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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행정실책과 그 합병증

포항 TP2사업은 환경법을 고려하지 않고 강행하는 바람에 무산됐고, 그 후유증은 심각하다. 박승호 전 시장이 “포항이 먹고 살 미래”라며 야심차게 추진했던 이 산업단지 조성사업이 `상수원 보호법`에 걸린다는 것을 행정전문가가 몰랐다는 것도 말이 되지 않고, 알면서도 강행했다면 지나친 만용이다. 행정실책으로 엄청난 합병증이 발생했는데도 책임소재를 가릴 수 없고, 보상책을 세울 수도 없다는 현실이 또한 이해되지 않는다. 또 한편 경주시는 방폐장 유치 인센티브로 양성자가속기를 얻어냈는데, 경주시 자부담 액 1천182억원에 발목이 잡혀 차질을 빚고 있다. 그동안 경주시는 지방비 987억원을 투자하고 나머지 195억원을 확보하지 못해 당초 목표였던 올해 말 준공이 어렵게 됐다. 양성자가속기를 유치할 무렵 몇가지 전향적인 논의가 있었다. 포항공대의 방사광가속기와 가까운 곳에 양성자가속기가 건설되면 양 가속기가 상호 시너지효과를 낼 것이며, 사실상 양성자가속기는 고용효과를 별로 낼 수 없는 연구소여서 크게 탐 낼 것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경주시는 그 말을 듣지 않고 포항 지곡단지에서 8㎞이상 떨어진 화천지역에 유치했던 것이다.포항 테크노파크 2단지 조성사업 무산과 그 책임에 대한 논의가 무성하지만 별 묘수가 나오지 않는다. 행정실책은 있으나 책임질 사람은 없는 것이다. 이 사업이 당초 법에 저촉된다는 것을 문제 삼아 견제하지 않은 시의회도 일말의 책임이 있고, 정책 입안자에 대해서는 감사원 감사에서 훈계처분을 받았으니 일사부재리에 해당되고, 포항시와 11개 출자사가 낸 300억원 중 이미 써버린 171억원에 대한 변상책도 막연하다. 포항시가 날려버린 60억원의 혈세에 대한 책임을 물을 곳도 애매모호하다. 뿐만 아니라 산업단지로 묶여 12년간 재산권 행사를 못 한 지주들과 주민들에 대한 피해보상문제는 앞으로 소송에 휘말릴 수도 있다. 또 사업시행자와 운영대행사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분명 행정 실책은 있었고, 그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은 많은데, 정작 책임을 물을 곳도 없고 피해보상을 받을 길도 막연하니, 이런 기막힌 `무책임 현상`이 어디 있는가. 이러니 잘못돼도 그만이라는`무책임한 마구잡이 행정`이 자행되는 것이 아닌가.경주 양성자가속기 사업도 1단계사업이 마무리돼야 전액 국고로 지원되는 1조원 규모의 2단계사업이 진행될 것인데, 지방비 195억원 확보가 어려워 사업 진행에 차질을 빚고 있으며, “보너스인 줄 알았더니 덤터기였다”는 탄식의 소리까지 나온다. 포항의 방사광가속기와의 연계를 모색했더라면 상황은 많이 달라졌을 것인데, `독점욕`이 화근이었다. 포항과 경주의 두 사례를 교훈 삼아 행정실책이 더 이상 없기를 바란다.

2014-08-28

규제, 이렇게 개혁하라

규제 혁파에 성공하려면 공무원들의 `정신혁명`이 우선돼야 한다. 공무원이 재량권과 기득권을 내려놓는 일이 바로 규제개혁이다. 그래서 역대 정권들이 늘 규제개혁에 실패해왔지만, 박근혜 정부는 워낙 강력하게 밀어붙이니 `대통령의 힘`에 끌려가는 형상이다. “규제를 풀면 경제가 풀린다. 기업의 손발을 풀어주면 투자가 늘고, 일자리가 생기고, 청년실업이 해소되고, 경기가 살아난다” 이같은 논리에 따라 대부분의 행정부서들이 규제개혁에 적극 나서는 모습을 보이는데, 감사원만은 버틴다.“감사원은 인허가를 해준 공무원에 대해서는, 왜 해주었느냐, 묻지만, 해주지 않은 공무원에 대해서는 묻지 않는다. 그러니 공무원들이 소극적 행정을 한다. 감사원의 자세가 바뀌면 규제도 상당 부분 풀릴 것이다”란 말이 나왔고, 이에 대통령도 “감사원이 조금 혁명적인, 과감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공무원의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며, “규제개혁을 능동적으로 추진한 공무원에겐 감사를 면제받도록 법으로 규정하라”고 지시했지만, 감사원은 따르지 않았다. “감사 자체를 면제해 주는데 부정적인 의견이 감사원 내부에 우세하다”란 이유였다. 기득권을 내려놓기 싫다는 것인데, 그래서 개혁은 혁명보다 어렵다는 말도 있다.최근에 있은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은 감사원에 대해 “감사 면제 조항을 꼭 법안에 넣으라”고 명령하면서, “규제개혁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공무원이 평가받는 분위기가 안 되면 고치기 힘들다. 규제로 죽고 사는 판인데 심각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감사원의 `정신개혁`이 선행되지 않으면 행정부처들의 규제완화 행보에도 차질이 올 것은 물론이다.중앙감사기관이 이렇게 역행보를 보이는 한편, 포항에서는 `모범적인 규제개혁`을 보여 주었다. 포항시가 포스코의 신제강공장 건축을 허가하면서 해군6전단과 고도제한 협의를 하지 않은 것이 발단이 돼 공정률 60% 진행중 신축공사가 중단됐다. 이후 행정협의조정에서 “기지 밖 활주로 378m 연장”방안으로 해결되는 듯했으나, 소음에 시달려온 동해면민들이 집단 반발했다. 행정조정위는 다시 국방부·해군6전단·포항시·포스코 등과 협의를 진행했고, 25일 “활주로 연장을 취소하는 대신 활주로 4m 상향하는 방안”에 합의함으로써 완전 해결을 보았다.해군6전단이 `법규`에만 매달려 융통성을 발휘하지 못했다면, 또 동해면민들이 완강히 고집만 부렸다면, 해결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규제를 풀면 융통성이 발휘되고, 한 발씩 양보하면 이렇게 해결의 길이 나타난다는 것을 보여준 한 모범사례가 되었다. 국정의 발목을 잡고 있는 `세월호법`도 이렇게 풀기를 바란다. 국회가 국정을 이끌어가지 못하고 오히려 족쇄를 더 단단히 채우는 작태를 보면서 국민의 분노는 폭발 직전이다.

2014-08-28

신공항 `정치적 고려` 없어야

남부권신공항이니, 영남권신공항이니,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 이름 가지고 신경전을 벌였는데, 이제는 `통합신공항`이란 작명(作名)까지 할 만큼 신공항은 첨예한 대립의 상징이다. 그래서 “신공항 말만 나오면 머리가 어지럽다”는 사람이 많다. MB정권 당시 이 문제를 놓고 엄청난 소모전을 벌였다. 자칫 `영남권 내부의 분단`이 생길 조짐까지 보였다. 그만큼 밀양과 가덕도가 사생결단이었다. 정부는 “이러다가 큰일 나겠다”며, 2011년 “경제적 타당성이 미흡하다”란 이유로 백지화시켰다. 그 신공항이 지난 대선때 다시 부각됐다. 여당 당직자들은 부산의 표를 의식하면서 부산에서 회의를 열고 `가덕도 유치`를 은근히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발끈한 대구 경북지역이 강력히 항의하면서 신공항문제는 다시 수면위로 부상하기 시작했고, 박근혜 당시 대선 후보도 이를 공약에 포함시켰는데, 최근 `영남지역 항공수요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경제적 타당성이 미흡하다`란 말을 뒤집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영남지역 5개 공항의 수요가 계속적으로 늘어날 것이고, 특히 김해공항은 2023년도에 포화상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인천국제공항에 버금가는 국제공항을 영남지역에 건설하는 문제는 국력을 집중해야 하는 국책사업인만큼 착공에 이르기까지 거쳐야 할 과정은 실로 험난하다. 국토부의 이번 `항공수요조사`를 시작으로, `사전 타당성조사`를 1년에 걸쳐 하게 되고, 다음으로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까지 거쳐야 한다. 항공수요조사 결과 일단 신공항의 필요성은 인정됐고, 이에 고무된 대구·경북의 권영진 시장과 김관용 지사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남부권 신공항이란 명칭 대신에 `통합신공항`이라 부르면서 “특정지역에 치우치지 않고 공정하고 객관적인 선정이어야 한다”란 내용의 성명이었다.대규모 국책사업은 으레 `정치적 역학관계`가 고려되기 마련이다. 합리적 결정보다 “어느지역의 힘이 더 세냐”에 따라 결정되는 일이 허다했던 전례가 있다. 노무현정부 시절 태권도의 발상지 경주가 배제되고, 전혀 태권도와 관련 없는 무주로 `세계태권도공원`이 결정된 것도 정치적 고려의 사례이다. 지금 국회의 실세들을 보면, 국회의장과 새누리당 대표가 부산 지역구이고, 상임위원장 상당수도 부산출신이다. 이러니 `정치적 힘`이 부산으로 쏠릴 수밖에 없고, 그래서 대구 경북은 “정치적 요소로 당초 취지를 흐리게 하면 안되고, 상식이 통하는 상황에서 처리돼야 한다”말을 성명서에 넣게 된 것이다.홍준표 경남지사가 “공항하면 물웅덩이(가덕도)보다 맨땅(밀양)이 낫지 않겠는가”라고 한 말은 정곡을 찌른 언급이다. 바다를 매우는 비용이 엄청날 것인데, `비용/편익 분석`부터 합리적으로 해야 할 일이다.

2014-08-27

학술토론회의 계절이다

등불과 친하기 좋은 계절이다. 더위도 한물 가고, 추위는 아직 오지 않았으니 독서하기 알맞은 시절이다. 가을이 되면 토론회 세미나 심포지움 컨퍼런스 등 학술회의들이 잇따른다. 27일에는 국립경주박물관에서 `경상북도 1314~1896` 특별전과 연계해 `경상감영`과 `영남학파`라는 두 주제로 특강이 열린다. 26일에는 상주시에서 `경상도 북부지역 동학혁명 조명`학술대회가 있었고, 9월25일에는 본사가 주최하는 `제2회 원자력사업 수용성 확보 컨퍼런스`가 개최된다.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이영훈)은 경상도 개도 700년을 맞아 `경상도`라는 도명이 정해진 1314년(고려 충숙왕 원년)부터 경상북도와 경상남도로 나눠진 1896년까지(고종 33)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보는 특별전을 열고 있는데, 이 전시회와 연계한 특강이 진행된다. 영남대 국사학과 이수환 교수는 `경상감영의 변천과 흐름`이라는 주제로, 한국학중앙연구원 국학자료연구실의 김학수 실장은 `17세기 영남학파의 동향-분화와 통합의 100년사`란 주제로 강연을 한다.본사가 주최·주관하는 원자력 관련 컨퍼런스는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원자력 해체기술 종합연구센터`의 지역 유치와 관련해 원전전문가와 관련 기관, 사회단체, 시민 등이 참석해 다양한 논의를 벌이게 된다. 원자력 해체 기술 종합연구센터 유치가 지역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하는데 대한 토론이 벌어질 것인데, 동국대 경주캠퍼스 원효관 4층 글로벌에이스 홀에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많이 참석해주었으면 한다.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은 26일 상주에서 `경상도 북부지역의 동학농민혁명`을 조명하는 학술대회를 열었다. 동학혁명 120주년을 맞아 한국사연구회와 공동으로 마련한 이번 학술대회는 그동안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상주, 예천, 김천, 칠곡 등 경북 북부지역의 혁명 전개과정과 성격을 확인하고 역사적 의미를 찾는 자리인데, `학초전`,`소모사실` 같은 역사자료도 공개됐다. 오랫 동안 국사교과서는 `동학난`이라 표기했었다. `난()`이 아니라 `혁명`이라고 고쳐 표기한 것은 근래의 일이다. 왜곡표기된 국사를 바로 고친 사례중 하나가 동학혁명이다.경북도는 상주 동학교당에 보관중인 기록물들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시키려 한다. 1890년부터 1950년 무렵까지 상주 동학교당에서 포교를 위해 생산한 기록들인데, 전적, 판목, 복식, 교기, 의기 등으로, 국문학, 민속학, 근대 인쇄술을 이해하고 연구하는데도 중요한 자료들이다. 이들 자료는 1995년 3월 경북 민속문화재 제111호로 지정됐고, 2013년 12월 국가기록원이 국가지정 기록물 제9호로 지정했는데, 이번에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하게 됐다. 도민들이 적극 호응해 힘을 보태주었으면 한다.

