준의 감소추세가 지속됐을 경우 올해 9월 중 인구 50만이 붕괴됐을 것으로 분석됐다”며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넘어서며 인구의 자연적 감소가 확산되는 상황에서도 주소이전 지원금 지급사업으로 전입인구가 확대돼 전체 인구증가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이어 “단기적인 인구 증가효과로 인구 51만 회복의 기반을 마련했지만 포항시 실거주 미전입자 수의 감소, 통상적인 전입 신고자에 대한 지속적인 예산 지원 등의 문제점 존재해 주소이전 지원금 지급사업을 올해까지만 하고 종료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이에 자치행정위원회 소속 시의원들의 날카로운 공세가 이어졌다.박희정 의원은 “이 사업이 처음 시작되는 단계에서 전출을 최소화시키는 방안부터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을 한 바 있다”며 “전입에만 집중하면서 전출을 막지 못하는 이 상태를 놓고 단순히 이 정책이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 있는가”라고 지적했다.이에 손 기획관은 “전출을 막기 위한 방안은 시 예산을 통해서 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전입을 좀 확대하자는 차원에서 이 사업을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이어 이석윤 의원은 “내년에도 사망율이 출산율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돼 인구 자연감소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대비를 하고 있는가”라고 질의했다.이에 손 기획관은 “내년에도 인구가 감소될 확률이 높다. 비록 주소이전 사업은 종료되지만 일자리창출에 매진해서 다른 도시의 인구를 포항으로 전입시키는 방안을 최선으로 생각하고 투자유치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답변했다.또 배상신 의원은 “사업 종료 이후 대안으로 제시한 일자리창출, 임신·출산 지원, 정주여건 개선 등은 전국 223개 시군에서 똑같이 시행되고 있는 사안”이라고 지적하며 “주소이전 지원금을 지급하는 기간 동안 의회에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 것에 대해 변화한 부분이 하나도 없다”고 역설했다.백강훈 의원도 “이 사업에 대해서는 의회에서도 많은 의문을 제기했고 (사업 실패에 대해서는)사업을 진행하는 집행부와 예산을 의결하는 의회가 공동책임이 있는 것”이라며 “집행부에서는 성공이라고 표현했지만 결과적으로 봤을 때는 예견된 실패”라고 질타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2021-11-10

분필가루에 콜록콜록… 낡은 변기 땜에 학교 화장실 싫어요

포항지역에 있는 초·중·고등학교 시설물 노후화로 인해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 문제가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10일 포항교육지원청에 따르면 지역 내 각급 학교 칠판 개수는 모두 3천533개인 것으로 집계됐다.이 중 석고가루가 흩날리는 분필가루 칠판은 모두 982개로 약 27.8%를 차지했다.특히 포항초(20개)와 창포초(34개), 동지중학교(26개)의 경우 교내에 설치된 칠판이 전부 분필가루 칠판인 것으로 조사됐다.또 △포항원동초(92.4%) △송림초(91.2%) △ 포항해맞이초(89.2%) △영일중(87.2%) △포항 장성고(85.4%) △흥해초(84.6%) △동지여중(84.2%) △포항중(80.8%) 등 이들 학교의 대부분 칠판이 분필식 칠판으로 구성돼 있었다.내구연한(8년)을 훌쩍 넘긴 것도 모자라 10년 이상 활용되고 있는 지역 내 분필식 칠판은 무려 509개나 됐다.문제는 석고가루가 날리는 분필가루 칠판의 경우에는 학생과 교직원의 피부질환 및 각종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학생들의 건강권을 지키고, 교실 안에서의 쾌적한 생활환경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평소 자주 접하는 칠판을 친환경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은 이미 수년 전부터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이같은 상황에 대해 공감한 교육부는 지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861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전국 학교에 설치된 분필칠판을 습식칠판과 화이트보드 칠판 등으로 교체하라’고 각 시·도교육청으로 지시한 바 있다.해당 사업이 수년째 진행되고 있지만, 포항교육지원청의 칠판 교체작업은 더디기만 하다.정침귀 포항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분필가루가 몸에 안 좋다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 모두가 알고 있던 사실”이라며 “일부 학교에서 교내 분필 칠판의 설치율이 아직도 100%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고, 자라나는 아이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교실공기의 질을 헤치는 문제를 하루빨리 해결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화장실 노후화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포항지역의 학교 126개교에 설치된 화장실에는 모두 8천774개의 변기가 설치돼 있는데 이 중 학생들이 선호하는 현대식 변기인 양변기는 6천83개(69.3%)로 나타났다.반면 쪼그려앉는 형식으로 학생들이 사용에 불편을 겪는 구식 변기인 화변기는 전체의 30.7%인 2천691개나 설치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화변기 설치비율이 50% 이상을 차지하는 학교도 21개교(포항송도초, 용흥초, 기계초, 죽장초 상옥분교, 연일형산초, 문덕초, 장기초 모포분교, 포항여자중, 포항항도중, 상도중, 송도중, 대흥중, 송라중, 신흥중, 동지여자중, 대동중, 청하중, 포항동해중, 두호고, 포항장성고, 포항이동고)나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A씨는 “저학년 아이들은 화변기의 이용이 생소해 용변을 참고 집에 오거나, 바지에 실수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며 “특히 여학생의 경우에는 화변기가 설치된 화장실에서는 위생용품을 교체하는 것이 어려워 매달 월경 시기만 되면 화장실 가는 걸 가장 큰 스트레스로 꼽고 있다”고 꼬집었다.포항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학교마다 사정이 있어 칠판 교체 작업이 예상보다 늦어진 것 같다”며 “지난 1일 경북도교육청으로부터 ‘학교 화장실 양변기·화변기 설치 안내’라는 공문을 받았고, 각 학교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양변기의 설치 비율을 더욱 높이겠다”고 밝혔다./이시라기자sira115@kbmaeil.com