2014-08-27

미리 대비하지 못한 후회

최근에 발생한 영천시 괴연저수지 둑 붕괴사고는 미리 대비하지 못한 인재였다. 1945년에 축조돼 내구연한 60년을 훨씬 넘긴 저수지인데, 당국의 안전점검은 눈가림에 불과했음이 이번 호우에서 드러났다. 영천시 관내에는 928곳의 저수지가 있고, 매년 분기별로 1회 점검하고 있으나, 별 다른 장비 없이 직원들이 육안으로 둘러보는 것이 전부다. 노후화된 저수지가 70%를 넘는 데, 이런 식으로 원시적 점검을 해도 되는 것인지. 영천시 측은 “점검직원들이 전문가들이어서 육안으로 봐도 이상 여부를 알 수 있다”고 했지만, 거짓말임이 드러났다. 영천시는 안전점검에서 A~E등급으로 매기는 데, 괴연저수지는 B등급으로 분류됐다. A~C등급은 안전하다는 평가지만, 주민들의 평가는 달랐다. 주민들은 수년전부터 보수공사가 필요하다는 민원을 제기했고, 지난 5월 말에는 시민들이 시청을 찾아가 “괴연저수지가 물이 새는 것같다”고 알렸지만, 직원들이 한 차례 현장을 찾았을 뿐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직원의 `육안점검`이 얼마나 신빙성 없는 점검인지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사례이다. 이런 믿을 수 없는 공무원들에게 행정을 맡겨도 좋은지. 부실행정·무책임행정에 대한 문책이 필요하다.포항시와 남부지방산림청은 소나무재선충 매개곤충인 솔수염하늘소가 활동을 시작하기 전인 4월 말까지 총 35만4천본의 피해목을 제거했는데, 올 상반기 동안 집행하고 남은 잔액이 9억원 뿐이어서 하반기 방제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시는 부족 예산에 대해 산림청에 긴급지원을 요청하고 추경예산에 반영할 방침이지만, 미리 대비하지 못한 후회가 남는다. 특히 소나무재선충방제T/F팀의 팀장이 4개월째 비어 있는 것도 방제의지를 의심케하는 부분이다.그동안 100억원 이상의 방제예산이 들어갔지만 재선충은 숙지지 않고 더 기승을 부린다. 고사목에 알을 낳는 솔수염하늘소는 고사목을 제거해도 다른 소나무에 알을 낳기 때문에 시의 방제활동은 늘 뒷북이나 치는 양상이다. 재선충과의 전쟁에서 당국은 늘 밀리기만 하는데, 예산 확보도 제때 못하고, T/F팀 팀장도 장기간 공석이라 책임감이 떨어지니, 애당초 재선충에게 `항복`을 한 것이나 다름 없다.올해 여름 불빛축제가 벌어지던 영일대해수욕장 인근 해맞이공원 해안도로 절개지에서 옹벽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사고발생 몇시간 전까지만 해도 축제 관련 차량과 인파가 몰려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이곳은 10년이상 낙석과 토사가 흘러내리는 현상이 반복돼 지난해 3월 옹벽 설치 등 보강공사를 했으나, 일년 남짓만에 무너지니, 그 또한 눈가림식 부실공사가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무책임 행정에 대한 철저한 문책이 없으니 이런 인재(人災)가 반복되는 것이다.

2014-08-26

賞을 받은 자치단체들

고령군(군수 곽용환)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가 최근 `2014 소비자에게 가장 신뢰받는 착한브랜드 대상`에서 `역사테마부문`대상을 받았다. 동아일보가 주최하고, 관련 정부부처들이 후원하는 시상제도로서, 창조적인 혁신과 아이디어로 믿음을 주는 지역의 대표 브랜드를 시상해 격려하려는 것이다. 당시 신라와 팽팽히 맞서던 철강대국 가야는 6개 나라로 나눠져 있었고, 고령지역의 대가야는 김해지역의 금강가야와 함께 매우 발달된 금속문화를 자랑했다.고령읍 지산리 15만4천여평 부지에 조성된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는 토기, 철기, 가야금 등 520년전의 문화를 테마로 했다. 대가야입체영상관, 철기방·토기방 체험관, 바닥분수, 유물 체험관, 대가야탐방숲길, 물놀이장 등이 있으며, 숙박시설도 충분하다. 특히 올해부터는 여름철 물놀이장과 함께 겨울철 눈썰매장을 완공했고, 주변에는 대가야 3대 전문전시관인 왕릉전시관·대가야박물관·우륵박물관이 있고, 농촌문화체험장도 있어서 `4계절 관광컨텐츠`가 갖춰져 있다. 그래서 외국인까지 포함해 매년 50만명이 찾고 있으며, 그 수가 매년 늘어난다는 것이다.봉화군(군수 박노욱)은 최근 `2014 대한민국 문화관광진흥정책 브랜드 대상`시상식에서 `혁신진흥정책 분야`대상을 수상했다. 올해 10년째인 이 상은 엄격한 심사로 국내 최고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데, 봉화군은 국내 유일의 협곡선로를 활용해 백두대간 협곡열차를 개통했고, `외씨버선길`등 명품길을 조성했다. 또 봉화은어축제와 자연산 송이축제는 정부가 4년 연속 유망축제로 선정했다. 특히 아시아 최대 규모의 국립백두대간 수목원(2천515억원), 전국 최초의 산림탄소순환마을, 경북도내 최초의 목재문화체험장 등을 조성했다.퇴계선생의 시조 `청량산 육육봉을 아는 이 나와 백구`로 유명한 청량산 일대에 세계유교선비문화공원(689억원) 및 전국 최다 정자(103개)를 활용한 누정휴문화누리사업(414억원) 등으로 봉화군을 체류형 웰빙 관광지로 만들었다. 이렇게 고령군과 봉화군은 신성장산업 육성에 투자해 지자체의 미래를 밝히고 있는데, 그렇지 못한 자치단체도 있다.경주시는 방사성폐기물 처리장 유치로 3천억원의 특별지원금을 받았는데, 이 축적된 거액의 자금을 경주의 미래를 약속할 신성장산업 육성에 투자하지 못하고, 조각조각 푼돈으로 쪼개 써버렸고, 지금 남은 돈은 530억원뿐이다. 자본을 축적하는 일은 어렵고, 목돈은 새로운 성장동력 사업에 투자하는 것이 현명한데, 경주시는 그 같은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결국 `통큰 투자`는 무산됐고, `푼돈 나눠먹기`로 끝나버렸으며, 줄곧 중앙부처와 국회에 목을 매고 구걸하는 처지로 살아가게 됐다. 자치단체장의 리더십과 시민의식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2014-08-26

도의원까지 `甲질`이냐

국회의원의 `갑(甲)질 출판기념회`가 비판의 도마위에 올랐다. 9월 국정감사때 마다 국회의원 출판기념회가 줄을 잇고, 연말의 예산심사때도 그렇다. 이른바 `국회의원이 힘 쓸 시기`에 뇌물 긁어모으기가 극성을 부리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상한 법체계를 가지고 있어서, 국회의원이 출판기념회때 받는 `책값`만은 정치자금법에 걸리지 않고, 신고의무도 없다. 변칙모금이 가능하도록 국회의원 자신들이 만들어놓은 `개구멍`이 있다. 출판기념회 한 번에 1억원에서 3억원씩 모으고, 실세의원은 5억에서 10억원을 번다는 것이다.줄을 길게 늘어서서 돈봉투를 내고 눈도장을 찍는 사람들은 대부분 상임위 관련 유관 단체나 기업인이고, 가끔 장관들이 직접 줄을 서기도 한다. 결국 출판기념회는 `을(乙)들의 입법로비 통로`가 된다. 그 중에서 가장 많은 돈을 쓸어 담는 사람은 예결위 의원들이라 한다. 책 한 권 값은 1만~2만원이지만, 기본은 10만~20만원이고, 대기업은 수천만원을 축하금으로 내기도 한다. 출판기념회에서 긁어모은 재산이 억대지만, 이렇게 불어난 재산을 곧이곧대로 신고하는 국회의원은 없다. 현금으로 보관하거나 지인의 이름을 빌린 차명계좌에 넣어두고 곶감 빼먹듯 쓰는 경우가 많고, 정확한 액수는 보좌관도 모를 수 있다고 한다.얼굴에 철판 깔고 입법로비자금 쓸어담는 국회의원도 있지만, 일말의 양심을 가진 의원들은 그런 속보이는 甲질을 하지 않는다. 아예 출판기념회를 하지 않거나, 계산기를 놓고 `정가`만 받아 투명하게 밝히는 의원도 있다. 출판되는 책들이 대부분 `유령작가`들이 대필한 것이고, `읽혀지는 일` 없이 쓰레기통으로 직행해 폐지 수집상의 손에 들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불법 부당한 국회의원의 甲질을 어떻게 잠재울 것인가”하는 과제를 놓고 지금 논의가 무성하다. 국회 회기 동안 하는 일은 전혀 없는데도 무노동무임금에 해당되지 않는 특혜를 받으면서 정치자금법에서도 특혜를 받는 의원들이 설치는 한국. 그래서 “정치인들이 정치를 망치고 나라를 망친다”는 소리가 나온다.최근에는 도의원까지 갑질에 나선다는 보도가 나왔다. 경북도의회 행정보건복지위 위원들이 제주도까지 가서 연찬회를 하고 돌아오는데, 도의회 앞마당에 도청 고위간부 10여명이 도열해서 버스에서 내리는 도의원들을 영접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특히 이 날은 을지훈련이 진행중인 `비상상황`이었다. 누구든지 자기 앞에서 굽실거리는 사람이 많으면 기분 좋아지기 마련이고, 예우가 소홀하다 싶으면 `집행부가 올린 안건에 대해 몽니를 부리는` 모습이 그동안 심심찮게 보여진 것도 사실이다. 참으로 치사한 권위주의이고, 옆구리 찔러 절받기나 다름 없다. 국회의원들의 못된 버릇을 지방의원들도 따르는 것같아서 씁쓸할 뿐이다.

2014-08-25

환경을 만들어가는 사람들

포항시는 송도 송림공원에 `솔개천`조성 계획을 진행중이다. 과거 송도해수욕장과 더불어 도심의 명소였던 거대한 솔밭의 명성을 되살리려는 프로젝트이다. 송림공원을 가로지르는 도시계획도로를 걷어낸 후 그 자리에 바다분수·벽천분수, 물놀이공원, 물레방아, 연못, 징검다리 등을 지을 생각인데, 30억원 가량을 들여 올 연말에 착공할 예정이다. 지난해 시 아이디어 공모에서 장복덕 시의원이 제안한 `솔개천` 사업이 1등을 하면서 시작된 사업이다. 송도 송림은 1911년 한 일본인이 해송 묘목을 심기 시작했고, 1924년 어부보안림으로 지정됐다. 현재 32ha의 송림에서 솔밭음악회, 송도해변축제가 열리고, 산림욕, 휴식 체육 등 도심의 종합문화공간이 되고 있는데, 솔개천이 조성되면, 포항의 대표적 도심 생태공원으로 부활할 것이다. 경주시사적관리사무소는 첨성대 앞 동부사적지 일원에 한국 최대의 목화단지 조성을 완료했다. 3만3천여㎡의 목화밭은 9월초에 꽃이 피고, 9월 말이면 다래가 열리고, 10월 초에는 다래가 터져 하얀 솜이 피어나온다. 조선시대 중전(中殿) 간택때, “무슨 꽃이 가장 아름다운가”란 문제가 나왔는데, 한 규수가 “꽃도 아름답고, 솜이 백성의 옷감이 되는 목화꽃이 가장 아름답습니다”란 대답을 해서 왕비로 간택됐다는 일화도 있다. 경주 안압지 월성 일대는 이미 꽃대궐이다. 봄에는 유채꽃, 여름에는 연꽃, 가을에는 코스모스가 흐드러지는데, 이제 목화꽃이 한 몫을 거들게 됐다.대구수목원은 온실 3개동에 열대 과일과 난대 수종 등 90여종 360여 그루를 심어 최근 시민들에게 공개했다. 파파야, 망고, 망고스틴, 키위, 바나나, 구아바, 애플망고 등 과일과 관상용인 분홍바나나, 핑거라임 등이 선보인다. 그 외 이름도 생소한 황금연꽃바나나, 빨아먹는 산톨, 부처의 머리를 닮은 슈가애플 등 열대과일도 있다. 또 난대성 식물인 좀굴거리나무, 후피향나무, 참식나무, 감탕나무, 황근 등도 있다. 대구수목원은 별도의 돈을 들이지 않고 직원들의 노력으로 만들었다. 버려진 점토백돌을 주워와 관람로를 만들고, 지인들의 집에서 키우던 열대·난대 식물을 분양받아 하나 둘 심어 키웠다.산업통상자원부와 대구시는 지난 해부터 5곳 식당에`도심형 식물공장`을 시범 설치했고, 올해는 5곳을 더 조성할 계획이다. 대구시는 2012년 정부의 `식물공장 산업생태계 조성 지원사업`에 응모해 지정됐다. 토양 없이 배양액을 쓰고, LED조명으로 빛을 공급하는 `실내 텃밭`이다. 산성비나 공해에 노출되지 않고 사철 생산이 가능하고, 농약걱정 없는 싱싱한 야채가 바로 제공되는 완전무공해 식품이다. 아직은 초보단계지만 선진국 수준으로 발전하도록 시민들이 적극 힘을 실어주었으면 한다.

2014-08-25

포항건축 부실의 현장들

동해안 지역에 연일 계속된 집중호우로 건축 부실이 여기저기 드러났다. 21일부터 `2014 세계태권도 한마당`이 열리는 포항실내체육관의 천정에서 비가 새 대회가 차질을 빚을 것이라 한다. 이런 국제망신이 없다. 세계태권도 본부 국기원과 경북도, 포항시가 공동주최하고, 세계태권도조직위가 주관하는 이번 대회에는 아시아 25개국, 유럽 11국, 아프리카 5국, 아메리카 9국, 오세아니아 3국 등 총 53개국에서 3천359명이 참가, 역대 최대 규모라 한다. 한국은 태권도 종주국이고, 특히 태권도 발상지에서 개최되는 세계태권도대회인데 대회장 천정에서 빗물이 새는 바람에 대회를 진행하지 못한다면 이런 망신이 어디 있는가. 마른장마 후 늦장마가 있을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고가 있었고 특히 동해안의 집중호우가 예고된 상황에서 큰 대회를 앞두고 미리 대비하지 못한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국기원 관계자들도 “국제태권도대회를 국내 곳곳에서 치러봤지만 실내체육관에 비 새는 곳은 포항뿐”이라 했다. 이 건물은 1985년 준공됐고 30년 된 노후건물이라 평소에도 빗물이 떨어졌다. 그래서 체육관을 대여하는 사람들은 “비가 오지 않기를 바라며 대회를 진행하곤 했다”고 한다. 천정이 부실하다는 것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방치했다가 이번 같은 대실책을 만들었다. 근래 들어 일기예보가 비교적 잘 맞아들어가는데 늦장마가 예견됐음에도 조치를 취하지 않은 무사안일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포항의 부실 건설현장은 한 두 곳이 아니었다. 포항시 북구 흥해읍 이인리 일대가 도로확장공사로 산사태 위험이 높았지만 포항시는 수수방관이었다. 산을 깎으면서 드러난 절개지가 수직에 가까워서 장마에 낙석과 토사유출 등이 일어날 위험이 높았지만 포항시 관계자는 “아직 공사가 진행중이고, 원래 대부분 공사가 이렇게 이뤄져 문제 될 것이 없다”는 태평스러운 자세였다. 그러나 이 곳을 자주 이용하는 주민들은 불안해했다. 주변 아파트의 주민들은 “산을 통째로 깎고 있는데 안전지침에 맞게 공사가 진행되는지 의문”이라 했다.포항시 북구 장성동 현진에버빌 1단지의 4m 높이 외부 콘크리트 옹벽이 최근 붕괴위험으로 통행이 제한되자 인근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다. 현장 확인 결과 이 옹벽은 외장블록이 심하게 떨어져나간 것은 물론 한 눈에 봐도 앞으로 많이 기울고 곳곳에 균열이 발생해 있었다. 경북환경시민연대 측은 “포항시가 뇌물수수 비리 등으로 얼룩진 사업현장인 만큼 주민들의 우려가 확산되지 않도록 대책 마련에 더 철저해야 할 것”이라 경고했다.장마와 집중호우에도 안전이 보장되는 건축물이 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은 항상 미리 살펴야 한다. 세월호의 교훈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된다.

2014-08-22

철강업체들의 착한 경영

현대제철은 국내 최초로 고내열성 컬러강판을 생산했다. 불 속에서도 쉽게 타지 않아 유독가스 발생도 적다. 냉연강판 표면에 세라믹계 불연성 컬러도료를 코팅해 건축이나 가전용 철강제품에 사용하기 적당하다. 이 특수강판은 올해 2월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에서 진행한 불연성 시험과 가스유해성 시험을 통과해 건재용 컬러강판 중에서 최초로 `난연1등급`을 받았다. 고내열성 컬러강판은 일반 컬러강판에 비해 코팅이 어렵고 가공이 까다로워 높은 조업기술이 필요하다. 현대제철은 건재용 내외장재 뿐만 아니라 화재시 안전성이 요구되는 전동차 내장재나 내열성이 요구되는 가전용 오븐 등으로 수요시장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고 이를 통해 현재 중국의 저가 컬러강판이 잠식하고 있는 철강시장에서 고부가가치 컬러강판 제품을 판매하는 차별화 전략으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생각이다. 중국의 추격을 따돌릴 방법은 끊임 없는 기술개발 뿐인데 현대제철은 이를 잘 실현하고 있다.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체계적인 설비관리로 설비가동률 향상과 정비비용 절감이라는 일석이조의 성과를 올렸다. 제선부 직원들은 한달간 설비에 대해 학습한 내용을 공유하고 문제점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는 토론회를 정기적으로 가지며 정비능력을 길러왔다. 이같은 활동은 설비개선으로 이어져 그동안 한 번 사용하고 버리던 배기가스 청정설비의 재생탑 배관을 수리하는 방법을 개발, 재활용함으로써 상반기 동안 3억여원의 자재비를 절감했으며 2014년 상반기 동안 1인1건이상 우수제안을 활용, 총 11억원 상당의 정비 비용을 절감했다.포항제철소가 제철소 설비 개선 투자를 확대하면서 지역 업체의 참여폭을 대폭 늘릴 방침인데, 지역업체를 대상으로 하는 공사발주시`적정가 낙찰제`를 적용하고 지역중소건설사 대상 발주기준을 현행 100억원에서 최대 300억원까지 확대함으로써 중대규모 공사에 지역 업체들이 참여할 기회를 늘릴 방침이다. 또한 내년 3월부터 본격화되는 2고로 3차 개수 등 신규 투자사업과 관련한 신규 고용창출을 통해 지역경기 활성화에 큰 도움을 줄 계획이다.포항제철소는 제철소 내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굿 드라이버(Good Driver)운동`을 벌이고 있다. 제철소 내에는 하루 7천200여대의 차량들이 운행되고 있어서 교통사고 위험이 상존하는데 낮에도 전조등을 켜 차량통행을 쉽게 인지할 수 있게 하고, 자전거를 탄 사람은 횡단보도를 건널때 반드시 자전거에서 내려 보행으로 통과하도록 한다. 또 구내에서는 모든 차량의 속도를 40㎞/h 이하로 저속 운행토록 통일했다.우리지역 철강업체들의 꾸준한 기술개발과 지역친화적 경영과 안전경영을 위한 노력들이 돋보인다. 기업의 착한 경영은 기업에 대한 충성도를 높인다.

2014-08-22

독도가 편하지 못하다

수 년전부터 독도는 8·15 광복절 기념행사장이 되었다. 일본의 독도침탈야욕이 노골화되면서 그렇게 되었다. 올해도 경북도, 국기원이 주최하고 한국바이스진흥재단이 주관한 행사가 2천여 명의 주민, 관광객이 참여한 가운데 광복절 기념식과 `전 국민 독도 밟기운동 선포식`등이 진행됐다. 일본의 독도침탈야욕은 이미 1953년도부터 시작됐다. 김문길 한일문화연구소장(부산외대 명예교수)은 오사카시립중앙도서관 신문보관실에 보관된 1953년 9월 11일자 아사히신문 기사에서 그 증거를 발견했다. 기사는 당시 개진당(현 자민당 계열) 시게미츠 마모루 총재가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일본 어선을 포획하고, 다케시마까지 손을 뻗히고 있다. 이런 상태로는 오키섬, 대마도에도 남조선군대가 상륙할 수 있다. 이에 대비해 일본은 자위대를 조직, 대응토록 했다”고 말하고 “이승만 대통령이 대마도는 조선땅이라고 선포할때 일본은 이미 조직된 자위대를 통해 이를 견고히 지켜냈다”고 덧붙였다.일본은 6·25전쟁이 휴전할 무렵에 독도·대마도를 지킬 목적으로 자위대를 만들었음이 밝혀졌다. 그리고 2006년에는 오키공항 활주로 확장공사를 했다. F-15j 등 항공자위대의 주력 전투기들이 이착륙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인데, 독도까지 불과 5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일본은 이렇게 독도를 뺏기 위해 오래 전부터 준비해왔고, 근래에는 그 야욕이 노골화되는 데, 한국의 대응은 오히려 뒷걸음질을 한다.올 하반기 들어 독도경비대원 급식비가 44% 줄었다. 경북경찰청이 새로 경찰관을 채용하면서 인건비가 늘자 전체 예산이 부족한 때문이다. 40여명으로 구성된 독도경비대원들은 한번 섬에 들어가면 50일간 육지에 나올 수 없고, 겨울에는 거센 바닷바람에 맞서야 하고 여름에는 차양시설 하나 없이 뙤약볕속에서 근무해야 한다. 겨울철 기상이 악화되면 보급선의 내왕도 끊어진다. 이런 열악한 환경속에서는 국토수호의지가 돈독하지 못하면 버티기 어렵다. 그래서 일반 전·의경과는 달리 위로금을 덧붙여 주는 것이다.독도경비대원들에는 그동안 1일 1만5천원의 급식비가 지급됐으나, 6월 초부터 위로금 6650원이 깎였다. 경비대는 이 돈을 주로 라면과 빵, 생수를 사는데 써왔다. 바닷물을 담수화하는 시설이 있지만, 소량의 소금기가 남아 있어서 정수된 물은 세수나 빨래같은 허드렛물로 사용하고, 식수는 생수를 구입해 마셔왔는데, 이제는 `소금물`을 마셔야 할 처지가 됐다.급식비가 절반 가량으로 줄어들어 독도경비대원들의 사기가 저하됐다는 것을 일본정부가 알면 쾌재를 부를 것이고, 그들의 독도침탈야욕은 더 극성을 부릴 것이다. 돈 몇 푼 아끼려다가 일본의 기세를 올려주는 결과를 낳아도 좋다는 말인가. 독도는 오늘도 편하지 못하다.