2021-11-10

포스코 청년일자리 2만5000개 만든다

포스코그룹이 향후 3년간 2만5천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기로 약속했다.김부겸 국무총리와 포스코그룹 최정우 회장은 10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간담회를 갖고 ‘청년희망ON’ 협약을 맺었다.포스코그룹은 이날 향후 3년간 1만4천명을 직접 채용하고, 벤처투자 및 취업지원 프로그램인 ‘포유드림’ 확대를 통해 1만1천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2차전지 소재와 수소 분야, 포스코케미칼의 신설 부문인 음·양극재 등 신사업 분야에서 직접 채용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벤처·창업지원 분야에서는 벤처펀드 조성에 4천300억원, 벤처밸리 조성에 1천60억원 등 총 5천360억원을 투자해 일자리 5천900개를 창출한다.또한 취업아카데미와 창업 인큐베이팅 스쿨, 청년 AI·Bigdata 아카데미 등 연간 1천100명 규모로 운영하던 ‘포유드림’은 연간 1천700명으로 교육인원을 늘려 3년간 5천100명의 취업을 지원한다.포스코는 올해 고용노동부와 체결한 ‘청년고용 응원 프로젝트’ 멤버십에 따라 신기술 분야 인재양성을 위한 프로그램 운영에 대한 협의도 진행 중이다.김 총리는 모두발언에서 “청년들은 좋은 교육을 받아서 좋은 일자리를 찾고, 기업은 맞춤형 인재를 채용하면 청년도, 기업도, 나라도 좋은 1석 3조의 효과”라며 “포스코는 아무것도 없던 포항의 모래밭에서 기적을 만들었다. 그 기적이 우리 청년들에게도 일어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이날 행사에는 김부겸 총리를 비롯해 구윤철 국무조정실장과 윤성욱 국무2차장, 박화진 고용노동부 차관, 포스코그룹 김학동 사장, 정창화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청년희망ON’ 프로젝트는 양질의 청년 일자리 확대를 위해 기업이 참여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청년 일자리 사업이다. 정부 주도에서 벗어나 민관이 함께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하기 위해 마련됐다.이 취지에 공감해 파트너십을 맺은 기업은 포스코까지 모두 5곳으로, 이들이 약속한 청년 일자리는 13만3천개에 이른다. 이외에도 교육 수료 후 취업 여부가 결정되는 일자리 4천800개도 있어 일자리 창출 효과는 최대 13만7천800개가 될 것으로 보인다.총리실은 청년희망ON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민관이 협력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2021-11-10

포항 군공항·사격장 소음 피해 보상 설명회 ‘무산’

군공항 및 사격장 소음에 따른 피해 보상 산정과 관련해 지역민들의 불만이 결국 폭발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군공항 소음피해보상 기준의 불합리성이 지적됐던 만큼 국방부의 발빠른 대처가 요구된다.10일 오후 2시 포항 오천읍민복지회관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군비행장 및 군사격장 주변지역 소음영향도 조사결과안에 대한 국방부의 대면설명회가 1시간에 가까운 지연 끝에 결국 무산됐다. 이를 두고 국방부의 안이한 대처와 행정편의주의가 사태를 더욱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지난 2019년 10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군용 비행장·군 사격장 소음 방지 및 피해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군소음보상법)’은 이듬해인 2020년 11월 시행령을 마련해 보상기준과 보상금액 등 세부적인 사항을 규정했다.시행령에 따르면 국방부는 군용비행장 및 군사격장 주변지역에 대한 소음측정을 통한 소음영향도 조사 후 소음대책지역을 지정해 주민에게 일정기준에 따라 소음피해 보상을 해야 한다. 이에 전국적으로 관련 지역은 오는 2022년 첫 보상을 받게 되는데, 보상금 수준은 가장 소음피해가 극심하다고 인정된 지역인 제1종 구역이라고 쳐도 최대 월 6만원 수준으로 그리 크진 않다.포항의 경우는 최근 헬기사격 소음피해 등의 문제로 국민권익위원회까지 나서서 중재를 했던 남구 장기면 ‘수성사격장’을 비롯해 장기면 ‘정천사격장’과 북구 흥해읍 ‘칠포대공사격장’까지 3곳의 사격장, 오천읍·동해면·청림동·제철동 4곳의 행정구역에 걸쳐있는 K3포항비행장 1곳까지 총 4곳이 해당된다.소음 발생 군시설이 다수의 행정구역에 분산돼 있는 만큼, 이날 열린 설명회에도 각 읍면동에서 찾아온 주민들이 각기 의견을 쏟아냈다. 특히, 설명회 참석여부을 두고 주민들 사이에서 찬반이 엇갈리며 고성이 오갔고, 1시간에 가까운 논의 끝에도 결국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설명회는 파행을 맞았다.이 자리에서 한 주민은 “청림동에서 76년을 살면서 소음 피해를 고스란히 감내해 왔는데, 어떤 기준인지 몰라도 담벼락 하나를 두고 이웃끼리 보상이 갈려 싸움만 생겼다”면서 “소음을 발생시키는 군 시설을 주거지역에서 이전시키면 되는데 왜 이렇게 분란만 일으키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제기했다.국방부의 성의 없어 보이는 태도도 주민들의 화를 부추겼다. 국방부에서 개최한 설명회였음에도 국방부 관계자는 1명만이 참석했고, 주민들의 불만에 대한 대응은 소음 측정을 맡은 업체 관계자에게 미루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포항시가 중재에 나섰으나, 이마저도 별다른 소용이 없었다.포항시 관계자는 “주민들의 입장을 이해해 설명회를 추후 주민들이 수긍할 만한 수준으로 진행하는 것을 고려해달라”고 권고했으나 국방부 관계자는 “추가 설명회 개최 등 일정조율은 어렵다. 12월 결정 고시되는 대로 진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상황이 이렇자 결국 일부 주민들은 추가적인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흥해읍의 한 주민은 “국방부가 이렇듯 주민들을 무시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우리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당장 12월부터 사격을 물리적으로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고 말했다.한편, 주민설명회 무산은 이미 예견된 것이나 다름없다라는 평도 나온다. 군소음보상법 자체가 △민간공항 소음영향도 기준보다 높은 소음측정 기준을 적용했다는 점 △주로 고정익항공기를 대상으로 측정하는 웨클(WECPNL)을 사용해 헬기 등 회전익항공기에 대한 소음측정이 부적합하다는 점 △소음대책지역 경계 기준을 행정구역이 아닌 건축물로 정했다는 점 등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2021-11-10