2014-08-21

대구시와 시의회의 거리

권영진 대구시장의 `민생현장 시장실`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민원발생지역이나 문제가 발생될 지역을 시장이 직접 방문해 중재하고 합의점을 도출한다. 시민들은 “과거 문제가 풀리지 않아 답답한 일이 있어도 시장 얼굴 보기가 어려웠는데, 시장이 직접 와서 문제를 해결해주니 반갑고, 이런 현장 시장실이 지속적으로 운영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권 시장은 칠성시장, 차량등록사업소 서부분소, 대봉2동 주민센터, 평리6동 주민센터, 수성구 만촌1동 주민센터 및 수성의료지구, 대구예술발전소 등에 현장시장실을 설치했다. 권 시장은 특유의 친화력과 설득력 있는 대화술로 이미 유명하다. 갈등이 있는 곳에 직원을 보내 문제해결을 맡기지 않고 직접 나서는 것도 이와 같은 친화력과 설득력이 뒷받침 되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소통에 관한 한 대구시는 특장을 보일 것이 기대된다.또 한편 대구시의회는 최근 시민사회단체 실무대표자들을 초청해 `시민소통 간담회`를 열었다. 10개 시민사회단체 대표들과 대구시의회 상임위원장을 포함한 확대의장단 및 의원들이 참여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아동먹거리 안전성 확보, 시민들이 실감할 수 있는 정책, 대구시 조직개편문제, 지방의회 발전을 위한 참여 예산제, 지방자치법 개정, 지방의회 권한 강화 및 시민의견 반영 활성화, 교육정책 등 다양한 정책을 제안했다. 이동희 의장은 “오늘 개진된 의견들을 통해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하고 시민들에게 한걸음 더 다가가는 의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대구시와 시의회는 각각 이렇게 시민과의 소통에 노력하는데, 어찌된 일인지 집행부와 의회 사이의 거리는 너무 멀다. 현안사항인 시민원탁회의의 경우, 시는 의회에 아무 통보도 없이 일방적으로 대구시 전역에 현수막을 걸었고, 뒤늦게 추경까지 의회에 요구하는 것은 의회를 무시하는 처사이며, 시정의 동반자 관계를 깨는 일이라는 불만을 샀다. 대구시 조직개편과 관련된 조례제정도 집행부의 원안대로 통과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의회와의 간담회에서 나온 의회의 지적이 모두 배제됐기 때문이다. 이럴바에는 왜 간담회를 했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올 수 밖에 없다.이우환미술관 건립도 권 시장이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일이지만, 왜색성, 추가예산 확보 등의 문제점을 놓고 의회가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있어 순조로운 추진이 어려울 전망이다. 또 조직개편 전에 구성된 100일위원회도 의회는 상당히 부담스럽게 생각한다. 집행부와 의회의 관계는 견제균형의 관계임과 동시에 동반자관계이기도 하다. 어느 한 쪽이 무시당한다든가 `한 통속`이 돼서는 안 되는 불가근불가원의 관계를 잘 정립하는 일이 어렵기는 하지만 “무엇이 시민을 위한 일인가”에 초점을 맞춰 꾸준히 노력할 일이다.

2014-08-21

지자체들의 인문(人文)운동

문학, 역사학, 철학 등 인문계열 학과들이 대학에서 퇴출되는 시대다. 취업에 별 도움 안 된다는 이유다. 인문학은 `인간이 갖춰야 할 기본 교양`인데, 이것이 소외되니 `인간 같지 않은 인간들`이 세상을 어지럽힌다. 학교폭력, 군대에서의 야만적인 학대가 자행된다. 종교까지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되는 현실이다. 중국의 지도자들은 인문학을 기본소양으로 갖춘다. 역사를 섭렵하고, 문학작품들을 통독하고, 사상가들의 저서들을 두루 읽어 충분한 교양을 갖춘 후 공직에 나아간다.박근혜 대통령이 대중 외교에서 성공한 것은 `중국철학사`를 읽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고위공직자중에서 인문학에 정통한 인물이 몇이나 될 지 의문이다.2013년 10월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문화융성위원회를 구성했고, 박 대통령은 최근 청와대에서 열린 제4차위원회에서 “스티브 잡스는 기술분야와 인문학 분야의 교차로에서 애플이라는 창의적 제품이 태어났다고 말한 바 있다”고 했다. 스티브 잡스는 IT분야 학과에 입학했으나, 철학 문학 역사학 등을 수강신청했고, 그 인문학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어냈으며, 그 결과가 애플의 탄생이다. 인문학은 `인간성의 기본`일 뿐만 아니라 `창의력의 샘`인 것이다.대통령은 “최근 우리 기업들도 인문인재 채용과 인문활동 지원, 독서경영 등 창조경영을 시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인문역량을 배양해낼 수 있는 국가시스템과 사회문화를 만드는 것이 지금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과제”라면서 “교양교육을 등한시하고도 세계적인 대학으로 성장한 대학의 예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했다. 인간다운 인간이 사는 인간사회를 만드는 일에 대학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뜻이다.요즘 `이순신 인문학`이 화두로 떠오른다. 그는 자신의 전공(戰功)을 백성과 부하들과 하늘의 도움으로 돌리는 겸양의 미덕을 갖추었다. 전사자들의 합동제사를 주관하며 “그대들은 상관을 잘 섬기고 자기 직분에 충실했지만, 나는 부하를 사랑하고 위로하는 덕이 모자란 사람”이란 제문을 손수 썼다. “장부로 태어나 나라에 쓰이면 죽기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 권력에 아부해 영화를 누리는 것은 내가 가장 부끄럽게 여기는 바이다”란 말을 평소에 자주했고, 그 강직성 때문에 3번 파직당하고, 2번 백의종군했지만, 백성들의 절대적 지원으로 끝내 바다를 지켜냈다.칠곡군은 `인성마을` 조성에 노력하고 있는데, 또 한편으로 의성군은 매월 1일에 `인성 조회`를 한다. 각 분야별 전문가를 초청해 특강을 하고, 음악회를 열고, 문학의 밤을 개최해 공무원들의 인문학적 교양을 높인다. 일회성이 아니라 전통으로 자리잡도록 지속적인 인문운동이 되었으면 한다. 공직자에 대한 신뢰와 존경심도 인문학에서 얻어지기 때문이다.

2014-08-20

경주시의 편애행정 심하다

경주 보문단지의 `버드파크`가 `커넥션 의혹`에 휘말리고 있다. 얼마 전에는 경주시의회 의장의 동생이 버드파크 앞 광장에 컨테이너 빵가게를 운영해왔고, 시 공무원들은 옹호하는 듯한 자세를 보여 비난을 받은 바 있었는데, 이번에는 버드파크의 세무·회계 관련 업무를 시청 고위직의 가족이 관여하는 세무회계법인에 맡긴 사실이 드러나 시가 자체감사에 나섰다. 커넥션이 계속 블거지는 것을 보면, 전반적인 감사원 감사가 필요하지 않느냐는 소리도 높다. 버드파크는 사업주가 20년간 운영하다가 경주시에 기부채납하기로 계약돼 있는데, 계약금과 기부채납 기한 등에 특혜가 없었는지 전반적인 감사가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행정관청이 관련된 사업이나, 영향력 있는 인사가 관련된 일에는 으레 의혹의 눈길이 가기 마련인데, 경주시의 경우, 커넥션이 노골적이어서 “오얏나무 아래서 갓을 고쳐쓰지 말고, 참외밭에서 신발끈을 고쳐 매지 말라”는 금언이 무색하다. 경주는 천년고도이고, 한때 맏형론까지 나왔던 도시이니, 그 같은 위상에 흠결이 나지 않도록 높은 품격을 지녀야 할 것인데, 이런 식의 편애행정이 계속되면 경주의 이미지가 크게 손상될 수 있다.민간기업이 운영하는 버드파크와 경주시가 직영하는 동궁원은 동시에 개장한 2중적 구조를 가진 시설이다. 시의 입장에서는 `민간투자 유치`를 한 셈이고, 기업으로서는 경주시의 보호 아래`안정적 운영`이 가능한 상생의 구조인 것이다. 그러나 이런 구조에서는 `민간기업에 미치는 관청의 입김`에서 자유롭기는 어렵다. 그래서 `시의회 의장의 동생이 운영하는 컨테이너 빵가게`나 `시 고위층 가족이 관여하는 세무회계법인과의 커넥션` 등의 말썽이 빚어지는 것이다. 시 행정이 스마트했다면 이런 구설수는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다.편파·편애행정은 이것 뿐만 아니다. 8월 초에 있은 `2014 화랑대기 전국 초등학교 유소년축구대회`때도 시장이 참가자 3천여명에게 빵을 나눠주었는데, 그 대부분이 A빵이었다. A빵 업주는 2010년 지방선거때 현 시장을 도와 준 초등학교 동창으로 알려지면서 특혜시비를 불러일으켰다. 지난해 유소년축구대회 때는 A빵과 B빵을 50%씩 구매했는데, 올해는 A빵을 80%나 구입하면서 더 말썽이 됐다. 특히 A빵은 관광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안압지 주차장에 불법광고대를 세워놓고 장기간 장사를 해왔는 데, 전혀 단속이 없었다는 것도 눈총을 받을 일이다.경주시의 `줏대 없는 행정`도 문제다. 현곡면 나원리 한 아파트 정문앞에 자동차 부품공장 설립을 허가해주자 주민들이 시장실 복도에서 시위를 했고, 시가 건축공사 중지를 명령하자 사업자는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우와좌왕 행정이 빚은 자업자득이다. 경주시는 맏형 다운 품위를 회복해야 한다.

2014-08-20

잠자는 동전, 자원·예산 낭비

5만원 고액권이 발행될 때 반대의 목소리가 높았다. “주로 뇌물로 쓰일 것이다”“발행하는 족족 음지로 숨을 것이다” 예상대로 5만원권 환수율은 20~30%선이다. 100장을 찍어내면 20장에서 30장만 유통되고 나머지는 숨는다. 그런데 동전의 환수율은 더 심각하다. 500원 동전은 14%, 50원 동전은 12.12%, 100원 동전은 8.51%, 10원 동전은 3.66%에 불과하다. 서랍속이나 저금통 속에 장기간 잊혀져 사장되는 비율이 이렇게 높다. 지속적인 동전 쓰기, 동전 기부운동을 벌여야 한다. 동전이 돌지 않으면, 다시 찍어내야 하는 데, 이 때 드는 비용이 해마다 600억원 정도다. 동전이 제대로 돌면 안 써도 될 예산이다. 동전을 만드는데는 구리와 아연이 필요한데, 안 쓰면 자원낭비·예산낭비로 이어진다. 특히 구리와 아연의 합금인 10원짜리 동전은 구리값이 오를때 마다 녹여서 `구리값`으로 팔린다. 액면가보다 값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부는 “화폐를 훼손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법을 만들었다. 그래도 10원동전의 환수율이 가장 낮다.10원 동전에는 불국사의 다보탑이 새겨져 있고, 100원 동전에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얼굴이 새겨져 있는데, 사후 영의정으로 추증됐으므로 문관의 복장을 한 모습이다. 500원 동전에는 학이 새겨져 있다. 요즘은 영화 `명량`붐을 타고 이순신 장군이 관심의 초점인데, 영의정 충무공의 얼굴이 새겨진 100원 동전에는 별 관심이 없는 것같다. 올 7월 한국은행은 100원 동전 4천441만 개를 발행했는데, 378만 개만 회수됐다. 환수율 8.5%에 불과한데, 3.66%인 10원 동전보다는 나은 편이다.이순신 장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지금 100원 동전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으면 한다. 문신(文臣) 복장을 한 충무공의 모습을 100원 동전에서 다시 보는 즐거움도 누리면서 장기간 사장(死藏)되는 동전이 없도록, 환수율을 높여서 자원낭비와 예산낭비를 막을 수 있도록 모든 국민이 조용한 운동을 벌였으면 한다. `동전가방`속에서 수년간 갇혀 있거나, 서랍속에서 장기간 방치된 동전을 꺼내어서 사용하거나 은행이나 우체국에 가져가는 일은 `작지만 값진 애국`이다.경북지방우정청(청장 홍만표)은 올 상반기 대구 경북지역 401곳 우체국을 통해 모은 `우체국 사랑의 동전`960만원을 굿네이버스 대구경북본부에 여름방학 결식아동 급식비로 지원했다. 경북우정청은 지난해 3월부터 결식아동 지원을 위해 우체국마다 하트모양의 저금통과 후원신청서를 비치하고 `사랑의 동전모으기 운동`을 벌여 1천477만원을 지원했다. 이런 뜻 있는 운동에 참여하는 것이 바로 `행동하는 애국`이다.

2014-08-19

규제개혁 더 날을 세워야

박근혜 대통령이 조만간 청와대에서 제2차 규제개혁 끝장토론회를 연단다. 당초 20일 열려다가 규제개혁에 대한 의지를 국민에게 널리 알리려고 TV생중계로 회의를 공개하기 위해 며칠 연기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의는 지난 3월 20일 제1차 규제개혁 장관회의 주최후 5개월여 만이 되는 셈이다. 1차 토론회때 제시된 52건의 건의사항과 `손톱밑가시` 92건에 대해 부처별 성과를 점검하고, 일자리 창출을 위한 신규 과제 발굴을 위한 토론으로 진행될 것이라 한다. 그동안 세월호와 유병언 관련 소용돌이 속에서 규제에 관한 논의는 한동안 잊혀졌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그냥 넘기는 법이 없다. 박 대통령은 지난 12일에 있었던 제6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도 규제 개혁과 서비스 산업 발전에 대해 이야기했다. “의료와 관광, 금융, 소프트웨어 등 유망 서비스 분야부터 개발과 경쟁을 통해 혁신하고 이것을 서비스산업 전반의 경쟁력 제고로 이어가야 한다. 그러나 낡은 규제와 폐쇄적 시장구조, 복잡한 이해관계와 사회적 논쟁으로 인해 한국경제의 총아가 될 수 있는 유망 산업이 오히려 아킬레스건이 되고 있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이 회의에서 박 대통령은 서비스산업 발전을 위해선 16개의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는 보고를 들은 뒤 “법안 통과에 청년의 미래가 달려 있다”며 국회의 개점휴업을 걱정했다. 그 전날에도 대통령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경제활성화 법안 19개를 일일이 열거하며 “(법안이 통과되지 않아) 모든 사람들의 가슴이 시커멓게 탄다. 정치가 국민을 위해 있는 것이지 정치인들 잘 살라고 있는 게 아니다”고 했다.정부에 힘이 실린다. `최경환 경제팀`의 `초이노믹스`에 의해 주가가 오르고, 부동산 경기가 기지개를 켜면서 지난 7·30 재·보권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후 정부는 자신감을 확고히 얻었다. 더욱이 때맞춰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하면서, 무한한 정신적 양식과 함께 5천억원 이상의 경제유발효과까지 거두는 상황이라 희망의 빛은 더 밝아졌다.지역에서도 규제 혁신의 바람이 다시 불어온다. 김관용 경북지사는 규제개혁위원회에서 “앞으로 현장, 경제인 중심의 위원으로 대폭 보강하고, 촘촘히 박힌 규제를 뿌리 뽑겠다”고 하고, “부처간 칸막이를 허물고, 덩어리 규제, 나쁜 규제, 숨은 규제를 혁파하겠다. 이를 위해 공무원 교육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영주시 서원 부시장은 `투자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위한 규제 개혁 왜 필요한가`란 주제로 직원교육을 실시, 중앙규제를 발견해 개선을 건의하고, 불합리한 자치법규와 규제를 정비할 것을 강조했다.정치인과 공무원을 위해 국민이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그들이 있음을 확고히 인식할때 나쁜 규제도 사라질 것이다.

2014-08-19

제구실 제대로 하는 대학들

지역 대학들이 전통시장 살리기에 나섰다. 대경대는 `재래시장 살리기 프로젝트-청춘 콘서트`를 열었고, 대가대는 `청년 예술가, 꿈바우시장에 가다`란 주제로 문화행사를 펼쳤다. 대학생들이 가진 문화예술적 재능과 끼를 십분 활용해서 전통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대경대는 7월 24일부터 10월 25일까지 대학 강점인 예술문화콘텐츠를 활용, `대경 공연예술단`과 대중 가수로 데뷔한 실용음악과 밴드팀 `라피스 라줄리`외 5개 팀이 무대를 꾸민다. 학생들은 K-POP 페스티벌, 록 페스티벌, 가을낙엽 문화공연 등 다양한 재능기부로 재래시장을 들썩이게 한다.대구가톨릭대는 무용, 음악, 미술, 디자인, 예술이론, 문화예술경연 등 전공 교수와 학생들로 구성된 문화예술원과 사랑나눔 봉사단은 하양 꿈바우시장에서 재능기부를 했다. 작곡·실용음악과와 무용과 학생 40여 명은 시장 야외무대에서 공연을, 회화과 학생들은 `푸른 통로`전을, 금속·주얼리 디자인 전공 학생들은 자신들이 디자인한 액세서리를 전시·판매하는 주얼리 아트숍을 운영한다. 대형쇼핑몰에 밀리는 전통시장을 살려보려는 몸부림이다. 대도시로 흘러가는 지역자금을 가두는 방법이 바로 재래시장 활성화이다.최근 열린 2014 한국은행 통화정책 경시대회 대구·경북지역대회에서 한동대 Honor code팀이 최우수상을, 포스텍이 우수상을, 계명대 Snow-ball팀과 영남대 포워드팀이 장려상을 각각 수상했다. 최우수상을 차지한 한동대는 8월 27일 서울에서 열리는 전국 결선대회에 참가하는데, 부산대, 원광대, 충북대, 인천대 등 지역별 최우수상 수상팀 7개 팀과 우열을 가리게 된다.이번 지역 예선대회는 참가팀들이 최근의 경제동향과 물가동향 등을 분석해 8월 중 통화정책 방향을 제시한 후 심사위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구술시험을 거치는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참가팀들은 한결같이 “8월 중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 수준(2.5%)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현 정부의 경기부양정책과 학생들의 주장이 엇갈릴 수도 있으나, 학생들이 현실경제를 분석할 안목을 키운다는 점에서 매우 바람직한 경시대회이다.금오공과대학은 최근 교육부가 발표한 2014년 국립대학 혁신지원사업 평가에서 최우수 평가를 받아 9억3천300만원의 국고보조금을 지원받게 됐다. 금오공대는 지난해에도 국립대학 운영성과 목표제에서 최우수 대학으로 선정돼 6억4천700만원의 국고를 지원받은 바 있다. 김영식 총장은 “우리대학이 교육 특성화, 사회공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수한 역량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 했다. 또 국립 안동대는 우수대학으로 선정돼 재정지원금 7억3천700원을 받게 됐다. 제 구실 제대로 하는 대학들에서 희망의 빛을 본다.

2014-08-18

평준화 자체가 잘못이었다

경북도교육청이 포항지역 고교 평준화의 보완·개선책을 마련하기 위해 동국대 경주캠퍼스 산학협력단에 준 용역이 별 성과를 내지 못해 용역비 3천500만원만 날렸다. 평준화 정책의 장점과 단점만 부각시켰을 뿐 정책에 반영할 내용이 없었다고 한다. 평준화의 장단점이야 그동안 수없이 거론돼 새로울 것이 하나도 없다. 결국 `쓸만한 내용`도 없는 용역에 국민혈세만 낭비한 꼴이다. 어떻게 보면, 이런 결론은 예상됐던 것이다. 교육에 있어서 `평준화`란 애당초 입시지옥 해결책이라는 `억지`였기 때문이다. 사람이란 본래 `천차만별`로 태어나 자란다. 한 가족 안에서 자란 형제간에도 취향이 각각 다르고 재능이 각각 다르고 용모도 제각각인데, 그런 인간을 한 가지 교육의 틀에 몰아넣어서 `메주 찍어내듯`만들 수는 없는 일이다. 조선시대 사서삼경(四書三經)을 `교육의 틀`로 삼아 모든 사람을 그 속에 몰아넣는 교육과 지금의 21세기 교육이 다를 바 없다는 것은 분명 문제지만, 이번 용역에서는 그 점을 발견해내지 못한 한계가 있었다.지금 각 학교들은 불만이 많다. 각 학교별로 입장이 다르고 사정이 다른 데, 획일적 평준화 정책속에서 똑 같은 모습으로 헤엄쳐야 하니 그럴 수밖에 없다. 서울에서는 자사고가 문제지만, 지역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있다. 입학전형 일정이 먼저 진행되는 특목고와 전문계고 등에 밀리는 평준화고교들은 “우수학생 유출을 막기 위해 배정에 앞서 우선선발권을 달라”고 하지만, 그것은 평준화정신에 위배된다 해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특목고·전문계고와 평준화고교의 입학전형을 `동시에` 진행하도록 해달라 요구하지만, 이 또한 간단히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입시지옥을 없애기 위해서는 평준화를 계속해야 하고, 평준화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특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학교`를 육성해야 하는 모순 갈등이 없을 수 없으니, 교육현장의 불만 불평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평준화라는 첫 단추부터 잘못 꿴 합병증이다. 제각각 다른 인간을 한 가지 교육의 틀에 억지로 구겨넣는 것부터 자연의 순리를 어긴 어리석음이다. 경주, 안동, 김천 등 비평준화지역으로 포항의 우수학생들이 `유학`을 떠나는 것도 불가피하다. 결코 기현상이 아닌 것이다.시대는 21세기인데, 교육은 19세기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 한국교육의 문제점이다. 지금 한국은 `IT선진국이지만 SW는 다른 나라들에 밀리고, 하드웨어는 중국에 맹추격당하는` 상황이다. 그래서 내년도 중학교 신입생부터 SW교육을 필수과목으로 하게 된다. 스티브 잡스가 대학을 중퇴한 것은 `제도권 교육`에 대한 반격이다. 21세기에 고교평준화는 수치스러운 교육제도이다. 교육에서 평등주의란 인간의 본질에 역행한다.

2014-08-18

대구시의 도시 농업

경기도 수원시 천천동 일월공원 안의 `행복텃밭`은 새로운 도시농업의 성공사례다. 접근성이 좋아 농사짓기 편하고, 산책길 옆에 있어 구경거리가 된다. 텃밭 덕분에 이웃 사람들과도 친해지고, 농작물을 서로 나눠먹는 인정도 나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이 이곳을 도시농업의 모범사례로 지정하면서 견학의 명소가 됐다. 공원내의 자투리 땅을 단체나 민간에 위탁해 공동선을 이룬 사례다.대구시도 도시농업에 관한 한 모범사례로 꼽힐만 하다. “숨쉬는 도시, 행복한 이웃!” 대구시가 9월 25일부터 4일간 이런 주제로 대구자연과학고등학교에서 `제3회 대한민국 도시농업 박람회`를 연다. 농업으로 자연친화 도시를 만들고, 도시와 농촌이 함께 발전하기 위함이다. 도시농업 홍보관, 도시농업 기업관, 힐링관, 해외텃밭, 옥상텃밭, 팜아트, 농경자재관, 농경유물관, LED식물공장 등 다양한 전시시설도 마련한다. 또 동물, 곤충, 수생식물 체험, 모종심기, 깻잎 수확 등 체험행사도 한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도시농업을 활성화하는 이유는 녹색환경을 조성하기 위함”이라고 했다.대구시농업기술센터는 도심에 다랭이 논을 조성해 추억의 목화밭과 수수밭을 만들었다. 현재 1천300여개의 다랭이 논이 있는데, 목화밭은 10월 하순까지 볼 수 있으며, 예쁜 꽃과 목화솜도 볼 수 있다. 목화의 어린 열매를 `다래`라 하는데, 배 고프던 시절에는 아이들이 즐겨 따먹었다. 목화솜으로 만든 이부자리는 지금 매우 귀한데, 어떤 재질로 지은 침구보다 우수하다. 기술센터는 앞으로 다양한 전통 작물을 재배, 도시민들에게 향수를 느끼게 하고, 도심의 열기를 식혀주는 녹색 도시농장이 되게 할 계획이다.대구수목원은 관리사무소 앞 중앙분수 광장 화단에 어른 키만큼 자란 수수와 기장 등 밭작물을 심어 농촌 들길을 걷는 것같은 착각이 들게 한다. 1.5㎞의 흙길 산책로를 걷다 보면 100m의 터널에 조롱박, 곤봉박, 바가지박 등이 달려 있고, 도깨비방망이, 사두오이, 수세미, 단호박, 청호박, 여주, 떡콩 등 15종의 열매들도 볼 수 있다. 남정문 수목원관리소장은 “도시에서는 보기 힘든 작물을 심어 방학과 휴가철에 시민들이 자녀들과 함께 다양한 체험학습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되게 할 것”이라고 했다.대구시는 또 식물공장 거점도시가 될 조짐이다. 시는 지난 2012년부터 (재)대구경북디자인센터와 경북테크노파크 등 5개 기관과 공동으로 국비와 지방비 등 85억원으로 식물공장 관련 네트워킹 구축, 기업지원, 인력양성 등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3개월째 가동중인 식물공장은 3곳이고, 잎채소와 열매채소, 인삼, 바질, 롤로로사, 커피 모종 등을 생산 중이다.녹색친환경 도시를 위한 노력을 시민들이 많이 성원해주었으면 한다.