대구 이슬람사원 건립 갈등 ‘악화일로’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사원 건립을 두고 인권단체와 지역주민이 큰 견해차를 보이며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이들은 번갈아 가며 서로 다른 입장의 성명을 발표하는 등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갈등이 지속하고 있다.이슬람사원 건축반대 비상대책 추진위원회와 설립지 인근주민 등은 9일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권영진 대구시장을 규탄했다.지난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이슬람사원 건립과 관련한 질의를 받은 권 시장의 소극적인 답변 때문이다.당시 권 시장은 “건축법상 허가권자가 북구청이라서 자치단체 역량으로 갈등이 해결되리라 보고 대구시는 측면 지원만했다”면서 “지금 보니까 북구청 단위의 해결이 조금 어려워 보인다”며 “더 살펴보고 해결책을 찾는데 대구시도 나서겠다”면서 다소 소극적인 의지를 보였다.이에 주민들은 ‘권 시장과 대구시가 사원 건축을 지지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는 것.이와 관련 대책위는 “인근 주민들이 인종차별주의자로 낙인찍히는 것을 권 시장과 대구시는 방관만 하고 있다”면서 “사원 건립 여부에 대한 책임을 북구청에 떠넘기며 뒷짐을 지는 것은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앞서 지난 8일에는 경북대 다양성위원회가 ‘다양성을 통한 상호존중과 공생의 미래로’라는 제목의 이슬람사원 건립을 주장하는 성명을 발표했다.이들은 “최근 경북대 서문 인근 이슬람사원 건립을 둘러싼 갈등을 지켜보며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늘 크고 작은 갈등이 있을 수밖에 없고,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소통이 중요하다. 필요조건이 바로 다양성의 인정”이라고 지적했다.그러면서 “한국인에게 이슬람교가 익숙하지 않은 것은 분명하지만, 다른 인종·종교·문화에서 비롯된 것일 뿐 배척 대상이 아니다”며 “경북대에 다니는 무슬림은 대현동에서 살아가는 주민”이라고 언급했다./심상선기자 antiphs@kbmaeil.com

2021-11-09

커피 증발하는 원리로 20배 밝은 반도체 입자 만든다

포스텍 연구팀이 커피가 증발하는 원리를 이용해 기존 소재보다 20배 밝은 아주 작은 반도체 입자인 ‘양자점(퀀텀닷·Quantum Dot) 배열법’을 발견해냈다.포스텍은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 노준석 교수와 연구팀이 현탁액이 증발할 때 일어나는 현상을 이용해 퀀텀닷 배열법 개발에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현탁액’이란 흙탕물, 먹물, 페인트 등과 같이 내부에 고체 입자가 분산해 떠 있는 액체를 말한다. 수 나노미터(nm) 크기의 퀀텀닷은 유체가 흐르는 방향으로 잘 따라간다. 컵에 커피 방울이 흘러내린 채로 두면 커피 자국이 남듯, 퀀텀닷 입자를 담은 현탁액이 증발하면 이 입자들은 모세관력에 의해 액체 방울의 가장자리와 같은 특정 영역에 자동으로 배열된다. 이 성질을 이용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이 시도됐지만, 실제로 디스플레이에 활용할 수 있는 정도의 밝기 구현은 어려웠다.노 교수 연구팀은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브이(V)자 구조물을 이용해 현탁액 증발 과정에서 퀀텀닷을 아주 작은 크기의 화소 형태로 배열하고자 했다. 액체를 붓고 증발시키면 V자 안쪽에 액체가 빨려 들어가 입자가 쌓이도록 하는 방식이다.그 결과, 이 방식으로 제작된 퀀텀닷 화소의 밝기는 비교군보다 20배 이상 밝았으며, 각 화소 간 밝기 균일도는 98% 이상으로 매우 균일했다.노준석 교수는 “최근 가전 업계에서는 밝고 자연스러운 영상을 보기 위해 퀀텀닷을 TV의 컬러필터에 활용하고 있다”며 “이번에 개발한 퀀텀닷 배열법을 이용하면 고가 장비 없이도 현탁액을 뿌리기만 하면 밝은 퀀텀닷 화소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퀀텀닷 디스플레이의 제작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1-11-09

농촌에도 불어닥친 요소수 대란… “내년 농사 어쩔꼬”