2014-08-14

교황 성하 한국방문의 의미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는 아시아 국가 중 한반도를 가장 먼저 방문한다. 교황의 주 관심사는 세계평화이다. 종족끼리 종파끼리 계층끼리 전쟁을 벌이는 분쟁지역, 정치이념의 대결에 의해 나라가 갈라진 분단국가, 이런 곳의 평화와 화해를 달성하는 것이 바티칸의 주관심사이다. 교황이 한국을 서둘러 방문하는 것은, 영광일 수도 있고 미안한 일이기도 있다. 우리가 못나서 교황을 수고스럽게 한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프란치스코 교황은 독일 유학시절 한 성당에서 `매듭을 푸는 성모 마리아`라는 성화를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 사제가 할 일이 바로 맺힌 곳을 푸는 일이란 깨달음을 얻었다.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고국 아르헨티나로 갈 때 그 성화를 복사해서 가져갔고, 늘 곁에 두었으며, 교황이 된 후에도 집무실 벽에 걸어두고 `사제의 역할`을 묵상했다. 교황이 이번에 한국에 오는 이유중 하나도 `남북간에 맺힌 매듭`을 푸는데 도움이 되고 싶은 뜻이 있다.얼마 전 한국 가톨릭계 인사들은 중국에서 북한 가톨릭협의회 회원들과 만나 “교황 성하께서 집전하시는 명동성당 미사에 참석해달라”는 부탁을 했고, 며칠 전에 답신이 왔는데, 우회적으로 거절했다. 한미 을지훈련이 진행되는 기간이니, 정치적으로 껄끄럽다는 말이었다. 북한도 표면상 `종교의 자유`를 표방하고 있으니, 불교계, 기독교계 등 종단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종교와는 거리가 먼 것이고, 따라서 순수한 종교적 입장에서 명동성당의 미사에 참석할 수는 없을 것이다.그러나 6·25 전쟁 전 북한에서 서원(誓願)한 수녀들을 미사에 초청키로 했다. 분단 전 종신 서원을 하고 북한에서 사목활동을 한 수녀들이다. 이들은 모두 90세 전후의 연세이고, 생존자는 10명도 되지 않는다. 명동성당 미사에는 3명이 참석할 것이라 한다. 종교탄압이 심한 북한에도 신앙심을 가진 종교인들이 있다고 한다. 신앙심이란 정치적 탄압에 쉬이 굴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3명의 수녀를 참석시켜 이들을 통한 기도가 `영적 통로`를 통해 북에 전해지기를 기원함이라 하겠다.이번 명동성당 미사에는 실향민 신자 30명도 초청하고, 탈북민 신자들의 참석도 검토중이다. 교황이 이산가족의 아픔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또 미사에는 이주 노동자와 다문화 가정 식구들도 참석하고, 일선에서 수고하는 경찰·군인도 초청됐다. 그리고 위안부 피해 할머니 3명은 맨 앞줄에 앉아 교황과 손을 잡을 수도 있을 것이라 한다. 또 작고한 김순덕 할머니가 그린 `못다 핀 꽃` 그림을 교황에서 선물하고, 집무실에 걸어달라고 부탁할 생각이라 한다.124위의 시복식이 주목적이지만, 교황의 방한이 한반도 분단 해결에 한 힘이 되도록 성령의 역사가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2014-08-14

부실시공·부실관리의 현장

포항 죽도시장 아케이드는 태풍 `할롱`의 간접영향권지역의 강풍에 무너졌고, 전통시장 등 화재 취약지역에 설치된 비상소화장치는 항상 잠겨 있어서 무용지물이 될 우려가 높다. 부실공사는 경주 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 이후에도 별로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 비상소화장치도 소방차가 도착하기 전 초기진압을 위해 설치되었지만, 도난방지를 위해 자물쇠가 채워져 있고, 평소 주변 상인들을 상대로 소방훈련을 하지 않으니, 신속히 대처하기도 어렵다. 지난해 10월에 설치된 죽도시장 아케이드는 초속 6.6m의 강풍에 무너졌는데, 상인들은 처음부터 부실공사였다고 한다. 지붕을 지탱하는 원통형 기둥과 연결되는 부분이 실리콘으로 처리됐으며, 직경 3mm에 불과한 나사못이 2~3곳에만 박혀 있었다. 주변 상인들은 “공사의 설계, 감리, 공사감독, 공사업체와 하도급 업체의 계약서, 공사업체의 면허 보유 여부, 시공능력 등 전반적 점검과 관리 소흘 등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했다.특히 이 사고지점은 하루 평균 5천여명이 지나다니는 곳인데, 붕괴사고가 난 이 날은 태풍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아 다행히 인명사고는 없었으나, `마른 날의 예상치 못한 돌풍`이 불어 아케이드가 무너졌다면 어쩔 뻔 했느냐고 주변 사람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갑오(甲午)년에는 역대로 육·해·공 교통사고, 산사태, 아파트 붕괴사고, 지진 해일 등 대형참사가 많이 일어났었고, 올해도 전 세계에 많은 사고가 발생하고 있어서 사람들은 `사고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다. “또 무슨 사고가 나지 않을까” 늘 불안하고, 사고가 났다 하면 심한 불안증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증세가 사고노이로제다.사고현장에 관련 책임자들이 신속히 출동하는 모습만 봐도 사람들은 한결 안심을 한다. 이번에도 소방서와 경찰 실무자들이 사고 발생 10여분 만에 출동했고, 포항시청 경제노동과 공무원이 현장에 나타나 `책임감 있는 공무원의 자세`를 보여주었다. 앞으로 부실시공에 대한 책임 소재를 따지고, 태풍에 견딜 수 있는 시설로 재시공하는 일만 남았다.포항에는 죽도시장 등 화재취약지역인 8개 전통시장을 중심으로 비상소화장치가 설치돼 있다. 북구에 43개, 남구에 15개가 있으나, 문제는 이들 대부분이 장금장치가 돼 있어서 비상시에 제대로 이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사람들이 잠들 시간대나, 자물쇠 비밀번호를 가진 사람이 부재중일때는 난감하다. 자물쇠에 녹이 슬어 있거나 사용한 흔적이 없는 경우에는 제대로 작동이나 할 지 의심스럽다. 화재 초기 이른바 `골든 타임`대에 긴급대처하기 위한 시설물이 무용지물이 된다면 예산만 낭비한 꼴이다. 평소에 주변 상인들은 대상으로 훈련을 자주 실시해서 신속대처 능력을 키워야 하겠다.

2014-08-13

곳곳에 널린 `양심 불량`

안동의 한 대형아파트 건설현장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 함유 의심 골재가 사용됐다. H건설은 안동시 옥동 일대에 아파트 공사를 하고 있는데, 단지 내 도로공사에 석면이 함유된 사문석 1천40㎡를 사용했다. 이에 입주자들은 검찰과 안동시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전면 재시공을 요구했다. 이들은 “이 골재는 4대강 사업시 자전거길과 하천제방 등에 사용됐다가 기준치 이상의 석면이 검출돼 논란을 빚은 광산으로부터 반입된 것이고, 모두 제거된 바 있다”고 했다. 대구시의 요양병원 점검에서 대상 병원의 4분의 1 정도가 화재예방 등 안전에 무방비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대구시는 보건, 건축, 소방 분야에 대한 합동점검반을 구성하고, 지역 요양병원 59곳을 조사, 14곳에서 20건의 위반사실을 적발했다. 특히 야간당직 의사 미상주에 대해서는 형사고발을 하고, 배연설비 미설치, 신체억제대 사용, 피난시설 부적합, 화재 감지기 미설치 등에도 행정처분을 내릴 방침이다.얼마 전 상주시 중동면 회상리에 있는 회상교회 참샘수련원의 2층 천장 마감재 전체가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 1층에 있던 초등학생 등 120여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경찰은 감리를 맡은 건축사 등을 상대로 조사를 벌였다.경산시 도심을 흐르는 남천은 시민들이 즐겨 찾는 휴식공간인데, 일부 시민들은 쓰레기와 담배꽁초를 함부로 버리고, 애완견의 배설물이 흩어져 있고, 목줄이 없거나 덩치가 커서 위압감을 주는 개들을 데려온다. 시는 위반행위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현수막을 곳곳에 게시했지만, 부과된 과태료는 한 건도 없다. 양심불량과 단속 부재의 전시장 같다.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 대구지청은 신문, 잡지, 인터넷 등의 매체를 통한 광고물 459건을 점검, 거짓 과대광고 등 의료기기법 위반 업체 19 곳을 적발했다. 사안이 중대한 8개 업체는 고발조치하고, 8개 업체에는 시정조치를 내렸는데, 인쇄매체는 28%이고, 75%는 인터넷을 통한 허위 과대 광고여서 인터넷매체에 대한 단속이 강화돼야 하겠다. 대구식약청 관계자는 “노인 등 정보취약 계층과 관련 업체에 대해 법령 안내 등 지속적인 교육을 할 계획”이라고 했다.대구지방경찰청은 최근 노숙자를 대상으로 `대포통장`을 만들어 대출사기조직에 판매한 혐의로 장모(45)씨를 구속하고, 김모(47)씨 등 일당 6명을 불구속 입건했으며, 대포통장을 사들여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해준다고 속여 억대의 대출 사기에 이용한 김모(36)씨를 구속하고, 전화상담원과 현금인출책 등 22명을 입건했다.우리사회 곳곳에 널려 있는 양심불량을 줄여나가려면 지속적인 단속과 엄한 처벌 밖에는 대책이 없다. 사회기강이 이렇게 흔들려서는 선진국으로 가기 어렵다.