“농협에 요소비료를 사려고 왔는데 이미 재고가 거의 소진돼 어디가서 구해야 할지 막막합니다.”안동에서 벼농사를 짓는 한 농민은 중국의 요소 수출 제한으로 요소비료의 가격이 오를 것을 대비해 미리 구매하기 위해 농협을 찾았다가 난감했다고 하소연했다.중국의 요소 수출 제한으로 촉발된 국내 요소수 대란이 물류·산업 현장을 넘어 농업 현장으로 확산되고 있다. 중국이 지난달 질산질 비료의 주원료인 요소뿐 아니라 염화암모늄, 질산암모늄 등 비료를 만들 때 쓰이는 다른 원료에 대한 수출규제를 강화하면서 현재 요소비료와 복합비료를 구하지 못한 농가가 나오고 있다. 문제는 비료의 공급이 언제 재개 될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경북농협은 9일 현재 도내 요소비료 및 요소가 들어간 복합비료의 재고는 2천500t 정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료 한포가 대략 20kg정도니, 12만5천포 가량 남아있다고 판단하는 셈이다. 다만 성분분석표상으로 재고를 파악하기 때문에 정확하지는 않다는 설명이다.하지만 지역 농협이 느끼는 체감은 다르다. 경북 대부분의 농협에서 요소비료의 경우 이미 재고가 거의 소진됐고, 요소가 포함된 복합비료의 경우도 아주 소량만 남아있다는 것이다.안동농협의 경우 지역 전체를 통틀어 약 200포 가량만 남아 있어 1인당 구매 수량을 1포로 제한하고 있다. 이마저도 빠르면 3∼4일 안에 동날 것으로 예측했다. 경주농협에도 약 200포의 재고가 있으며 1인당 5포로 구매를 제한해 이날 중으로 재고가 소진될 것이라고 예측했다.미리 많은 물량을 확보해 현재 재고가 남아 있는 지역은 당장은 구매가 가능하지만 포항, 구미, 의성, 예천 등 대부분의 지역 농협에서 요소비료 재고는 모두 소진됐다. 요소비료 외 복합비료까지 소진된 지역도 적지 않았다.안동농협 관계자는 “올해 초 많은 분량을 확보한 덕분에 아직 적은 분량의 비료가 남아 판매하고 있지만 평소에 하루 700∼800포 가량의 비료가 팔려 나갔던 것을 생각하면 현재 남은 200포의 재고 소진 시점은 당겨 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그나마 다행인 점은 비료 수요가 영농철(3∼5월)에 집중되는 만큼, 당장은 수요가 제한적이라도 큰 문제는 없다는 것이다.경북농협 관계자는 “평년 대비 비료 수급상황이 좋지 못한 것이 사실이고, 이를 언론이 보도하면서 비료 가격 상승을 걱정한 농민들로 인해 재고 소진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며 “시기별 판매량을 기준으로 짐작했을 때 현재 재고로 내년 2월까지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하지만 농가에서는 이미 요소비료 및 복합비료의 재고가 남아 있지 않고 요소 부족 현상도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하루 빨리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한 농민은 “일반적으로 벼농사는 2월께 해당 토지를 해동시키기 전에 밑거름용 요소비료를 뿌려둔다. 요소 비료가 제 때 투입되지 않으면 대부분 작물의 생산량이 최대 절반가량 줄 것”이라며 “특히 벼농사를 짓는 농가에서 가장 심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했다.지역 대리점 점주의 설명도 농민들과 다르지 않다.안동에서 비료 대리점을 운영하는 정승지 지점장은 “국내 중소 비료제조업체들이 원자재 가격 폭등 등으로 요소비료 생산을 중단하고 있다. 공장 전체 중단까지는 아니지만 복합비료 위주로 요소 투입량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긴 어렵지만 요소는 사실상 바닥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한편, 주무부처인 농림부는 9일 박영범 차관 주재로 비료 수급상황 점검 회의를 열고 관련 내용을 논의했다. 농림부는 사재기 현상이 나타날 것을 우려해 구체적인 재고 현황을 공개하는 것에는 신중한 입장이지만 비료 수요가 영농철(3∼5월)에 집중되는 만큼, 당장은 수요가 제한적이며 기존 재고로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다./피현진기자phj@kbmaeil.com

2021-11-09

전국원전동맹 “원자력안전교부세 신설은 최소한의 보상”

포항시 등 원전 인근지역 16개 지자체로 구성된 전국 원전 인근지역 동맹이 원전 안전과 환경권 수호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전국원전동맹은 9일 온라인 정례회를 갖고, 내년부터 원자력안전교부세와 관련해 국회 기자회견 및 토론회, 여·야 지도부 면담, 주민서명운동 등으로 대정부 압박 활동을 추진하기로 했다.결의문에는 원자력안전교부세 법안의 신속한 국회 통과, 사용 후 핵연료 저장시설 포화에 따른 대책 마련, 원전 정책에 원전 인근 지자체 참여와 제도적 보상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전국원전동맹은 “회원도시들의 현안인 원자력안전교부세 신설은 원전 인근지역 거주 314만 국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보상이다”며 “그러나 원전이 없는 서울을 비롯한 광역지자체 거주 국민들의 관심이 매우 낮아 법안처리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는 실정이다”고 강조했다.원자력안전교부세법의 국회통과를 위해 전국원전동맹은 각 당의 대선후보자들에게 공식적인 면담을 요청해 314만 주민들의 뜻을 분명히 전달하기로 했다.김병삼 포항시 부시장은 “원전 인근지역 국민들에게 아무런 보상이 없이 일방적 희생만을 강요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할 때다”며 “전국원전동맹의 일원으로서 주요 현안사업에 대해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2021-11-09

“요소수 없어 소방차 멈추면 안되잖아요”