2014-08-13

FTA시대와 농업기술 개발

상주시 가막1리의 김병만·최영자 부부는 와송 재배기술을 농가에 전파하고 있다. 와송(瓦松)은 오래된 기와지붕이나 돌담, 높은 산 바위 등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는 신비로운 약초이다. 한의서에 항암성분과 해독성분이 있고, 장기능 강화, 변비 해소, 췌장기능 강화, 당뇨, 고혈압, 동맥경화 등에 효과가 있다고 돼 있다. 이들 부부는 2011년부터 재배기법을 연구했고, 이제 이 기술을 농가에 보급할 계획이다. 이들은 또 마을 주변에서 수거한 폐품 등을 활용해 공예작품을 만들어 전시회도 하고 주민들에게 나눠주기도 한다.예천군 생천리 육녀봉 기슭에서 와송을 재배하는 귀농인 이승환(33)씨. 2007년 부친이 뇌수막하출혈로 하지 마비가 와 이를 치료하기 위해 이곳에 왔고, 주민들의 소개로 와송을 알게 됐으며, 1년간 와송 복용후 부친이 차도를 보이자 직접 재배하기 시작했다. 현재 이씨와 인척들은 연간 10t을 재배, 조수입 2억2천만원을 벌고 있다. 지하 암반수를 이용하고, 농약이나 촉진제는 일체 쓰지 않는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와송으로 건강을 되찾도록 보급에도 힘쓰고 있다.경상북도농업기술원 상주감 시험장(장장 김세종)이 새로운 인공수분 기술을 개발해 명품 은풍준시의 대중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번에 새로 개발된 기술은 손쉽게 꽃가루를 채취하는 방법인데, 꽃가루를 손으로 채취하던 것을 믹서기를 이용, 노동력을 62% 절감하고, 인공수분기를 이용, 8~9갑절의 노동력을 절감해 대중화의 길을 열었다. 은풍준시는 일반 감에 비해 수확량이 4~5%밖에 되지 않았다.예천군에서 전통식초를 생산하는 초산정(대표 한상준)이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하는 6차산업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동상을 차지했다. 이 대회는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 고부가가치 농가소득 창출을 위해 농가들이 이룩한 성과들을 발굴한다. 전국에서 추천된 51개의 우수 업체 중 서류심사와 현장실사를 거쳐 16개의 농업경영체가 결선에 진출, 예천의 초산정이 3위를 했다. 예천군은 3년 연속 경북농정대상 수상에 이어 6차산업화에서도 우수한 사례로 평가받았다.청송군은 대한민국 녹색환경 대상위원회가 주관하는 `2014 녹색환경 대상` 시상식에서 자치단체부문 `환경대상`을 차지했다. 그동안 저탄소 녹색성장, 이동환경연수원 운영, 그린 홈 닥터제 운영, 군 전역 LED 가로등 교체 및 격등제, 공공청사 태양광 발전시설, 맑은 강 가꾸기 등에 노력한 결과이다. 봉화군은 `2014 FTA기금 과실생산·유통지원사업 연차평가`에서 7년 연속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군은 지난해 FTA기금 사업으로 총 25억원을 투입해 과수 고품질 시설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농업개방시대에 기술개발만이 생존의 길이다.

2014-08-12

포항에 희망이 보인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소장 이정식)가 2016년까지 제철소 설비 개선 등에 4천억~5천억원을 투자한다. 이는 올해 설비 유지 보수에 들어가는 1조원과는 별도이다. `외자유치보다 더 급한 것이 투자유치`라는 포스코의 의지가 실현된 것이다. 또 포항제철소는 안전시설에 대한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은 국가적 화두가 됐다. 이정식 소장은 “2고로 3차 개수 투자사업의 경우 연인원 약 20만명 규모의 고용창출효과를 가져올 것이며, 이번 MOU를 통한 포항제철소 투자확대 및 정비비 증대로 인한 효과를 포함하면 50만~60만명 규모의 고용창출이 예상된다”고 했다.포스코는 또 세계 최초로 리튬 추출 기술을 개발,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한 전진기지로 남미 아르헨티나에 대규모 실증플랜트를 건설한다. 플랜트 설비를 배편으로 칠레 항구까지 이송한 후 안데스산맥을 넘어 육로로 이동, 아르헨티나 북서부 후후이주 카우차리 `소금호수`에 세운다. 포스코는 2010년 염수리튬의 고효율 추출법을 개발했다. 2011년 2t규모 탄산리튬 파일럿플랜트를 구축, 평균 12~18개월 소요되는 자연증발식 추출법과 달리 최단 8시간에서 길어도 1개월 내에 고순도의 리튬을 생산하고, 리튬 회수율도 기존 20%에서 80%이상 높였다.최근 경북도와 포항시, 학교법인 덕성학원 관계자들이 시청 대회의실에서 포항 영일만관광단지 조성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남구 동해면 발산리와 구룡포읍, 호미곶면 일원 약 299만㎡에 2021년까지 약 5천416억원을 투자하는 대규모 관광단지 조성사업인데, 약 8천394명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1조3천억원의 생산유발효과가 기대된다.포항의 투자여건은 날로 좋아진다. 내년 초에는 KTX가 개통되고, 포항~울산 고속도로가 준공되니, 포항이 교통의 오지란 오명은 벗게 됐고, 장차 유라시아철도와 연결될 때 포항은 그 거점도시가 된다. 더욱이 경주시는 한수원 본사 이전, 그리고 왕경 복원 사업이라는 거대한 프로젝트가 진행되므로, 포항 자체의 여건과 주변 여건이 `투자 최적`의 상황으로 성숙돼 간다.포항시는 앞으로 전기자동차산업의 메카가 될 조짐이 보인다. 시는 `배터리 무인 자동교환형 전기버스 시스템`시범사업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성공적이란 평가를 받음에 따라 전기자동차 배터리시스템 부품공장 유치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시는 최근 전기자동차 연구사업의 주체인 (주)피엠그로우로부터 사업설명과 비전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박재홍 사장은 현재 포스텍 총동창회장을 맡고 있으니, 포항에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이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시민들이 적극 성원해서 `이강덕 시대 포항`의 이같은 약진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도와야 하겠다.

2014-08-11

나태하고 무책임한 행정

서울시는 공직비리 척결을 위해 극약처방을 내놓았다. 1천원만 받아도 응징하고, 대가성이나 직무관련성을 따지지 않고, 퇴직 후 직무관련 업체에 취업하지 못하게 한다. 빠져나갈 구멍을 단단히 막겠다는 의지다. 100만원 이상을 받거나 금품을 요구한 경우는 단 한 번만 적발돼도 해임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실시한다. 서울시의 행정은 다른 지역들의 본보기가 되는데, 지자체들의 `맏형`격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구시는 공직자 비리 근절책이라고 내놓은 것이 기껏 `자진신고 기간`을 설정, “기간 내에 신고하면 사안에 따라 면책·감면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한다. 자진신고를 하지 않고 있다가 나중에 적발되면 어떻게 처벌하는지에 대한 언급은 없다. 서울시의 삼엄한 대책과는 달라도 너무 달라서, 공직기강을 확립하겠다는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다.안동시 댐지원 및 수계지원 특별회계를 둘러싼 농촌 주민들 간의 불화가 심각하다. 지난 3월 이장에 선출된 A씨는 각종 보조금사업이 시행되는 과정에서 전 이장들이 독단적으로 처리하거나 불법적으로 처리한 사안이 많음을 알았다. 안동시가 보조금으로 매입한 폐교를 전 이장과 작목반원들이 몰래 팔았다가 말썽이 나자 안동시가 전액 환수조치했고, 전 이장과 작목반원들은 폐교 매매대금 1억여원을 모두 반납하게 됐다. 시가 사전 사후 지도단속을 제대로 하지 않으니 이런 불상사가 벌어지는 것이다.최근 경주시 천북면 신당리 주민들은 이달의 상수도 요금 고지서를 보고 경악했다. 요금이 평소에 비해 평균 100배, 심지어 1000배나 더 나왔다는 것이다. 독거노인 가구의 경우 매달 평균 1천~2천원인데, 이 달에는 1만~2만원이 나왔다고 한다.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확인에 나선 경주시는 “지난 7년간 천북면 일대 계량기 검침을 해온 검침원이 현장에 나가지 않고 사무실에서 추측으로 업무를 처리해왔으나, 지난 5월 새 검침원이 현장확인 검침 결과 그동안 누락됐던 요금을 한꺼번에 부과하면서 생긴 결과”라고 변명을 했다. 이런 기가 막히는 `원시시대 행정`을 어떻게 고쳐야 하나.경주 보문관광단지 안 버드파크(새공원) 앞 광장에 지난해 12월 컨테이너 판매점이 어울리지 않게 들어서 빵과 아이스크림을 팔고 있다. 이 컨테이너 가게 주인은 경주시의회 의장의 동생으로 밝혀졌다. 버드파크 관리를 맡고 있는 동궁원 관계자는 “이 가게는 이동형 가설건축물로 규모도 20㎡이하이고, 상수도시설 없이 완제품을 파는 가게여서 허가받을 사항이 아니다”라고 변명을 했다. 그렇다면, 앞으로 작은 이동식 컨테이너 판매점이 줄줄이 들어선다 해도 막을 방법이 없어지게 됐다.아직 `권력형 비리`가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다는 그 `상징적 사례`가 아닐 수 없다.

2014-08-11

지구환경을 지키는 사람들

포스코(회장 권오준)는 그린워크(Green Walk) 캠페인을 3년째 벌이고 있다. 포스코패밀리 임직원들과 가족들이 참여하는 환경운동으로, 일상생활에서 `걷기·끄기·줄이기·모으기`라는 4가지 그린액션을 적극 실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환경보존에 기여하는 운동이다. 3년째 되는 올해부터는 기존의 포스코패밀리만의 캠페인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사회공헌 운동`으로 발전하고 있다. 회원들은 그린워크 캠페인에서 모은 마일리지를 이용해 에너지 빈곤 세대를 대상으로 LED조명을 설치해주는 사회공헌사업을 벌이는 것이다. 또 포스코는 홈페이지의 `그린 방송국`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그린 이야기, 전문가 칼럼, 밝은빛 나눔 이야기, 그린 라이프, 그린 뉴스레터 등의 정보가 꾸준히 업데이트되고 있다. 되도록이면 많이 걷고, 불필요한 전등을 끄고,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이고, 버려지는 자원을 모으는 이 운동이 사회 전체로 확산돼 `나비효과`를 일으켰으면 한다.현대제철은 전국의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초록수비대 가족환경캠프`를 열었다.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일까지 서울교대 연구강의동에서 두 차례에 걸쳐 1박2일 일정으로 인천·포항·당진·순천 지역의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 200여명과 그 가족들이 참가한 가운데 `초록수비대 가족환경캠프`를 연 것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열리는 이 환경행사는 친환경 생활을 실천하는 미래의 환경전문가 양성이 목적이다.강사들은 `플라스틱 재활용, 콩기름 잉크 만들기, 풍력발전기 만들기, 환경연극 공연` 등을 통해 환경을 지키는 기초 지식을 전달했다. 또한 국내 1호 그린디자이너인 윤호섭 교수는 커피찌꺼기로 컵 만들기, 친환경 손수건 제작법, 원자력발전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포스터 등 시각디자인을 통해 환경을 보호하는 법을 강의했다.자연생태계를 보호하는 일도 지구환경을 지키는 일이지만, 또 한편 야생 조수(鳥獸)를 지나치게 보호할 때 그 개체수가 너무 번식돼 농가에 심각한 피해를 주니 문제다. 멧돼지들은 고구마밭과 수박밭을 황폐화시키고, 고라니들은 고추밭과 콩밭을 짓밟아 놓는다. 산까치들과 산새들은 토마토 등 열매채소를 쪼아 못 쓰게 만든다. 도심 속 야산 기슭에 조성해놓은 텃밭도 야생조수들의 공격 대상이다. 땀흘려 지어놓은 농사를 망치는 야생 조수의 개체수를 줄이는 노력도 필요하다.봉화군 재산면은 야간순찰대를 운영하고 있다. 면 사무소 직원들과 자율방범대원 20명으로 순찰대를 꾸려 밤 9시부터 12시까지 엽사들과 함께 야생동물 소탕에 나선다. 농민들의 주소득원인 농작물을 망쳐놓는 야생조수들을 그냥 둘 수는 없는 일이다. 생태계 보존과 농업 보호 간의 갈등을 적절히 조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2014-08-08

농촌 인심이 이래서야

`도시 깍쟁이`란 말은 있어도 `농촌깍쟁이`란 말은 없었다. 자연의 순리대로 살아가는 농촌 인심을 대변하는 말이다. 가난하게 살아가지만 정신적 풍요는 있었다. 그러나 근래 들어 농촌인심이 예전 같지 않다. `도시물`이 들어버린 것이다. `농촌 사람이 도시 사람 사기 친 이야기`는 유머에도 등장한다. “참깨를 타작하는 마당에서 참깨를 사는데도 중국산을 살 수 있다”고 한다. 중국 수입산 깨를 밑에 깔아놓고 그 위에서 국산 참깨 타작을 하니 속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순박한 농촌 인심`이란 말은 오래 전에 사라졌다. 요즘에는 선산(先山)에 조상의 묘를 쓰기도 어렵다고 한다. 장례행렬이 마을을 통과해야 하는데, 그 때 마을에서 `시신 통과세`를 낼 것을 강요한다는 것이다. 불응하면 마을 사람들이 행렬 앞을 가로막아 진행을 못하게 한다는 것이다. “시체가 마을을 지나면 재수가 없고 부정탄다”는 이유다. 그 `부정타는 대가`로 100만원에서 200만원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외국 사람들은 장례행렬이 지나가면, 모두 모자를 벗고 조의를 표한다. 재수 없다느니, 부정탄다느니 하는 소리는 일체 없다. 고달픈 삶을 끝내고 영원한 안식에 들어간 고인에게 경의를 표한다는 의미도 있다.농촌 인심을 각박하게 만든 원인의 일부도 도시 조문객들이 제공했다. 음식물을 함부로 버려서 환경을 어지럽힌 경우도 있고, 길을 가면서 호박이나 오이 가지 등 농작물을 따가는 짓도 한다. 그래서 조문객들이나 피서객들이 한번 지나간 후에는 잃어버린 농작물이 많다고 한다. 그 농작물도 농가 소득의 일부인데, 도시 사람들이야 무심코 따가겠지만, 농민들은 `재산을 도적맞는 일`이다. 그래서 장례행렬을 막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 또 고인(故人)이 생시에 고향마을을 위한 공헌 마을 을 많이 했다면, 온사람들이 조문을 가지만, 아무 공헌도 없이 `죽어서야 돌아오는` 경우라면 괘씸해서라도 `통행료`를 받겠다고 할 것이다.최근에는 포항시 북구 흥해읍의 한 마을에서 이장 선거를 하는데, 3차까지 가도 결정이 나지 않아 4차 투표를 하게 됐는데, 이때 마을회관 마이크에서 “세입자는 투표하지 마시오”라는 방송이 나왔다고 한다. 3차까지 투표를 했는데, 느닷없이 4차에는 투표하지 말라니, 전세 월세 사는 것도 억울한데 투표권까지 박탈하는 인심이 너무 박절하다는 것이다. 법적으로도 이런 행위는 업무방해가 된다.최근 쌀 수입개방을 두고 일부 농가에서 벼를 갈아엎는데, 곧 이삭이 팰 벼를 죽이는 행위는 결코 `농민의 자세`가 아니다. 그것이 충격적 장면이라 `효과적 시위`가 될 수는 있지만, 농민이 벼를 갈아엎는 행위는 오히려 반감만 살 뿐이다. 자연의 순리를 따르는 농촌으로 돌아갔으면 한다.

2014-08-08

윤리가 인간사회의 근본이다

사람의 본성 속에는 악마적인 면도 있고, 천사적 요인도 있다고 했다. 성리학자들은 “교육을 통해 선한 면을 더 뚜렷이 드러내고 악한 부분을 눌러야 한다”면서 인성교육을 주창했다. 신라시대의 과거제도인 `독서3품과`는 유교적 윤리 과목들로 채워져 있었고, 그것은 고려와 조선을 거치면서 그대로 유지되었다. “우선 인간을 만드는 교육”이 최우선이라는 생각이 시대를 관통했던 것이다. 그러나 서세동점(西勢東占)의 시대를 맞으면서 서양문화가 동양을 점령하자, 그 인간관이 뒤집어졌다. 윤리적 인간이 아니라 기능적 인간으로 변해버렸다. “인간성은 개차반이라도 좋다. 시험성적만 잘 받아라” 이것이 `공부의 목적`이 돼버렸다. 그때부터 인간의 양면성 중에서 `악마적 부분`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최근 군부대에서 벌어진 수류탄 투척·총기 난사 사건으로 여러 사람이 죽거나 다친 일이라 든가, 갓 들어온 신병을 선임병들이 집단적으로 학대해 결국 죽음에 이르게 한 일 등은 바로 `악마적 본성`이 나타난 현상이다.그동안 기능교육과 윤리교육 사이에서 학교들은 고민을 했고, `인성교육의 기치`를 높이 들기도 했지만, 그것은 다만 `목소리`에 불과했다. 인성이 출세와 부귀에 도움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회는 여전히 `기능·재능`만 평가하고, 인성을 평가하는 곳은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검·경을 비롯한 정부 부처 전체가 나서도 학교폭력은 근절되지 않고, 군부대에서의 물리적 정신적 폭력 또한 여전해서 결국 엄청난 참상을 발생시켰다.경북도가 산하 26개 출자·출연기관에 대한 경영평가를 하는데, 여기서도 기능적인 면은 점수를 높이 배정하고, 직원의 비리나 부정 등을 살피는 윤리경영에는 너무 낮은 점수를 배점(5점), 있으나 마나한 평가항목이 되었다. 윤리항목은 다만 `구색용`이었을 뿐이다. 그것은 다시 말해서 “무슨짓을 하든 좋으니 돈만 잘 벌어라”는 강요에 다름 아니다. S·A·B·C·D등급 중에서 A가 가장 많은 12곳이고, D는 없었는데, 관심의 대상이 되는 `새마을세계화재단`은 3곳 중의 하나인 C를 받았다. 대한민국이 세계적 존경을 받을 일을 하고도 고작 C에 머물렀다는 것은 분명 `심각한 평가상의 문제점`이다.업무추진비가 어떻게 사용되는가를 보면, 그 기관의 청렴도를 알 수 있는데, 직원격려 회식비, 시의원 당선이나 기관장 취임 축하 화분대금 등으로 업무추진비를 쓴다든가, 관계기관 간담회나 행정업무 관련 간담회 등 추상적이고 애매모호한 표현으로 유용·전용 의혹을 사는 경우도 많다. 시민혈세를 공무원들의 주머니돈 처럼 사용하는 것은 `윤리의식의 마비`다. 공직자의 도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교육과 청렴도 제고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서둘러야 한다.

2014-08-07

연구기관까지 국고 도둑질

감사원은 올해 1월부터 산업기술연구회 소속 정부 출연 연구기관을 대상으로 로봇물고기 등 산업기술분야연구개발(RD) 관리실태를 점검했다. 2010년 6월 한국생산기술연구원(KITE CH)과 강릉 원주대학교 등 5개 기관은 산업기술연구회로부터 57억원을 지원받아 `생체모방형 수중로봇`개발을 수행했는데, 감사원이 로봇전문가와 한강물환경연구소에서 로봇물고기 성능을 테스트한 결과 KITECH이 개발한 9대 중 8대가 고장난 상태였고, 남은 1대마저도 7개 목표항목 중 3개는 발표치에 미달했고, 4개는 확인이 불가능했다.로봇물고기의 속도는 1초에 2.5m를 가야하는데, 그 10분의 1에도 못 미쳤고, 물속에서의 통신거리도 500m라야 하는데, 실제로는 50m, 통신속도 또한 목표치의 24분의 1 수준이었다. 또 3대의 로봇물고기가 그룹을 이뤄 목표물에 도달하는 `군집 제어 기능`의 경우, 작동되는 것이 1대 뿐이어서 그 기능을 확인할 수 없었다.로봇물고기는 강물속을 유영하면서, 산성도, 전기전도, 용존산소량, 탁도, 수온 등을 모니터링해 수질오염을 실시간 감시하도록 설계됐다. 4대강 사업으로 수질이 나빠질 것이라는 반대의 목소리를 차단하기 위해 기술개발에 착수했던 것이고, 연구결과를 발표할 당시 MB정부는 “대한민국의 수질 관리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이어서 4대강 수질에는 문제 없다”고 했으나, 그것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이번 감사원 감사 결과 밝혀졌다. 결국 57억원의 연구비만 날렸다.연구기관의 비리는 이것뿐만 아니었다.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의 책임연구원 김모(38)씨는 지난해 `사물인터넷`사업 연구과제 수행업체로 E사를 선정했고, E사는 무선주파수인식기술 사업계획서에 장비비와 용역비를 부풀렸지만 걸리지 않고 그대로 통과됐다. 책임연구원 김씨와 E사의 성모(42) 영업본부장이 미리 짰기 때문이다.E사는 지원받은 정부출연금 13억4000만원 중 9억4천만원은 공장증축, 줄기세포 연구 등 과제와 무관한 곳에 사용했고, 2억1천만원은 책임연구원 김씨에게 `뒷돈 뇌물`로 건넸다. 결국 `사물인터넷` 연구에 쓴 돈은 1억9천만원에 불과했다. 사물인터넷은 가전제품 같은 전자기기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어디서든 사용하게 하는 `유비쿼터스`분야 신기술이다. 진흥원은 2008년부터 이 분야 연구용역비를 매년 150억원씩 민간 업체에 지원해왔다.검찰은 “미래부의 허술한 관리 때문에 한 해 수십억원의 국가 RD예산이 업체와 결탁한 연구원들에 의해 빠져나간다”고 했다. 창조경제를 위해 박근혜정부가 야심차게 설립한 미래부인데, 초입부터 비리 부패에 얼룩졌다. 연구부서들까지 부패의 늪에 빠져 있으니, 나라의 미래가 걱정이다.

2014-08-07

`축소·은폐`죄, 가중처벌을

죄 중에 가장 무거운 죄가 `괘씸죄`라는 말도 있지만, `쉬쉬죄`또한 무겁게 처벌해야 한다는 소리가 나온다. 근래 군에서 일어난 연이은 범죄를 두고 하는 말이다. 군사상 비밀이라는 이유로 모든 것이 은폐되는 병영문화 때문에 군에서 일어나는 범죄가 덮히고, 묻히고, 축소되면서 군범죄가 상습화되고 대형화되기 때문이다. 지난 6월 22사단 GOP에서의 임병장 총기난사사건도 `오래 쌓여온 악습의 폭발`이었다. 제대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집단 따돌림과 모욕이 얼마나 심했으면 그렇게 복수했을까”싶은 것이다. 지난 4월 28사단에서는 윤모 1병에 대한 집단 구타, 비인간적 학대, 모욕 등 가혹행위가 무려 4개월간 계속됐지만, 덮고 축소하는 병영문화 때문에 그것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고, 직속 상관들은 알고도 쉬쉬했다. 결국 윤 일병은 온몸이 성한 곳 하나 없이 구타를 당하고, 온갖 비인간적 학대를 받으면서 동물처럼 지내다가, 명치끝 급소를 맞아 숨을 거두었다. 의무부대에서도 살리지 못할 정도의 구타였다면 고의적 살인이다.사람을 죽인 선임병 4명은 자신들의 죄를 숨기기 위해 입을 맞춰 거짓말을 했고, 4개월간 은폐 축소가 지속돼 완전범죄가 성공하는 듯했다. 그러나 윤 일병의 친인척 중에는 변호사도 있고, 군의관 출신도 있었다. 유가족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사회단체가 들고 일어나 문제제기를 하면서 진상이 차츰 드러나기 시작했다. 군 수사기관에서 수사에 착수하면서 뒤늦게 나마 모든 것이 밝혀졌고, 온 국민은 충격에 휩싸였다. 그것은 바로 `악마들의 행위`였다. 그리고 후임병들에 대한 선임병들의 학대가 드물지 않게 일어난다는 것도 밝혀졌다.마침내 국회는 `국방장관 현안 보고회`를 소집했고, 취임한 지 며칠 되지 않은 한민구 국방장관이 불려나가 호된 질책을 당했다. 당초 16명 선에서 징계가 이뤄질 것이라 했으나, 처벌 범위를 대폭 확대하고, 처벌 수위도 `상해치사`에서 `살인`으로 높여질 전망이다. `축소 은폐`가 일상이 돼버린 병영의 `쉬쉬문화`가 없었다면 일어나지도 않았을 범죄였다. `비밀주의 장벽`이라는 보호막 속에서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을`범죄로 키워놓은 것이다.경북도는 도립안동노인요양병원을 비롯, 포항, 김천, 경산노인병원 등 4곳에 대한 자체감사를 벌였는데, 감사 후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감사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쉬쉬하고 있다. 자체감사란 본래 하나마나한 감사지만, 거기다가 은폐 축소하려 한다는 의혹만 키워간다. 투명경영을 했다면 `작은 비리`로 끝났을 것을 쉬쉬하다가 `큰 범죄`로 키우는 것은 아닌지, 이 또한 중앙감사기관이 집고 넘어가야 할 일이다. 그리고 `쉬쉬죄`를 가중처벌하는 법문화를 새로 정립할 필요가 있다.

2014-08-06