[김천·상주·영양] 전국적으로 ‘요소수 품귀’ 현상이 벌어지자 경북 도내 업체와 시민들의 ‘요소수’ 기부가 이어지고 있다.이들은 구급차와 청소차 등에 사용해 달라며 수십ℓ~수백ℓ의 요소수를 전달했다.김천소방서는 익명의 한 시민으로부터 요소수 10ℓ짜리 5통을 기부받았다고 9일 밝혔다.구급차 5대가 1개월간 사용할 분량이다.이 시민은 “뉴스를 보니 요소수 품귀현상으로 위급한 상황을 느꼈다”며 “구급차와 소방차가 멈추면 안 되니 필요할 때 꼭 써달라”고 했다.그는 “시민 안전을 책임지고 어려울 때마다 돕는 소방관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김천소방서에서는 전체 소방차량 43대 중 25대(58.1%)가 요소수를 사용하고 있다.박경욱 서장은 “시민을 향한 소방관 봉사 정신을 알아주시고 어려울 때 마음을 써준 데 대해 감사 말씀을 드린다”며 “요소수 품귀현상에 대비해 여러 가지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상주의 한 주유소는 단골 화물차주를 대상으로 요소수를 무료로 배부했다.당진-영덕 고속도로(청주-상주) 화서IC 부근에 있는 A 주유소는 이날 생산업체에 주문한 요소수 1천ℓ가 도착하자 평소 이 주유소를 자주 찾는 단골 화물차주들에 10ℓ씩을 나누어 줬다.주유소 측은 “요소수 가격이 너무 올라 사장님들(화물차주)이 너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무료 배부를 결심했다”며 “많지 않은 양이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영양군의 금란영농조합법인(대표 이우석)은 9일 “영양군 청소차 운행에 써달라”며 요소수 500리터를 군청에 기부했다.금란영농조합법인은 최근 전국적인 요소수 품귀현상에 따라 요소수 구입이 어려워짐에 따라 평소 조합에서 보유하고 있던 요소수를 영양군에 기부하게 됐다.이우석 대표는 “요소수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는 영양군에 요소수를 전달했다. 쓰레기 처리업무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오도창 군수는 “전국적인 품귀현상으로 예산이 있어도 구입하기 어려운 시기에 많은 양의 요소수를 선뜻 기부해줘 감사하다. 깨끗한 영양군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번에 기부한 요소수 500리터는 영양군 생활 쓰레기 수거에 투입되는 청소차량 10대가 한달동안 사용할 수 있는 분량이다.경북 도민들은 “대한민국은 위기 때마다 온 국민이 힘을 모아 난국을 극복했다”며 “가까운 곳은 걸어서 이동하기와 자전거 타기 운동, 나눔 운동 등을 전개한다면 ‘요소수 대란’를 보다 빠른 시일 내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곽인규·장유수·나채복기자

2021-11-09

전국 9개 도시, 공공기관 지방 이전 촉구

포항시를 포함한 비수도권 9개 도시가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촉구하고 나섰다.포항시와 충주시, 제천시, 공주시, 순천시, 구미시, 상주시, 문경시, 창원시 등 9개 도시는 8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한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9개 도시 지자체장, 송재호 전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 및 지역 국회의원, 관련 전문가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기조강연에서 제주 출신의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의원은 “1차 공공기관 이전의 한계로 ‘형평성 원칙’ 우선 적용으로 이전 공공기관과 지역산업의 연계가 미흡했으며, 혁신도시의 입지를 각 지자체에서 지정하도록 해 지역 간 경쟁을 유발했다”고 말했다.패널로 참여한 영남대학교 산학협력단 이희용 부단장은 1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은 일부 혁신도시의 인구와 고용이 늘어나는 단기적 성과가 있었을 뿐 구도심 쇠퇴와 주변 지역 간의 상생발전이 이뤄지지 않아 아쉬움이 크다고 평가했다.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은 △이전 지역의 산업 특성과 기능 중심의 공공기관 이전을 통한 수요창출형 도시 구축 △공공기관이 투자 또는 출자한 유관 민관기업과 연구소의 동시 이전을 통한 시너지효과 제고 △주변지역과 상생발전 가능한 정부의 정책방안을 제언했다.토론회에 참석한 김병삼 포항시 부시장은 “얼마전 공공기관 2차 이전은 차기정부의 과제라는 국무총리의 말씀이 있었다”며 “공공기관 지방이전은 지역에 양질의 일자리를 공급해 청년들의 유출을 막을 수 있는 효과적인 정책이고 지방거점도시로 공공기관이 이전돼 지방소멸을 막을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혁신도시 시즌2 정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한편, 이날 토론회에서 9개 도시 단체장들은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촉구 공동건의문을 채택했다.이들은 “지방도시가 저출생과 고령화, 주력산업 쇠퇴와 일자리 감소, 지방대 위기와 지역 혁신 기반 약화 등 총체적 위기상황에 직면했다”며 “지자체의 필사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나날이 심화되는 수도권 집중화 현상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조속한 공공기관 지방 이전의 시행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박동혁기자

2021-11-08

“12일부터 유류세 20% 인하”… 소비자 반응은 “글쎄”

오는 12일 유류세가 인하가 예고된 가운데 국내 휘발유 가격이 7주 연속 상승하며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를 두고 소비자들은 유류세가 인하되더라도 호주머니 사정이 별반 달라질 것이 없다는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요소수 대란에 이어 기름값마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자 정부의 물가 대책에 불만을 표하는 목소리 역시 점점 커지고 있다.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11월 1주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은 전주 대비 25.2원 오른 1천787.9원/ℓ로 7주 연속 상승했다. 경유 판매가격 역시 전주 대비 24.2원 상승한 1천585.1원/ℓ를 보였다.휘발유 가격은 10월 셋째 주에 ℓ당 1천700원을 돌파하며 2014년 10월 넷째 주 이후 7년 만에 최고점을 찍었고, 이어 매주마다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지역별로는 최고가 지역인 서울 휘발유 가격은 전주 대비 28.0원 상승한 1천868.8원/ℓ로 전국 평균 가격 대비 80.9원 높은 수준이고, 최저가 지역인 부산 휘발유 가격은 전주 대비 22.8원 상승한 1천764.9원/ℓ로 전국 평균 가격 대비 22.9원 낮은 수준이다. 대구와 경북은 동일하게 1천771원/ℓ를 기록했다.이렇듯 기름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정부는 예정대로 오는 12일부터 유류세 20% 인하를 진행한다.유류세 20% 인하가 소비자가격에 100% 반영된다고 가정할 경우 휘발유는 ℓ당 164원, 경유 116원, LPG 부탄은 40원씩 내려가는 효과가 발생한다.하지만 현 가격에서 휘발유가 ℓ당 164원 내려갔다고 쳐도, 1천500원대에 머물던 올해 봄 수준에도 미치지 못해 일반 시민들의 체감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화물차 운수업에 종사하고 있는 한 포항시민은 “요소수 부족으로 차량을 운행하지 못해 생계를 걱정해야 할 판인데, 기름값마저 무섭게 치솟고 있다”며 “이미 기름값이 너무 많이 오른 상태라 정부가 유류세를 인하한다고 해도 별다르게 체감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한편, 정부는 정유사 직영 주유소와 알뜰 주유소가 오는 12일부터 유류세 인하 조치를 판매 가격에 즉시 반영하도록 유도하며, 자영주유소도 자발적인 가격 인하를 요청하기로 했다.또 소비자들이 알뜰주유소 등 유류세 인하 반영 주유소를 편리하게 찾을 수 있도록 오피넷 웹사이트(www.opinet.co.kr)와 스마트폰 앱에 가격 인하 정보를 실시간 제공하기로 했다./전준혁기자jhjeon@kbmaeil.com

2021-11-08

에스포항병원, 세계뇌졸중학회 다이아몬드상 수상

에스포항병원은 최근 세계뇌졸중학회(World Stroke Organization)와 베링거인겔하임이 공동 주최하는 ‘WSO 엔젤스 어워드(WSO Angels Award)’에서 최고등급인 다이아몬드상을 받았다.‘WSO 엔젤스 어워드’는 RES-Q 레지스트리에 참여하는 병원들이 뇌졸중 치료, 관리, 연구 성과 등의 뇌졸중 환자 데이터를 제출하고, 병원 내 인정된 뇌졸중 집중 치료실(Stroke Unit) 운영 여부, 뇌졸중 전문 진료 인력 구성 등을 뇌졸중 치료 성적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정하고 있다.에스포항병원은 그동안 뇌졸중 환자 치료 개선에 도움이 되는 데이터를 꾸준히 기록하고 연구하며 뇌졸중 환자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 문화를 확립하는데 힘써왔다.또 베링거인겔하임의 ‘엔젤스 이니셔티브(Angels Initiative)’를 함께 참여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뇌졸중 치료를 개선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세계뇌졸중학회(WSO), 유럽뇌졸중학회(ESO) 등 여러 국가의 뇌졸중 학회 및 의료기관이 참여한다.이번에 받은 다이아몬드상은 대구·경북지역에서 RES-Q에 참여한 병원과 WSO Angels Award를 받은 병원 중에서 에스포항병원이 처음으로 받는 영광을 가졌다.김문철 에스포항병원 대표병원장은 “세계뇌졸중학회 최고 등급 수상은 에스포항병원이 가진 좋은 시스템으로 인해 쌓인 뇌졸중 치료 데이터들이 지역사회의 뇌졸중 치료 환경 개선에 보탬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며 “앞으로 뇌졸중 치료 수준 향상과 뇌졸중 환자들에게 최적의 치료법을 제공할 수 있는 병원이 될 수 있도록 책임감을 느끼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2021-11-08

예천 민자투자사업, 땅값만 먼저 ‘들썩’

예천군이 최근 민간사업자들과 각종 사업을 위한 협약식을 잇따라 진행했지만, 부지선정 등 사업을 위한 기본적인 절차도 마무리짓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부동산 투기과열 등 부작용만 초래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8일 예천군에 따르면 군은 지난 3일 사랑나무재단과 ‘THE ROYAL STAR 예천’ 실버타운 조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사랑나무재단은 이번 협약을 통해 예천지역 50여만평의 부지에 프리미엄 요양병원을 비롯한 특수질환전문병원(암, 진폐증), 건강검진센터, 골프장(18홀), 체육시설(당구, 탁구, 게이트볼 등), 사우나, 공연장 등 문화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다.예천군은 앞서 지난 9월 필리핀계열 골프리조트 운영업체 레이테코리아가 3천억원을 투입해 추진 중인 ‘예천 스포시안 관광단지’조성사업을 위한 주민설명회를 열었다.스포시안 관광단지는 군유지 34만평을 포함한 약 56만평 부지에 사계절 즐길 수 있는 정규 규격의 30여 종목 스포츠와 레저, 숙박시설을 겸비한 테마파크다. 숙박시설은 호텔 150실, 테라형콘도 150실, 유스호스텔 120실, 페어웨이 하우스 65동 등이 들어선다.그런데 2개 사업 모두 부지선정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예천군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실버타운 조성을 추진 중인 사랑나무재단은 당초 실버타운 조성 부지로 개포면 경진리 군유지 일대를 원했으나 골프장 건설 계획과 맞물려 군이 난색을 표하자 아직까지 부지 선정도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경진리 일대 골프장 및 관광단지 조성을 계획하고 있는 ‘예천 스포시안 관광단지 조성사업’도 관광특구 지정에만 1년 이상 소요되기 때문에 부지 매입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이같은 사정에도 대형 민간투자사업 유치가 확정된 것처럼 소문이 확산돼 개포면 일대 땅값이 급상승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주민 A씨는 “민간 투자사업이 실현되면 지역경제 활성화에는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하다”며 “하지만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민간투자사업체와의 잦은 협약체결은 자칫 행정 불신을 초래할 수 도 있다”고 우려했다.이와 관련, 예천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사업이 진행이 확실하다고 판단하고 주변 땅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들이 꽤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추후 사업 진행 상황은 지켜봐야 알겠지만 사업과 관련된 정보가 많이 알려질수록 부동산 관련 문의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예천/정안진기자 ajjung@kbmaeil.com

2021-11-08

포스텍 전자전기공학과 김철홍 교수 AI 이용 광음향 영상 왜곡 제거 기술 개발

포스텍 연구팀이 AI를 이용해 음속 차이로 인한 광음향 영상 왜곡 제거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포스텍은 전자전기공학과·IT융합공학과 김철홍 교수사진와 연구팀이 AI를 활용해 음속 차이로 인한 광음향 영상의 왜곡을 바로잡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광음향 영상은 빛을 인체 조직에 쬐었을 때 빛을 흡수한 조직이 순간적으로 열팽창하면서 발생하는 음파(광음향) 신호를 초음파 센서로 감지해 영상화하는 원리를 이용한다.광학을 이용한 영상 기술로는 1㎜ 미만의 얕은 깊이만을 볼 수 있지만, 광음향 영상으로는 인체 조직 내 수 cm까지 볼 수 있다.다만 기존의 초음파나 광음향 영상은 음속을 1천540m/s 등의 대푯값으로 가정해, 영상이 왜곡되는 문제가 발생했다.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 교수팀은 시뮬레이션 상에서 임의로 매질의 음속을 설정해 왜곡한 광음향 영상과 그렇지 않은 실제 광음향 영상을 만들었다.이에 따라 AI를 학습시켰고, 시뮬레이션 된 연습 영상과 실제 사람에게서 확인한 광음향 영상에 적용해 효과를 확인했다. 그 결과 기존 광음향 영상에서 발생하던 왜곡이 줄어들면서 주요 신호 주변에 나타나던 결함 신호의 크기가 기존 광음향 영상의 최대 5% 수준까지 감소했다. 신호대 잡음비는 약 25데시벨(dB)까지 높아졌다. 영상 시스템의 128개 채널에서 수신한 신호 중 64개 채널만 사용하는 경우에도 AI는 거의 동일한 화질의 광음향 영상을 만들었다.김철홍 교수는 “이 기술을 활용하면 빠른 시간 안에 선명한 이미지를 볼 수 있다”며 “앞으로 팔이나 다리 등 인체 말단 부위의 혈관 질환 진단, 흑색종 등의 암 진행단계 판단 및 절제를 위한 정확한 경계 설정 등 다양한 임상 연구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1-11-08

경북 특수학교 8곳 중 6곳 스프링클러 없다

경북지역에 위치한 특수학교와 기숙사 건물 대다수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아 학생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재난에 취약한 장애학생이 다니는 특수학교의 경우에는 절반 이상이 스프링클러를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교육 당국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8일 경북도교육청에 따르면 경북지역 특수학교 8개교 가운데 화재 발생 시 초기 진압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스프링클러’의 설치를 완료한 학교는 경산 자인학교, 영천 경북영광학교 등 2개교에 불과했다. 나머지 6개교(포항 명도학교, 안동 영명학교, 안동 진명학교, 구미 혜당학교, 경주 경희학교, 상주 상희학교)는 스프링클러의 설치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다.특히 도내에 운영 중인 일반학교 기숙사 건물 221개동 중 무려 83.3%인 184개 동에 스프링클러 설비가 설치돼 있지 않아 충격을 주고 있다. 반면 이 시설을 갖춘 학교 기숙사 건물은 37개동(16.7%)에 불과했다.포항지역 학교도 안전 불감증이 만연하기는 마찬가지다. 포항교육지원청에 따르면 포항교육청이 담당하고 있는 기숙사를 갖춘 학교 수는 모두 18개교이고, 생활관의 수는 19개 동에 이른다.이 중 △포항중 △포항과학기술고 △포항세무고 △경북과학고 △포항해양과학고 △영양고 △영덕고(2개동) △영해고 △울진고 △울진 죽변고 등 모두 10개의 학교에서 보유하고 있는 11개동의 기숙사 및 생활관의 건물에는 스프링클러 설비가 갖춰져 있지 않았다.포항교육지원청 관계자는 “명도학교의 경우 사립학교여서 스프링클러 설치와 관련된 업무는 모두 경북도교육청이 담당하고 있다”며 “울진고와 포항과학기술고 같은 경우에는 내년도에 스프링클러 설비를 설치하기 위한 예산을 확보해 둔 상태고, 학사일정 등을 조율해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스프링클러’는 화재시 천장 근처에 설치된 파이프로부터 물을 자동으로 분출시켜 건물 화재를 예방하는 주요 장치다.‘화재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4층 이상인 층으로서 바닥면적이 1천㎡ 이상인 층 △기숙사 연면적 5천㎡ 이상인 경우에는 모든 층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하지만, 경북지역 학교 다수에서는 “현행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것보다 작은 크기의 건물을 사용하고 있다”는 이유로 소방법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상태다.일반학교보다 학생 수가 적은 특수학교의 경우 건물의 층수 자체가 낮다 보니 스프링클러 설치 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고, 3층 이하의 기숙사 건물은 대피가 쉽다는 이유로 4층 이상 건물만 스프링클러의 설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법적 위반 사항은 아니더라도 이 같은 안전 불감증은 실제 화재 발생시 학생들의 생명에 치명적인 위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특히 발달장애, 지체장애, 시각장애 등을 지닌 특수학교의 학생은 저층이라도 신속히 화재 현장에 빠져나오는 게 상대적으로 어려워 자동 진압 장치가 예방차원에서 마련돼 있어야 한다.경북도교육청 관계자는 “구미 혜당학교의 경우에는 12월 중으로 스프링클러 설치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며 “오는 2025년까지 특수학교의 스프링클러 설치 작업을 마칠 예정이고, 2029년까지는 나머지 학교에 대한 작업을 모두 끝내겠다”고 밝혔다./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1-11-08

위장전입 수수방관… 포항 효자초교 ‘콩나물 시루’ 되겠네

포항의 한 초등학교에서 위장전입으로 인한 학급 과밀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밀학급에 따른 교육의 질 저하가 수년째 우려되고 있지만, 교육당국은 이같은 사실을 알면서도 미온적 태도로만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포항 효자초등학교는 지난 10월 말 ‘초등학교 위장전입 및 통학구역 위반에 따른 협조 안내’라는 가정통신문을 학부모들에게 보냈다.이 통신문은 “초등학교 위장전입 및 통학구역 위반은 학교 간 균형 발전 저해, 지역 주민 간 위화감 조성 등의 문제로 학사 운영의 차질 뿐만 아니라 원거리 등하교로 인한 학생 안전사고 위험까지 유발하게 됨을 알려드린다”며 “현재 본교에 위장전입 및 통학구역을 위반해 재학 중인 학생의 경우 주소지 학군 초등학교로 전학 조치해줄 것을 부탁드린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7일 포항교육지원청 등에 따르면 지난 1949년 9월 설립된 효자초는 현재 총 1천182명(여학생 556명, 남학생 626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1학년의 경우 7개 반 209명으로 학급당 평균 학생 수가 약 29.9명에 이르는 상황이다. 이는 학급당 평균 학생 수가 30명 이상인 과밀학급의 기준을 아슬아슬하게 밑도는 수치다.2학년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2학년 학생들이 1학년으로 입학했을 당시 7개 반으로 구성돼 있었지만, 학기 중에 전학생들이 추가로 유입되면서 과밀학급 기준을 초과하게 됐다. 이에 학교는 1개의 반을 추가로 편성했고, 올해 모두 8개반(총원 220명)으로 늘어났다.5개 반 153명으로 구성된 6학년을 제외한 나머지 학년은 모두 7개 반 이상으로 구성돼 있어 과밀학급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효자초 관계자는 “학급수가 가장 적은 6학년이 졸업하고 난 뒤 내년에 1학년 학생들이 새로 입학한다면, 재학생 수는 현재보다 더 늘어날 것”이라며 “내년 신입생들의 정원도 7개 반을 채울 것으로 예상돼, 현존하는 교실만으로는 아이들을 모두 수용하기에 한계가 있어 교실 증축을 고민하는 중”이라고 밝혔다.이같은 상황은 최근 수년간 효자초 인근에 고급 아파트들이 잇따라 들어선 이후 ‘고급 아파트의 학군이 좋다’, ‘효자초에 입학하면 명문 중학교에 진학할 수 있다’는 등 일부 학부모들의 그릇된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결국, 피해는 학생들의 몫이다. 위장전입은 학생 수용 인원 초과를 심화시켜 학급 전체의 교육 서비스 질 저하를 초래하기 때문이다.‘콩나물시루’같은 교실을 해소하기 위해 학교는 실습실, 돌봄교실과 같은 특별학습실을 교실로 사용할 수밖에 없다. 또 아이들은 화장실, 급식실 등과 같은 생활 시설을 다른 재학생들과 함께 다닥다닥 붙어서 생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효자초 3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 A씨는 “1학년이 지나고 나면 위장전입에 대한 단속이 이뤄지지 않아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1년만 잘 버티면 된다는 말이 돌고 있을 정도”라며 “우리 아이를 좋은 환경에서 교육 시키고 싶어서 4년 전부터 계획하고 이곳으로 이사를 왔는데, 일부 학부모들의 잘못된 생각 때문에 왜 애꿎은 우리 아이가 피해를 봐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위장전입을 관리하는 업무가 교육청과 지자체로 나뉘어 있고, 교육청 자체의 단속이 전무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위장 전입 단속 관련 업무는 지자체의 몫이고, 포항교육청은 ‘위장전입 관련 민원이 많으니 단속을 해달라’는 협조 공문을 보내는 게 전부다.실제로 포항교육청은 지난 5년 동안 지역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위장전입 현황도 파악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포항교육청 관계자는 “최근 해당 학교에 위장전입과 관련해 학부모들의 민원이 많아 지난달 말께 효곡동행정복지센터로 협조 공문을 보냈다”며 “주민등록법상 위장 전입 관련 단속 권한은 지자체에 있고, 위장전입 현황과 단속 건수 파악은 우리의 업무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시라기자sira115@kbmaeil.com

2021-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